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9월 19일 토요일

Jin과 Rage의 Bangkok 여행기 - 20240505 (1): 미식투어라면 쿠킹클래스를 들어야지

전날 삼만보나 걸어서 피곤했음에도 새벽에 일찍 일어났다.
태국이 우리나라랑 시차가 크게 있는 거도 아닌데
평소엔 그렇게도 아침에 못일어나는데 여행오면 왜이리 잘 일어나는지 몰라. 
일찍부터 여는 가게들도 많으니 아침이나 먹으러 실롬(สีลม) 지역으로 가자.
사판 탁신 역에서 내려서 찾아간 곳은 짜런쌩 실롬(ขาหมูเจริญแสงสีลม).
우리나라에도 방송 통해 익히 알려진 족발덮밥 맛집이다. 

우리나로도 포장 판매는 많이 하지만
뜨거운 족발+국물도 비닐 봉지에 파는 모습은 많이 낯설다

벽에 전시된 미슐랭 마크만해도 몇개야?

우리는 소식가니까 족발 작은 거 2개에 밥 하나, 콜라까지 170바트 (6400원)
예전부터 태국에 놀러왔던 사람들은 태국 물가도 많이 올랐다 하던데
그럼 과연 과거엔 얼마나 쌌던겨?

 
뭔가 족발은 이런 베이스로밖에 요리할 수 없나 싶을 만큼
우리네 족발과도 큰 차이 없는 간장 조림 소스였지만 
곁들여진 고수와 매콤새콤한 칠리 소스가 차별점을 만들어 준다. 
쫄깃함보다 부르겁게 씹히는 족발의 익힘 정도도 차이는 나네.
어쨋건 오늘 아침도 든든하게 잘 먹었다.
아러이(อร่อย, 맛있다)라고 인사하며 나오니 일하는 아주머니들이 웃으신다.
뭐......성조 없이 말하는 내 발음이 웃겨서 그런건 아니겠지? -_-;;;
 
오늘의 오전 일정은 쿠킹클래스 강습.
이번 여행의 목적이 맛있는 거 먹기인 만큼
태국 요리를 직접 배워보는 것도 좋지 아니한가. 
실롬 타이 쿠킹 클래스(สีลม ไทย คุ้กกิ้ง สคูล)로 가자.
(아침을 굳이 숙소에서 30분 거리의 실롬으로 온 이유) 
 
쿠킹클래스 가던 중, 길바닥에서 끈을 꼬아 인형을 만들어 파는 할머니
투박한 만듬새에도 괜히 마음이 끌리는 것은 왜일까 
 
조금 일찍 도착해서 앉아 기다리다보니 사람들이 하나둘씩 온다.
영어로 진행되는 GetYourGuide 사이트 상품임에도
마이리얼트립에 이 상품이 있어서인지 어째 수강생들이 거의 다 한국인들.
(결국 한국인 팀과 비한국인 팀으로 나눠서 진행하더라) 

쿠킹 클래스는 우선 시장 구경으로 시작했다.

방콕 시내 곳곳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코코넛밀크가 들어간 태국식 쌀풀빵 까놈크록(ขนมครก)





코코넛 가루 제분하던 가게
선생님 손에 있는 것은 코코넛 설탕

시장을 간단하게 둘러보고 나가기 전 과일가게에서 망고스틴 1kg을 샀다.
안그래도 아내가 좋아하는 망고스틴이라 눈이 가는데
선생님이 좋은 물건 고르는 법을 설명해주시니 이게 기회다 싶었다.
우리나라에서라면 만원을 훨씬 넘어갈텐데 여기선 고작 60바트(2250원).
시장 구경 후에는 뚝뚝이를 타고 실제 요리 강의실로 이동했다. 
 
오늘 사용할 다양한 재료들

앞치마를 두르고 레슨 받을 준비를 하자

오늘 배울 요리는 똠얌꿍, 팟타이, 쏨땀, 태국식 치킨 커리.
너무 흔하게 접하는 메뉴들만 있는 점은 아쉽지만
그래도 배워서 내가 직접 해먹어보는게 재미지.
하나 만들고 먹고, 하나 만들고 먹고 하면서 진행되는데
갑자기 오늘 아침 괜히 먹고 왔나라는 생각이 드는게 함정...
 
똠얌쿵의 새콤한 맛을 책임지는 타마린드

코코넛 가루 손질



똠얌쿵 완성


팟타이


쏨땀

선생님으로부터 레드 칠리 빻기 특명을 받고...


치킨 커리

이미 잘 손질되고 준비된 재료와 과정을 거쳤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생각보다 요리 과정도 어렵지 않고 어설픈 내 솜씨로도 그럭저럭 맛난다.
그리고 배 터질 것 같............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다. 식사를 했으면 후식이 있는 법.
 
대미는 망고 스티키 라이스(망고 찹쌀밥...)
찹쌀밥이 있어서 식사라고 착각할 수 있지만 디저트다

으아...이젠 진짜 더 못먹어;;;
(이미 중간 중간 음식을 좀 남기기도 했다...)
 
3시간만에 모든 코스가 끝났다.
이제 기념품과 수료증 받고 나가자. 
 
기념품

수료증
 

2026년 7월 12일 일요일

Jin과 Rage의 Bangkok 여행기 - 20240504 (4): 찜통더위에 3만보라니, 우리가 미쳤구나

태국어로 카오가 쌀이라는 의미에서 예상할 수 있듯 
카오산 로드(ถนนข้าวสาร)는 원래 싸전 거리였던 곳이었으나
1990년대에 배낭여행객들을 위한 저렴한 숙소와 식당들이 몰리면서
배낭여행객의 메카로서 시대를 풍미한 거리다. 
다만 온라인 숙소예약이 흥하면서 요즘은 예전만은 못한 상태라
식당들과 술집들이 불을 밝히는 저녁 이전에는 생각보다 차분한 편이라나?
그래서 그런지 우리가 갔을 때는 사람들이 꽤 있긴 하지만
소문으로만 듣던 그 느낌은 하나도 나지 않는다. 
 
해 진 후에는 좀 시끌벅적하려나?
  
비록 과거의 영광이라지만 그래도 유명한 거리니 걸어가보자.
역시나 저녁 이후 장사가 메인이라서 그런지
해가 넘어가려는 이제서야 오픈 준비하는 사람들이 꽤 보인다. 
 
한국인에겐 쉽지 않은 비주얼의 악어고기...

카오산 로드는 불과 걸어서 5분 남짓의 짧은 거리라 금새 구경이 끝났다.
(사실 우리가 간 시간에 별다른 볼거리도 없었다.) 
그리고 하루종일 더위 속에서 걸어다닌 우리는 더위에 지쳐
이제는 무조건 에어컨 있는 실내를 가야만 했다.
원래 여행 시작 때는 그런데 가지 말자고 했었지만
결국은 이런때 만만한게 대형 쇼핑몰 아니더냐. 
짜오프라야(เจ้าพระยา) 강의 페리를 타고 아이콘 시암으로 가자.

프라아팃(พระอาทิตย์) 선착장

페리를 타고 강을 따라 몇분 내려가니 화려한 사원이 보인다.
방콕의 대표적 사원중 하나이자 일몰 명소인 왓아룬(วัดอรุณ).
그런데 왓아룬의 뜻은 새벽 사원이라는게 아이러니.
 
 
프라아팃에서 배를 타고 20분쯤 걸려서 아이콘 시암에 도착했다.
아이콘 시암은 선착장에서 바로 연결되어있어 페리로 가기 좋다. 


아이콘 시암 지하에는 전통 수상 시장 컨셉의 쑥시암(สุขสยาม)이 있다.
어짜피 우리가 옷이나 소품 사러 온 것도 아니고
더군다나 이번 여행은 어짜피 컨셉이 먹자 투어 아니더냐.
쑥시암으로 가서 먹거리 구경이나 해보자.

먹음직스럽지만 우리 둘이서 먹기는 참 부담스러울 거 같은 랭쎕(เล้งแซ่บ)




카놈 브앙(ขนมเบื้อง)

아니 실내에서 두리안 팔아도 되는 거요? ㅋㅋㅋ


부아로이(บัวลอย)에 들어가는 타피오카 경단들
 
여러가지 궁금한 음식은 많지만 비루한 우리 둘의 배 크기.
아쉽지만 디저트 종류나 좀 먹어보자.
카놈 브앙과 코코넛 밀크에 갖가지 경단을 넣는 부아로이로 선택.
그런데 시원할 줄 알았던 부아로이는 미적지근한 코코넛 밀크로 실패다.
카놈 브앙도 그냥 적당히 달달한 맛. 꼭 사먹을 정도인지는 모르겠네. 
 
새벽부터 움직였다보니 저녁 8시에도 벌써 지친다.
과일 조금만 사고 전철타고 숙소로 돌아가자.
 
태국 전철의 노약자 우선 자리. 승려도 있으니 승노약자 우선인가?

숙소로 돌아와 과일 먹으며 하루를 마무리한다.
양념소금에 과일 찍어먹는데 이거 별미네.
밋밋하거나 살짝 시큼하기만 한 그린 구아바나 그린 망고가
이 소금에 찍어 먹는 순간 신맛이 잡힘과 동시에 단짠 조합이 살아난다. 
예전에 스리랑카에서 보기만 하고 못먹은게 아쉬웠는데 이번에 소원성취.


야, 오늘 많이 걸은 거 알긴 했는데
이 더위에 우리가 3만보를 걸었다고?
새벽부터 움직인 거 아니었어도 지치는게 당연했네 -_-;;; 
 

2026년 7월 3일 금요일

Jin과 Rage의 Bangkok 여행기 - 20240504 (3): 꿩 대신 닭. 게살 오믈렛 대신 팟타이

아쉬운 마음에 굳게 닫힌 철문 앞에서 두리번 거렸다.
그런데 쩨파이 바로 옆가게가 팁사마이(ทิพย์สมัย)네?
팁사마이는 1939년부터 시작한 원조 팟타이 맛집.
꿩 대신 닭이라고 여기서 먹으면 되겠다.

팁사마이 가게 앞

팟타이는 세계 2차 대전 당시 줄어든 쌀 생산량에 대한 대책으로
태국 정부에서 (밥보다 쌀이 덜 필요한) 쌀국수 음식을 권장하면서
일종의 태국 국민 요리로 자리잡은 볶음 국수.
팟타이에도 여러 변형이 있긴 하지만
우리가 익히 아는 새우 기름과 얇은 계란 지단으로 감싼 형태는
팁사마이가 제일 처음 개발한 것으로 유명하다.

가게 앞에 서성거리는 외국인들이 있어서 줄을 선 것인가 싶었는데
가게에 물어보니 바로 들어오라고 그런다.
팁사마이도 대기가 좀 있다고 들었는데
아직 식사시간이 안되서 그런가(오후 4시반) 다행이네.
한편으로 쩨파이 대기줄을 생각하고 일찍 왔던 건데
예상치 못하게 엄청 이른 저녁을 먹게 생겼다.
 
메뉴를 보니 팟타이 종류만도 거진 10가지가 있다.
팁사마이 오리지널인 수퍼브(Superb) 오믈렛 팟타이 하나와
닭고기가 들어간 팟타이 시암 로얄 하나
거기다 팁사마이의 또다른 자랑거리 오렌지 주스 큰 병까지 주문하자.
 

팁사아미의 오렌지주스는 생과일 100%로 유명한데
빨대가 종종 막힐 정도로 생생한 과육을 자랑한다. 
맛있다. 더우니까 더더욱 맛있을 수 밖에 없다.
다만 정말 맛있는데 아마도 단 맛은 (설탕이든 뭐든) 뭔가 가미는 한 거 같다.
그리고 밥값보다 비싼 사악한 가격.
또 놀라운 점은 오렌지주스 가격이 싯가라는 거. 즉, 매일 가격이 바뀐다. 

오늘은 주스 큰 병 하나 200바트(7500원);;;


메뉴가 나오기 전 곁들어 먹을 야채들과 먹는 방법 가이드를 준다.
다른 야채들은 익숙한 것들이다만
겹겹이 있는 누렇고 길다란 것은 뭔가 했더니 바나나 꽃이란다. 
 
숙주, 부추, 바나나 꽃

수퍼브 팟타이 맛있게 먹는 법

잠시후 오믈렛처럼 얇은 계란 지단으로 덮인 수퍼브 팟타이와
양념된 닭고기가 메인인 팟타이 시암 로얄이 나왔다.
 
수퍼브 팟타이

팟타이 시암 로얄

사실 팟타이는 국내의 태국 음식점에서도 흔한지라
이번 여행에서는 안먹어도 상관없다고 생각한 메뉴였는데
그래도 팟타이 하나로 대가가 된 식당은 다르긴 다르네.
한국에서 먹던 팟타이보다 확실히 고급진 맛.
그리고 뭣보다 최고의 킥은 바나나 꽃이었는데
양배추마냥 사각거리는 식감과 기름진 양념을 씻어주면서도
은은하게 나는 향이 팟타이의 매력을 돋워 주었다. 
다만 150바트의 수퍼브 팟타이의 맛이
250바트의 팟타이 시암 로얄보다 낫다는게 함정.

배도 작은 두 사람이 이른 저녁을 먹은 탓에
맛있음에도 불구하고 겨우겨우 꾸역꾸역 먹었다.
아무래도 배를 꺼트리기 위해 좀 걸어야겠다.

마하쩻사다바딘 왕립 파빌리온(ลานพลับพลามหาเจษฎาบดินทร์)
  
민주 기념탑 (อนุสาวรีย์ประชาธิปไตย)

왕실 영빈관으로 사용되는 마하쩻사다바딘 왕립 파빌리온과
민주 기념탑이 있는 로터리까지 지나친 후
우리는 20분만에 배낭 여행객들의 메카 카오산 로드에 도착했다.
그나저나 이 더운 나라에서 오늘 엄청 걷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