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6월 6일 토요일

Jin과 Rage의 Norge 여행기 - 20180729 (1) : 90일의 낮

잠깐 선 잠을 자다가 오전 1시가 되기 전에 깼다.
스발바르가 어떤 곳인가?
여름 석 달 동안 해가 지지 않는 땅 아니던가.
스발바르 시간으로 해가 제일 낮은 시각이 오전 1시.
진정한 백야를 보기 위해 졸린 눈을 비비며 밖으로 나섰다.

연 강우량이 300mm도 안되는, 사막만큼이나 비가 가문 곳이지만
여름에 녹아 내리는 빙하수 덕에 물이 부족하지는 않다

비록 안개가 자욱하지만 여전히 해가 떠있다는 것은 느낄 수 있다

밤에도 밖이 훤하니 암막커튼은 필수

안개때문에 해가 뜬 한밤중이라는 아이러니를 제대로 볼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여전히 해가 떠있다는 것은 충분히 알 수 있었다.
시계가 없다면 당최 몇시인지 짐작할 수가 없겠다.
그나저나 해가 내내 떠 있어서 그런지 심지어 기온도 낮이랑 차이가 없네.
어쨌든 밝은 한밤을 느꼈으니 다시 잠자리에 들자.

...

제대로 더 자고 아침에 일어났다.
아직 안개같이 낮게 깔린 구름이 하늘을 덮고는 있지만
조금씩 걷혀가는 곳이 보이는 게 기대를 갖게 한다.


로비 건물로 가서 아침 식사를 해야지.
숙소가 게스트 하우스임을 감안하면 꽤나 질이 좋다.


어짜피 저녁때까지는 일정이 없으니 산책이나 또 가보자.
어제는 마을 중심가를 따라 산책을 했으니
오늘은 마을 외곽쪽으로 나가봐야겠다.

어제보다는 구름이 조금 더 높이 올라간 덕에
어제는 잘 안보이던 산 중턱의 구조물이 선명하게 보인다.
아마도 폐탄광 광구인 듯.


사람이 얼마 살지 않는 극지방은 삭막하지만
마을의 건물들 만큼은 다채로운 색깔들이 알록달록하다.



점심은 마지막 남은 프랑스 전투식량.
전투식량을 많이 먹어본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이 프랑스 전투식량은 꽤나 먹을만했다.
트래킹이 많았던 이번 여행에 더없이 훌륭했던 준비물.


산책을 즐긴 후 다시 마을 중심가로 향했다.
어제 장을 봤던 마트 근처의 카페로 가보자.
카페 이름인 프루에네(Fruene)는 노르웨이어로 아내란 뜻.
롱위에아르뷔엔 사람들 다 모인 듯한 복닥거림과
따뜻하고 푸근한 카페의 분위기의 이름과 잘 어울렸다.



핫초코와 따뜻한 커피, 그리고 진한 초콜릿의 텍사스 케이크

조그만 마을의 카페라 별 기대를 안했지만
음료와 케이크의 맛이 꽤나 훌륭하다.
특히 텍사스 케이크의 너무 달지 않으면서도 진한 초콜릿 맛이 매력적.
간단한 브런치 스타일 식사도 가능한 곳이라서
나중에 시간되면 식사를 하러 와도 좋을 것 같다.

(가운데 문구) 신이시여, 저를 날씬하게 할 수 없다면 친구를 살찌게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