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4월 27일 목요일

Jin과 Rage의 Sydney 여행기 - 20170102 (2) : 아내를 위한 미술관 투어

맨리의 벼룩시장도 주말에만 열리는 줄 알았는데 (이 날은 월요일)
연말연시 연휴 때문에 오늘 연 것인가?
어쨋건 구경거리가 생겼으니 보고 가야지.











좁은 공간의 패딩턴 마켓에 비하면 넓은 큰길에 있으니
구경하고 다니기는 훨씬 수월했다.
알록달록한 애보리진 스타일의 잡화들이 눈에 띄긴 했지만
이미 패딩턴 마켓을 본 후라 그런지
오히려 우리의 구경은 훨씬 설렁설렁.

시장 구경 후에는 다시 선착장으로 가서 페리로 써큘라 키에 돌아왔다.
딱히 목적지를 정하진 않아 어디로 갈까 얘기를 하던 중
동생은 좀 피곤하다며 먼저 귀가 하겠다고 했다.
동생과 헤어지고 난 후 아내와 함께 향한 곳은
써큘라 키 옆 시드니 현대미술관(Museum of Contemporary Art).
미술에 관심이 많은 아내를 위해 생각해뒀던 코스다.







언제나 현대미술을 보면 느끼는 거지만
몇몇은 신선하고 영감을 주지만 대부분의 당최 뜻 모를 작품들.
그래도 아내와 같이 작품에 대한 생각을 주고 받는 것이 재밌다.
(물론 주로 나는 듣는 쪽이다.)
또 한편으로는 화가였던 할아버지가 살아계셨으면
아내가 좋은 말상대가 될 수 있었을텐데 싶다.

이왕 미술관을 들렀으니 아예 미술관 투어를 돌아보자
현대미술관을 나선 우리는 근처의 켄 돈(Ken Done) 갤러리로 향했다.
화려한 색감을 보여주는 그의 그림이
아내의 마음에 들 것이라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작품 감상 후 예전에는 못봤던 갤러리 내 기념품 샵도 돌아봤는데
다채로운 색깔의 그림이 티셔츠나 다른 소품들과 잘 어울렸다.
이런 기념품점에서 뭔가를 사고 싶은 경우가 거의 없었는데
그런 나에게도 살까말까 고민하게 만들었다. (결국은 그냥 나왔지만)

켄 돈 갤러리를 나선 후에는 서큘라 키역으로 향했다.
사촌형이 자기네 집에서 같이 저녁먹자고 연락 했었기 때문에,
터라머라로 향하는 기차를 탄 후
먼저 귀가한 동생에게 연락해서 시간 맞춰서 만나고
기차로 두 정거장 더 가서 와룽가(Wahroonga) 역에 내렸다.

기다리고 있던 사촌형을 만나 차를 타고 형네 집으로 향한뒤
형수와 아이들을 만나 인사를 하고
포장해온 태국 음식들로 식사를 하는데 상당히 맛있다.
현지화 된 동남아 음식인지라 향신료가 적어 거부감이 덜하고
소스의 맛도 정통 동남아 음식보다는 좀 더 부드러운 느낌.
(물론 아내와 나는 톡톡 튀는 향신료의 자극도 좋아하긴 한다.)
식사를 하면서 호주에서 먹어야할 것들 얘기를 했는데
누구나 많이 알고 있는 스테이크 외에
사촌형은 동남아 음식이 맛있는 곳이 많다며 추천했다.
실제로 여행전에 정보를 찾아봤을 때도
꽤 많은 태국이나 베트남 음식점들이 추천 목록에 들어있긴 했다.
아마도 많은 이주민들이 만들어낸 하나의 식문화일 거다.

맛있는 저녁식사를 대접받고 난 후
다시 형의 차를 얻어타고 이모집으로 돌아왔다.
내일은 새벽일찍 포트 스티븐스로 가야하니 일찍 잠자리에 들자.

2017년 4월 22일 토요일

Jin과 Rage의 Sydney 여행기 - 20170102 (1) : 예상보다 쌀쌀한 아침의 Royal Botanic Gardens 산책

시드니에서의 5일째 아침.
어째 날씨는 먹구름이 잔뜩 껴서 우중충하다.
여행 전에 동생에게 시드니 여름 햇볓을 조심하라고 큰소리 쳤건만
블루마운틴 갔을때도 그렇고 날씨가 영 안받혀준다.
한여름 옷으로는 오히려 약간 쌀쌀함을 느낄 정도.
물론 한편으로는 너무 덥지 않아서 걸어 다니기엔 낫다.

아침 식사 후 기차를 타고 시드니 시내로 나왔다.
우선 아침 첫 여정은 로얄 보태닉 가든.
기차로 써큘라 키에 가서 공원으로 걸어가자.

써큘라 키에서는 여러 퍼포먼스들을 만날 수 있다

새해 첫 주중 오전이라서 그런지 공원은 한적했다.
(호주 직장인들은 1월 둘째주까지 연말연시 휴가로 노는 경우가 많다.)
한적한 공원을 산책하는 동안 곳곳에서 새들이 눈에 띈다.



로얄 보태닉 가든에 왔으면 누구나 들르는 포인트,
맥쿼리 체어(Mrs. Macquarie's Chair)로 가자.
공원은 전체적으로 한적했지만 이 곳만은 관광객들이 북적댔다.
그래도 마침 의자가 비는 타이밍이 생겨 사진 찰칵.

같이 사진찍는게 몹시 어색한 어떤 남매...

많은 사람들이 들르는 곳이긴 하다만...
한편으로는 왜 내가 예전에 한 아줌마가
질질짜던 곳을 구경와야 하는 것인가 하는 생각도 든다.

사진을 찍은 후 맥쿼리 체어 뒤편의 매점으로 갔다.
여름 아침 치고는 쌀쌀한 기온 때문에 커피 한잔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의자에 앉아 커피와 핫초코를 주문하고 받아 마셨는데...
......
여러분... 맥쿼리 체어 뒤편 매점에서 커피와 핫초코는 비추입니다...
그냥...따뜻한 음료로 몸을 덥힌 거로 만족하자...OTZ


공원을 조금 더 산책한 후 다시 써큘라 키로 돌아가자.
점심때가 다 되어가는 써큘라 키는
아까에 비해 많은 사람들이 북적였다.
그리고 그만큼 길거리 공연하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기다란 풍선을 먹는 마술 쇼

이제는 페리를 타고 맨리(Manly)로 가자.
피자로 유명한 휴고스(Hugos) 레스토랑에 가서 점심을 먹기 위함이다.

페리를 타고 30여분을 이동하여 도착한 맨리.
그리고 휴고스는 맨리 부두 바로 옆에 위치해 있다.


레스토랑은 많은 사람들로 북적댔다. 아무래도 웨이팅을 좀 해야겠군.
그리고 직원에게 물어보니 돌아온 대답은
무려 1시간 반은 기다려야 한다는 것. 오마이갓...
사람들이 먹고 있는 피자를 보니 참 먹음직스러웠지만
그렇게까지나 기다리는 건 무리다. 다른 곳으로 가보자.

우선 여기까지 왔으니 맨리 해변으로 가보자.
10년 전에 왔을 때는 해변에 사람 몇명 없었는데
오늘은 여름 한낮이라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꽤나 많은 사람들로 북적대서 새로운 느낌이었다.


그런데 우리는 점심을 먹을 때이지...
해변을 뒤로 하고 식당을 찾으러 가자.
잠시 셋이서 고민하고 결정한 메뉴는 피쉬 앤 칩스(Fish & Chips).
그리고 검색으로 찾은 근방의 맛집은 Fishmongers.
야외석에 자리를 잡고 피쉬 앤 칩스와 생굴을 주문했다.


풍성한 피쉬 앤 칩스

스테이크 수준으로 두툼했지만 잘 익었던 감자 요리

흔히 맛없는 영국요리의 대명사로 불리는 피쉬 앤 칩스지만

이 가게의 피쉬 앤 칩스는 튀김임에도 느끼하지 않았고
싱싱한 생굴과 두툼하면서도 알맞게 익은 감자도 맛있었다.
급하게 찾아낸 식당이었지만 만족스러웠던 식사.

식사를 마친 후 우리의 다음 목적지는
아까 부두에서 해변으로 가는 길에 봤던 벼룩시장.

Jin과 Rage의 Sydney 여행기 - 20170101 (3) : Hyde park의 어린 버스커들

10년전이나 오늘이나 하이드 파크에서는
고민하며 체스 말을 옮기는 사람들이 보였다.



공원에서 멍때리며 앉아있는데 어디선가 들리는 버스킹 소리.
찾아가보니 10살이나 되었을까 싶은 애들 두 명이다.
나이답지 않게 능숙한 기타리스트도 대단하고
제대로 된 드럼도 아닌 플라스틱 양동이와 의자로
나름의 그루브를 만들어내는 드러머도 놀라웠다.
내가 취미로 밴드한다고 얘기하기가 민망할 지경.
한국 돌아가면 베이스 연습 좀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라고 말하지만 결국 잘 안하고 있다. -_-;)


Guns N Roses의 Nightrain을 연주중이던 두 꼬마 버스커들


아이스크림 차에 애들 주의(CAUTION CHILDREN)라고 적혀있다

시간이 지나고 사촌동생네가 호텔에 도착할 시간이 되었다.
다시 쉐라톤 로비로 가서 기다리고 있으니
얼마 안되서 사촌형의 차로 동생네가 도착했다.
간만에 만나 반갑지만 며칠 뒤에 다같이 식사할 터이니
짧게 인사만 나누고 헤어졌다.

사촌 형의 차를 타고 이모님 댁으로 돌아가는 길.
그런데 이모가 집을 비우시고 아직 귀가 전이라
잠깐 다른데 들렀다 오자고 했다.

이모님 댁이 있는 터라머라를 지나
더 북쪽으로 15분을 달리니 울창한 숲으로 들어섰다.
핸드폰 안테나도 한칸 겨우 오락가락하는 정도.
형이 우리를 납치...아니 데리고 온 곳은
쿠링가이 체이스(Ku-ring-gai Chase) 국립공원 내에 있는
보빈헤드(Bobbin head) 피크닉 그라운드.




여기도 오리배는 타는구나 ㅋ

비록 비가 살짝 내리고 있긴 했지만
주택가에서 얼마 떨어져있지 않은 곳의 국립공원이
주말에 이렇게나 한적할 수 있다니.
우리나라에선 상상도 못할 일인데 말이다.

주변을 둘러보니 낚시하는 사람들도 몇 보인다.
아하...형이 괜히 여기 데려온게 아니네.
여기도 자기 취미인 낚시 포인트였군. -o-
(10년전에도 로얄 내셔널 파크에 자기 낚시 포인트로 날 데려갔다...)
물론 오늘은 순전히 경치 구경시켜주러 온 거긴 하다만 ㅎㅎ.


한 낚시꾼이 잡은 생선 손질 후에 내장등의 부속물을 버리자
이를 냉큼 집어먹는 거북이 한 마리

트래킹을 하면 너무도 좋을 곳이었지만
지금은 약간 비가 내리고 있기도 하고
이모도 귀가하셨다고 하니 돌아가자.

저녁 식사를 하면서 나온 얘기는 역시나 전날 밤의 불꽃놀이.
누구에게나 꼭 한번 보라고 추천하고 싶을만큼 인상적이었고
나중에도 계속해서 생각날 추억이었다.
뭔가 여행의 하이라이트를 너무 일찍 만난 느낌이지만
남은 1주일도 즐겁게 보내면 되겠지.
내일의 시내 투어를 위해 오늘은 일찍 잠에 들자.

2017년 4월 13일 목요일

Jin과 Rage의 Sydney 여행기 - 20170101 (2) : 도전! 캥거루 & 에뮤 반반 피자

점심 먹으러 가던 길 도중에

점심을 먹기 위해 우리가 향한 곳은 The Australian Heritage Hotel.
호텔이란 이름이 어색하게도 2층짜리 낡은 건물인 이곳은
생소한 캥거루 피자와 에뮤 피자, 악어 피자 등을 팔고 있다.


얼핏봐서는 전혀 호텔같지 않은 건물


대기번호 표가 기다란 나무 숟가락이다

재미삼아 이 장면을 찍는 것을

동생이 옆에서 찍었다 -_-

우리가 주문한 것은 캥거루와 에뮤 반반 피자와 웨지 감자.
아내가 차마 악어 고기는 못먹을 거 같다고 했다.



생소한 재료들이라 한번 도전해보았는데
맛은 생각보다 대단할 건 없었다.
캥거루와 에뮤 고기 모두 약간 질겼지만
다행히 이상한 누린내도 나진 않았다.


식사 후 들른 하버 브릿지

야경은 예쁘지만 낮에 보면 조금은 기괴한 루나 파크(Luna Park)

식사를 마친 후 다시 호텔로 돌아갔다.
오늘부터 다시 사촌동생네가 들어와야하니 우리 짐을 빼야지.
호텔에 와서 사촌동생에게 메시지를 보내니까
도착하기까지 시간이 좀 걸린다고 답이 왔다.
호텔에서 멍때리고 있기는 심심하니까
길 건너 하이드 파크에 가서 뒹굴어야겠다.



2017년 4월 2일 일요일

Jin과 Rage의 Sydney 여행기 - 20170101 (1) : 화려한 불꽃놀이로 맞이한 2017년

카운트다운이 시작되었다.
10, 9, 8, 7, 6, 5, 4, 3, 2, 1, 0. Happy New Year!



음악에 맞춰 현란하게 터지는 불꽃놀이는 14분정도 계속되었다.
대미는 하버 브릿지에서 쏟아지는 불꽃 폭포.



한시간여의 기다림에 비하면
너무나도 짧게 느껴지는 14분이었지만
사랑하는 사람과 새해의 첫날에 특별한 경험을 했기에
충분히 벅차고 행복한 기분이 들게하는 시간이었다.
2017년 한 해, 우리 모두 이 때처럼 즐겁고 행복하기를.

이제는 우리가 돌아가야 할 시각.
밤 늦게까지 오페라 하우스 파티를 즐기는 사람도 많았지만
우리는 내일 또 구경을 다니려면 빨리 가서 눈을 붙여야겠다.


숙소를 맞바꿔 준 사촌동생에게 다시 고마움을 느끼게 한 인파

역시나 돌아가는 길은 수많은 사람들로 북적댔다.
터라머라에 가야 했다면 이들과 택시 잡기 경쟁을 했어야 할 터.
걸어서 25분 거리의 쉐라톤으로 숙소를 바꿔준
사촌동생에게 다시 한 번 고마울 따름이다.

호텔에 돌아와서 피곤함이 극에 달했던 우리는
간단하게 씻고나서 바로 뻗어버렸다.
푹 자고 호텔 조식 챙겨 먹어야지. 굿나잇~

......

아침 8시반.
피곤함에 더 자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호텔와서 조식을 건너뛸 수는 없는 것 아닌가.
도저히 못 일어나겠다는 동생은 방에 두고 아내와 나는 식당으로 갔다.
처음에는 로비의 식당에 갔는데
알고보니 사촌동생이 쉐라톤 라운지 클럽 회원이라서
우리는 꼭대기층의 라운지 클럽에 가야 했다.
라운지 클럽은 로비 식당에 비하면 크기가 작았고
그렇다보니 뷔페 메뉴도 그다지 다양하지 않지만
대신에 하이드 파크를 내려다보는 경치가 훌륭했다.
마침 딱 두 자리만 있는 테라스가 비어있어서
우리는 곧장 그 자리를 차지했다.
좁은 테라스 공간이지만 마치 전세낸 듯한 느낌.


쉐라톤 호텔 라운지 클럽에서 내려다본 하이드 파크


테라스석은 티 테이블이라서 식사하기 좁고 불편했다만
경치가 모든걸 용서하게 했다

식사를 하고 나서 방에 돌아가 동생을 깨웠다.
호텔 바로 앞에 있는 하이드 파크에 있는
성 마리아 대성당(St. Mary Cathedral)으로 가봐야지.


10년전에 왔을 때는 공사중이었던 아치볼드 분수

오늘은 미사가 있는 일요일.
미사 진행중에는 성당 입장이 불가능한데
다행히 우리가 도착했을 때 미사가 막 끝나는 상황이었다.
많은 다른 관광객들과 함께 몰려 들어갔던 덕에
엄숙함으로 인해 소심해져서 사진 한 장 못찍었던 10년 전과는 달리
성당 내부 곳곳을 용기내서(?) 사진 찍을 수 있었다.







성당 구경 후에 다시 어제 들렀던 락스(Rocks)로 향했다.
동생은 아침을 거르기도 했으니 점심 식사 할 곳을 찾아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