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0월 12일 토요일

Jin과 Rage의 Norge 여행기 - 20180719 (2) : 오늘은 활기찬 Fisketorget

1인당 커피 소비량이 세계 2위인 노르웨이에는
그에 걸맞게 좋은 퀄리티의 카페가 많다.
(1인당 커피 소비량 수위권은 북유럽 국가들이 다 차지하고 있다.)
우리는 아내가 검색으로 찾은 카페들 중에서
KODE에 비교적 가까이 있는 카페미쇼넨(Kaffemisjonen)으로 향했다.


여러 대회 수상 경력도 있는 카페인데 반해서
카페 인테리어는 단촐하기 그지 없다.
이것도 실용주의적인 북유럽 센스이려나?

메뉴를 보니 셰멕스(Chemex)가 있다.
커피 2잔의 양을 셰멕스 용기에 드립해서 주는 것.
(집에 셰멕스 용기가 없었다면 이게 무슨 메뉴인지를 몰랐겠지.)
어짜피 2잔 시킬 거 그냥 셰멕스로 시키자.
(그게 가격이 약간 저렴하기도 했다.)

오른쪽의 유리 용기가 셰멕스 용기

커피는 전반적으로 바디감이 느껴지고

향과 산미도 전체적으로 밸런스 잘 잡혀서 맛있었지만
이상하게도 뭔가 각인될만큼의 특징은 못느꼈다.
물론 앞서 얘기했듯이 맛은 좋았다.
꼭 이 카페여야할 이유까지 찾지 못했을 뿐.

커피를 다 마신 후 AVIS 렌터카 지점으로 가기 위해
베르겐 버스 터미널 쪽으로 향했다.
15분 거리지만 어제와는 달리 짐이 없으므로 가벼운 발걸음.

카페 미쇼넨 근처에서 발견한 트롤 벽화

AVIS 대리점에서 예약 확인을 하고 차량 인수를 하러 밖에 나와보니
난 분명 일본 소형차를 예약했었는데
나를 기다리고 있는 차는 빨간색 아우디 A1.
내가 예약한 차량 종류가 다 나갔나보다.
공짜 업그레이드를 받은 거 같아 기분이 좋네.
이제 숙소에 돌아가서 차에 짐을 싣자.


숙소 옆에 잠시 차를 세우고 짐을 실은 다음
근처 공영주차장으로 다시 이동했다.
여느 유럽 구 도심들이 그렇듯
베르겐의 구 도심도 주차할 곳 찾기가 쉽지 않지만
다행히도 큰 규모의 공영주차장이 도심 지하에 마련되어 있다.

차를 주차한 후 어제밤 썰렁했던 수산시장으로 향했다.
역시나 화창한 날씨 아래에서 사람들이 상당히 북적이네.
스타방에르에서는 보기 힘들던 한국 관광객들도 몇 보인다.


북유럽에서 베리 종류가 많이 생산되는지 여러 종류를 만날 수 있었다





시장은 역시 먹거리 구경 아니던가

크로아티아 갔을 때 못먹었던 바로 그 납작복숭아!

여러 먹거리들이 넘쳐나는 시장은 역시나 구경만으로도 재밌다.
하지만 우리도 점심을 먹어야하지 않겠나.
새우와 연어가 들어간 플레이트와 수산 시장 맥주 7 Fjell 하나
가격은 245 kr (약 34000원).
시장이래도 가격은 역시 쉽지 않은 가격이다. -_-;
(여행 내내 적응 안되는 이 물가...)



단순하지만 싱싱해서 맛있는 해산물과
향긋하고 쌉쌀해서 아내가 맘에 들어한 맥주로
(난 못마시지만 -_-) 배를 채운 후
후식으로 믹스드 베리 한 팩과 납작 복숭아 2개를 사고 시장을 나섰다.
그 다음엔 마트를 들러서 식료품도 사고
차를 몰아서 오다(Odda)를 향해 가자.

2019년 10월 3일 목요일

Jin과 Rage의 Norge 여행기 - 20180719 (1) : KODE에서 노르웨이 미술에 한 발 다가가다

간만에 조금 느긋하게 일어났다.
오늘도 아침 식사는 밥, 즉석국 그리고 밑반찬들.
점심 때 체크아웃 해야하니 짐은 미리 싸두고 나가자.

오늘 오후에 오다(Odda)로 가기 전까지
베르겐 시내 구경을 하면 되겠다.
우선 렌터카 찾으러 가기까지 두시간이 남았으니
여행 때마다 미술관을 들르는 우리의 패턴 대로
베르겐 예술 박물관, 코데(KODE)를 가볼까?


베르겐 중심가의 호수. KODE는 호수 남쪽에 자리하고 있다


KODE 3관 입구

KODE는 미술, 디자인, 음악등 모든 예술 분야를 아우르는
총 4개의 전시관을 가진 북유럽에서 가장 큰 규모의 박물관이다.
지금의 노르웨이 수도는 오슬로(Oslo)지만
12~13세기에는 이 곳 베르겐이 수도였고
19세기까지만해도 가장 큰 도시였던만큼
아직까지도 베르겐은 노르웨이 예술의 중심지라는 위상을 갖고 있다.

노르웨이 회화 황금시대와 뭉크에 대한 포스터가 보이는 KODE 3로 가자.
그런데 알고보니 1인당 120 kr (약 17000원)의 입장료를 내면
4개의 전시관 전체를 모두 둘러볼 수 있지만
그렇게하기엔 우리가 구경할 시간이 부족하다.
아쉽지만 KODE 3만이라도 열심히 돌아봐야겠다.







KODE 3의 1층 전시관에서는
고전 스타일의 회화와 현대 조형 미술이 공존하고 있었다.
현대 미술 작품들은 그 자체로도 난해했지만
이렇게 고전 회화와 같이 큐레이션한 의도는 더더욱 짐작이 안가네.
미술에 문외한인 나 뿐만 아니라 아내에게도 아리송했던 부분.

2층으로 가는 계단에서는 익숙한 얼굴의 초상화를 만났다.
바로 노르웨이의 대표 시인이자 극작가인 헨리크 입센(Henrik Ibsen).
그의 대표작은 극시 '페르 귄트(Peer Gynt)'와
최초의 페미니즘 작품으로 여겨지는 극본 '인형의 집'으로
근대 연극의 기반을 만들었기에 '현대극의 아버지'로 불린다.


2층으로 가면 제일 처음 만난 헨리크 입센의 초상화

2층 전시관의 한 편에는 기대했던 뭉크 전시관이 있었다.
(물론 나중에 오슬로에서 뭉크 박물관을 또 들를 예정이긴 하다.)
에드바르 뭉크(Edvard Munch) 노르웨이를 대표하는 화가지만
사실 '절규'의 그로테스크함 외에는 어떤 작품이 있는지도 잘 몰랐는데
KODE에 전시된 작품들은 꽤나 스타일이 다양한 편이었다.
(알고보니 뭉크 박물관보다 이 곳의 소장품이 더 낫다는 평도 있었다.)


그림만 봐서는 뭉크의 작품인지 모르겠는 것들도 많다






이건 누가 봐도 뭉크의 작품이네


정신병원에서 치료받던 자신을 그린 자화상
그런데 그의 많은 자화상 중에서 이게 그나마 밝은 분위기의 그림이다

마지막으로 들른 전시관은 북유럽 신화의 괴물들에 대한 드로잉
그 중 트롤의 모습들은 그로테스크 하면서도 때론 귀엽기도하다.
(물론 '겨울 왕국'의 트롤을 생각하면 안된다 -_-)



사진으로는 채 담지 못했지만
강렬한 명암과 힘 있는 표현으로 노르웨이 자연을 묘사한
요한 크리스찬 달(Johan Christian Dahl)을 비롯하여
노르웨이 회화 황금시대의 주역들의 작품들도 많으니
미술관 관람을 즐긴다면 꼭 시간을 내보길 권한다.
(우리 예술계에는 입센, 그리그, 뭉크만 있는 것이 아니다라는 코멘트도
우리의 마음에 울림을 주었다.)

시간이 많았으면 다른 전시관들도 가보고 싶다만
아쉬워도 이제는 발길을 돌릴 차례.
나가서 커피 한 잔 하고 렌터카를 찾으러 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