2013년 11월 22일 금요일

Rage의 香港 여행기 - 후기

대학교 들어가기 전까지 혼자서 낯선 곳을 돌아다닌 적이 없었다.
먼 타국이가 아니라 내가 살던 곳에서라도
언제나 누군가 이끄는 길을 따라 다녔고
나 혼자 발걸음을 옮긴 적은 드물었다.

고등학생때 일요일 점심부터 저녁시간까지
사감선생님이 없는 틈을 이용해서
무작정 걸어서 서면까지 갔다 온 적이 있었다.
목적도 없고, 동행도 없고,
그저 서면가는 버스 노선따라 걷고 걸었다.
적막하기만 하고 외롭기만 할 것 같은 그 움직임이었지만
그 속에서 자유스러움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혼자서 다니는 여행을 꿈꾸었다.

대학생이 되고 지지리도 공부안하던 1, 2학년때
아무 계획없이 서울가서 친구 불러 저녁먹고 얹혀자고
혼자 땅끝마을 가고, 자전거로 대청댐 가고, 전주가서 비빔밥 먹고.
목적이 없는 여행들이었지만
그렇기에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보려했던 것들이 되었고
발에 밟히는 모든 장소가 찾아가보고 싶었던 곳이 되었다.
그러나 거기까지.
그 이후로 다시 홀로 떠나는 여행은 내 맘속에서 동면했다.

이번 홍콩 여행은 8년간 잠자던 무작정 돌아다님의 부활이었다.
몇몇 장소를 제외하고는 계획을 해서 간 것이 아니라
지나가다 멀지 않으니까 들른 장소가 상당히 많다.
그렇기에 필수 코스라고 할만한 장소들이 여럿 빠지기도 했고
동선도 상당히 비효율적으로 다니기도 했다.
하지만 나는 남들이 보지 못했을 홍콩을
내 눈에 담았으리라 믿기에 후회하지 않는다.
(아...잔다고 시간 날린건 후회한다 -_-)
그렇기에 둘째날, 전시회장에서 종일 보낸 하루 또한
전혀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기분좋게 돌아다닌 홍콩.
그 마지막에 출근 통지가 날아와서
내심 불안하던 백수생활의 끝을 알게 된 것마저도 즐거웠다.

홀로 여행을 하고나서 절실하게 갖고 싶은 것이 생겼다.
차를 몰고 일요일 하루라도 어딘가를 쏘다니고 싶다.
누구와 함께라도 좋고 아니라도 좋다. 내가 가고 싶은 곳에 가진다면.

@ 귀국한 그 날 바로 입사서류 준비하고 연봉협상까지.
비행기에서도 얼마 못자서 피곤해 몽롱한 상태에서 사인해버림 -_-
@@ 돌아오는 비행기 옆자리 중국인 아저씨 냄새가...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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