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5월 23일 화요일

Jin과 Rage의 Sydney 여행기 - 20170104 : 캥거루 닮은 짐승남

시드니에 온 지 벌써 1주일이 됐다.
미국에서 살고 있는 사촌동생네가 내일 미국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오늘은 이모네 가족들과 모두 모여서 점심식사를 할 예정이다.
사촌형네 5명과 사촌동생네 4명, 거기다 우리 3명과 이모까지
13명이 한 집에 모이니 엄청나게 집이 복잡해지겠다.
이모 댁에서 1주일 넘게 신세지는데
어린 애도 아니고 이런 날 집안 청소라도 도와야겠다.
(식기 세척기 있다며 이모는 설겆이 하나도 우리에게 시키지 않으셨다.)

아침 식사 후 셋이서 비질과 걸레질 등을 나눠맡으니
좁은 집은 아니지만 금새 집안 청소는 끝났다.
시간이 좀 남으니 산책이나 나가볼까?

아내와 지난번 산책갔던 방향으로 좀 더 걸어가보기로 했다.
밀크쉐이크를 마셨던 카페에서 5분정도 더 걸어가보니
주유소 앞에 사람 키만한 캥거루 모형이 보인다.
아마도 연말연시 분위기 때문인지 화려한 장식도 되어있군.
사진을 찍으려다...재미를 주고자 포즈를 취해봤다.

그리고 이 사진은 페북에서 인기 폭발......

다시 집에 돌아가 사람들이 오길 기다리자.
점심때가 되어 사촌형네가 먼저 오고 곧이어 동생네도 왔다.
어릴 때, 이모네가 이민 오시기 전에는 방학때마다 만났지만
이제는 각각 서울, 시드니, LA에 멀리 떨어져 지내니
한 번 만나는 것도 엄청 어려운 사이.
그나마 작년 봄에 다른 사촌 결혼식 덕에 제주도에서 봤긴 하다.

사람이 많이 모인 것도 있지만
뭣보다도 어린 조카들이 5명이나 있으니 집안은 난리법석이다.
다 모였으니 한국에서 가져온 조카들 선물들을 나눠주자.
한국계라서 그런지 조카들 선물은 뽀로로 수저세트 및 물병.
(뽀통령은 바다 건너에서도 막강하시다.)
초등학교 다니는 가장 큰 조카는 따로 오르골 선물.
어린 애들이야 아직 뭘 모르니 상관없다만
(어짜피 선물도 부모들이 정해준거고 ㅋ)
큰 애한테는 우리가 준비해간 것이 맘에 들었나 모르겠다.

식사 준비를 하는데 사촌형이 부엌에서 뭔가 열심이다.
알고보니 아침에 낚시가서 잡아온 커다란 생선 두마리 회를 뜨는 중.
거기다 이모는 월남쌈을 엄청 많이 사오셨다.
점심을 정말 배 터지게 먹어야겠군.

식사에다가 과일까지 배부르게 먹고
오랜만의 어릴적 얘기를 나누다보니 시간은 금새 흘러갔다.
늦은 오후가 되자 동생은 스타워즈 개봉작을 보기 위해서
혼자서라도 영화관에 가겠다며 자리를 비웠다.

찬스!

오는 토요일이 동생 생일이라서 깜짝파티를 하려고 했다.
이모한테 미역국을, 사촌형에게 생일 케익을,
그리고 미국에 가는 사촌동생에게는 생일 축하 동영상 부탁 완료.

내일은 울릉공(Wollongong)으로 행글라이더 타러 가는 날.
부디 날씨가 좋아야 할텐데...

2017년 5월 14일 일요일

Jin과 Rage의 Sydney 여행기 - 20170103 (2) : 해안사구에 낙타가 웬 말이냐 -_-;

버스는 10여분 달려 스탁턴(Stockton) 해변에 도착했다.



사막처럼 펼쳐진 해안 사구 속으로 들어갈 4륜구동 차를 탔다.
기사가 탑승객들에게 안전벨트 매라고 당부하고 운전석으로 갔는데...
이 인간, 자기가 안전벨트를 안맨다. -_-;

어쨋건 덜컹거리며 달려간 차량은
사람들이 여럿 모인 해안 사구 한 곳에 멈춰섰다.



왁스칠 된 나무 보드 하나씩 들고
힘들게 모래 언덕을 올라가 순식간에 미끄러져 내려오는 샌드보드.
일면 허무하기도 하지만 나름의 짜릿함이 있다.



겁 많은 동생도 예상보다는 재밌게 즐긴 듯



GoPro를 들고 타봤는데
한 손을 드니 균형잡기가 힘들군.

샌드보드 타는 건 재밌지만
역시나 모래 언덕을 걸어 올라가는 걸 몇번 반복하니 힘들다.
2~3번씩 타고난 후 보드는 내팽겨치고
모래사장에서 점프샷이나 찍기로 했다.



다시 4륜구동차를 타고 출발했던 곳으로 돌아왔다.
들어올 때는 몰랐는데 나오면서 보니 낙타 타는 곳이 있군.
장사하려고 원래 호주에 있지도 않은 낙타를 수입했구만.
뭔가 억지스러운 느낌이라서 우리는 그저 낙타 구경만 했다.




이제 다시 시드니로 돌아갈 시간.
우리는 굳이 시드니 시내까지 갈 필요 없으니
가이드 아저씨에게 터라머라 부근에 세워줄 수 있는지 물어봤다.
시드니에서는 버스 세울 수 있는 곳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고든(Gordon)역 근처에 세워주겠다는 가이드 아저씨 얘기.
고든은 터라머라까지 기차 2정거장이니 그정도만 해도 감지덕지.

다시 2시간 동안 달려온 버스가 고든역 근처에 섰다.
기차 타러 가기 전에 근처 카페에 들러서 커피나 한 잔 해야겠다.
초크보드(Chalkboard)라는 카페가 보이네.
가게 메뉴에 보니 니트로(Nitro) 커피라는게 있군.
이런게 보이면 호기심 많은 우리가 주문 안 할 리가 없지.



동영상으로는 잘 안보인다만
고운 맥주거품같은 버블이 대류하는 모습이 그럴싸하다.
이름(Nitro-gen)을 봐선 커피에 질소를 넣은 듯 한데
그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커피 맛은 마치 기네스 맥주 같은 느낌.
(나중에 찾아보니 콜드브루 커피에 질소와 탄산을 주입한 거란다.)

시원한 커피 한 잔씩 마신 후 기차를 타고
터라머라 역으로 가서 이모를 만나 귀가 완료.
저녁 식사를 하고 다음날 조카들에게 줄 선물들을 정리하던 중
뒷마당에서 얘기하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어느새 아내가 이모의 대화상대가 되어드리고 있었네.
불편할 수도 있는 시댁 어른인데
언제나 피하지 않고 밝게 대해드리는 아내인지라
나로서는 고맙기 그지 없으면서도
나는 처가에 얼마나 잘하고 있는지 돌아보게 한다.
어쨋건 아내 혼자는 불편할 수 있으니 구원군으로 동참해야지.

어느새 밤이 깊어졌다.
모레 미국으로 돌아갈 사촌동생네와
이모 집에서 함께 식사할 계획이라서
내일은 우리도 어디 나갈 계획이 없으니
집안 청소 같은 거라도 도와드려야겠다.

2017년 5월 10일 수요일

Jin과 Rage의 Sydney 여행기 - 20170103 (1) : 오늘도 어김없이 등짝만 보여주는 돌고래들

새벽 5시도 안된 시각에 힘겹게 일어나 나갈 준비를 했다.
오늘 포트 스티븐스(Port Stephens)를 가는 투어 버스가
7시에 시드니 시내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출근하시는 이모부를 따라 기차를 타고
타운홀(Town Hall) 역에서 내려 모임장소에 도착하니 6시 10분.
새벽의 시드니 시내는 너무나도 조용했고...좀 추웠다. -_-;
(아니 여기 분명히 여름 맞는데 날씨가 왜 이러나...)
근처 편의점이 있으면 뭐든 따뜻한 거라도 먹어야겠다 싶었지만
주변을 아무리 두리번거려봐도 편의점은 개뿔...
오픈 준비중인 카페들은 몇 있었지만
그나마도 7시 오픈이라 들를 곳이 없네.

결국은 모임 장소 바로 옆의 카페가
7시 오픈이라고 되어는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6시 반부터 손님을 받기 시작한 덕분에
샌드위치와 커피를 주문하면서 피신할 수 있었다.


일정보다 일찍 열어서 우리의 구세주가 되어준 카페

따뜻한 커피와 샌드위치로 배를 채운 후 여유를 갖고 보니
이 곳은 많은 단체 일일 투어의 출발 포인트라서
주차된 버스도 많고 점점 사람들도 많이 모여들었다.
카페 종업원들은 여행사 직원들과 반갑게 인사하며
그들이 공생관계임을 보여줬다. (어쩐지 일찍 열더라...)


한글로 PC방이라고 되어있는 가게 발견

7시가 되어 우리가 예약한 투어의 버스가 출발했다.
포트 스티븐스까지는 곧장 가도 2시간 넘는 거리.
시내를 벗어나기 전에 가이드 아저씨의
몇가지 시내 건물들에 대한 설명이 있었지만
졸리던 우리에겐 귓등으로 들릴뿐.

중간에 휴게소를 들러서 쉰 시간을 포함,
거의 3시간 가까이 걸려서 포트 스티븐스에 도착했다.
흐리고 약간 으슬거리게 서늘했던 시드니의 새벽에 비해
화창한 포트 스티븐스의 햇볓은 따가울 지경이었다.



버스에서 내려 곧장 유람선으로 옮겨탔다.
포트 스티븐스 투어는 역시 돌고래 구경이지.

선착장을 출발한 배가 20분 정도 이동한 뒤
바다 한가운데 가만히 멈춰섰다.
잔잔한 바다 어디서 돌고래가 나타날까 두리번거리던 중
사람들의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10년전이나 지금이나 이 곳의 돌고래들은 등짝만 보여줬다

조용한 바다에서 슬쩍슬쩍 등 지느러미만 보여주는 돌고래들.
별 거 아니라면 정말 별 거 아닌 이 광경인데
뭔가를 발견하는 느낌때문인지 묘한 즐거움이 있다.
그래도 점프나 하다못해 꼬리 지느러미라도 좀 안보여주고
이 곳 돌고래들이 죄다 심심하게 등짝만 보여주는 건 역시 불만.

돌고래 구경이 끝나고 배는 다시 선착장으로 향했다.
선착장으로 가는 도중 배 후미에는 물놀이장이 생겼다.


우리 뒤편에 보이는 그물망이 바다쪽으로 내려졌다

무슨말이냐면 아래 (혐짤...) 동영상을 보면 알 수 있겠다.




준비해둔 수영복을 입고 용감히 내려갔다만
수온은 상당히 찼고 그물눈은 커서 서있기도 힘들며
누운 뒤에는 배의 움직임에 의한 물살이 거세서
앞으로 몸을 일으키는 것도 꽤나 힘들었다. -_-;;;
하지만 이 모든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짧은 시간(10여분?)동안만 열리는 물놀이장이라서
기회가 왔을 때 경험해봐야지 않겠나.

바닷물에 잠시 몸 담그고 나온 후 옷 갈아입고나니
금새 배가 선착장에 도착했다.
이제 옆 배로 옮겨가서 선상뷔페 점심을 먹을 차례.



선상뷔페라고 하니 뭔가 말은 근사하지만
좁은 공간에서 그저그런 음식들 먹는것 뿐이다.
그래도 여기 10년전에 먹었던 맛없는 비빔밥보다는 낫네.

점심 먹은 후 잠깐의 쉬는 시간을 가진 후에는
스탁턴(Stockton) 해변으로 갈 차례다.
내가 굳이 아내와 동생을 여기 다시 오자고 한 주 목적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