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월 29일 목요일

Jin과 Rage의 Iceland 여행기 - 20140608 (3) : Jökulsárlón의 얼음, 저도 참 좋아하는데요...

스카프타페틀에서 차로 30여분을 달려 요쿨살롱(Jökulsárlón)에 도착했다.
브레이다메르퀴르 빙하(Breiðamerkurjökull)에서 흘러 내려온 얼음들이
바다에 인접한 호수(석호) 위에 둥둥 떠다니는 곳.
요쿨살롱의 뜻 자체가 '빙하 호수'다.

주차장 한쪽 편에 있는 티켓 오피스에서 표를 산 다음
수륙양용차를 타고 호수를 구경하게 된다.
탑승후 구명조끼 착용은 필수.





잠시 덜컹거리며 자갈길을 달린 수륙양용차는
이내 호수로 들어가 거대한 얼음들 사이를 헤집고 다녔다.


한여름에 설산과 얼음이 떠다니는 호수



동쪽은 흐리고 서쪽은 맑게 갈라진 하늘



얼음 사이를 헤집고 다니던 중 안내원이 얼음 덩어리 하나를 건져서
사람들에게 들어보라고 건네주길레 나도 들고 한 컷.


이 얼음으로 말씀드릴 거 같으면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어익후 차가워 (입에는 얼음 한조각 물고)

연신 셔터를 누르다보니 어느새 30분 가량의 수륙양용차 투어가 끝났다.
다시 이동하기 전에 호수 근처의 언덕에 올라가 파노라마 한 장.


언제나 그렇듯 클릭하면 커집니다


호수는 곧장 바다로 연결되어 있다

어라? 그런데 호수 안에서 뭔가가 움직이는 것이 보인다.
망원렌즈로 당겨 찍어보니 물개가 헤엄쳐 다니는 거였다.
그러고 나서 호수를 살펴보니 두어마리를 더 발견할 수 있었다.


너는 추위도 안타니? -o-

요쿨살롱도 영화에 여러번 나온 장소인데
배트맨 비긴스, 007 다이 어나더 데이, 툼 레이더 등에서 볼 수 있다.


[imgur.com 펌] Batman Begins

[www.earth-of-fire.com 펌] 007:Die Another Day

[www.imcdb.org 펌] Lara Croft:Tomb Raider

요쿨살롱 구경을 마친 후에는 숙소로 이동했다.
오늘의 숙소는 인구 2천명이 넘는 대도시 (국내선 공항도 있다...)
회픈(Höfn, 공식 명칭 Höfn í Hornafirði)에 있는
스키야보르그 아파트먼트(Skýjaborg Apartment).
요쿨살롱에서는 대략 차로 1시간 정도 걸리겠네.
문제는 이 숙소는 아예 구글맵에서는 검색이 안된다.
그래도 뭐 주소로 찾아가면 어떻게든 되겠지.

그리고 1시간이 지났는데...분명히 주소상의 위치에는 도착했는데...
숙소 비스무레한 것도 보이질 않네. OTZ
결국 이번에도 아내가 출동했다;;;
아내가 주변에 지나가던 주민에게 찾고 있는 주소를 말하자
그 사람에게서 돌아온 대답은 그 주소가 여기 아니란다.
구글맵을 믿을 수 없다니...앞으로 보낼 기간이 순간 막막했다. -_-
어쨋건 다시 안내 받은 위치는 차로 1~2분 떨어진 곳.
(아예 황당한 곳은 아니라 그나마 다행이다)

그렇게 도착을 했는데...한 거 같은데...
여기가 숙소 맞아? -_-;


저 창고 같이 생긴 건물 2층이 숙소;;;

입구에 가서 보니 도착한 사람은 전화를 하라는 종이가 붙어있다.
주인에게 전화하니 자기가 갈테니 잠시 기다리라고 한다.
숙소 맞긴 맞구나 -o-
본인 집은 따로 있고 이 (창고 건물 같은 -_-) 곳은
식당+게스트 하우스로만 쓰는 거였다.
몇 분 후 주인 아주머니가 도착했고 문을 열어줬다.

그래도 창고 건물 같은 외관에 비해 실내는 말끔했다.


실내는 숙소라기 보다는 가정집 냄새가 물씬 났다

짐을 풀고는 아내와 둘이서 항구 쪽으로 걸어가보기로 했다.
숙소에서 항구까지는 걸어서 5분 거리.


항구 너머 뒤편에 마치 폭포가 쏟아지듯 산에서 내려오는 구름

아이슬란드에서나 큰 도시지 인구 2천명 도시의 항구 답게 아담한 규모.

마을 구경이나 할 겸 항구 옆 갯벌 가를 따라서 계속 걸었다.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자그마한 전망대 언덕이 보인다.



언덕에는 여기가 전망대임을 알려주는 벤치가 있었다.



호르나피요르뒤르(Hornafjörður)는 회픈을 포함한 이 근방의 지명.
아내 얼굴이 평온해 보이지만 바람이 많이 불어 상당히 추웠다 -_-;


마을쪽으로 파노라마 한 장

결국 추위를 견디지 못하고 10여분만에 숙소로 향했다.


1932년부터 운영중인 항구 옆 식당. 바닷가재나 새우 요리로 유명하다나?
하지만 우리가 가보지는 못했다 -_-;

이 작은 마을에서도 전시회가 열리고 있네

숙소로 돌아와 저녁밥을 해먹고 오늘 일과 끝.
내일은 동부 피요르드 해안의 보석 같은 마을 세이디스피요르뒤르로 간다.

2015년 1월 26일 월요일

Jin과 Rage의 Iceland 여행기 - 20140608 (2) : 닥터 만의 행성 Svínafellsjökull

다른 일행 없이 가이드와 우리 4명만 이동하였다.
차로 10분을 이동하여 빙하 초입까지 간 다음
잠깐동안 아이젠을 장착하고 걷는 방법과
아이스 액스 사용법, 파지법 등을 교육받은 후
가이드가 인솔하는 뒤를 따랐다.

우리가 걷게 될 빙하는 스카프타페틀 빙하 옆에 있는
스빈나페틀 빙하. (스빈나페틀스외쿠틀 Svínafellsjökull)
(여행할 당시에는 개봉전이었던) 영화 인터스텔라(Interstellar)에서
닥터 만(맷 데이먼)이 있던 얼음 행성이 바로 이 곳에서 촬영되었다.

[thelocationguide.com 펌] 빙하를 탐사중인 인터스텔라 배우들

우리가 빙하 앞에 도착했을 때에는 날씨가 완전히 좋아졌다.
가이드도 우리 날씨 운이 좋다고 한마디.


빙하에 도착할 무렵엔 구름이 완전히 걷혔다


본격적으로 빙하 위를 걸어봅시다. 맨 앞이 가이드 올가

다들 난생 처음 착용해본 아이젠때문에 걸음이 어색하다.




가만히 서 있는 것 같겠지만 무려 시속 1cm로 이동 중

스빈나페틀 빙하는 하얀 얼음만이 있는 것이 아니라
화산재가 그 위를 덮고 있다.
사진에서 하얀 얼음과 같이 보이는 검은 얼룩은 모두 화산재.



빙하의 끝자락에는 위 사진처럼 나뒹구는 돌덩어리가 몇 있다.
그런데 이것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렇게 돌 아래 얼음 덩어리가 있는 것이 보인다.
보기에는 빙하가 끝난 그냥 맨 땅 같은 곳이지만
사실은 여기도 흙(같은 화산재) 아래는 빙하가 있고
이 돌들은 빙하가 실어나른 것들.
그리고 돌이 햇빛을 차단하여 다른 곳 보다 얼음이 덜 녹아서
마치 버섯이 땅에서 솟은 것 같은 형태가 되어있다.


좀 더 빙하 안쪽으로 가봅시다


물 맛도 보고

밖에서 보기에는 약간 울퉁불퉁한 얼음덩어리만 있는 것 같은 빙하지만
걸어들어가서 보니 곳곳의 깊은 크레바스에서
햇빛에 녹은 물들이 흘러가는 소리가 경쾌했다.


좁은 크레바스에 아이스 액스가 빠지지 않게 조심합시다


얼음골을 따라 물이 흘러가고 있다

걷다보니 커다란 빙벽이 나타났다.
가이드에게서 아이스 액스와 아이젠을 이용해
빙벽을 오르는 방법에 대해서 설명들은 뒤
다들 빙벽 클라이밍을 하는 듯한 포즈로 사진 한장씩.




빙벽에 매달려 있는 것 조차도 힘들더라

빙벽 체험 후에 가이드가 혹시 얼음동굴에 갈 수 있는지 알아본다고 했다.
그러나 갔다온 후 돌아온 대답은 아쉽게도
"지금은 길이 썩 안전하지 못해서 얼음 동굴은 가보지 못하겠다" 였다.


얼음동굴을 볼 수 있을지 알아보러 가던 가이드 올가
옷과 장비만 바꾸면 인터스텔라의 한 장면 같을 거 같다

[www.amusingplanet.com 펌] 이런 푸른 얼음 동굴을 보지 못해 아쉽다

동굴 구경은 제대로 하지 못했지만
오가면서 얼음 동굴이 형성되기 시작하는 곳은 가끔 볼 수 있었다.


안쪽에서 미약하게나마 푸른 빛이 보인다

아이젠을 착용하고 얼음 위를 걷다보니 속도는 느린데
걸어다닌 거리에 비하면 상당히 체력이 많이 소모되었다.
그리 많이 다닌 것 같지도 않은데 어느새 2시간이 다 되어 가네.
4시간짜리를 했더라면 다리가 풀렸을지도 모르겠다.
(대신 얼음 동굴은 볼 수 있었을 거라고 가이드가 얘기하더라 만은...)


빙하가 녹아 생긴 못에 비춰진 산의 반영 한 컷

가이드의 얘기에 따르면 지구온난화 때문에 빙하가 많이 줄어들었단다.
과연 앞으로는 또 얼마나 변화하게 될런지...


[구글맵 펌] 예전에는 빨간 원으로 표시된 곳까지
빙하가 있었다고 한다

끝으로 아내는 두시간동안 친절하게 이것저것 설명해준 가이드 올가와
아이스 액스를 휘두르며 포즈를 취했다.



이제 다시 차로 방문자 센터에 돌아가서 장비를 반납한 다음
점심으로 만들어온 샌드위치를 먹고 요쿨살롱으로 이동하자.

2015년 1월 25일 일요일

Jin과 Rage의 Iceland 여행기 - 20140608 (1) : 예약을 안 한 덕에 들른 스바르티포스

전날 밤도 시차+백야 탓에 자다 깨다를 반복했다.
그래도 그 덕에 아내는 새벽녁의 게스트 하우스 파노라마 사진을 찍었다.


나름 분위기 있게 나와서 아내가 스스로 만족스러워 한 사진


결국 아침 7시 무렵에는 완전히 잠에서 깨어버려서
게스트 하우스 주변을 산책하기로 했다.
우선 게스트 하우스 뒤편의 언덕으로 올라갔는데
밭인 것 같은 정돈된 토지에 상당히 깊은 인공 석조 수로(?)가 인상적.
(사진을 안찍었네...구글맵 위성 사진으로 보면 알 수 있다)
깊이가 최소 몇미터씩 되어보이는 도랑이
아마도 겨울에 내린 눈때문에 그런 것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런데 언덕쪽으로 갈 수록 언젠가부터 새 한마리가 시끄럽게 울어댄다.
우리가 자기네 영역을 침범하는 것이라 여긴 걸까?
워낙에나 시끄럽게 울어대던 탓에 아내가 살짝 겁을 먹기도 하고해서
다시 왔던 길을 돌아 이번에는 게스트 하우스 아래쪽 벌판으로 향했다.
(그리고 우리가 돌아내려가자 새의 울음소리는 멈췄다. -_-;)

뒤쪽 언덕은 사람의 손길로 정돈된 농장임을 쉽게 알 수 있었지만
앞쪽의 벌판은 거의 사람 손이 닿지 않은 그냥 자연 벌판.
(일부 농기계가 보이는 것이 조만간 손질을 할 것은 같더라 만은)


땅인 것 같지만 이끼가 퇴적된 곳이라 밟으면 발이 푹푹 꺼지곤 했다


길이 나 있는 곳도 약간 진창이고 풀밭처럼 보이는 곳도 이끼 퇴적층이라
등산화를 신고 오지 않았다면 낭패였을 것 같다.


화산섬임에도 곳곳에 적지 않은 수량의 하천이 상당히 많다


부지불식간에 그래도 꽤 걸어나왔네

달스회프디 게스트 하우스는 이번 여행에서 지내는 숙소중에
몇 안되는 아침식사가 제공되는 숙소였다.
물론 빵과 치즈, 햄, 약간의 과일이 전부이지만
물가를 생각하면 비용 부담없이 배부르게 먹을 수 있는 거 자체가 장점.





식사를 마친 후 짐을 싸고 곧바로 게스트하우스를 떠났다.
오늘 오전은 빙하 트래킹을 할 예정.
30여분 차를 몰아서 스카프타페틀(Skaftafell) 방문자 센터에 도착했다.


스카프타페틀 방문자 센터에는 두개의 빙하 트래킹 업체가 있다

바트나외쿠틀 국립공원 방문자 센터 (Vatnajökulsþjóðgarður)


보통 우리나라 사람들 블로그나 여행사 정보들을 보면
거의 스카프타페틀 국립공원으로 알려져 있는데
정확하게는 바트나외쿠틀(Vatnajökull) 국립공원의
스카프타페틀 방문자 센터가 정확한 명칭.
바트나외쿠틀은 유럽 최대 규모의 빙하(jökull(외쿠틀) / glacier) 지대이며
이 지역의 남쪽에 있는 아이슬란드에서 가장 높은 산인
흐반나달스흐누퀴르(Hvannadalshnúkur)에서 내려오는 빙하들 중 하나가
스카프타페틀 빙하(스카프타페틀스외쿨 Skaftafellsjökull)이고
우리가 들른 곳은 그 빙하 옆의 방문자 센터.
(아이슬란드어 지명들은 정말......
유럽에서도 어렵기로 손꼽히는게 바스크어와 아이슬란드어라고 한다 -_-)

설명이 길었다 -_-;
트래킹 업체를 찾아가 가능한 시간을 물어봤다.
그런데 2시간짜리 코스는 11시에야 가능하다고 한다. (그 때가 9시 무렵)
(빙하 트래킹은 난이도에 따라 2시간, 4시간, 6시간 등의 코스가 있다)
한국에서 찾아봤을 때 예약을 할까 말까 고민하다가
그냥 현지 가서 다시 고민해야지 하고는 그냥 왔더니 이렇게 되는구나. -_-

2시간 남짓의 시간이 있으니 뭘 할까 고민하는데
보니까 이곳에서 스바르티포스(Svartifoss)로 가는 트래킹 코스가 있다.
왕복 1시간 남짓이라고 하니 시간 보내기 딱 좋을 거 같다. 출발~


가는 길에 만난 휜다포스(Hundafoss)


길 안내 표지판

20분 쯤 걸으니 저 멀찌감치 스바르티포스가 보인다.


저기까지 10여분이면 가나보다

스바르티포스는 검은 폭포(Black Waterfall)란 뜻이란다.
검은 현무암 주상절리 틈으로 떨어지는 폭포의 모습에 붙은 이름.
폭포뿐만이 아니라 주변에 굴러다니는 각진 현무암 바위들이 인상적이다.


스바르티포스에 도착


뭔가 재밌는 샷을 찍고 싶었다만...실패 OTZ

폭포 구경을 한 뒤 다시 30여분간 왔던 길을 돌아갔다.
(예약을 안 한 덕분에 오히려 구경을 할 수 있었던 전화위복)
돌아가면서 보니 멀리 있는 흐반나달스흐누퀴르 산에 구름이 자욱하다.
트래킹하는데 문제는 없으려나?


하산합시다



스바르티포스 트래킹 코스 입구는 캠핑촌이다

구름을 걱정하며 걸어내려오는데
불과 4~5분 사이에 구름이 상당히 걷혀가는 것이 보인다.
역시나 변화무쌍한 아이슬란드 날씨.
그리고 구름 바로 아래에 흰 빙하가 보인다.
아마도 저 빙하는 지도상 위치를 봤을 때 스카프타페틀 빙하인 듯 하다.


사진 중앙 왼편에 하얀 언덕길 같은 것이 빙하


망원으로 최대한 당겨 찍어본 빙하

트래킹을 다녀오고도 시간이 남아 잠시 빈둥거리며 기다렸다.
그리고 11시가 거의 다되어 출발할 차례.
각자 아이스 액스와 발 사이즈에 맞는 아이젠을 지급받은 뒤
차를 타고 빙하로 향했다.


이제 빙하 위를 걸으러 가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