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1월 21일 화요일

Jin과 Rage의 九州 북서부 여행기 - 20170503 (1) : 한국과 일본의 콜라보, めんたい重의 명란젓 요리

마지막날 아침.
지난 이틀은 호텔에서 제공되는 조식을 먹었지만
굳이 비지니스 호텔에서 1인당 만원 정도의 아침을 먹을 필요가 있겠나.
그래서 이번엔 과감히 조식을 예약 때 옵션에서 제외했다.
대신 빌린 차를 9시까지 반납해야하니 얼른 가자.
그런데 반납할 때가 되니 되니 점점 신경쓰이는 것 하나.
우리가 히라도에 가던 중 뒷바퀴 휠에 흠집을 냈었지.
보험 옵션을 최고 옵션으로 해놓긴 했지만
휠이 별도 비용 처리 대상인지 아닌지 기억이 안난다.

호텔에서 불과 1km도 안되는 반납장소에는 금방 도착했다.
차에서 내리고 직원이 점검을 시작하자 살짝 긴장된다.
그리고 이윽고 OK 사인을 보내는 직원. 휴우~
이제 아침 식사를 하러 가자.

그런데 얼마 걷지 않아 사찰인 도초지(東長寺) 앞에서
한 무리의 축제 행렬이 보였다.
마침 이날이 부처님 오신 날이라서
일본에서도 불교 행사가 있나 보구나 했다.
그런데 생각하고 보니 일본은 부처님 오신 날도 양력 4월 8일에 쇤다.
그럼 뭐지 이 행렬은?





축제 행렬에 대한 궁금증은 뒤로 하고 얼른 밥을 먹으러 가자.
아침 식사하러 갈 식당은 명란젓 요리 전문점 멘타이쥬(めんたい重).



가게에 들어가니 어느정도 매운걸 원하는지 물어보고
거기에 해당하는 나무 패를 하나씩 줬다.
나중에 주문하면서 이걸 내면 해당 요리의 매운 정도를 맞춰 준다.



자리에 앉은 후 멘타이코(明太子) 둘과 츠케멘(つけ麺) 둘을 시켰다.
그런데 츠케멘은 매운 정도가 정해져 있어서 패가 필요 없단다.
뭔가 비효율적인 체계인 듯 하군.


사실 명란젓은 우리나라 음식이 일본으로 전래된 것이다.
심지어 전래된 시기조차 광복후인 1949년으로 그리 오래 되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명태가 잡히지 않아 비싸진 반면
일본은 홋카이도라는 명태 어장이 있으니
지금은 일본에서 오히려 더 대중적인 음식이 되었다.
그리고 명란젓이 일본에 전래될 때 부산을 통해서 후쿠오카로 왔었기에
후쿠오카가 명태가 잡히는 지역은 아니지만
명란젓으로 일본에서 손꼽히는 지역이 되었다.
잡설이 길었다. 얼른 먹자.




멘타이코는 명란젓 덮밥, 츠케멘은 찍어먹는 면 요리이다

아무래도 커다란 명란젓 한 덩어리가 있다보니 좀 짜기는 하다.
하지만 명란젓 자체가 맛이 좋아 밥과 함께 술술 넘어간다.
쯔케멘 국물도 진한 느낌에 일본음식답지 않은 칼칼함까지 있어서
3일간 많은 술을 마신 우리 일행에게는 더 없이 좋은 해장국이 되었다.

맛있게 아침 식사를 하고 나와보니
멘타이쥬 앞은 대기하고 있는 사람들로 장사진을 치고 있었다.
일찍와서 다행이었군.

식사후에는 돈키호테에 가서 쇼핑하러 간 다음
커플끼리 나눠져서 다녔다가 나중에 공항갈 때 다시 만나기로 했다.
우리는 약과 생활용품 몇가지 사고 호텔로 가서 체크아웃 하기로 결정.

호텔로 돌아가는 길에 분메이도(文明堂) 카스테라 가게가 보여 들렀다.
카스테라를 만들 때 가장자리 부분을 잘라내는데
일본에서는 이 자투리(切れ端 키레하시) 부분만 따로 판다고 한다.
그리고 이걸 찾는 사람들이 꽤 있을 정도라고 해서
혹시 구할 수 있으면 사다달라는 부모님의 부탁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짧은 일본어로 키레하시를 파냐고 물어보니 일본어로 답하는 아주머님.
영어로 물어볼 걸. 일본어로 물어봤자 답을 못알아 듣잖아. -_-;;;
다시 우리가 한국인이라고 얘기하니 잠시 고민하시더만
가게 앞에 붙어 있는 조그만 안내문을 가리켰다.
그리고 그나마 읽을 줄 아는 한자로 대충 읽어보니
키레하시는 화요일에만 판다고 되어있었다.
아이고 알았으면 어제 후쿠오카 오자마자 사러 오는 건데.

2017년 11월 17일 금요일

Jin과 Rage의 九州 북서부 여행기 - 20170502 (3) : 福岡의 밤은 역시 中洲의 屋台에서

히라도에서 후쿠오카까지는 차로 2시간.
이번에도 관건은 전날 술을 많이 마신 형이
멀쩡하게 운전을 할 수 있느냐는 것.
그리고 역시나 이번에도 1시간쯤 지났을 때부터
형의 졸음 운전이 시작되었다.
본인이 운전을 도맡겠다고 말한데 책임을 지는 것은 좋지만
굳이 위험할 필요는 없지 않겠나. 이젠 내가 운전을 해야겠다.

형을 뒷자석으로 보내고 운전대를 잡았다.
좌우가 뒤바뀐 운전석이 역시나 어색하다.
그냥 직진을 하는데도 그 어색함 때문인지 긴장이 되네.
그래도 한 10여분이 지나고나니 차차 적응이 되었다.
하지만 아직도 난관은 남아있었다.
방향 전환 없이 따라가기만 하면 되던 국도길 구간이 끝나고
어느새 높은 건물들이 여럿 보이기 시작하며 후쿠오카 시내에 접어들자
좌회전/우회전 할 상황이 생기면서 진땀을 흘리게 했다.
그래서 아내와 나는 교차로에서 좌회전/우회전 할 때마다
좌짧우크(좌회전 짧게, 우회전 크게)를 되내이며
잘못해서 역주행하지 않도록 신경썼다.

어색한 반대편 운전이 끝나고
드디어 호텔 에클레어(Hotel Eclair)에 도착했다.
지난 2박은 온천이 있는 호텔들이었지만
마지막 밤은 다소 저렴하게 비지니스 호텔.

짐을 풀고 방에서 좀 쉬었다가 저녁을 먹으러 나갔다.
현재 일본 우동이라면 시코쿠 섬의 사누키나 마루가메가 유명하지만
처음으로 우동이 중국에서 전래된 곳은 후쿠오카다.
그만큼 일본 우동의 발상지라는 점에서 자부심을 갖고 있고
다양한 우동 가게들이 손님들을 유혹하고 있다.
(또한 후쿠오카는 라멘도 우동만큼 유명하고, 많은 가게들이 있다.
유명한 이치란(一蘭)과 잇푸도(一風堂) 본점이 모두 후쿠오카에 있다.)

그러니 오늘 저녁은 우동으로 당첨.
그리고 우리가 고른 가게는 하카타 아카쵸코베(博多 あかちょこべ).
가게의 시그니처 메뉴인 주전자 우동을 먹어보자.





아카쵸코베의 우동 면은 밀가루 배아가 포함된 반죽이라서
색이 희지 않고 약간의 갈색 빛을 띄고 있다.
하지만 거칠어 보이는 색과는 달리
면은 탄력 있으면서도 더 부드러운 맛.
국물도 여러가지 다시를 사용한 듯 한데
깔끔하면서도 깊은 감칠맛이 나서 계속해서 먹게 만든다.
하지만 욕심내지 말고 (4명이서) 두 그릇만 먹자.
먹어야 할 것들은 많으니까.

우동을 먹은 후에는 나카스(中洲)의 야타이(屋台) 거리로 향했다.

야타이는 우리의 포장마차를 일컫는 말이다.
후쿠오카 나카스와 텐진(天神)의 야타이 거리는
이제 일본 다른 지역에서는 거의 볼 수 없는 풍경이기에
일본 타지에서 온 관광객들도 많이 찾는 명물 거리.



상당수의 야타이 가게들은 주인장의 별명인 듯한 이름으로 되어있다.
이를테면 야마짱, 히데쨩, 토모쨩 등.
가게별로 8~10명 정도가 앉을 수 있는 공간이 전부인데다가
대다수의 가게들이 이미 만석인 상황이었다.
어디가 좋을까 여기저기 두리번 거리다가
마침 교자(만두) 가게에 자리가 나서 얼른 자리를 차지했다.


타케쨩(武ちゃん) 수제 만두(手作り 餃子 테즈쿠리 교자)


한글 메뉴판도 준비되어 있다.
포장마차지만 가격이 그다지 착하지는 않다

야타이에서 지켜야할 불문율들 중의 하나는 1인당 1메뉴.
그래서 만두 2인과 곱창 2인을 시켰다.
그리고 먹어보니 곱창은 질겼지만...



그래 이 가게는 교자(만두) 가게다.
여기선 만두를 먹어야 한다. 두 번 먹어야 한다.
한 면은 바삭하게 구웠으면서도  피의 반대편은 쫄깃하고
만두 소는 촉촉하면서도 향긋한 부추향이 좋다.
단 즉석에서 구워 나오는지라 뜨거워서 조심해야한다.

우리가 한국어로 대화하며 먹고 있으니
옆좌석의 아주머님이 우리에게 짧은 한국어로 말을 거신다.
히로시마에서 오신 부부였는데 알고보니 아주머님이 한국 드라마 팬.
두분은 다음날 부산으로 여행가기 전에 후쿠오카에 들르신 것이었다.
아내와 내가 부산 사람이라고 하니 맛집들을 물어보셔서
짧은 한국어와 영어, 일본어를 섞어가며 몇가지 말씀은 드렸지만
잘 기억하고 찾아가실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곱창과 교자를 먹은 후에 다시 다른 가게로 자리를 옮겼다.
이번에 들어간 가게는 시로쨩(白ちゃん).
라멘이 유명하여 봉지라면으로도 팔리는 듯한데
이미 우동을 먹고 왔으니 오뎅과 명란젓 구이를 먹어보자.


맛있긴 한데 좀 짜긴 했다

우리가 푸드파이터들은 아닌지라 이쯤되니 배가 많이 불렀다.
하지만 먹는건 끝났어도 마시는건 끝나지 않았다.
(물론 지금까지 나온 모든 매장에서 맥주를 마시긴 했다......)
우리 숙소 맞은편의 오쿠라(オークラ) 호텔 후쿠오카
자체 생산하는 수제맥주 하카타 드래프트로 유명하다니
맥주매니아 아내님이 가지 않을 수가 없지.


오쿠라 호텔 1층의 바, 하카타가와로 갑시다




종류별로 한 잔씩. 중간에 아이스티가 끼어있지만 신경쓰지 말자

좀전까지 북적대는 야타이 거리에 있다가
불과 10여분 후에 차분한 호텔 바에 앉아서 한잔 하고 있으니
이 또한 재밌는 경험이다.
호텔이니 약간 비싸긴 했지만 맥주 맛에는 다들 감탄.
국제 맥주 대회에서 여러번 수상한 경력이 있을 정도의 맥주이니
맛있는게 너무나 당연한 얘기인지도 모르겠다.
오쿠라 호텔은 일본 여러 곳에 있는 호텔 체인이지만
이 맥주는 오직 후쿠오카에서만 마실 수 있는 것이니
후쿠오카를 들렀을 때 꼭 찾아갈만 하겠다.

오쿠라 호텔에서 맥주를 마신 후에는
형네와 따로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아내는 피곤했던지 방으로 들어가고 싶어해서
우리는 그대로 숙소로 귀환.

언제나 여행은 그랬지만 이번 3박 4일도 금방 흘러가네.
이제 내일이면 마지막 날이다.

2017년 11월 15일 수요일

Jin과 Rage의 九州 북서부 여행기 - 20170502 (2) : 平戸를 들른 사실상의 유일한 이유, カスドース

히라도의 가장 번화한 거리는 대부분 2층짜리 일본식 주택들 사이로
차 두대가 겨우 지나갈 정도의 길이 전부이다.
소박하지만 그야말로 일본스러운 분위기.
현대적 건물의 나가사키보다 오히려 이런 곳이
진짜 여행 온 것 같은 느낌을 주는 듯 하다.



타박타박 걸으며 둘러보는 소박한 가게들 구경이 즐겁다.
족욕탕에서 츠타야(蔦屋)까지는 걸어서 10분 거리.
비슷비슷해 보이는 건물들이 살짝 지루해질 무렵
드디어 츠타야에 도착했다.


간판에 보면 1502년부터 장사했다고 적혀있다;;;;;;

다양한 디저트들은 엄청난 유혹이 되었다만 지금 시각은 12시반.
디저트보다는 점심을 먼저 먹어야 할 때.
우선은 점심을 먹고 와서 먹는게 좋겠지?

히라도는 고베 만큼은 아니지만 꽤 유명한 와규(和牛) 산지이다.
마침 츠타야 맞은편에 야키니쿠 스즈(やきにく鈴)라는 가게를 발견.



가게에 들어니 자리가 없어서 30분 정도 기다려 달라고 한다.
사람도 별로 없는 동네에서 만석이라면 맛집일 가능성이 크지.
무조건 기다려서 먹고 가야겠다.





야들야들한 와규 특징은 그대로면서
소스 덕분인지 고베에서 먹었을 때 부족하다 느겼던 육향은 더 좋았다.
운좋게 걸린 맛집 덕에 잘 먹었네.
이제 다시 츠타야로 가보자.


히라도 츠타야는 역시 카스도스지






카스도스 외에도 다양한 디저트들이 있다

양갱이나 떡, 도라야끼 등 여러가지 후식들이 있지만
역시나 메인인 카스도스가 크게 소개되어 있다.
그런데 우엉떡(牛蒡餅)도 이 지역 특산 디저트인 듯 하네.
(진짜 우엉이 들어간 것은 아니고
흑설탕이 들어가 갈색을 띈 떡을 우엉 모양으로 자른 것.)

카스도스를 만드는 과정은
(계란과 설탕 밀가루로 만들어내는) 카스테라를 작게 자른 후
계란 노른자 물을 입힌 후 설탕물에 튀긴후 다시 설탕을 잔뜩 입힌다.
그래서 이름도 카스테라의 카스에
달다는 뜻의 포르투갈 어 도스(doce)가 합쳐진 것.
(카스테라 자체가 포르투갈로부터 전래된 것이다.)
이걸 '요리인류'를 통해서 알게 된 후 꼭 한번 먹어봐야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카스도스를 만들어 파는 곳은 오직 히라도 뿐.
이번 여행에서 히라도를 들른 사실상 단 하나의 이유가 카스도스였다.
그리고 츠타야는 450년의 카스도스 역사의 원조 가게.


[youtube.com 펌] '요리인류'에 나온 카스도스를 만드는 과정

그럼 5개들이 한 박스를 972엔에 사고
(물론 카스도스만 산 것은 아니었다)
이제 450년 역사의 왕에게만 진상되던 디저트를 먹어보자.
가게 한편에 다다미 방이 있어서 커피와 함께 먹을 수 있다. 


박스를 뜯어보니 낱개로 플라스틱 포장이 따로 되어 있다.
이거...과대 포장인걸? -_-;

원래 단 카스테라를 설탕물에 튀겼으니 얼마나 달까.
워낙 기대를 하고 왔던 탓인가
손가락 두개 합친 것 정도의 조그만 조각 하나를 입에 넣기까지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나는) 은근한 긴장감을 느낄 정도였다.
그리고 이제 내 입에 들어온 순간......

엄청난 당도를 기대했었는데 생각보다 그렇게 무식하게 달진 않다.
그리고 (당연히) 카스테라보다도 더 진한 계란향이 좋다.
다만 계란 향은 진한 커피에 쉬이 가려지기에
일본식으로 녹차와 함께 하는게 나았겠다는 생각이 든다.
기대한 것 만큼 엄청난 당도는 아니라
약간의 허탈함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네.

계란과 설탕이 귀하던 수백년 전에
엄청난 양의 계란과 설탕을 필요로 하는 이 음식을
아무나 먹을 수 없었던 것은 자명할 터.
카스도스의 맛 자체만 따지지 말고
그러한 배경을 생각하면서 먹어보는 것이 좋겠다.

이제 히라도에서 볼 일은 다 봤으니 후쿠오카(福岡)로 출발하자.

2017년 11월 5일 일요일

Jin과 Rage의 九州 북서부 여행기 - 20170502 (1) : 한적한 동네 풍경만큼이나 수수했던 平戸의 유적들

여행 세번째 날.
세상 모르고 깊이 잠들어 있는 새벽에 아내가 나를 깨웠다.
부시시 일어난 내 손을 잡고 아내가 이끈 곳은 창가.
그리고 창밖에선 마침 먼동이 훤해지고 있었다.
계획했던 것은 아니었지만 운좋게 일어난 아내 덕에
수평선에서 떠오르는 해를 볼 수가 있었다.


잠이 채 못깬 상태로 일출을 본 우리는 다시 침대로 직행.
아직은 새벽 5시 40분. 좀 더 자고 일어나야지.

다시 잠을 좀 자고나서 일어나 아침 식사를 하러 갔다.
뷔페 식의 아침 식사 음식들은 그저 그런 편.
식사를 한 후에는 실내탕으로 아침 목욕을 하러 갔다.
히라도 카이조 호텔의 실내 목욕탕은 반원형인데
(즉, 남탕과 여탕을 합치면 원의 형태가 된다.)
그 외곽 테두리를 따라 조성되어있는 수족관이 특징인데
유유히 헤엄치는 물고기들과 커다란 바다거북을 구경할 수 있다.

[www.hiradokaijyohotel.co.jp 펌]

목욕을 끝낸 후 짐을 챙겨나와 체크아웃을 했다.
전날에는 잘 못봤었는데 프론트에 놓여있는 사진을 보니
왜 이 호텔의 이름이 해상(海上 카이조) 호텔인지 알 수 있었다.
지금은 메워지고 호텔 앞쪽에 방파제까지 있지만
이전에는 바다 바로 위에 지어진 호텔이었던 것이었다.


이제 히라도 시내로 나가보자.
우선 첫번째 행선지는 히라도 성.
호텔에서 히라도 성까지는 10분이면 갈 수 있는 거리.

차를 주차해두고 성으로 올라갔다.
히라도 성의 규모는 얼마 되지 않아서 혼마루 정상까지는 금방.

히라도 항 전경. 과거에 히라도 번주가 이렇게 내려다 봤을 듯

아마도 이 망루는 외부 경계용이였겠지?

히라도와 규슈의 해안과 바다, 녹지가 만들어낸 경치가 훌륭하다.
그런데 그리 높지 않음에도 천수각 꼭대기에서는 바람이 세차게 분다.

전날 호텔에서 목욕할때 독수리 한마리가 지나가서 놀랐는데
이 곳에서 보니 주변에 여러마리의 독수리들이 날아다니고 있다.
이 근방이 독수리들의 주요 서식지인가 보다.

대충 본 것만으로도 6~7 마리는 된 듯

천수각에서 내려와서 성 이곳 저곳을 돌아보던 중
재밌는 비석 하나를 볼 수 있었다.
새겨진 글을 보니 일본 최초 담배 종자가 도래된 곳이라는 것.
히라도는 유럽과의 무역이 이루어지던 곳이다보니
빵, 카스테라, 별사탕, 고구마, 담배, 맥주, 페인트, 서양 의학 등
많은 서양 문물이 처음으로 들어온 곳이다.


성에서 내려온 후 우리는 자비에르 기념교회로 향했다.
성 바오로 이후 가장 많은 사람들을 입교시켜서
외국 선교의 수호성인으로 여겨지는
프란시스코 자비에르(Francisco de Xavier) 신부가
일본에 처음으로 기독교를 전했음을 기리기 위한 교회이다.

화려한 조각 하나 없이 매끈해서
마치 조립 장난감 같았던 자비에르 기념 교회

교회 내부는 촬영 금지.
사실 문 바로 앞까지만 들어갈 수 있어서
내부 구경 자체가 제약이 있었다.

자비에르 기념교회 주변에는 불교 사찰이 3개나 있어서
사찰과 교회가 같이 보이는 풍경으로도 알려져 있다.
우리가 차를 주차해둔 곳이 그 풍경을 볼 수 있는 쪽과 다른 곳이라
미처 보지 못하고 돌아서야 했지만...

이제 히라도 항구 근처로 가자.
항구 근처에는 팔탕과 족욕탕이 있다.

히라도 온천 팔탕, 발탕(うで湯・あし湯)

보통 족욕탕이야 많이 볼 수 있지만 팔탕은 뭘까.
어떤 건지 궁금했다. 그런데 도착하고보니...

사진 가운대 보이는 분수대(?)가 팔탕

알고보니 팔을 담글 수 있는 분수대(?)가 팔탕이었던 것.
매일 온천 목욕을 하고 있지만 기왕 왔으니 팔과 발을 담궈보자.
나름 방석도 구비되어 있는 등 이용객들에 대한 배려가 눈에 띈다.

어쨋건 족욕이라면 신나는 아내

이제 아내와 내가 히라도를 오기로 맘먹게 했던

진짜 이유를 찾으러 가야겠다.
바로 츠타야(蔦屋)의 카스도스(カスドー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