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3월 1일 일요일

Jin과 Rage의 長崎 가족 여행기 - 20231112 및 후기

3박4일의 일정이 끝나고 집에 돌아가야할 시간이다.
오늘의 조식은 하마마치 상점가의 코메다 커피(コメダ珈琲).
코메다 커피는 프랜차이즈 커피점인데
아침에 커피 주문시 토스트를 무료로 주기 때문에
관광객 입장에선 저렴하게 아침 식사 해결하기가 좋다. 

 
 
나고야에서 시작한 프랜차이즈 답게
코메다 커피의 토스트는 일반적인 버터와 잼 외에도
팥앙금(오구라)이 포함된 나고야식 오구라 토스트를 선택할 수 있다.
사실 코메다 커피는 맛으로 승부하는 곳은 아닌지라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아침 식사할 수 있는 것에 만족하자. 

식사 후 숙소에 돌아와서 체크아웃을 하고
나가사키 버스터미널로 가서 공항가는 버스를 타자.
 
6년전 여행을 기반으로 부모님께 가이드를 하기 위해 들렀던 나가사키.
일본 여행 처음으로 교통체증으로 인해 일정이 어그러지는 부분이 있었지만
그래도 이후로는 만족스러운 여행이 되었고
우리도 시마바라라는 새로운 곳을 방문한 수 있었어서 좋았다.
굳이 아쉽다면 일본 최고의 소면 생산지라는
미나미시마바라를 가지 못한 것 정도?
구마모토에서 시마바라로 가는 페리가 있으니
다음에 기회가 되면 구마모토 통해서 들러볼까보다.
 
PS. 한국에 돌아와서 카스테라 3종 세트 시식회를 가졌다.
이전까지 유명 3대 브랜드인 후쿠사야, 분메이도, 쇼오켄을 사먹어봤는데
이중에서는 계란 향이나 식감에서 모두 후쿠사야의 근소한 우위였었다.
그래서 역시 원조는 원조인가 생각해왔는데...
(후쿠사야는 일본 카스테라의 원조.)
 
왼쪽부터 마쓰이 시니세, 이와나가 바이주켄, 후쿠사야

오른쪽부터 마쓰이 시니세, 이와나가 바이주켄, 후쿠사야

하지만 이와나가 바이주켄과 마쓰이 시니세의 카스테라를 먹는 순간
우리에게 최고의 카스테라 자리는 곧바로 바껴버렸다.
계란 향의 진함과 부드럽고 포슬한 식감 모두 후쿠사야가 참패.
마쓰이 시니세가 더 진한 계란향으로 내 맘에 들었으나
아내는 이게 조금 과하게 느껴져서 이와나가 바이주켄을 선호했고 
식감에선 마쓰이 시니세의 약간 더 눅진 쩐득한 느낌보다
이와나가 바이주켄의 부드러우면서도 포슬한 느낌을 우리 모두 선호.
최종적으로 이와나가 바이주켄이 우리에게 최고의 카스테라가 되었고
후쿠사야는 일본 대도시에서 쉽게 살 수 있다는 것만 장점이게 되었다.
이로 인해 우리는 더이상 후쿠사야 카스테라는 사지 않을 거 같다......
미안. 후쿠사야 ㅠㅠ 
 

2026년 2월 8일 일요일

Jin과 Rage의 長崎 가족 여행기 - 20231111 (2): 島原의 역사를 담고 있는 음식 具雑煮

관광안내소를 나와서 시마바라 성이 있는 북쪽으로 향해 걸었다.
10분정도 걸어서 시청을 지나 도착한 곳은 이노하라 카나모노텐(猪原金物店).
1877년부터 영업을 시작한 규슈에서 두번째로 오래된 철물점이다.
단순히 오래된 상점이 아니라 일본 유형문화재로도 등재된 곳.
 
 

물론 문화재라해도 어쨋건 철물점인지라
가게 안으로 들어서니 온갖 일상 잡화들이 잔뜩 진열되어있다.
여기까지는 우리네 흔한 철물점과 다를 바 없으나
이 철물점의 진짜 구경거리는 칼이다.
(우리가 가게에 들어갔을 때도 한편에서 직원이 숫돌에 칼을 갈고 있었다.)
다만 그나마 무난한 민무늬 주방용 칼도 하나 몇만원이고
다마스쿠스 칼처럼 무늬가 아름다운 단조검은 수십만원.
일본 칼이 유명은 하다만 기념으로 사기엔 조금 부담스럽긴 하다.



다양한 슈리켄도 파네. 닌자 고객도 있나?
 
어머니가 일본칼에 관심 가지실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나이가 드셔서인지 가격이 부담스러워서인지 금새 관심을 접으신다. 
철물점 구경은 끝내고 점심이나 먹으러 가자.
오늘 점심 메뉴는 시마바라 향토 음식인 구조니(具雑煮).
구조니 맛집인 히메마츠야(姫松屋)가 멀지 않으니 걸어가자.
 
식당 가는 길 중간에 보이던 시마바라 성
 
히메마츠야에 도착했더니 주말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
식당에 주차장이 따로 있으니 부모님과 아내는 가게에서 기다리고
나는 그동안 식당으로 차를 가지고 와야겠다.
 
서둘러 이온으로 가서 차를 가지고 식당에 돌아왔다만
20여분이 지난 그제서야 대기가 끝나서 식당에 들어갔다.
얼마나 맛집이길레 이 작은 도시의 식당이 이렇게 인기인가?

히메마츠야 본점. 200년 넘게 운영되고 있는 구조니 전문점이다

구조니 또한 시마바라 반란과 연관이 있는데
바로 시마바라 반란 때 농민군이 먹었던 음식이 구조니다.
일본의 설날 음식인 떡국 조니에 여러 다른 재료가 가미된 것인데
현재의 구조니는 가쓰오부시 국물에 장어, 어묵, 두부, 버섯 등이 들어가고
떡은 맵쌀 떡을 쓰는 우리네 떡국과는 다르게 찰떡을 쓴다.
(찰떡은 구조니만의 특징이 아니라 조니가 원래 그렇다.)
 
구조니 정식

반란군이 성에서 농성하며 먹은 음식이었으니
구해지는 재료들로 잡탕처럼 끓여 먹었던 것이었을텐데
지금의 우리 앞에 나온 구조니 정식은 호화롭기 그지 없다.
가쓰오부시 국물에 장어, 어묵, 버슷 등이 있으니
국물맛은 담백 시원하면서도 진한 감칠맛이 난다.
다만 떡이 찰떡이라 약간 퍼진듯 익어 나오는데
탱글한 가래떡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살짝 쫀득+쩐득거리는 식감을 떡국에서 느끼는게 생소할 수 있겠다.
어머니가 가래떡을 좋아하시는지라 이게 약간 맘에 걸렸는데
의외로 어머니는 이런 찰떡의 질감마저도 좋다며 맛있어하셨다.
 
성공적인 점심 식사를 한 후
차는 잠시 식당 주차장에 두고 근처에 가게 한 곳을 들러보자.
대놓고 이름에 노포가 들어있는 마쓰이 시니세(松井老舗)는
무려 400년이 넘는 역사의 카스테라 가게. 
 
간판도 없고 수수한 외관의 이 가게를
누가 400년 전통의 가게라고 생각하겠나
 

마쓰이 시니세의 카스테라는 나가사키의 카스테라와는 달리
(시마바라도 나가사키 현 안에 들어가긴 하지만...)
밀가루를 줄이고 계란의 양을 더 늘여서 만든 것이 특징이라고 한다.
또한 계란의 노른자와 흰자 비율을 5대3으로 맞춘
고잔야키(五三焼) 카스테라의 원조라나?
여기서도 집에 가서 맛볼것들 몇개를 사가자.
누가 보면 카스테라에 미친 가족같겠지만
그래도 여기와서 카스테라 투어 안돌면 어디서 이런걸 해보겠나 ㅋ
 
다시 히메마츠야로 돌아와서 차를 타고 나가사키로 돌아가자.
1시간여를 달려 돌아온 나가사키에서의 숙소는 첫날 묵었던 호텔 H2.
숙소에 도착한 후 쉬었다가 저녁먹고 목욕하고 오늘 일정을 끝내면 되겠다.
부모님이 피곤해 하시니 저녁 식사는 멀리가지 말고
숙소 맞은편 하마마치(浜町) 상점가의 마루가메 제면(丸亀製麺)에서 먹자.
한때 우리나라에도 들어왔던 평범한 우동 프랜차이즈이건만
부모님은 꽤나 맛있다며 드셨으니 뭐 그거로 됐네.
 

2026년 1월 31일 토요일

Jin과 Rage의 長崎 가족 여행기 - 20231111 (1): 처참한 과거를 뒤로 하고 잉어 떼가 헤엄치는 깨끗하고 조용한 마을

개운하게 일어난 셋째날 아침.
일어났으면 씻고 밥먹으러 가야지. 
 
어제 저녁만큼은 아니지만 조식 메뉴도 글자가 빼곡하다.
그리고 코스였던 저녁과 달리 조식은 한 상에 다 나오니
어떤 면으로는 더 화려하고 푸짐해 보인다.
 


어제 석식도, 오늘 조식도, 흠 잡을 거 없이 만족스럽다.
미야자키 료칸 조식에서 빠지지 않고 항상 나오는 것이 있는데
바로 운젠의 온천수로 만드는 수제 두부. 
두부는 온천수로 만들어서 그런지 보들보들 녹아내리듯 부드럽네.
다른 음식들도 모두 정갈하고 간도 슴슴해서 재료 본연의 맛이 잘느껴져서
(다른 식구들도 맘에 들어 했지만) 누구보다도 아내님이 엄청 잘 먹는다.
 
운젠을 떠나기 전에 동네 구경을 하고 가자. 
 
지옥의 열기는 길냥이의 훌륭한 난방시설......


길가를 뒤덮은 자욱한 지옥 연기
 
이제 운젠을 떠날 시간.
다음 목적지는 운젠의 동쪽에 있는 소도시 시마바라(島原).
나가사키를 여행지로 정하고 나니
우리가 들렀던 코스를 다니면 부모님 가이드하기 편하겠다 생각은 했지만
기왕 여기까지 와서 우리도 새로운 지역을 못들르는 것도 아쉬우니
추가로 어딜 들를까 찾다가 추가한 코스가 시미바라였다. 
 
30분정도 꼬불꼬불 산길을 내려와 시마바라에는 들어왔다만
동네 구경을 하려면 어딘가 주차를 해야할텐데
어디 주차할 만한 데가 없나 두리번거리던 중
커다란 이온(AEON, 일본 쇼핑몰 브랜드)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방 소도시 하나로 마트에서 주차비가 무료이듯
아무리 일본이라도 여기서는 주차비는 안받겠지?
만약 필요하면 뭐라도 값 싼 거 하나라도 사면 되겠지. 고고.
 
주차를 하고 동네 구경을 가려는데...
정작 부모님은 마트 구경을 가자신다. -_-;;;
그래 뭐 자유여행의 묘미는 이런거 아니더냐.
계획은 틀어져야 제 맛이지.
 
뭐 마트가 마트지 다를 게 있나...
 
시마바라도 나가시키현인지라 마트에서도 카스테라를 잔뜩 판다.
종류가 다양하긴 한데 원래 이런 옵션질은 본상품이 후달릴 때 하는 것.
그냥 구경만 하자. 
 

소금, 말차, 치즈, 초코 등등

 
부모님도 여기서는 눈에 띄는게 없으신 듯.
이제는 진짜 시마바라 구경하러 가봅시다. 

이온에서 한블럭 뒤로 가면 코이노요오구마치(鯉の泳ぐまち)가 있다.
우리말로 번역하면 잉어가 헤엄치는 마을.
도심 한복판 주택가를 따라 흐르는 수로를 흐르는 맑은 물에서
팔뚝만한 비단잉어들이 떼지어 헤엄치고 있다.
알고보니 시마바라는 일본에서 물의 도시라고 불린다나?
그만큼 마을을 흐르는 맑은 물이 자랑인 곳. 


물도 깨끗하지만 수로 또한 이끼 마저 없이 깨끗하다

 
유유자적 헤엄치는 잉어들 구경은 곳곳에 있는 쉼터에서도 가능하지만
우리는 이 곳의 풍부한 맑은 물을 이용해 연못과 정원을 조성한
시메이소(四明荘)라는 곳에 들러서 차도 한 잔 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입장료 내고 들어가야함을 안 부모님은 우리 둘만 갔다오라신다.;;;
그렇다고 진짜 우리 둘만 들어갈 수 있겠나.
억지로 부모님을 끌고 들어갈 수도 없는 노릇이니
시메이소는 그냥 사진으로나 감상하고 말아야겠다. 
 
시메이소 입구......

코이노요오구마치 중간에 관광안내소가 있어서 들어갔다.
관광안내소 내에 들어가니 전시된 크래프트 맥주가 눈에 띄는데
시마바라 반란(Shimabara Rebellion)이란 브랜드의 느낌이 강렬하다. 
 

왜 굳이 반란이란 강렬한 이름을 썼나 궁금했는데
찾아보니 시마바라 반란은 일본 역사에서 꽤나 중요한 사건이다.
나가사키와 시마바라 지역은 기독교인이 많았으나
에도 막부가 들어선 후에 기독교 탄압이 심해진데다 폭정까지 더해졌고
(운젠의 온천지구가 지옥이라 불리는 이유도
이 당시에 기독교인들을 펄펄 끓는 온천물로 고문했기 때문이다) 
결국 견디지 못한 기독교인 농민들이 난을 일으켰으나
내통자였던 단 한명을 제외한 수만명 전원이 사망했는데
막부군도 만여명 이상 막대한 피해를 입었던 지라
오죽하면 이 변방 시마바라를 쇼군인 도쿠카와 가의 방계 가문에게 맡겼다.
(당연히 더 철저한 탄압을 하기 위함이었다.) 
 
고즈넉하고 정감있는 물의 도시의 처절한 과거사를
맥주 라벨 덕분에(?) 알게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