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12일 일요일

Jin과 Rage의 Bangkok 여행기 - 20240504 (4): 찜통더위에 3만보라니, 우리가 미쳤구나

태국어로 카오가 쌀이라는 의미에서 예상할 수 있듯 
카오산 로드(ถนนข้าวสาร)는 원래 싸전 거리였던 곳이었으나
1990년대에 배낭여행객들을 위한 저렴한 숙소와 식당들이 몰리면서
배낭여행객의 메카로서 시대를 풍미한 거리다. 
다만 온라인 숙소예약이 흥하면서 요즘은 예전만은 못한 상태라
식당들과 술집들이 불을 밝히는 저녁 이전에는 생각보다 차분한 편이라나?
그래서 그런지 우리가 갔을 때는 사람들이 꽤 있긴 하지만
소문으로만 듣던 그 느낌은 하나도 나지 않는다. 
 
해 진 후에는 좀 시끌벅적하려나?
  
비록 과거의 영광이라지만 그래도 유명한 거리니 걸어가보자.
역시나 저녁 이후 장사가 메인이라서 그런지
해가 넘어가려는 이제서야 오픈 준비하는 사람들이 꽤 보인다. 
 
한국인에겐 쉽지 않은 비주얼의 악어고기...

카오산 로드는 불과 걸어서 5분 남짓의 짧은 거리라 금새 구경이 끝났다.
(사실 우리가 간 시간에 별다른 볼거리도 없었다.) 
그리고 하루종일 더위 속에서 걸어다닌 우리는 더위에 지쳐
이제는 무조건 에어컨 있는 실내를 가야만 했다.
원래 여행 시작 때는 그런데 가지 말자고 했었지만
결국은 이런때 만만한게 대형 쇼핑몰 아니더냐. 
짜오프라야(เจ้าพระยา) 강의 페리를 타고 아이콘 시암으로 가자.

프라아팃(พระอาทิตย์) 선착장

페리를 타고 강을 따라 몇분 내려가니 화려한 사원이 보인다.
방콕의 대표적 사원중 하나이자 일몰 명소인 왓아룬(วัดอรุณ).
그런데 왓아룬의 뜻은 새벽 사원이라는게 아이러니.
 
 
프라아팃에서 배를 타고 20분쯤 걸려서 아이콘 시암에 도착했다.
아이콘 시암은 선착장에서 바로 연결되어있어 페리로 가기 좋다. 


아이콘 시암 지하에는 전통 수상 시장 컨셉의 쑥시암(สุขสยาม)이 있다.
어짜피 우리가 옷이나 소품 사러 온 것도 아니고
더군다나 이번 여행은 어짜피 컨셉이 먹자 투어 아니더냐.
쑥시암으로 가서 먹거리 구경이나 해보자.

먹음직스럽지만 우리 둘이서 먹기는 참 부담스러울 거 같은 랭쎕(เล้งแซ่บ)




카놈 브앙(ขนมเบื้อง)

아니 실내에서 두리안 팔아도 되는 거요? ㅋㅋㅋ


부아로이(บัวลอย)에 들어가는 타피오카 경단들
 
여러가지 궁금한 음식은 많지만 비루한 우리 둘의 배 크기.
아쉽지만 디저트 종류나 좀 먹어보자.
카놈 브앙과 코코넛 밀크에 갖가지 경단을 넣는 부아로이로 선택.
그런데 시원할 줄 알았던 부아로이는 미적지근한 코코넛 밀크로 실패다.
카놈 브앙도 그냥 적당히 달달한 맛. 꼭 사먹을 정도인지는 모르겠네. 
 
새벽부터 움직였다보니 저녁 8시에도 벌써 지친다.
과일 조금만 사고 전철타고 숙소로 돌아가자.
 
태국 전철의 노약자 우선 자리. 승려도 있으니 승노약자 우선인가?

숙소로 돌아와 과일 먹으며 하루를 마무리한다.
양념소금에 과일 찍어먹는데 이거 별미네.
밋밋하거나 살짝 시큼하기만 한 그린 구아바나 그린 망고가
이 소금에 찍어 먹는 순간 신맛이 잡힘과 동시에 단짠 조합이 살아난다. 
예전에 스리랑카에서 보기만 하고 못먹은게 아쉬웠는데 이번에 소원성취.


야, 오늘 많이 걸은 거 알긴 했는데
이 더위에 우리가 3만보를 걸었다고?
새벽부터 움직인 거 아니었어도 지치는게 당연했네 -_-;;; 
 

2026년 7월 3일 금요일

Jin과 Rage의 Bangkok 여행기 - 20240504 (3): 꿩 대신 닭. 게살 오믈렛 대신 팟타이

아쉬운 마음에 굳게 닫힌 철문 앞에서 두리번 거렸다.
그런데 쩨파이 바로 옆가게가 팁사마이(ทิพย์สมัย)네?
팁사마이는 1939년부터 시작한 원조 팟타이 맛집.
꿩 대신 닭이라고 여기서 먹으면 되겠다.

팁사마이 가게 앞

팟타이는 세계 2차 대전 당시 줄어든 쌀 생산량에 대한 대책으로
태국 정부에서 (밥보다 쌀이 덜 필요한) 쌀국수 음식을 권장하면서
일종의 태국 국민 요리로 자리잡은 볶음 국수.
팟타이에도 여러 변형이 있긴 하지만
우리가 익히 아는 새우 기름과 얇은 계란 지단으로 감싼 형태는
팁사마이가 제일 처음 개발한 것으로 유명하다.

가게 앞에 서성거리는 외국인들이 있어서 줄을 선 것인가 싶었는데
가게에 물어보니 바로 들어오라고 그런다.
팁사마이도 대기가 좀 있다고 들었는데
아직 식사시간이 안되서 그런가(오후 4시반) 다행이네.
한편으로 쩨파이 대기줄을 생각하고 일찍 왔던 건데
예상치 못하게 엄청 이른 저녁을 먹게 생겼다.
 
메뉴를 보니 팟타이 종류만도 거진 10가지가 있다.
팁사마이 오리지널인 수퍼브(Superb) 오믈렛 팟타이 하나와
닭고기가 들어간 팟타이 시암 로얄 하나
거기다 팁사마이의 또다른 자랑거리 오렌지 주스 큰 병까지 주문하자.
 

팁사아미의 오렌지주스는 생과일 100%로 유명한데
빨대가 종종 막힐 정도로 생생한 과육을 자랑한다. 
맛있다. 더우니까 더더욱 맛있을 수 밖에 없다.
다만 정말 맛있는데 아마도 단 맛은 (설탕이든 뭐든) 뭔가 가미는 한 거 같다.
그리고 밥값보다 비싼 사악한 가격.
또 놀라운 점은 오렌지주스 가격이 싯가라는 거. 즉, 매일 가격이 바뀐다. 

오늘은 주스 큰 병 하나 200바트(7500원);;;


메뉴가 나오기 전 곁들어 먹을 야채들과 먹는 방법 가이드를 준다.
다른 야채들은 익숙한 것들이다만
겹겹이 있는 누렇고 길다란 것은 뭔가 했더니 바나나 꽃이란다. 
 
숙주, 부추, 바나나 꽃

수퍼브 팟타이 맛있게 먹는 법

잠시후 오믈렛처럼 얇은 계란 지단으로 덮인 수퍼브 팟타이와
양념된 닭고기가 메인인 팟타이 시암 로얄이 나왔다.
 
수퍼브 팟타이

팟타이 시암 로얄

사실 팟타이는 국내의 태국 음식점에서도 흔한지라
이번 여행에서는 안먹어도 상관없다고 생각한 메뉴였는데
그래도 팟타이 하나로 대가가 된 식당은 다르긴 다르네.
한국에서 먹던 팟타이보다 확실히 고급진 맛.
그리고 뭣보다 최고의 킥은 바나나 꽃이었는데
양배추마냥 사각거리는 식감과 기름진 양념을 씻어주면서도
은은하게 나는 향이 팟타이의 매력을 돋워 주었다. 
다만 150바트의 수퍼브 팟타이의 맛이
250바트의 팟타이 시암 로얄보다 낫다는게 함정.

배도 작은 두 사람이 이른 저녁을 먹은 탓에
맛있음에도 불구하고 겨우겨우 꾸역꾸역 먹었다.
아무래도 배를 꺼트리기 위해 좀 걸어야겠다.

마하쩻사다바딘 왕립 파빌리온(ลานพลับพลามหาเจษฎาบดินทร์)
  
민주 기념탑 (อนุสาวรีย์ประชาธิปไตย)

왕실 영빈관으로 사용되는 마하쩻사다바딘 왕립 파빌리온과
민주 기념탑이 있는 로터리까지 지나친 후
우리는 20분만에 배낭 여행객들의 메카 카오산 로드에 도착했다.
그나저나 이 더운 나라에서 오늘 엄청 걷네. 
 

2026년 6월 21일 일요일

Jin과 Rage의 Bangkok 여행기 - 20240504 (2): 이모~ 여기 다리 두 개 교환해주세요

새벽부터 돌아다닌데다가 이미 30도를 넘어간 기온 탓에
이제 고작 오전 10시지만 힘들고 피곤해서 걷기가 힘들다.
마사지 좀 받고 기운을 회복해야겠다.
마침 룸피니 공원 근처에 10시 오픈하는 마사지 샵이 있네.
 
찾아보니 지점이 몇 개 있는 프랜차이즈인 듯?
 
타이 마사지 1시간짜리 2명에 1100 바트(약 4만원).
태국 물가가 많이 올랐다지만 그래도 이정도면 착한 가격.
아내는 벌써부터 1일 1마사지 하자고 하는 중이다.
 

잠시 대기하는 동안 서빙 된 따뜻한 우유 한 잔
왜 따뜻한 우유 줬는지는 알겠다만 더워서 찬 음료가 고프다

 
안내 받아 자리에 앉고 시작된 마사지.
그런데 이전에 받아본 다른 마사지에 비해서 압이 좀 약한 듯했다.
이래서 몸이 좀 풀리려나 그런 걱정을 잠시 하던 중...
정신을 차려보니 이미 마사지가 끝났다.
그렇다. 피곤해서 그냥 1시간 자고 일어난 거다. -_-;

어...그런데 분명 뭔가 하는둥 마는둥 같은 느낌의 마사지였는데
내가 자고 일어난 탓일까? 아니면 마사지사 실력이 좋은 건가?
마치 다리를 새 거로 갈아끼운듯한 이 개운함은 뭐지?
뭐가 됐건 마사지사에게 기분좋게 팁을 줄 수 있게됐다.
 

마사지 끝나고 나서 서빙된 파인애플과 찬 주스.
더위에 지쳐있던지라 쥬스는 원샷! 


플라시보이건 뭐건 기운을 회복했으니 다시 움직이자.
지금 11시니까 이동 시간을 생각하면 점심 먹으러 가도 되겠다.
예전에 방송에서 블루 크랩 쏨땀을 보고 맛이 궁금했었는데
마침 이걸 파는 레 라오(เล ลาว) 식당의 지점이 실롬에 있다.
마사지 샵에서 도보로 20분거리.
대중교통을 타기에도 애매한 거리고 컨디션도 회복했으니 걸어가자.
(이로서 오전 내내 룸피니 공원만 몇번을 가로지르는 삽질을 하는 중...)

룸피니 공원 실롬 전철역 출입구 쪽에 있는 라마 6세 동상

룸피니 공원의 실롬 전철역 쪽 출입구에는 동상이 있는데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까지 재위했던 국왕 라마 6세의 것이다.
웃긴건 태국의 근대화를 주도했던 라마 5세나
쿠테타 마저도 승인을 받아야 할 정도로
70년의 재위기간동안 카리스마를 보였던 라마 9세와는 달리
사치스런 생활로 왕권 몰락을 초래한 암군으로 꼽히는 그이지만 
왕실 모독죄가 있는 태국에선 암군이라도 뭐라할 수 없는게 현실.
(그래서 왕실의 얼굴이 있는 화폐도 구기거나 낙서하면 안된다.)

더운 방콕에서 아침부터 얼마나 걷는 건지 모르겠다.
20분을 걸어 식당에 도착했을 때는 땀이 주룩주룩.
그래도 에어컨 나오는 식당안에 들어오니 이제 좀 살겠다.
 
우리는 짐도 끌고 다니면서 왜 굳이 걸어다녔던가...

우선 블루크랩 쏨땀 하나는 확정이고
오징어 요리 하나와 오믈렛 추가해서 주문 확정.
배 작은 우리한테 많은 양이긴 하지? ㅋ 
 


꽃게장을 워낙 좋아하는 우리라 방송에서 게 쏨땀을 보고 혹했는데
신선한 게가 기본적으로 가진 고소한 맛은 있다만
생각보다 그린 망고 샐러드와의 조합은 그냥 저냥.
오히려 적당히 매큼한 양념 총알오징어 볶음(?)이 맛있네.
오믈렛이야 어짜피 딱 아는 맛 정도.
굳이 애써서 찾아올 건 아니었던 듯. 
 
이제 숙소에 체크인하러 가자.
여지껏 계속 캐리어 끌고 다니느라 힘들었다. -_-;
이번 여행 숙소는 Airbnb로 예약한 레지던스 방콕 파티오(Bangkok Patio).
사남 빠오(สนามเป้า)역 근처라 시암에서 전철 타고 30분여분 걸렸다.
큰길에서 살짝 안쪽 골목으로 들어와야하지만
주변이 다 고급 주택이나 레지던스들이라 동네가 위험해보이진 않는다. 
(경비가 있는 레지던스들도 있었다.)
숙소도 깔끔하니 괜찮네. 1박에 6만원 정도 가격.
 
2시간여 쉬면서 체력을 회복하고 다시 숙소를 나섰다.
저녁을 먹기엔 이르지만 목적지가 엄청난 대기줄을 자랑하기 때문인데
그 곳은 바로 방콕 스트릿 푸드의 제왕 불리는 쩨파이(ร้านเจ๊ไฝ)다.
게살 오믈렛 하나가 1000바트(4만원)라는
태국 물가 대비 무시무시한 가격을 자랑하는 가게지만
고글을 끼고 커다란 웍을 다루는 쩨파이 할머니를 영접하는 것은
방콕 여행객에게 통과의례와 같은 것.
하다못해 밥은 못먹더라도 할머니의 요리하는 모습이라도 구경하고팠다. 

전철을 타고 쌈욧(สามยอด) 역으로 이동한 후 쩨파이로 걸어가자.
그런데...거의 근처에 온 거 같은데 사람들이 안보인다? 

아...안돼...ㅠㅠ

......
아니 쩨파이 할머니
어째 이렇게 칼같이 저희 여행일정 맞춰서 영업 중단입니까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