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6월 26일 월요일

Jin과 Rage의 Sydney 여행기 - 20170106 (1) : 팔다리 다 있는데 받아 먹기만 해서 죄송합니다.

시드니 온지도 9일째.
전날 늦게 귀가했던 탓에 평소보다 조금 늦게 집을 나섰다.
오늘의 첫 행선지는 Sydney Fish Market(시드니 피쉬 마켓).





해삼 크기가 아주 그냥...

깔끔하게 진열된 생선들과 갑각류, 조개류들이 보이지만 
역시나 종류는 우리나라보단 덜 다양하고 해조류는 아예 안보인다.
(그러니 이모가 한국에서 올 때 미역 좀 가져다 달라고 하시지.)
다만 판매하는 식재료 가격은 우리나라보다 싼 듯?

시장에 왔다만 우리가 사실 장을 보러 왔겠나?
사실 이 곳은 시장이라기보다는 푸드코트라고 할 수 있을만큼
조리된 해산물들을 다양하게 만날 수 있다.





여기저기 어떤 것들이 있나 기웃거리다가
한 곳에서 관자 버터구이를 시식하는 것을 보았다.
아내가 먼저 줄을 서고 내가 카메라를 든 채로 옆에 서 있으니
먼저 음식을 받아든 아내가 나에게 먹여줬다.
그러자 시식코너 아주머님의 한 마디.

"그 사람 팔도 있고 발도 있어요."

뜨끔.
아내도 나도 서로 멋적은 웃음을 지었다.
아주머니 제가 그렇게 아무 것도 안하는 사람은 아닙니다.;;;

먹음직한 음식들이 지천이지만
아침을 먹고 온 지 얼마 안되어서 많이는 못먹겠고
가리비 치즈구이나 하나씩 사 먹자.



2017년 6월 15일 목요일

Jin과 Rage의 Sydney 여행기 - 20170105 (3) : 아내의 맥주 지도에 한 곳 추가. Lord Nelson Brewery Hotel

식사를 마쳤으니 다시 써큘라 키로 가볼까?
걸어서 가기엔 25분이나 가야하니
가까운 피어몬트(Pyrmont) 선착장으로 가서 페리를 타자.


피어몬트 선착장 가는 길에 있는 해양박물관의 야외 전시물인 듯한 선박

페리로 피어몬트에서 써큘라 키까지 가는 도중에는
밀슨스 포인트(Milsons Point)를 들렀다 가는데
밀슨스 포인트에는 루나 파크(Luna Park)라는 오래된 테마파크가 있다.
불꽃놀이 때 본 루나파크의 야경은 참 예뻤지만
낮에 만나는 루나파크의 모습은 그로테스크한 입구가 특징.



써큘라 키에 도착한 후 동생은 먼저 터라머라에 돌아가고
아내와 나는 락스(The Rocks) 쪽을 향해 걸었다.
오늘 저녁엔 아내와 맛있는 맥주를 먹으러 가야지.
목적지는 로드 넬슨 브루어리 호텔(Lord Nelson Brewery Hotel).


지나가다 만난 한 기념품점의 두꺼비 모양 지갑

급할 것 없으니 가는 길 중간에 있는 천문대를 들러볼까?
천문대에서 내려다보는 경치도 꽤나 훌륭하기에 아내에게 보여주고팠다.


천문대로 가는 길


천문대에 도착했을 때는 조금씩 어두워지기 시작했지만
오히려 그래서 한적한 공원이 한층 운치있었다.
그래서인지 이 시각에 웨딩사진을 찍는 커플도 있군.
이들을 예쁜 구도에 담기 위해
사진사는 바닥에 눕기까지하는 열성을 보였다.


미안 아저씨. 내가 몰카 찍었어...

얼마간 잔디밭에 앉아 휴식과 경치 감상을 한 뒤
다시 일어나 원래 목적지로 향했다.
로드 넬슨 브루어리 호텔은 천문대에서 걸어서 5분.


도착!

아직은 초저녁이지만 호텔 1층의 펍은 손님들로 북적였다.
앉을 자리 하나 찾기도 힘드네.
가게를 계속 헤매다가 겨우 자리를 차지한 후 맥주를 주문했다.
(물론 아내 것. 내 거는 그냥 아이스티...OTZ)


자리에 못앉고 그냥 서서 마시는 사람들도 꽤 있었다




페일 에일, 썸머 에일, 비터 에일, 포터 등 에일 계통의 맥주들과
사과나 배로 만든 사이다(우리나라 음료 사이다 말고 과실주 cider) 등
다양한 술들이 있어 고르는 것도 나름의 재미가 있다.
아내는 풍부한 시트러스 향이나 묵직한 바디감이 있는 종류를 선호하니
거기에 맞게 3가지를 한 잔씩 주문해 마셨다.
(메뉴판에 각 종류의 특징이 잘 적혀 있었다.)

다 마신 후 아내의 말 한마디.
"나 다음에 시드니 오면 이 호텔에서 꼭 묵을거야!"
다음에 오면 엄청 마시겠다는 각오로구나... -_-;;;
물론 그만큼 맛있기도 하니까 한 말.
내가 맛을 봐도 상당히 맛이 좋다는걸 알 수 있었다.

터라머라 역에서 이모 집까지 가는 버스 막차가 10시 너머에 있다.
그래서 9시 경에는 기차를 타러 가야했기에
맛있는 맥주를 끊고 나와야 했던 아내는 아쉬웠을 수도 있겠다.


터라머라 역 앞에서 마지막 버스를 기다리며

10시 조금 넘은 시각의 터라머라 역은 너무도 고요했다.
게다가 길은 가로등 하나 보기 힘들어 완전 깜깜.
그러다보니 우리가 어디쯤인지 가늠하기도 힘들다.
구글 맵 없었다면 어디서 내려야하는지 기사에게 물어봐야할 판.

내일은 피쉬마켓을 들렀다가 본다이(Bondi)에 가는 날.
과연 나는 첫 서핑 도전에서 일어설 수 있을 것인가?

2017년 6월 7일 수요일

Jin과 Rage의 Sydney 여행기 - 20170105 (2) : 이정도로 Devil's Delight라기엔 좀...

기차를 기다리면서 아내는 행글라이딩 업체에 문자를 보냈다.
그리고 우리가 받은 답변은...



야속하게도 하늘이 도와주질 않는구나
카이아마 날씨가 점점 나아져서 울릉공도 괜찮아지길 기대했건만
울릉공의 날씨는 여전히 비가 엄청 내린단다.
결국 행글라이딩은 포기할 수 밖에 없게 됐네.
다시 3시간의 기차여행으로 시드니에 돌아가야겠다.
가면서 울릉공을 지나칠 때 창 밖을 보니
행글라이딩 업체 직원 말대로 비가 세차게 내리고 있었다.

자다깨다하면서 3시간정도가 흐르고 센트럴에 도착했다.
원래는 저녁에 올 줄 알았는데 낮에 왔으니 시내 구경이나 더 해야지.
센트럴 역에서 가까운 패디스 마켓(Paddy's Markets)부터 들러보자.



패디스 마켓은 시드니에서 가장 크고 가장 오래된 시장.
옛날에야 농산물 거래가 주였던 곳이겠지만
관광지화 된 지금은 대부분 잡화와 관광 기념품점들이 대부분.



특별히 살려는 게 없다보니 몇분만에 설렁설렁 구경이 끝났다.
그 다음엔 시드니 주요 교통편 중 하나인 모노레일을 타볼까?...
했는데 뭔가 이상하다. 정거장이 어디지?
분명히 내가 10년전에 패디스 마켓으로 모노레일 타고 왔는데...
그래서 급하게 검색을 해봤더니...
아뿔사, 모노레일은 2013년에 운행이 종료됐네.
그럼 그냥 패디스 마켓 길 건너에 있는 차이나 타운으로 가보자.


차이나 타운임을 알려주는 패루

몇몇 중국 음식점들 외에는 기념품 가게들이 대부분이라
여기도 뭔가 특별한 볼 거리는 없는 것 같다.
그러다 잠깐 들어간 한 기념품 점에서
그동안 잘 안찾아지던 캥거루 육포, 악어 육포 등을 발견했다.
사촌형 말로는 정작 호주 사람들은 안먹는다더니,
어지간히 큰 마트에서도 안보이던 것을 관광지 기념품점에서 만나는군.

딱히 어딜 구경가야할지 생각나는게 없다.
그냥 조금 이르지만(오후 4시반) 저녁이나 먹으러 가자.
메뉴는 저녁 식사로는 조금 안어울리지만 팬케익.
팬케익스 온 더 락스(Pancakes on the Rocks)라는 유명한 가게가 있다.



어떤 걸 먹을까 메뉴를 뒤져보는데
악마의 즐거움(Devil's Delight)이란 메뉴가 보인다.
얼마나 단 팬케익이기에 이름을 저렇게 붙였을까?
아내와 동생은 두려워했지만 내가 과감하게 선택.


오른쪽의 초콜릿 팬케익이 데빌스 딜라이트다

용감하게 시키긴 했지만 혹시나 미친듯 달면 어떡하지?
그런 두려운 마음을 갖고 한조각 입에 넣었는데...
뭐...달긴 달지만 예상보다는 먹을만한데?
악마, 실망이야.

2017년 6월 4일 일요일

Jin과 Rage의 Sydney 여행기 - 20170105 (1) : Wollongong의 비를 피해 Kiama로

오늘은 드디어 행글라이딩 하러 가는 날.
울릉공(Wollongong)이 최고의 포인트 중 하나라고 해서
이 날 오전 시간으로 예약을 해놨는데...

문제는 왜이렇게 비가 많이 내리냐.
그래도 혹시 날씨가 바뀔지 모르니 기차를 타고 가보자.

터라머라에서 센트럴까지 간 다음
다시 기차를 바꿔타고 울릉공까지 2시간.
그런데 당최 비는 그칠 기미가 없다.
그치긴 커녕 울릉공 부근에서는 아예 폭우가 내리고 있다.
할 수 없이 행글라이딩 업체에 연락해서
우리는 카이아마(Kiama)에 들렀다 오겠다고 하고
업체쪽에서는 날씨가 나아지면 알려주겠다고 했다.

울릉공에서 카이아마까지는 기차고 30여분 정도.
터라머라에서 출발한지는 3시간 만에 도착했다.
그리고 그 사이 날씨가 바뀌었다.
울릉공에선 빗발이 거셌지만 카이아마는 보슬비가 내리는 중.

카이아마에 온 이유는 블로우홀(Blow hole) 구경.
역에서 15분 걸어가면 나오는 바닷가 공원에 블로우홀이 있다.


보슬비 내리는 한적한 카이아마 거리

조용한 길을 걸어 도착한 공원.
거리는 한적하더니만 오히려 공원에 오니까 사람들이 여럿 보인다.
게다가 더 반가운 것은 날씨가 개기 시작했다는 점.



사람들이 모인 곳으로 걸어 내려가던 중
촤악 소리와 함께 땅이 꺼진 곳에서 물보라가 치솟았다.
저기가 블로우홀이군.



바다의 파도는 그리 크지 않음에도
물이 밀려 들어올 때마다 물보라는 꽤 높이 튀었다.



몇분간 물보라가 튀어오르는 모습을 지켜보다가
블로우홀 주변을 돌아보기로 했다.
주변 바닷가의 암석들은 주상절리로 되어있었다.
먼 옛날 언젠가는 이 주변에서도 화산활동이 있었나보다.
(현재 호주 본토 내에는 활화산이 없다.)


블로우홀로 파도가 들어오는 곳

블로우홀을 뒤로 하고 산책로를 따라 걸어가보자.
내 머리 위는 햇빛이 내리쬐는데
저 멀리는 먹구름이 시커멓게 몰려있는 모습이 재밌다.
잠깐, 저쪽은 울릉공 쪽인데... 젠장 OTZ




누가 바닷가 아니랄까봐 수십마리의 갈매기들이 떼지어 있다

산책로를 따라 얼마 걷고나니 바닷가 쪽에 특이한 곳이 보인다.
자연적인 암석 구덩이를 이용한 해수풀장이라니.
물놀이를 좋아하는 아내는 수영복을 가져오지 않아 아깝다고 한다.
카이아마에 블로우홀만 있는줄 알았지 이런게 있는 줄 몰랐으니 뭐.
(그리고 따져보면 물놀이를 할 시간적 여유도 없긴 했다.)





몇몇 사람들이 물놀이 하는 광경을 잠시 보고는 발걸음을 다시 옮겼다.
우린 며칠 뒤에 본다이에 가서 물놀이 할 거니까.

어느새 12시가 다 되어가고 있었다.
오는데만 3시간 넘게 걸렸다보니 도착했을 때 이미 11시였으니 뭐.
울릉공까지 가서 식사하기엔 너무 배가 고플 거 같으니
그냥 근처에서 갈만한 식당을 찾아보자.

그런데 인터넷으로 몇몇 식당을 찾아봤지만
마땅히 이거다 싶은 곳이 별로 없다.
어짜피 별 정보도 없는데 그냥 공원 입구에 있는 가게로 가보자.
그렇게 우리가 결정한 곳은 카페 넵튠(Neptune).



이 카페의 식사 메뉴는 유기농 야채 샐러드와 쥬스, 그리고 햄버거.
바다의 신 넵튠이란 가게 이름과는 뭔가 안어울리지만 대충 넘어가자.


메뉴판이 너무 복잡해서 읽기가 쉽지 않았다



기대가 크지 않았던 것에 비해서 음식 맛은 괜찮네.
이제 다시 카이아마 역에서 기차를 타고 울릉공으로 가보자.
그 쪽 날씨는 이제 괜찮아졌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