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2월 24일 수요일

Jin과 Rage의 Sri Lanka 여행기 - 20160101 (2) : 마힌다의 고원에서 내려다본 풍경

숙소로 다시 걸어 돌아오고 잠시 있으니
숙소 주인 아주머니가 예약해준 뚝뚝이가 왔다.
미힌탈레(Mihintale)까지는 차로 30분 정도.
하지만 선한 인상의 뚝뚝이 기사임에도 불구하고
이 30분동안 우리는 잔뜩 긴장할 수 밖에 없었는데
맞은편에서 차가 오든 말든 수시로 중앙선을 넘어댔기 때문이다.
나중에 느낀 거지만 이 아저씨가 특별히 그런게 아니라
이 동네 상당수의 운전자들 운전 방식이 그러했다.
만약 렌터카를 몰았다면 꽤나 고생했을 듯하다.

중앙선은 그만 좀 넘었으면...

30분후 드디어 미힌탈레의 유적지에 도착했다.
미힌탈레는 스리랑카에서 처음으로 불교가 전해진 곳이다.
기원전 3세기에, 인도 역사상 위대한 왕으로 꼽히는 아소카 왕이
자신의 아들이자 승려인 마힌다에게 불교 전파를 지시했고
스리랑카로 건너온 마힌다는 이곳에서 스리랑카의 왕인
데바남피야티샤(Devanampiyatissa) 왕을 만났다고 한다.
(그리고 데바남피야티샤 왕은 곧바로 불교를 받아들였다고 한다.)
미힌탈레라는 지명의 뜻은 마힌다의 고원인데
마힌다의 싱할라식 발음이 미힌두라고 한다.

이제 사원으로 올라가보자.


스리랑카 어느 곳에서든 곳곳에 개들이 돌아다닌다

싱할라어라서 당췌 읽을 수가 없다 -_-

탑이 있는 곳으로 올라가봅시다

올라가다 사원의 근처에 가면 신발을 벗는 곳이 있다.
스리랑카의 모든 사원들 내에서는 모자와 신발을 신을 수 없고
바지나 치마도 반드시 무릎 아래까지 덮을 수 있어야 한다.
우리도 신발을 벗어두고 다시 올라가는데
흙 길의 굵은 모래나 돌때문에 발바닥이 아프다. -_-;


올라오니 밑에서 봤던 큰 탑 말고 작은 탑이 한개 더 보인다.
암바살라 다고바(Ambasthala Dagoba)라고 불리는 이 탑은
바로 마힌다 승려가 데바남피야티샤 왕을 처음 만난 장소.
그리고 저 탑에 마힌다 승려의 유해가 들어있다고 한다.
(반구 위에 첨탑이 있는 형태를 띄는 사리탑을
싱할라 어로는 다고바(혹은 다가바),
산스크리트어로는 스투파(Stupa)라고 한다.)


탑 옆에는 작은 바위 언덕 아라다나 갈라(Aradhana Gala)가 있다.
바위에 계단 모양의 홈이 파져 있긴 하지만
경사도 꽤 있는데 난간은 한쪽에만 있어서 살짝은 불안불안하다.

위태위태하게 바위를 올라서니 탁 트인 주변의 경치가 훌륭하다.
다만 그만큼 바람이 강하게 불어 서 있기도 불안불안.



역시나 올라올 때 보다 내려갈 때가 더 불안하다.
물기에 젖은 돌을 맨발에 걸으려니 미끄럽기도 하고.



이제 아까 밑에서 올려다 볼 때 산 정상에 보이던 탑으로 올라가보자.
암바스탈라 다고바에 비해서 훨씬 큰 이 탑의 이름은
마하 세야 다고바(Maha Seya Dagoba).


올라갔더니 크기가 커서 사진에 담기도 쉽지 않다

마하 세야 다고바에서도 파노라마 한 장

마하 세야 다고바에서 바라본 아라다나 갈라

그런데 위 사진에서도 먹구름이 보인다만
마하 세야 다고바에 올라오니 비가 쏟아진다.;;;
우선 근처에 있는 건물 지붕 아래로 대피하자.
우산이 하나 있긴 하지만 쏟아지는 양이 우산을 의미없게 했다.
이거 금방 그치겠지? 안그러면 곤란한데...

2016년 2월 19일 금요일

Jin과 Rage의 Sri Lanka 여행기 - 20160101 (1) : 스리랑카 대통령에게서 문자를 받다

새해가 밝았다.
...
아니 사실은 아직 캄캄하다.
새벽 5시 45분 기차를 타기 위해서 새벽 4시반에 일어난 까닭이다.
아누라다푸라까지는 기차로 4시간 정도 걸린다.
일찍 가야 오후 관광을 충분히 할 수 있으니 피곤해도 첫차를 타야 했다.
멀진 않지만 피곤하고 어두운 새벽이니 뚝뚝이를 타고 기차역으로 가자.
아누라다푸라(Anuradhapura)행 기차표를 사고 들어가니
플랫폼에는 꼭두새벽에도 많은 사람들이 기차를 기다리고 있었다.


1등칸을 사서 그런가 객실에는 에어컨도 있고 좌석도 편하다.
물론 가격은 3등칸에 비하면 4배가 넘지만.

새벽 일찍 일어났다보니 내내 졸아야했다.
기차는 4시간 조금 안되서 아누라다푸라에 도착했다.

기차역을 나서는데 택시기사가 호객행위를 한다. 숙소까지 차로 10여분.
사실 가격을 생각하면 당연히 뚝뚝이를 타야하는데
어쩌다보니 기사아저씨에 낚여 얼레벌레 타게 되었다.
이번 여행의 첫번째 "호구 왔는가~"

숙소에 도착하니 10시 15분. 체크인하기엔 너무 이른 시각이다.
짐만 맡겨놓고 투어부터 갔다와야겠구나 생각을 하는데
얼레? 숙소에서 아무 문제없이 체크인을 해준다.

오늘의 숙소 빌루 빌라(Villu Villa)

방에 들어가 짐을 풀며 살펴보니
예약할 때 봤었던 만큼이나 깔끔한 실내가 만족스럽다.
숙박비는 불과 2만3천원 정도.
(대신 도심에서 조금 떨어진 위치는 받아들이자.)

우선은 식사를 해야겠다.
새벽에 일어나고도 아침 식사도 제대로 못해 배가 고프다.
숙소에 물어보니 근처에는 식당이 없고
걸어서 20분 거리에 있는 카다 파나하(Kada Panaha)에 가보란다.
그럼 저희 밥먹고 올테니까 나중에 미힌탈레 갈 뚝뚝이 예약해주세요.

짐을 대충 정리하고 숙소에서 나섰다.
올때도 얼핏 느꼈다만 확실히 숙소 근처는 한적한 시골 주택가.
길을 걷는데 갑자기 한 집에서 아이들이 우리보고 'Hi~'하고 인사한다.
우리도 웃으면서 Hi~

길을 가다가 만난 한 공터에서

길을 걷던 중 문자가 왔다. 뭐지?
받아보니 스리랑카 대통령이 전국민에게 보내는 새해 인사 메시지.
선불 심카드 덕에 여행객인 우리도 메시지를 받아보게 되었다.

우리도 평화롭고 행복하고 번영하는 한 해가 되길

20분 걸어 카다 파나하에 도착했는데
이곳은 조그만 상가일 뿐 식당이 보이지 않는다.
한 가게에 물어보니 길건너편에 식당이 있다고 한다.
이스뚜띠~(Isthuthi. 싱할라어로 '감사합니다')

말해준 방향으로 가보니 식당 하나가 보인다.
식당 이름은 친타나 베이커스(Chinthana Bakers).


솔직히 조금은 지저분하고 낡은 식당 한켠에 앉았다.
메뉴는 오직 싱할라어로 되어있어서 읽을 수 없지만
그래도 다행히 종업원과 영어 대화가 가능해서 라이스 앤 커리 주문 성공.
(상당수의 스리랑카인들은 영어로 소통이 가능하다.)

라이스 앤 커리와 파파야 쥬스

우리는 그냥 라이스 앤 커리를 시켰는데 커리가 5가지가 나왔다.
어떤건 우리네 카레와 비슷하고 어떤건 꽤 매콤하고.
나름 이것저것 먹어보는 재미도 있고 커리 맛도 좋다.
성공적인 스리랑카에서의 첫 식사.
(TGIF 따위는 첫 식사로 생각하지 않을 생각이다. -_-)
식사를 마친 후에는 간식겸으로 먹을 빵도 샀다.

이제 다시 숙소로 돌아가서 예약해 둔 뚝뚝이를 타고 미힌탈레로 가자.

2016년 2월 14일 일요일

Jin과 Rage의 Sri Lanka 여행기 - 20151231 : Sri Lanka에서의 연말은 TGIF에서

드디어 여행가는 날. 아침 비행기라 새벽부터 부산을 떨어야했다.
대한항공으로는 스리랑카까지 직항이 있지만
에어 차이나 티켓이 워낙 싸서 베이징을 경유하기로 했다.
갈 때는 베이징 공항에서만 잠시 머무르니 외투는 다 짐 안에 넣자.

김포에서 베이징까지 비행시간은 2시간 남짓.
베이징 공항 보안 검색은 꽤나 까다롭다.
배터리가 들어간 모든 제품을 꺼내야하고 금속탐지기 검사도 꼼꼼하다.
보안 검색 후에 완탕과 볶음밥으로 점심을 먹고 면세점 구경을 하니
콜롬보(Colombo)로 출발할 시각이 머지 않았다.

콜롬보행 비행기는 게이트에 직접 연결되지 않고 버스로 이동.
그런데 우리 외투는 화물칸에 들어가 있다. 으아 추워~.
추위를 많이 타는 아내는 비행기에 누구보다도 빨리 뛰어올라갔다.
(12월 31일 베이징발 콜롬보행 비행기 첫 탑승자 Jin.)

베이징에서 콜롬보까지 비행시간은 8시간 정도.
에어 차이나의 비행기는 기종이 오래된 것인지
좌석 콘솔의 리모콘이 없어 게임하기도 불편하다. -_-;;;
책이라도 하나 가져올 걸 싶은 지루한 비행.


비행기에서 바라본 노을

콜롬보에 도착한 시각은 7시경.
몇시간 전만 해도 영하의 날씨인 도시에 있었는데
이제는 후덥지근한 적도 부근 다운 날씨.
하지만 이곳 공항도 연말 장식은 이 지역에는 있지도 않을 겨우살이 장식.




입국 심사대에서 웰컴 패키지를 달라고 하면
조그마한 가이드 책자와 선불용 심카드가 들어있는 패키지를 준다.
그런데 사실 이 심카드는 쓸 일이 없었다.




짐을 기다리면서 반팔로 옷을 갈아입은 뒤
짐을 찾고 세관을 통과한 다음에는 환전할 순서.
우리나라에서 달러로 환전한 다음 여기서 루피(රු)로 환전해야한다.
환전할 때는 버스비를 낼 걸 생각해서 소액권을 충분히 만들자.

환전 후에는 Dialogic 부스에서 선불 심카드를 구매했다.
데이터 로밍을 신청해서 가면 하루에 9000원 가격이지만
선불 심카드는 만원 조금 넘는 가격 (1300 රු)에
한달동안 데이터 5G와 문자+통화가 무료이니 당연히 이쪽이 이득이다.
공항 내에 선불 심카드를 파는 통신사가 여럿 있지만
여행자 입장에서는 제일 큰 통신사를 선택하는게 안전하겠지.
(Dialogic이 스리랑카 내 가장 큰 통신 회사다.)




이제 콜롬보 포트(Colombo Fort)로 가는 버스를 타자.
공항에서 나와 조금만 걸어가면 콜롬보 포트로 가는 번 버스를 탈 수 있다.
해가 지고 어두워 어디서 타는지 몰라 잠깐 헤맸지만
"콜롬보콜롬보콜롬보콜롬보~"를 외치는 안내원이 있어 무사히 탑승.
(나중에 따라해봤지만 발음이 씹혀서 나는 도저히 안되더라. -_-;;;)


빠른 속도로 콜롬보콜롬보콜롬보콜롬보를 외치던 안내원

공항에서 콜롬보 포트 버스 정류소까지는 1시간 20분 가까이 걸렸다.
10시 20분. 숙소까지는 20분 걸리니 11시는 되야 체크인이 끝나겠군.
버스에서 내려 길을 걷자 수많은 뚝뚝이(Tuk-tuk) 기사들이 접근한다.
우리 걸어갈거에요. 바이바이~
다행히 이 곳 뚝뚝이 기사들은 아니다 싶으면 매달리지 않는다.
(물론 예외도 있긴 하다.)

기차역과 힐튼 호텔을 지나 드디어 숙소 City Rest Fort에 도착했다.
내일 새벽에 바로 기차를 타고 떠날 것이기에
기차역에서 가깝고 가격이 저렴한 호스텔을 찾았는데
이 부근에서는 City Rest Fort이 제일 무난하더라.


City Rest Fort의 웰컴 드링크

4인 도미토리 룸에 체크인하고 숙소를 나섰다.
평소 소식을 하는 우리가 이 날 뭣때문인지 오밤중에 배가 고팠다.
(비행기에서 (맛은 없어도) 저녁도 먹었는데 말이다.)
밤 11시가 넘은 지라 갈만한 식당이 있는지도 의문이긴 했다.
다행히 숙소 직원에게 물어보니 근처에 24시간 하는 곳도 있단다.

숙소를 나서서 Dutch Hospital Shopping Precinct쪽으로 갔다.
(굳이 번역하자면 구(舊) 네덜란드인 병원 상업구역?)
골목 안쪽으로 보니 쇼핑센터는 나이트클럽이 되어있다.




문을 열고 있는 식당을 찾아 계속 두리번거리다가 큰 길로 나섰는데
스리랑카에서는 있을 수 없는 눈사람 모형과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이 번쩍인다.





새해가 될 시각도 얼마 안남았다 얼른 자리를 잡고 앉자.
늦은 시각이라 마땅히 갈 곳을 못찾은 우리가 간 곳은 TGIF. -_-;;;






주문한 메뉴가 나와 먹고 있으니 잠시후 0시 카운트 다운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카운트가 0이 되자 모두들 Happy New Year를 외쳤고
우리는 키스하며 2016년을 맞이했다.
잠시후에는 TGIF 매니저가 직원들과 함께 구호를 외치면서
새해맞이의 흥을 돋구었다.



신나고 즐거운 밤이지만 이른 새벽에 일어나야하니
아쉽지만 얼른 숙소로 들어가서 잠을 청하자.

2016년 2월 13일 토요일

Jin과 Rage의 Sri Lanka 여행기 - 출발전

2016년 1월 1일이 금요일이다보니
아내와 또다시 어디로 여행을 갈지 고민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어머니 모시고 큰이모가 계시는 호주에 갈까 싶어서
시드니->울룰루->카카두 국립공원 코스를 계획했으나
여러 이유로 인해서 취소하게 되었다.

그러면 어디가지?
연말이니 휴양지 쪽으로 가볼까?
그래서 팔라우, 피지 등의 후보 들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그러다 남게 된 후보군은 세이셸, 몰디브+스리랑카, 스페인.
(스페인은 예전부터 아내가 다시 가고 싶어했었기에 포함했다.)

하지만 우리는 더이상 후보를 줄이지 못하고 있던 중
내가 생각해낸 아이디어.
푸메가 좋아하는 사료 세 알을 두고는
푸메가 제일 먼저 먹는 곳으로 가는 것이다.

우리의 여행지를 결정하고 있는 푸메

결국 푸메가 점지해준 여행지는 몰디브+스리랑카.
이제 뒤돌아보지말고 계획을 세워보자.
기왕 지르는 거 해저 레스토랑 Ithaa가 있는 콘래드 리조트에 가볼까?
...
...
...
아 맞다...1월 최성수기지...1박에 280만원...이건 아니잖아.

"어떡하지? 그럼 다른데 다시 고를까?"
"아냐. 그래도 푸메가 골라줬는데 스리랑카는 가자.
스리랑카에도 가보고 싶은 곳 있잖아." 

그렇게 조금은 어이없게 연말 여행지가 스리랑카로 결정되었다.
몰디브를 후보에 넣으면서 스리랑카를 포함했던 것이
몰디브행 대한항공 편이 스리랑카 콜롬보를 거쳐서였던 것인데
스리랑카만 가기로 결정했으니 더 싼 에어차이나로 항공편 예약 완료.

이제 동선을 짤 차례.
그런데 아직 스리랑카는 한국어로 된 정보가 많지 않다.
도시간 이동이 버스나 기차로 저렴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은 찾았는데
기차는 예약이 안되고 버스는 아예 노선과 시간표를 알기도 힘들다.  
스리랑카도 1월이 여행 성수기인데 표가 매진되면 어떡하지?
고민하면 뭐하나. 결국 어떻게든 이동할 방법이 있겠지.
대신 일정을 조금 여유있게 잡아놓자.

좀처럼 잘 찾아지지 않는 여행정보때문에
준비과정 중에 애로사항도 많았고 아내와 다툼도 있었다만
여행은 즐거워야지. 우리 서로 조금씩 조심하고 신경쓰자.

어느새 훌쩍 찾아온 여행일.
새해를 즐거운 마음으로 스리랑카에서 맞이하자.

@ 돌아올 때 베이징에서 11시간을 체류해야해서
스탑오버로 자금성 구경 갔다오는 거는 덤.

2016년 2월 10일 수요일

Jin과 Rage의 九州 남부 가족 여행기 - 후기

처음엔 그저 쉽게 생각했다.
그냥 일본 여행가는데 부모님도 모시고 가면 어떨까하고 말이다.
아버지께서 일본어 잘하시니 도움도 받을 수도 있으니까.
그러다 아내가 섭섭하지 않게 하려다보니 장모님도 모시게 되었고.

그런데 본격적인 준비를 하면서 부담이 팍 느껴지기 시작했다.
어디 갈지 우왕자왕해서도 안되겠고, 동선도 최소화 해야겠고
양가의 입맛이 다르다보니 식사도 절충점도 찾아야겠고...
거기다 야쿠시마에서 부모님이 하실 것이 없을까봐
한때는 여행지를 바꿔야하나 생각하기도 했었다.

그래도 부모님들이 우리 계획에 많이 맞춰주시고
아내가 워낙 꼼꼼히 준비했던 덕에,
비 때문에 가고시마에서의 하루를 잃어버린 것 빼고는
결과적으로 무탈하게 일정을 마칠 수 있었다.
특히 야쿠시마를 골랐던 것이 우리 입맛에 맞춘 것이었다보니
혹시나 부모님들이 재미가 없으실까봐 걱정했지만
최소한 야쿠시마에서 보신 경치 만큼은 정말 좋으셨는지
여행 후에도 여러번 언급을 하시기에 다행스러웠다.

가고시마와 구마모토에서 우리가 만족하지 못한 것들은
(특히 먹을거!!! 흑돼지 샤브샤브와 말고기 스시!!!)
우리가 다음에 다시 들러야지 뭐.
(이렇게 여행 갈 곳도 많은데 다시 갈 곳도 늘어나고...OTZ)


가고시마에서 신칸센 타기 전에

@ 자기네 상품을 전혀 이용하지 않음에도
야쿠시마 일주 버스 투어를 친절히 알려준 브라이트 스푼 여행사에는
여행 갔다온 후 감사의 의미로 간식거리를 사다가 드렸다.
쓸데없는 오지랖으로 여겨질 수도 있지만
한글 여행정보를 찾기 어려웠던 우리에겐 너무나 큰 도움이었다.

Jin과 Rage의 九州 남부 가족 여행기 - 20150505 : 長崎에 가진 않았지만 기념품은 카스테라

이번 여행의 마지막 날이다.
아침은 (유일하게 포함해서 예약했던) 호텔 조식 뷔페.
식사를 마친 후 짐을 싸고 구마모토 역으로 가서
후쿠오카의 하카다 역(博多駅)까지 신칸센을 타고 가자.


임란때 한반도에서 호랑이를 사냥 했던 가토 기요마사 얘기 때문인지
호텔 로비에는 가토 기요마사 상과 함께 호랑이 상이 같이 있었다

구마모토 역에서 하카다 역까지는 신칸센으로 40분.
잠깐 졸 새도 없이 도착했다.


하카다 역 앞

후쿠오카에서는 오직 쇼핑만이 특별한 일정.
그리고 그 쇼핑의 대부분은 나가사키(長崎) 카스테라. -_-;;;
후쿠사야(福砂屋), 분메이도(文明堂), 쇼오켄(松翁軒)과 같은
수백년된 나가사키 카스테라의 명가들의 지점이 모두 이 곳에 있다.
특히 후쿠사야는 홈페이지 주소가 www.castella.co.jp일 정도로
일본 카스테라(유래는 포르투갈의 카스텔루)의 원조를 자랑하는 곳.
부모님 것과 우리 것 선물 줄 것 등을 사고나니 카스테라만 한무더기.
처가 식구들은 단 것을 잘 안먹지만 그래도 기념삼아 드셔보시라고
안사시겠다는 장모님께 억지로 사서 들려 드렸다.
(그런데 나중에 보니 우리가 산 건(10여개) 상대도 안될만큼
2~30개씩 사가는 사람도 있더라...)

그 외에도 다른 짠지류 살만한 것이 있나 둘러본 다음
공항 가기 전에 점심을 먹기 위해 식당가로 향했다.
그런데 식당가의 식당들이 죄다 사람들로 가득차 있네.
(이전에 얘기했지만 5월초는 일본도 골든 위크로 불리는 연휴다.)
그래서 어머니가 낸 아이디어.

"그냥 도시락 몇개 사서 공항 가서 먹자."

그래서 진짜 도시락 몇개 사들고 공항으로 가서
공항 내 벤치에 둥그렇게 모여 앉아
사온 도시락들을 가운데 모아놓고 점심을 해결하였다.
다른 사람들이 지나다닐 때 살짝 민망은 했지만
빨리 먹고 치우는 것만이 이 민망함을 막을 방법일지니...후다닥.

비행기 체크인 후 출국 심사받고 면세점 입장.
그런데 면세점에서 후쿠사야 카스테라가 보인다.
어머니가 더 낸 세금 나보고 돌려달라고 그러신다. -_-;;;
(내가 "찾아보니 공항에 후쿠사야가 없는 거 같다"고 했었다...OTZ)
이제 부모님들과 작별할 때가 됐다.
부모님들은 김해공항으로, 우리는 인천으로.

2016년 2월 9일 화요일

Jin과 Rage의 九州 남부 가족 여행기 - 20150504 (3) : 고즈넉한 水前寺成趣園

30여분의 기다림 후 드디어 코무라사키에 들어갈 차례가 되었다.
아버지는 밖에서 기다리시고 4명이서 들어갔다보니
일본어 메뉴를 읽는데 어려움이 있지만 구글 신의 힘을 빌리자.


30여분을 기다려서야 겨우 입장할 차례가 되었다




갈색 빛의 가루는 튀긴 마늘인데 구마모토 라멘의 필수 요소다



가고시마에서 먹었던 라면이 약간 짰던지라
혹시나 이번에도 입맛에 안어울리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코무라사키의 라멘 맛은 상당히 좋았다.

맛있게 점심을 먹은 후엔 상가를 걸으면서 이것저것 구경하다가
차도 한 잔 마실 겸 쉬기도 할 겸 Cafe SWISS를 들러서 충전.

카페에서 한시간 정도 쉬고나니 오후 3시.
이대로 숙소로 들어가기는 아쉽다.
가고시마에서 센간엔을 가지 못했으니
스이젠지 조주엔(水前寺成趣園)을 들러서 일본 정원 감상을 하자.
구마모토 성 앞에 있는 도리초스지(通町筋) 정류장에서
스이젠지 공원(水前寺公園) 정류장까지는 노면 전철로 15분.


노면 전차 정류소에서 바라본 구마모토 성

전차에서 내려서 스이젠지 쪽으로 걸어가던 중
구마모토의 캐릭터인 쿠마몬 입간판이 세워져있다.
구마모토의 구마(熊)가 뜻이 곰이다보니
도시의 캐릭터를 귀여운 곰으로 만든 것 같다.



이제 스이젠지 공원으로 들어갑시다.


스이젠지 입구


입구의 큰 나무가 손님을 맞이한다


연못을 따라 한바퀴 돌며 구경하자
연못은 교토 옆의 비와 호수(琵琶湖)
사진 가운데 있는 언덕은 후지산(富士山)을 본따 만들었다고 한다

이곳은 원래 (가토 가문이 개역 당한 후) 구마모토 성주였던
호소카와 타다토시(細川忠利)가 지은 사찰터이나
사찰은 얼마 후에 이전하게 되고
그 자리를 호소카와 가문의 별장겸 정원으로 3대에 걸쳐서 재건한 곳이다.
그래서 공원의 한편에는 이 곳을 처음 짓기 시작한 호소카와 타다토시와
완성시킨 손자 호소카와 츠나토시(細川綱利)의 동상이 있다.


호소카와 타다토시와 호소카와 츠나토시


공원 내에 있는 이즈미 신사(出水神社)

공원을 한바퀴 돌아보는데는 30여분 정도 걸린다.
우리는 그냥 나왔지만 정원 구경하며 차를 마실 수 있는 곳이 있으니
고즈넉한 시간을 보내고 싶은 사람들은 쉬었다 가는 것도 좋겠다.

공원에서 나와서는 다시 노면 전철을 타고 호텔로 향했다.
숙소에서 잠시 쉰 후 저녁 식사를 할 차례.
굳이 시내 가지 말고 가까운 곳에서 먹자는 부모님들 의견에따라
호텔 바로 옆에 있는 구마모토 역 식당가의 한 식당에서 해결했다.
그냥 평범한 덮밥집이었지만 메뉴에 말고기 요리가 있기에
나는 점심대 말고기 스시 못먹은 대신으로 선택.

식사 후 호텔에 돌아와서는 넓은 우리 방에 다들 모여서
차 한잔 마시며 마지막 밤 담소를 나눴다.
사돈간에 친해진 계기가 된 거 같다는 어머니와 장모님 말씀에
그래도 우리가 헛짓한 거는 아니구나하는 안도를 할 수 있었다.

이제 내일 남은 일정은 후쿠오카로 돌아가서 쇼핑 후 귀국 뿐이다.

2016년 2월 7일 일요일

Jin과 Rage의 九州 남부 가족 여행기 - 20150504 (2) : 먹을 복이 부족한 이번 여행

총 6층의 천수각 꼭대기에 올랐더니 구마모토 시내가 내려다보인다.
다만 많은 사람들이 천수각에 오르기 위해 줄을 섰다보니
여유있게 전망을 둘러보기는 어렵다는 것이 아쉽다.



천수각 구경을 마치고 내려오니 두명의 무사 분장을 한 사람들이 보인다.
바로 오모테나시 무장대(お持て成し武将隊 접대 무장대...-_-;;;).
구마모토 성에서는 성주였던 가토 기요마사와 그의 딸 아마 히메(あま姫),
그리고 가토 기요마사의 부하중 3걸로 불리는 이이다 나오카게(飯田直景),
모리모토 카츠히사(森本一久), 쇼바야시 카즈타다(庄林一心),
그 외에도 구로다 요시타카(黒田孝高), 시마즈 요시히로(島津義弘),
타치바나 무네시게(立花宗茂) 등의
동시대의 유명한 다이묘들로 분장한 사람들이 나오는데
오늘의 출연진은 호소카와 타다오키(細川忠興)와
(후에 가토 집안은 성주에서 해임당하고
호소카와 타다오키의 아들이 구마모토 성주가 된다.)
가토 기요마사의 최대 라이벌이었던 고니시 유키나가(小西行長).




키가 큰 고니시 유키나가하고만 사진을 찍었다.
호소카와 타다오키 지못미...

고니시 유키나가도 임진왜란의 선봉장이라 불편한 점은 있지만
(사실 이때는 누군지도 몰랐다)
이 역시 관광지니까 넘어가자. ^^;;;
(호소카와 타다오키도 임진왜란에 참전했으니 뭐...)
(사실 위 출연진 대부분이 임진왜란에 참전했다. -_-;;;)

천수각 바로 옆에는 구마모토의 특산물인
이키나리 단고(いきなり団子)를 파는 가게가 있다.




[www.kmj-ab.co.jp 펌]


고구마와 팥 앙금 속이 가득한 떡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구마모토 곳곳에서 팔고 있으므로 한번쯤 먹어보자.
구마모토 성에는 특산물인 고구마와 관련된 이야기가 있는데
이순신 장군의 활약으로 보급선이 끊겨서 고생했던 가토 기요마사가
구마모토 성을 지으면서 성의 다다미에 고구마 줄기를 섞어서 만들게 하여
전시에 비상 식량으로 쓸 수 있게 했다.

구마모토 성 구경을 끝내니 12시. 점심을 먹으러 가야겠다.
점심은 구마모토 특산물 말고기 스시를 먹으러 가자.
목적지는 구마모토 성에서 가까운 후지노야(藤の家).


아놔...

후지노야 앞에 도착했는데...
아놔 왜 하필 오늘 또 열지 않은 것이냐.
이번 여행은 먹을 복이 별로 없는가보다.
차선책으로 유명한 라멘집인 코무라사키(こむらさき) 본점으로 가자.
다행히 후지노야에서 코무라사키까지는 걸어서 3분.

코무라사키 앞으로 걸어갔더니 이번엔 대기하는 줄이 길다. -_-;;;
어쩔까 고민하는데 역시나 아버지는 기다리기 싫으시단다. OTZ
결국 줄 안서는 곳으로 가야하나 고민하는데
어머니와 장모님은 기다려도 괜찮다고 하신다.
결국 4명은 줄서서 기다렸지만
아버지는 건너편의 한 식당에서 혼자 햄버거를 드셨다. -_-;;;
(그리고 아버지가 식사 마치실 때까지도 우리는 들어가지 못했다...)

코무라사키 바로 맞은편에는 소노다야(園田屋)라는 오래된 가게가 있는데
조센아메(朝鮮飴)라고 하는 과자(엿)를 팔고 있다.


조센아메 원조 소노다야


[wikipedia.org 펌] 소노다야의 조센 아메

가토 기요마사가 임진왜란 때 비상식량으로 쓰기 위해 가져갔다거나

울산에서의 농성 후 퇴각할 때 엿 기술자들을 납치해왔다는 등
유래설에 남아있는 조선과의 연관성으로 인해서
본래의 이름(長生飴 이것도 발음이 '조센 아메'다) 대신에
지금과같은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이 조센 아메의 원조로 여겨지는 곳이 소노다야.
즉 (임진왜란이 1592년이므로) 400년이 훌쩍 넘는 역사를 가진 가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