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3일 금요일

Jin과 Rage의 Bangkok 여행기 - 20240504 (3): 꿩 대신 닭. 게살 오믈렛 대신 팟타이

아쉬운 마음에 굳게 닫힌 철문 앞에서 두리번 거렸다.
그런데 쩨파이 바로 옆가게가 팁사마이(ทิพย์สมัย)네?
팁사마이는 1939년부터 시작한 원조 팟타이 맛집.
꿩 대신 닭이라고 여기서 먹으면 되겠다.

팁사마이 가게 앞

팟타이는 세계 2차 대전 당시 줄어든 쌀 생산량에 대한 대책으로
태국 정부에서 (밥보다 쌀이 덜 필요한) 쌀국수 음식을 권장하면서
일종의 태국 국민 요리로 자리잡은 볶음 국수.
팟타이에도 여러 변형이 있긴 하지만
우리가 익히 아는 새우 기름과 얇은 계란 지단으로 감싼 형태는
팁사마이가 제일 처음 개발한 것으로 유명하다.

가게 앞에 서성거리는 외국인들이 있어서 줄을 선 것인가 싶었는데
가게에 물어보니 바로 들어오라고 그런다.
팁사마이도 대기가 좀 있다고 들었는데
아직 식사시간이 안되서 그런가(오후 4시반) 다행이네.
한편으로 쩨파이 대기줄을 생각하고 일찍 왔던 건데
예상치 못하게 엄청 이른 저녁을 먹게 생겼다.
 
메뉴를 보니 팟타이 종류만도 거진 10가지가 있다.
팁사마이 오리지널인 수퍼브(Superb) 오믈렛 팟타이 하나와
닭고기가 들어간 팟타이 시암 로얄 하나
거기다 팁사마이의 또다른 자랑거리 오렌지 주스 큰 병까지 주문하자.
 

팁사아미의 오렌지주스는 생과일 100%로 유명한데
빨대가 종종 막힐 정도로 생생한 과육을 자랑한다. 
맛있다. 더우니까 더더욱 맛있을 수 밖에 없다.
다만 정말 맛있는데 아마도 단 맛은 (설탕이든 뭐든) 뭔가 가미는 한 거 같다.
그리고 밥값보다 비싼 사악한 가격.
또 놀라운 점은 오렌지주스 가격이 싯가라는 거. 즉, 매일 가격이 바뀐다. 

오늘은 주스 큰 병 하나 200바트(7500원);;;


메뉴가 나오기 전 곁들어 먹을 야채들과 먹는 방법 가이드를 준다.
다른 야채들은 익숙한 것들이다만
겹겹이 있는 누렇고 길다란 것은 뭔가 했더니 바나나 꽃이란다. 
 
숙주, 부추, 바나나 꽃

수퍼브 팟타이 맛있게 먹는 법

잠시후 오믈렛처럼 얇은 계란 지단으로 덮인 수퍼브 팟타이와
양념된 닭고기가 메인인 팟타이 시암 로얄이 나왔다.
 
수퍼브 팟타이

팟타이 시암 로얄

사실 팟타이는 국내의 태국 음식점에서도 흔한지라
이번 여행에서는 안먹어도 상관없다고 생각한 메뉴였는데
그래도 팟타이 하나로 대가가 된 식당은 다르긴 다르네.
한국에서 먹던 팟타이보다 확실히 고급진 맛.
그리고 뭣보다 최고의 킥은 바나나 꽃이었는데
양배추마냥 사각거리는 식감과 기름진 양념을 씻어주면서도
은은하게 나는 향이 팟타이의 매력을 돋워 주었다. 
다만 150바트의 수퍼브 팟타이의 맛이
250바트의 팟타이 시암 로얄보다 낫다는게 함정.

배도 작은 두 사람이 이른 저녁을 먹은 탓에
맛있음에도 불구하고 겨우겨우 꾸역꾸역 먹었다.
아무래도 배를 꺼트리기 위해 좀 걸어야겠다.

마하쩻사다바딘 왕립 파빌리온(ลานพลับพลามหาเจษฎาบดินทร์)
  
민주 기념탑 (อนุสาวรีย์ประชาธิปไตย)

왕실 영빈관으로 사용되는 마하쩻사다바딘 왕립 파빌리온과
민주 기념탑이 있는 로터리까지 지나친 후
우리는 20분만에 배낭 여행객들의 메카 카오산 로드에 도착했다.
그나저나 이 더운 나라에서 오늘 엄청 걷네. 
 

2026년 6월 21일 일요일

Jin과 Rage의 Bangkok 여행기 - 20240504 (2): 이모~ 여기 다리 두 개 교환해주세요

새벽부터 돌아다닌데다가 이미 30도를 넘어간 기온 탓에
이제 고작 오전 10시지만 힘들고 피곤해서 걷기가 힘들다.
마사지 좀 받고 기운을 회복해야겠다.
마침 룸피니 공원 근처에 10시 오픈하는 마사지 샵이 있네.
 
찾아보니 지점이 몇 개 있는 프랜차이즈인 듯?
 
타이 마사지 1시간짜리 2명에 1100 바트(약 4만원).
태국 물가가 많이 올랐다지만 그래도 이정도면 착한 가격.
아내는 벌써부터 1일 1마사지 하자고 하는 중이다.
 

잠시 대기하는 동안 서빙 된 따뜻한 우유 한 잔
왜 따뜻한 우유 줬는지는 알겠다만 더워서 찬 음료가 고프다

 
안내 받아 자리에 앉고 시작된 마사지.
그런데 이전에 받아본 다른 마사지에 비해서 압이 좀 약한 듯했다.
이래서 몸이 좀 풀리려나 그런 걱정을 잠시 하던 중...
정신을 차려보니 이미 마사지가 끝났다.
그렇다. 피곤해서 그냥 1시간 자고 일어난 거다. -_-;

어...그런데 분명 뭔가 하는둥 마는둥 같은 느낌의 마사지였는데
내가 자고 일어난 탓일까? 아니면 마사지사 실력이 좋은 건가?
마치 다리를 새 거로 갈아끼운듯한 이 개운함은 뭐지?
뭐가 됐건 마사지사에게 기분좋게 팁을 줄 수 있게됐다.
 

마사지 끝나고 나서 서빙된 파인애플과 찬 주스.
더위에 지쳐있던지라 쥬스는 원샷! 


플라시보이건 뭐건 기운을 회복했으니 다시 움직이자.
지금 11시니까 이동 시간을 생각하면 점심 먹으러 가도 되겠다.
예전에 방송에서 블루 크랩 쏨땀을 보고 맛이 궁금했었는데
마침 이걸 파는 레 라오(เล ลาว) 식당의 지점이 실롬에 있다.
마사지 샵에서 도보로 20분거리.
대중교통을 타기에도 애매한 거리고 컨디션도 회복했으니 걸어가자.
(이로서 오전 내내 룸피니 공원만 몇번을 가로지르는 삽질을 하는 중...)

룸피니 공원 실롬 전철역 출입구 쪽에 있는 라마 6세 동상

룸피니 공원의 실롬 전철역 쪽 출입구에는 동상이 있는데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까지 재위했던 국왕 라마 6세의 것이다.
웃긴건 태국의 근대화를 주도했던 라마 5세나
쿠테타 마저도 승인을 받아야 할 정도로
70년의 재위기간동안 카리스마를 보였던 라마 9세와는 달리
사치스런 생활로 왕권 몰락을 초래한 암군으로 꼽히는 그이지만 
왕실 모독죄가 있는 태국에선 암군이라도 뭐라할 수 없는게 현실.
(그래서 왕실의 얼굴이 있는 화폐도 구기거나 낙서하면 안된다.)

더운 방콕에서 아침부터 얼마나 걷는 건지 모르겠다.
20분을 걸어 식당에 도착했을 때는 땀이 주룩주룩.
그래도 에어컨 나오는 식당안에 들어오니 이제 좀 살겠다.
 
우리는 짐도 끌고 다니면서 왜 굳이 걸어다녔던가...

우선 블루크랩 쏨땀 하나는 확정이고
오징어 요리 하나와 오믈렛 추가해서 주문 확정.
배 작은 우리한테 많은 양이긴 하지? ㅋ 
 


꽃게장을 워낙 좋아하는 우리라 방송에서 게 쏨땀을 보고 혹했는데
신선한 게가 기본적으로 가진 고소한 맛은 있다만
생각보다 그린 망고 샐러드와의 조합은 그냥 저냥.
오히려 적당히 매큼한 양념 총알오징어 볶음(?)이 맛있네.
오믈렛이야 어짜피 딱 아는 맛 정도.
굳이 애써서 찾아올 건 아니었던 듯. 
 
이제 숙소에 체크인하러 가자.
여지껏 계속 캐리어 끌고 다니느라 힘들었다. -_-;
이번 여행 숙소는 Airbnb로 예약한 레지던스 방콕 파티오(Bangkok Patio).
사남 빠오(สนามเป้า)역 근처라 시암에서 전철 타고 30분여분 걸렸다.
큰길에서 살짝 안쪽 골목으로 들어와야하지만
주변이 다 고급 주택이나 레지던스들이라 동네가 위험해보이진 않는다. 
(경비가 있는 레지던스들도 있었다.)
숙소도 깔끔하니 괜찮네. 1박에 6만원 정도 가격.
 
2시간여 쉬면서 체력을 회복하고 다시 숙소를 나섰다.
저녁을 먹기엔 이르지만 목적지가 엄청난 대기줄을 자랑하기 때문인데
그 곳은 바로 방콕 스트릿 푸드의 제왕 불리는 쩨파이(ร้านเจ๊ไฝ)다.
게살 오믈렛 하나가 1000바트(4만원)라는
태국 물가 대비 무시무시한 가격을 자랑하는 가게지만
고글을 끼고 커다란 웍을 다루는 쩨파이 할머니를 영접하는 것은
방콕 여행객에게 통과의례와 같은 것.
하다못해 밥은 못먹더라도 할머니의 요리하는 모습이라도 구경하고팠다. 

전철을 타고 쌈욧(สามยอด) 역으로 이동한 후 쩨파이로 걸어가자.
그런데...거의 근처에 온 거 같은데 사람들이 안보인다? 

아...안돼...ㅠㅠ

......
아니 쩨파이 할머니
어째 이렇게 칼같이 저희 여행일정 맞춰서 영업 중단입니까 ㅠㅠ
 

2026년 3월 22일 일요일

Jin과 Rage의 Bangkok 여행기 - 20240504 (1): 피곤하고 덥지만 놓칠 수 없는 아침식사

수요일 노동절 새벽에 제주행 첫 비행기 타고 제주 들렀다가
다음날 아침 7시 상경하는 비행기 타고 돌아와서 출근.
그리고 또 금요일에도 새벽같이 일어나 7시반에 회사에 출근했는데
우리가 탈 방콕행 비행기가 토요일 1시라서 일찍 퇴근해야했기 때문이다.
누구를 탓하기엔 스스로 짠 강행군 일정 ㅋ
비행 중에 딴 거 하지 말고 잠이나 잘 자야겠다.
 
6시간 비행 후 방콕 수완나품 공항(ท่าอากาศยานสุวรรณภูมิ)에 도착했다.
좀 자기는 했지만 좁은 에어아시아 좌석 탓에 자다깨다를 반복했고
거기다 방콕에 도착한 시각은 새벽 5시라 피곤하다.
그래도 여행 첫날부터 퍼질 수 없으니 버텨야지.
우선 시내로 가기 위해 전철을 타자. 
시내로 전철 티켓을 샀는데
작은 플라스틱 코인 형태라 마치 옛날 버스 토큰을 다시 만난 것 같다.


개찰구의 코인 넣는 곳
 
1시간 정도 전철타고 룸피니 공원(สวนลุมพินี)에 도착하니 6시 반 정도.
이 시간에 굳이 공원으로 온 이유는 아침 식사를 하기 위해서다.
룸피니 공원의 동 랏차담리 가(ถนนราชดำริ)에 매일 아침 시장이 열리는데
시장 노점상 중에 저렴한 비용의 뷔페식 식사를 파는 가게들이 있다.
실롬(สีลม) 전철역에서 내린 후 룸피니 공원을 가로질러 시장쪽으로 가자.

새벽이라 한적한 룸피니 공원
 
이른 새벽임에도 방콕의 기온은 이미 30도.
그런데 이 더위에도 많은 사람들이 공원에서 러닝을 하고 있다.
물론 이제 막 야간 비행후 도착한 상태에다 배고픈 탓도 있지만
몇 분 걷는 것도 힘들었던 우리에겐 놀라운 광경. 
 

걷다보니 룸피니 공원의 명물인 왕도마뱀도 만날 수 있었다.
한 때 개체수가 너무 늘고 관광객도 위협해서 골치라 들었는데
적어도 우리가 만난 녀석은 사람들에게 별 관심 없는 듯. 


지도를 잘못 보고 엉뚱한 출구로 나가서 잠시 헤맸지만
어쨋건 목적지에 무사히 도착했다.
크진 않아도 시장은 한적한 공원과 대비되게 북적북적.
룸피니 공원 주변은 방콕의 부유층이 많이 사는 동네라
번듯한 고층빌딩들이 주변 곳곳에 보이는데
바로 그 앞에서 이런 노점 시장이 열린다는게 재밌다.
 
 
규모가 크진 않아도 시장은 시장인지라 다양한 먹거리들이 보인다.
다만 우리는 주전부리보단 식사가 필요하니 눈으로만 구경하자. 
 



 
룸피니 아침 시장의 식당들의 가격은 인당 60 바트(약 2200원).
우리도 한 아주머님 가게를 선택하고 뭔지도 모를 음식들을 골라본다.




뭔지도 모르면서 대충 아내가 골라온 음식이지만
매콤새콤달콤 양념에 버무려진 야채들이 입맛을 돋군다. 
비록 피곤한 상태임에도 한그릇 뚝딱.

식사 잘 하고 배가 부르지만 시장에서 과일들을 그냥 지나칠 수 없다.
아내가 좋아하는 망고스틴 750g과
한국에서 먹어보기 힘든 그린 구아바 한팩을 골랐는데
이거도 각각 1100~1200원 정도라 도합 2400원 정도.
좋아할 수 밖에 없는 물가다.

살짝 못생긴 아오리 같은 그린 구아바
 
그린 구아바는 사실 잘 모르고 그냥 사본 건데
살짝 시고 아삭거리는게 전부인 고만고만한 맛. 
뭐 경험삼아 먹어봤다고 생각하자.
(하지만 나~중에 대반전이 일어났다...)
 
식사를 하고나면 시원한 커피 한 잔 생각나는 건 당연한 것. 
피곤한 상태이기에 각성을 위해서도 커피가 필요하다.
좀 거리가 있지만 돗츠 커피(Dots Coffee) Wireless Road점으로 가자.
돗츠 커피는 세계 최초로 시각장애인 바리스타만 고용하는 태국 프랜차이즈.
룸피니 공원 주변에 이른 아침부터 열고 있는 카페가 없는 이유도 있었지만
좋은 일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라는 생각도 조금은 있었다.

공원을 다시 가로지르며 걷는데 태국 경찰들이 보인다.
이렇게 더운데 검은색 긴팔 정복이라니.
보는 나는 답답한데 정작 그들은 땀도 별로 안흘리는 듯. 

 
구글 로드뷰 상의 돗츠 커피 주변은 사람이 북적였지만
주말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가는 길은 한산하기 그지 없었다.
카페 주변에 왔는데 죄다 문닫힌 가게들 뿐이라
룸피니 공원을 가로질러 20분을 걸었는데 헛걸음일까 걱정.
그런데 다행히 돗츠 커피는 영업중이었다.
 
가게를 들여다보기 전에는 영업중이 아닌줄...
 
오던 길이 그랬듯 가게안은 아무도 없었고
두 명의 시각장애인 직원들은 우리를 잘 인지하지 못했다.
와중에 그들이 영어를 잘 하는 것도 아니니 주문도 수월하진 않은 편. 
주문한 메뉴를 직원이 태블릿에 입력하는데
눈이 잘 보이지 않으니 정말 코앞에 갖다대고 입력한다.

주문한 음료는 망고 아이스티와 레몬 에스프레소.
망고 아이스티야 딱 예상대로의 맛.
레몬 에스프레소는.....시다. 그리고 아내는 신 걸 잘 못먹는다.
맛이 좋네 나쁘네 문제를 넘어선 얘기.
그나마 내가 신 걸 잘 먹으니 온전히 내 차지.
(물론 이걸 주문한 것도 나다......)
 
노~란 빛깔에서 예상이 되는 레몬 에스프레소의 신 맛

맛은 아쉬움이 있어도 어쨋건 더운데 시원한 음료 자체는 힘을 내게 한다.
장애인이 하는 카페라서가 아니라
맛으로도 사람들이 찾게 할 수 있길 기원하며 돗츠 커피를 나섰다.
 
카페 앞에 자리잡고 있던 검은 고양이.
 태국에서 고양이는 국가를 상징하는 반려동물로 여길 정도로 사랑받는다.
또한 행운의 상징이기에 돗츠커피와 우리의 여행에도 행운을 주길 바란다 
 

2026년 3월 10일 화요일

Jin과 Rage의 Bangkok 여행기 - 출발전

늘 그렇듯 연휴가 많이 생기는 5월초.
이미 가을에 큰 돈 들여 파리를 가기로 정하고 표를 샀던지라
가급적 소비를 자제해야할 상황이었지만
달력에 연휴가 보일 때 놀러갈 계획이 없으면 섭섭한게 사람 심리.
이런 때는 언제나 동남아가 부담 덜 한 옵션이지.
뒤늦게 3월에서야 잡으려는 5월 연휴 여행 일정이다보니
많이 안알려진 곳 보다는 정보가 많은 곳을 가는게 계획 세우기 좋겠다.
그러면 여기서 좁혀지는 후보지는 태국과 베트남.
생각해보면 늘 우리는 특별해보이는 여행지를 찾았던 거 같다.
그러다보니 정작 흔히들 가는 태국과 베트남은 가보지 못했네.
(사실 아내는 태국에 갔다온 적 있긴 하다.)
 
일정은 5월 4일부터 7일까지 3박 4일.
얼마 안되는 일정이니 도시 투어를 해야겠다.
항공편의 비용과 도착 시각 등을 따진 후 목적지는 방콕으로 결정.
 
방콕에서의 3박 4일동안 뭘 해야할까라는 고민은 쉽게 해결됐는데
우리의 해답은 식도락 투어였다!
(둘이 합쳐서 1인분 먹는 부부가 식도락 투어를 한다는게 아이러니...) 
둘 다 향신료를 즐기는지라 평소에도 동남아 음식에 호감이 많은데다가
방콕 자체가 대도시라 다양한 식당들이 있기도 해서
짧은 준비기간에도 불구하고 후보 식당들은 금새 차고 넘치게 늘어났다.
 
그냥 먹고 즐기는 것도 좋지만
기왕 식도락 투어를 한다면 쿠킹 클래스에 참가하는 것도 좋겠다.
다만 쿠킹 클래스들이 다들 뻔한 메뉴들만 다루는 건 아쉽네.
 
늦게 구하는게 되서 그런지 숙소 구하는게 은근 까다로왔는데
비용은 가급적 적게, 하지만 너무 허름한 숙소를 가고 싶지는 않아서
주로 다니려는 지역에서 조금 떨어진 곳의 레지던스를 Airbnb로 예약했다.
 
이제 준비는 끝났다. 식도락 투어 한 번 돌아보자.
 

2026년 3월 1일 일요일

Jin과 Rage의 長崎 가족 여행기 - 20231112 및 후기

3박4일의 일정이 끝나고 집에 돌아가야할 시간이다.
오늘의 조식은 하마마치 상점가의 코메다 커피(コメダ珈琲).
코메다 커피는 프랜차이즈 커피점인데
아침에 커피 주문시 토스트를 무료로 주기 때문에
관광객 입장에선 저렴하게 아침 식사 해결하기가 좋다. 

 
 
나고야에서 시작한 프랜차이즈 답게
코메다 커피의 토스트는 일반적인 버터와 잼 외에도
팥앙금(오구라)이 포함된 나고야식 오구라 토스트를 선택할 수 있다.
사실 코메다 커피는 맛으로 승부하는 곳은 아닌지라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아침 식사할 수 있는 것에 만족하자. 

식사 후 숙소에 돌아와서 체크아웃을 하고
나가사키 버스터미널로 가서 공항가는 버스를 타자.
 
6년전 여행을 기반으로 부모님께 가이드를 하기 위해 들렀던 나가사키.
일본 여행 처음으로 교통체증으로 인해 일정이 어그러지는 부분이 있었지만
그래도 이후로는 만족스러운 여행이 되었고
우리도 시마바라라는 새로운 곳을 방문한 수 있었어서 좋았다.
굳이 아쉽다면 일본 최고의 소면 생산지라는
미나미시마바라를 가지 못한 것 정도?
구마모토에서 시마바라로 가는 페리가 있으니
다음에 기회가 되면 구마모토 통해서 들러볼까보다.
 
PS. 한국에 돌아와서 카스테라 3종 세트 시식회를 가졌다.
이전까지 유명 3대 브랜드인 후쿠사야, 분메이도, 쇼오켄을 사먹어봤는데
이중에서는 계란 향이나 식감에서 모두 후쿠사야의 근소한 우위였었다.
그래서 역시 원조는 원조인가 생각해왔는데...
(후쿠사야는 일본 카스테라의 원조.)
 
왼쪽부터 마쓰이 시니세, 이와나가 바이주켄, 후쿠사야

오른쪽부터 마쓰이 시니세, 이와나가 바이주켄, 후쿠사야

하지만 이와나가 바이주켄과 마쓰이 시니세의 카스테라를 먹는 순간
우리에게 최고의 카스테라 자리는 곧바로 바껴버렸다.
계란 향의 진함과 부드럽고 포슬한 식감 모두 후쿠사야가 참패.
마쓰이 시니세가 더 진한 계란향으로 내 맘에 들었으나
아내는 이게 조금 과하게 느껴져서 이와나가 바이주켄을 선호했고 
식감에선 마쓰이 시니세의 약간 더 눅진 쩐득한 느낌보다
이와나가 바이주켄의 부드러우면서도 포슬한 느낌을 우리 모두 선호.
최종적으로 이와나가 바이주켄이 우리에게 최고의 카스테라가 되었고
후쿠사야는 일본 대도시에서 쉽게 살 수 있다는 것만 장점이게 되었다.
이로 인해 우리는 더이상 후쿠사야 카스테라는 사지 않을 거 같다......
미안. 후쿠사야 ㅠㅠ 
 

2026년 2월 8일 일요일

Jin과 Rage의 長崎 가족 여행기 - 20231111 (2): 島原의 역사를 담고 있는 음식 具雑煮

관광안내소를 나와서 시마바라 성이 있는 북쪽으로 향해 걸었다.
10분정도 걸어서 시청을 지나 도착한 곳은 이노하라 카나모노텐(猪原金物店).
1877년부터 영업을 시작한 규슈에서 두번째로 오래된 철물점이다.
단순히 오래된 상점이 아니라 일본 유형문화재로도 등재된 곳.
 
 

물론 문화재라해도 어쨋건 철물점인지라
가게 안으로 들어서니 온갖 일상 잡화들이 잔뜩 진열되어있다.
여기까지는 우리네 흔한 철물점과 다를 바 없으나
이 철물점의 진짜 구경거리는 칼이다.
(우리가 가게에 들어갔을 때도 한편에서 직원이 숫돌에 칼을 갈고 있었다.)
다만 그나마 무난한 민무늬 주방용 칼도 하나 몇만원이고
다마스쿠스 칼처럼 무늬가 아름다운 단조검은 수십만원.
일본 칼이 유명은 하다만 기념으로 사기엔 조금 부담스럽긴 하다.



다양한 슈리켄도 파네. 닌자 고객도 있나?
 
어머니가 일본칼에 관심 가지실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나이가 드셔서인지 가격이 부담스러워서인지 금새 관심을 접으신다. 
철물점 구경은 끝내고 점심이나 먹으러 가자.
오늘 점심 메뉴는 시마바라 향토 음식인 구조니(具雑煮).
구조니 맛집인 히메마츠야(姫松屋)가 멀지 않으니 걸어가자.
 
식당 가는 길 중간에 보이던 시마바라 성
 
히메마츠야에 도착했더니 주말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
식당에 주차장이 따로 있으니 부모님과 아내는 가게에서 기다리고
나는 그동안 식당으로 차를 가지고 와야겠다.
 
서둘러 이온으로 가서 차를 가지고 식당에 돌아왔다만
20여분이 지난 그제서야 대기가 끝나서 식당에 들어갔다.
얼마나 맛집이길레 이 작은 도시의 식당이 이렇게 인기인가?

히메마츠야 본점. 200년 넘게 운영되고 있는 구조니 전문점이다

구조니 또한 시마바라 반란과 연관이 있는데
바로 시마바라 반란 때 농민군이 먹었던 음식이 구조니다.
일본의 설날 음식인 떡국 조니에 여러 다른 재료가 가미된 것인데
현재의 구조니는 가쓰오부시 국물에 장어, 어묵, 두부, 버섯 등이 들어가고
떡은 맵쌀 떡을 쓰는 우리네 떡국과는 다르게 찰떡을 쓴다.
(찰떡은 구조니만의 특징이 아니라 조니가 원래 그렇다.)
 
구조니 정식

반란군이 성에서 농성하며 먹은 음식이었으니
구해지는 재료들로 잡탕처럼 끓여 먹었던 것이었을텐데
지금의 우리 앞에 나온 구조니 정식은 호화롭기 그지 없다.
가쓰오부시 국물에 장어, 어묵, 버슷 등이 있으니
국물맛은 담백 시원하면서도 진한 감칠맛이 난다.
다만 떡이 찰떡이라 약간 퍼진듯 익어 나오는데
탱글한 가래떡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살짝 쫀득+쩐득거리는 식감을 떡국에서 느끼는게 생소할 수 있겠다.
어머니가 가래떡을 좋아하시는지라 이게 약간 맘에 걸렸는데
의외로 어머니는 이런 찰떡의 질감마저도 좋다며 맛있어하셨다.
 
성공적인 점심 식사를 한 후
차는 잠시 식당 주차장에 두고 근처에 가게 한 곳을 들러보자.
대놓고 이름에 노포가 들어있는 마쓰이 시니세(松井老舗)는
무려 400년이 넘는 역사의 카스테라 가게. 
 
간판도 없고 수수한 외관의 이 가게를
누가 400년 전통의 가게라고 생각하겠나
 

마쓰이 시니세의 카스테라는 나가사키의 카스테라와는 달리
(시마바라도 나가사키 현 안에 들어가긴 하지만...)
밀가루를 줄이고 계란의 양을 더 늘여서 만든 것이 특징이라고 한다.
또한 계란의 노른자와 흰자 비율을 5대3으로 맞춘
고잔야키(五三焼) 카스테라의 원조라나?
여기서도 집에 가서 맛볼것들 몇개를 사가자.
누가 보면 카스테라에 미친 가족같겠지만
그래도 여기와서 카스테라 투어 안돌면 어디서 이런걸 해보겠나 ㅋ
 
다시 히메마츠야로 돌아와서 차를 타고 나가사키로 돌아가자.
1시간여를 달려 돌아온 나가사키에서의 숙소는 첫날 묵었던 호텔 H2.
숙소에 도착한 후 쉬었다가 저녁먹고 목욕하고 오늘 일정을 끝내면 되겠다.
부모님이 피곤해 하시니 저녁 식사는 멀리가지 말고
숙소 맞은편 하마마치(浜町) 상점가의 마루가메 제면(丸亀製麺)에서 먹자.
한때 우리나라에도 들어왔던 평범한 우동 프랜차이즈이건만
부모님은 꽤나 맛있다며 드셨으니 뭐 그거로 됐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