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2월 27일 일요일

Jin과 Rage의 関西 여행기 - 20150102 (1) : 奈良 공원의 지배자, 사슴들

세째날 아침.
오늘부터는 친구네와 헤어져 둘이서만 다닌다.
친구네는 귀국 전에 오사카 시내를 돌아다닌다고 했고
우리는 나라(奈良)에 갔다 오기로 했다.

뭐라도 연 가게가 있겠거니 싶어서 다시 도톤보리로 향했다가
결국 킨류라멘에서 아침식사를 해결했다.



그런데 전날 교토에서 먹었던 라멘과는 다르게
킨류라멘은 느끼해서 영 입맛에 안맞네. (나름 느끼한거 잘 먹는데...)
아침이라 그런가?

JR난바(難波)역에서 기차를 타고 50분정도 걸려서 나라 역에 도착했다.


설날 연휴라 그런지 10시 반 임에도 한적했던 나라 역

나라 공원의 사슴들로 유명한만큼
역사를 나서는 에스컬레이터에서부터 사슴 캐릭터를 만났다.



곧장 공원으로 가자.

나라 공원이 나라 시의 대표적 관광지인 만큼
공원으로 가는 길 산죠도리(三条通り)는 기념품점과 과자점이 많다.
길을 가던 중 만난 떡집인 나카다니도(中谷堂)에서는
아침부터 열심히 떡메를 치길레 잠시 서서 구경했다.
흥겨운 두 아저씨의 구령 소리에 떡 맛이 궁금해져 구입.
갓 만든 찹쌀떡이 상당히 부드러우면서도 몽글몽글하다.
다만 그런 만큼 쫀득한 식감을 원하는 사람에게는 안맞을지도.



나라역에서 출발한지 거의 20분쯤 되자
사루사와 연못(猿沢池 사루사와 이케)이 보인다.
이제 나라 공원에 도착했구나.



사루사와 연못에서 왼쪽 오르막길로 올라가면 고후쿠지(興福寺)다.
669년에 세웠던 사찰이 고후쿠지의 기원으로
두번의 이전 끝에 710년에 현재의 위치로 옮겨진 것인데
나라의 많은 다른 유적들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포함되었다.

사찰로 올라가니 육각형 건물인 난엔도(南円堂)가 보이고
오른쪽을 보면 고호쿠지의 토콘도(東金堂 동금당)와 오층탑이 보인다.




토콘도와 오층탑은 모두 국보로 지정되어있다

하지만 우리의 방문 목적은 유적 구경이 아니라 사슴 구경...
고후쿠지에 들어서니 그 유명한 사슴깡패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사람들 주변에서 삥 뜯을 준비하는 사슴들

집에서 강아지를 10여년째 키우고 있으니 별 상관없을줄 알았는데
의외로 아내는 사슴 곁에 가기를 무서워했다.


자세히 보면 손이 사슴에 닿지 않았다 -_-;;;

다들 누가 먹이 줄까 싶어서 사람 곁을 기웃거리는데
유달리 한 마리는 가만히 앉아 지켜보기만 하고 있었다.
아마도 다리를 다친 걸까?



사슴 먹이용 전병(센베이)를 곳곳의 노점상들이 팔고 있는데
사슴들은 희한하게도 노점상한테는 다가가지 않고
센베이를 산 손님들에게만 달려든다.
뭔가 카르텔이 형성되어 있는 듯한 느낌이다. -_-;


토콘도와 오층탑 앞에 가서

좀 더 공원 안쪽으로 걸어 들어가보자.

Jin과 Rage의 関西 여행기 - 20150101 (3) : 함박눈 펑펑 내리던 신년의 京都

분명히 아침에 교토 타워를 올라갈 때만 해도 맑았고
우리가 기요미즈데라를 나설 무렵만 해도 흐리기만 하던 하늘이었는데
버스를 타고 3정거장, 10여분 이동한 뒤
야사카 신사 앞 기온(祇園) 거리에서 하차를 했을 때는
하늘에서 함박눈이 펑펑 내리고 있었다.

점심 때라 배도 고프고 눈도 피할겸 근처에 식당을 찾아봤다
우리가 내린 버스 정류장 바로 앞에 있던
쿄멘(京めん)이 꽤 유명한 맛집인 걸 찾았지만
이미 줄 서서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이 보여서 포기.
그래서 그 바로 옆에 있는 조그만 라멘 가게에 무작정 들어갔다.
문을 열고보니 7~8명 겨우 앉을 바 형태의 가게.
주인장은 영어를 못하니 겨우겨우 읽어낸 메뉴판을 보고 주문했다.

4명이서 테루라멘(テールラーメン) 4그릇에 2그릇은 고기 추가.





기대는 커녕 막무가내로 들어온 조그만 가게인데
예상 외로 꽤나 괜찮은 맛이어서 만족스런 식사였다.
메뉴가 왜 꼬리(テール 테루) 라멘인가 했는데
가게 이름이 싯포(しっぽ=꼬리)였네.
아마도 돼지 꼬리로 우려낸 국물을 사용하는 걸까?

식사를 하고 부디 눈발이 잦아들었기를 기대헀지만
가게 문을 여는 순간 우리의 기대는 여지없이 무너졌다.


갑자기 눈이 펑펑 내리던 야사카 신사 앞에서

원래 다음 목적지는 금각사(金閣寺)였는데
멀쩡한 날에도 50분을 가야할 거리를 생각하면
폭설에 가까운 함박눈을 맞으며 이동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
어쩔 수 없이 기온 거리에 있는 카페로 피신했다.
(사람이 많아 앉을 자리가 있는 카페를 찾는 것도 힘들었다.)

카페에서 따뜻한 음료를 마시며 한시간 정도 있었지만 눈은 여전히 펑펑.
우선 눈앞에 보이는 요지야(よーじや) 본점에 들르자.


가운데 하얀색 건물이 요지야(よーじや) 본점

요지야는 100년 넘은 미용 소품점으로. 기름종이가 간판 제품.
지인들에게 선물할 것들을 쇼핑한 후 우리는 기온 거리로 나섰다.
펑펑 내리는 함박눈과 기온의 전통 가옥들이 아름다운 풍경을 안겨주었다.







흰 눈 내린 기온의 길은 아름다웠만 더이상은 추워서 안되겠다.
어짜피 더 이상의 교토 관광은 그른 것 같으니
얼른 버스로 교토 역에 가서 오사카(大阪)로 가는 기차를 타자.

오사카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저녁이 되었다.
각자의 숙소에 가서 (오사카에서는 친구네 커플과 따로 숙소를 잡았다)
짐을 풀고 도톤보리(道頓堀) 쪽에서 만나 식사를 하기로 했다.
우리의 숙소는 라 콩고(La Kongo) 게스트 하우스의 도미토리 룸.
그런데 게스트 하우스 측에서 뭔가 예약 관리가 잘못되었는지
도미토리 쪽에 자리가 없으니 2인실에서 하루 지내게 해주었다. 럭키!
(우리는 이 곳에서 2박을 할 예정이다)

짐을 숙소에 가져다 두고는 도톤보리로 가서 친구네와 다시 합류했다.

오늘도 화려한 조명들이 빛나는 도톤보리 강

신년이라 쉬는 가게가 많다고 하지만
수많은 관광객이 오가는 도톤보리와는 전혀 상관없는 얘기.
대부분의 가게들이 정상 영업하고 있었다.

여전히 달리고 있는 글리코맨

카니도라쿠(かに道楽)는 게가 다팔렸는지 조기 영업 종료

복어 요리점 타요시(たよし).
사진에 안나왔지만 이 가게 왼편에는 최초의 회전초밥집인
겐로쿠스
시(元禄寿司)가 있다

황금용 킨류라멘(金龍ラーメン)

유명하다 싶은 가게들은 죄다 줄 서서 기다리고 있다.
더 이상 추위 속에서 떨기도 싫었고
허기도 얼른 해결하고 싶었던 우리는
도톤보리의 이곳 저곳을 다니다가 눈에 띈
규동집 체인점인 요시노야(吉野家)에서 식사를 해결했다.
식사 후에 카페에서 따뜻한 커피 한 잔 하고
이제 내일의 일정을 위해 숙소에 들어가서 쉬자.

@ 찾아보니 요시노야는 문제의 '먹어서 응원하자'에 참여중이다.
 제길...OTZ

2015년 12월 18일 금요일

Jin과 Rage의 関西 여행기 - 20150101 (2) : 흉이여 사라져라~


호텔에서 다시 친구네와 만난 다음 체크아웃 하고 길을 나섰다.
우리가 묵은 호텔에서 준 교토 타워 전망대 무료 티켓이 있으니
올라가서 교토 시내 전망 구경을 한번 해보자.



시내에는 조그만 야산 하나 없는 교토다보니
전망대에서 멀리까지 한 눈에 다 보인다.





10여분간 전망 구경을 하고는 내려가서 다시 역 앞으로 갔다.
역 앞에서 버스를 타고 이제 기요미즈데라(清水寺)를 가자.
기요미즈데라를 가려면 교토역에서 버스를 타고 15분 정도 가서
다시 오르막길을 10여분 정도 걸어올라가야 한다.


오르막길이라서 아내가 타고 싶어했던 인력거

아침에 들렀던 후시미 이나리 타이샤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길을 메우고 있다.
물론 후시미 이나리 타이샤도 지금 가면 이렇게 미어 터지겠지.



걷다보니 어느새 다 올라온 것 같다. 붉은 인왕문이 보인다.
뒤쪽에 삼층탑은 공사중이라 장막으로 싸여있네.



바로 본당으로 가자.
본당으로 가보니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는데
길흉을 점치는 제비 오미쿠지(おみくじ)를 뽑는 줄을 선 것이었다.
우리도 줄 서서 각자 100엔씩 들여서 제비를 뽑았다.



제비 뽑은 뒤 내가 뽑은 제비에 해당하는 길흉이 적힌 종이를 바로 준다.
오미쿠지에 적힌 길흉을 좋고 나쁜 순서대로 나열하면
대길(大吉), 길(吉), 중길(中吉), 소길(小吉), 반길(半吉),
말길(末吉), 말소길(末小吉), 평(平), 흉(凶), 소흉(小凶),
반흉(半凶), 말흉(末凶), 대흉(大凶) 순이다.


아내는 길, 나는 말길


친구 아내는 그 뽑기 힘들다는 흉을 뽑았다 -_-;;;

오미쿠지를 뽑아본 후 사찰의 안쪽으로 더 들어가봤다.
우리나라에서 사찰 내에 산신당이 있는 것처럼
기요미즈데라에도 조그만 신사가 있다.


새해 첫 날이라 그런지 기모노 입은 사람들이 많았다

신사에 들어가니 조그만 물통과 종이 인형이 보인다.
자신 이름과 갖고 있는 근심을 종이 인형에 적어서 물에 넣으면
인형이 물에 녹으면서 근심도 가져간다고 한다.



아내와 나는 이런게 있는가보다 하고 그냥 지나쳤는데
친구 아내는 "清水寺에서 凶을 뽑았다"를 적어서 물에 녹였다. ㅋㅋ



신사에서 다시 나오니 (오미코지를 뽑은) 본당과
그 본당을 받치고 있는 10여m 높이의 느티나무 기둥이 보인다.





잠시 구경을 하고는 이제 걸어내려갈 차례.
내려가는 길에도 사람들이 많이 모인 곳이 있는데
기요미즈데라 이름의 근원이 되는 오토와 폭포(音羽瀑布)가 있는 곳이다.
오토와 폭포는 세갈래로 나누어져 떨어지고 있는데
이 물을 마시면 길운이 따른다는 얘기가 있다.



친구는 그냥 구경하겠다 하고 나머지 3명은 물을 마시기 위해 줄을 섰다.
물을 마시는 법은 아까 후시미 이나리 타이샤에서와 동일.
왼손 씻고 오른손 씻고 왼손으로 물 받아 마시기.


그놈의 길운이 뭐라고...손이 너무 시려웠다. -_-

이제 기요미즈데라 구경을 마치고 다음 행선지로 향할 차례.

Jin과 Rage의 関西 여행기 - 20150101 (1) : 다른 세상으로 이끄는 붉은 터널

친구(같이 여행 온 친구 말고)에게서 들은 얘기로는
야사카 신사(八坂神社)에서 하는 신년맞이 행사가 볼만하다는데
날이 춥기도 했고 피곤해해서 전날 일찍 잠들었다.
그러다 무슨 소리가 나서 잠에서 깼는데
0시 정각이라 사람들이 환호하는 소리였나보다.
(시계도 거의 정각이었다)
아내와 잠결에 Happy New Year를 얘기하곤 다시 꿈나라.

그리고 이제 2015년의 첫날.
우리는 아침 일찍 일어나 호텔을 나섰다.
호텔에서 15분 거리에 있는
후시미 이나리 타이샤(伏見稲荷大社)를 들르기 위해서다.
후시미 이나리 타이샤는 이나리 신을 모시는 신사들의 총본산.
교토역에서 나라선(奈良線)을 따라 3정거장 떨어져 있는
이나리 역 바로 앞에 있다.


이나리 역을 나서면 바로 커다란 도리이(鳥居)가 보인다

아침부터 사람들이 꽤 많다.
알고보니 이 신사가 간사이 지역 내에서는
새해 첫 참배객이 가장 많은 곳이다.
일본 전국으로 쳐도 3~4번째에 드는 곳.
그러니 새해 첫 날인 오늘 이렇게 사람이 많을 수 밖에.



본당 근처에 오니 손 씻는 곳이 보인다.
일본 신사는 참배 전에 손과 입을 씻는 것이 규율이다.
씻는 방법도 그려져 있는데
국자를 이용해서 왼손, 오른손을 각각 씻은 다음
깨끗해진 왼손에 물을 받아 입을 씻으면 된다.
(국자를 입에 대면 안된다)



손 씻는 방법

우리가 참배하러 온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경험상 따라보자.
날이 차니 손이 시렵네. -_-

이제 본당으로 입장~


모두 술이다

신사에 들어서니 바로 눈에 띄는 것은 엄청나게 쌓인 술들.
이곳에서 모시는 이나리 신은 곡물과 성공의 신인데
곡물로 술을 빚기에 술의 신으로도 여겨진다.
그래서 갖가지 술들이 이렇게 바쳐져 있는 것.

사실 우리가 후시미 이나리 타이샤를 들른 것은
다른 볼거리 때문이다.
앞서 얘기했듯이 이나리 신은 성공의 신이기때문에
수많은 기업 혹은 사람들이 성공을 기원하며
이곳에 수천개의 도리이들을 봉납했고
이 붉은 도리이들이 촘촘히 이어져
센본 도리이(千本鳥居)라고 불리는 터널을 만들었다.


[cine21.co펌] 영화 '게이샤의 추억'에서도 볼 수 있다


센본 도리이(千本鳥居)의 시작


처음엔 약간 듬성듬성이었지만 이내 촘촘한 도리이 터널이 나타났다

붉은 터널 속을 걷고 있으니
많은 사람들 속에 있음에도 다른 세상에 온 듯한 느낌이다.
잠시 주변에 사람이 없기라도 하면
마치 꿈 속에서 도리이 터널 속을 걷고 있는 듯한 기분.


산 정상까지 도리이로 된 터널이 이루어져 있다

신사 뒤의 산 정상까지 도리이로 된 터널이 만들어져 있다.
이를 다 돌면 2시간 가까이 걸리므로 우리에겐 무리.
오쿠샤 호우하이소(奧社奉拝所)까지만 구경하고 돌아가자.
오쿠샤 호우하이소에서는 수많은 여우 팻말을 볼 수 있다.
이나리 신의 전령이 여우이기 때문에 여우 팻말에 소원을 적나보다.


중간에 '도박묵시록 카이지' 캐릭터가 보이지만 무시하자...

본당쪽으로 와보니 또 다른 길이 있어 들러봤다.
아마도 센본 도리이쪽에서 내려오는 또다른 길인 듯하다.
가다보니 두 개의 여우 상이 보여서 찰칵.
그런데 두 여우가 물고 있는 것이 다르네. 뭘까? 



다시 호텔로 돌아가기 위해 이나리 역으로 가는 길에
길에서 파는 야끼 우동으로 아침 식사를 대신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