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8월 26일 목요일

Jin과 Rage의 上海 여행기 - 20190228 (2) : 다소 아쉬웠던 南翔馒头店의 샤오룽바오

닝허루 시장에서 위위안(豫园/예원)까지는 걸어서 10여분 거리.
예원은 명청시대 양식의 정원으로 아름답기로 손꼽힌다고 한다.
다만 원래의 예원은 아편전쟁과 일본군 침략을 거치며 파괴됐고
지금의 예원은 1950년대에 상하이 시에서 복구한 것.
그런데 왜 갑자기 밥도 안먹고 정원부터 가냐고?
왜냐면 유명한 관광지 주변에는 먹거리가 많을테니까. ㅋ

평범한 서민 주택가를 지나

예원이라고 적힌 패루가 나타났지만 아직 예원에 도착한 것은 아니다

하늘로 뻗은 중국 가정의 빨랫대

패루를 지나 5분을 더 걸어가니 예원의 상점가에 도착했다.
좀 전의 한적하기 그지 없던 시장에 비하면
치일 정도로 많은 사람들 속을 뚫고 가야한다.


상점가 지도. 장소별 특색 물품들이 표시되어 있다

배가 너무 고프니 얼른 식당부터 가자.
예원에는 난샹만터우(南翔馒头店)라는 유명한 음식점이 있는데
상하이를 대표 음식중의 하나인 샤오룽바오(小笼包)의 원조로 꼽힌다.


인기있는 음식점 답게 줄서서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다.
그래도 오래 걸릴 정도의 줄은 아니라서 다행이다.
어? 그런데 기다리면서 보는데 신기한 안내문이 있다.

아니 만두 육즙을 빨대 꽂아 먹으라니... -o-

10여분 기다린 후 드디어 앉을 수 있게 되었다.
메뉴는 다행히 영어로도 적혀있네.


메뉴를 찬찬히 살펴본 후
우리는 게 내장이 들어간 시에황관탕바오(蟹黃灌汤包)와
야채샤오룽(野菜小笼), 생선 요리(本帮熏鱼) 등을 시켰다.
시에황관탕바오는 아까 본 안내문의 빨대로 빨아 먹던 바로 그 만두.

 메뉴에 熏자가 있었지만 찜은 아니고 튀김인 듯


문제의 그 빨대가 같이 나왔다

우선 육즙을 빨아먹어보자

열심히 먹는다고 먹었지만 속에 육즙이 남았다.

아.........
안타깝게도 대표메뉴인 듯한 시에황관탕바오는 비릿...
그렇다고 야채샤오룽이라도 괜찮았던 것도 아니고...
아무리 원조집이라도 자기 계발을 안하고 도태되면
실망감만 주게 된다는 것만 알려줬을 뿐.
(나중에 찾아보니 상하이에서 꼽은 샤오룽바오 맛집 리스트에서도
난샹만터우의 평점은 그다지 높지 않은 편이었다...OTZ)
원래는 이 세가지 먹고 다른 걸 더 시킬랬는데
맛이 그저 그렇다보니 나가서 다른 걸 사 먹어야겠다.
마침 근처에 떡을 파는 곳이 있으니 이거 사먹어볼까?
팥(?)앙금(玫瑰豆沙)과 계란+돼지고기(蛋黃肉松) 하나씩 사자.


다시 난샹만터우 앞으로 나갔는데
조그만 연못과 아홉굽이가 있는 다리 지우취챠오(九曲桥)는
건너면 장수한다는 얘기가 있어서인지 사람들로 빼곡하다.


미신같은 얘기지만 우리도 다리를 한 번 건너는 봐야겠지?
우선 연못 한 편의 사람이 적은 곳에서 좀 전에 산 떡부터 먹자.
그런데 어쩌다보니 사람이 적어서 선 곳이 예원의 진짜 입구.
(예원은 여기서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야 한다.)
저기를 들어가봐야하나......?
뭐......우리가 중국 정원까지 구경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예원, 미안...
(그런데 아내는 예전에 들어가봤단다. 쳇. -ㅅ-)

구곡교 중앙에는 후신팅(湖心亭)이라는 정자가 있는데
160년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찻집이다.
식사 후 차 한 잔이 생각날 때니 들어가보자.

정자 2층에 올라가 자리에 앉았다.
종업원이 메뉴판을 주는데......그림 하나 없이 한자뿐이다. -_-;
내가 한자를 좀 읽기는 한다만 갖가지 차 종류를 어찌 알겠나...
그래도 대충 보니 흔한 녹차 종류외에도 여러 과일차나 꽃차도 있네.
다만......가격이 좀 세다.
보통 하나에 100元(약 18000원)이 넘다 못해
168元(약 30000원)짜리 메뉴도 있다;;;
중국 음식 물가 생각하면 엄청난 가격.
뭐가 뭔지 몰라 한참을 헤맨 우리는 결국 직원을 불러 추천을 부탁했다.
그랬더니 비싼게 맛있다는 명쾌한 안내......-_-;;;
그래 뭐 그럼 비싼 거 하나 그나마 저렴한 거 하나 시키자.
(나중에 알고보니 168元 짜리 메뉴 봉황단총(凤凰单丛)은
중국의 3대 우롱차로 꼽히는 명차라고 한다.)

간단한 과일과 과자가 같이 제공된다

바로 아래 구곡교에 사람이 바글거리는 것과는 다르게
후신팅 내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 느긋하게 따뜻한 차를 즐길 수 있었다.
하긴 이 가격을 생각하면 많이 찾아오진 않을 것 같다. -_-

다과를 즐기며 쉬고 있으니 얼마후 전통악기 연주와 노래가 시작되었다.
나가기 전에 한 곡은 듣고 가자.


PS. 나중에 알고보니 그림과 영어가 있는 메뉴판이 따로 있더라...
직원이 우리를 중국인으로 생각했나보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