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1월 29일 금요일

Rage의 Egypt 여행기 - 20080202 (3) : Cairo의 밤거리

어쨋건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호텔.
체크인 하고 가방을 방에 던져두고는 다시 나왔다.
문제는 다시 시내로 나가기 위한 교통편.
따흐리르 광장으로 가는 호텔 셔틀 버스는 하루에 두번 밖에 없었다.
게다가 호텔 위치가 약간 외진 곳이라 택시도 잘 보이지 않았고...
나 덕분에 셔틀버스 탈려다가 놓쳐버린 무캄씨가 있다는게 위안거리 OTZ

"마이크로 버스 타보실래요?"


이집트에서는 12~15인승 승합차가 마을버스로 사용되고 있는데

이를 마이크로 버스라고 부른다.
문제는 이 차는 버스 번호 같은게 없고
어디로 가는지, 심지어 어디서 탈 수 있는지를
현지인들에게 물어보지 않으면 알 수가 없기 때문에
관광객으로서는 한번 타보기가 쉽지 않다.
그런만큼 나야 OK!

호텔 맞은편 길에 사람들이 몇몇 모여있는 곳이 보였다.

무캄씨는 그 곳이 마이크로 버스를 타는 곳이라고 짐작한 것.
가서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역시 맞았고
마침 기자 시내로 향하는 차편이 있단다. 나이스.

잠시 후, 빈 차 한대가 도착하니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가 타려고 하는데 그냥 지나가버렸다.
역시 버스 번호 같은게 없으니
현지인들도 마이크로 버스면 무조건 탈 준비부터 하는거다. -_-;
곧이어 다른 빈 차 한대가 왔다. 12인승 승합차.
그런데 탈려는 사람은 20명 남짓이다. ;;;
당연히 줄서는 것도 없다. 여긴 이집트 아닌가 -ㅅ-;
차가 서자마자 우르르 몰려든 사람들.
그런데 얼추 10여명 정도 탄다 싶더니만
갑자기 머라머라 하면서 사람들이 죄다 다시 내린다.
왜그런가 했더니 조금 늦게온 여자들을 맨 안쪽자리에 앉게 한 것.
비 아랍권 사람들에게는 이슬람 율법이 적용되지 않아서
노골적으로 성추행하거나 또 그것을 그다지 심각하게 처벌하지 않지만
같은 이슬람 신도 여성에게는 상당히 매너가 좋다고 한다.
(물론 이슬람 여성에게 행한 죄를 엄하게 벌하기 때문일지도?)
그리고 다시 사람들이 타는데...자리가 없어도 그냥 탄다.
밴에서 허리와 무릎을 굽힌 어정쩡한 자세로 서있는거다.
우리나라에선 보기 힘든 황당한 광경에
잠시 넋을 놓은 사이 어느새 밴은 거의 꽉 찼다.
무캄씨도 막 탑승했으니 나도 이 밴을 타야만 한다 -_-;
결국 가까스로 밴에 탑승은 했다만
밴의 문을 반쯤 열어둔 상태에서 몸도 반쯤 차밖으로 나오고
한팔로 차의 지붕을 잡은 위험 천만의 자세로 탑승했다. ;;;
사실 지금 생각하면 위험천만했지만 그때는 그저 재밌었다.
마이크로 버스의 요금은 1인당 0.5£E. 근데 운전사는 2명 2£E를 부른다.
알아, 바가지 씌우는 거 -_-; 그래도 겨우 200원 차이니 그냥 냈다.

정류소 안내도 없는 마이크로 버스.

지리를 알지 못하면 목적지에 도착해도 모른다.
다행히 우리는 같이 탑승한 한 현지인 아저씨가 친절히 알려줘서
카이로 시내로 가는 버스 정류소에 갈 수 있었다.

(친절히 길을 알려준 아저씨 사진...은 경황이 없어서 스킵 -_-)


우여곡절 끝에 카이로 시내에 다시 도착했고 그다음은 다른 팀원과 조우.

이동중에 연락된 팀원 4명과 만난 뒤
우선 케밥집에 가서 저녁 식사를 해결했다.
그리고나서 무캄씨는 볼일 보러가시고 나는 이 4명과 합류.


주문한 케밥을 기다리면서 한 컷

저녁식사를 해결하고나서 우리들은 어디로 갈까 고민했는데

마땅히 갈만한 곳이 없었다.
이집트는 오후 4시면 많은 관광지들이 문을 닫기 때문에
저녁시간에 갈 수 있는 곳이라곤 나일강 크루즈, 카이로 타워 정도?
어느 것도 딱히 내키지는 않았다.
결국 나일강가로 가서 야경이나 잠시 구경하며 쉬었다.
(나 말고 다른 4명은 엄청 걸었는지 다리가 아프다고 해서 -_-)






나일강가에서 찍은 야경

나일강 구경을 하고는 커피샵에 가서 차나 한잔 하며

우리가 묵는 호텔로 가는 셔틀 버스 시간까지 기다리기로 했다.
커피샵에 들어가 메뉴를 보는데 터키 커피(Turkish coffee)가 있다.
콩을 직접 끓여서 에스프레소보다 더 쓴 맛을 내는 커피.
나야 알고 있기도 했고 피곤함을 잠시 잊기 위해서,
또한 먹어보기 쉽지도 않기 때문에 이걸 시켰는데
다른 사람도 나 따라 시킨다. 저기...전 경고했습니다 ;;;
혹시나 싶어 얘기한다만 에스프레소 그냥 못 마시는 사람은 시키지 마라.
나 따라 주문한 분도 엄청 당혹스러워 했다. -_-;;;
그런데 나는 그 커피에다 과자로 남은 커피가루도 살짝 찍어먹으니
다들 무슨 외계인 보듯 대한다 -_-;;;;;
그나저나 세계 최대의 설탕 소비국 중 하나라는 이집트 답지 않게
이 커피숍 과자는 싱겁기만 하네.


터키 커피(Turkish coffee)와 과자.

어느덧 시간이 흘러 셔틀 버스 시간이 다 되었고

우리는 따흐리르 광장으로 걸어가 셔틀 버스를 타고 호텔로 돌어갔다.
일행들과는 사들고 온 맥주를 이야기 안주와 함께 먹으며
이집트에서의 첫날을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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