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8월 29일 금요일

Jin과 Rage의 Croatia & Slovenia 여행기 - 20130620 (3) : 한 폭의 그림이었던 Bled 호수

성당 안으로 들어가보자.
금박의 화려한 성모 마리아 상과 장식물들이
흰색과 베이지색의 깔끔한 회벽과 뭔가 이질감이 든다.
1000년이 넘은 성당이라는데 그렇게 고풍스런 느낌은 들지 않네.
뭐 어쨋건 중요한건 종 치러 온거니까... -_-;


단상 앞에 종에 매달린 밧줄이 길게 늘어져 있다


발 아래에 매달리지 말라는 표시가 있다

종을 치는데는 꽤나 힘이 들었다.
세번 치면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했는데
묵직한 느낌 때문에 조절이 안되서 오히려 여러번 친건 함정 -_-;

어쨋건 둘이서 번갈아 가며 종을 친 후 돌아보니 방명록 적는 곳이 있네.
그런데 몇장 넘겨보니 한글이 꽤 많이 보인다.
아무도 슬로베니아를 못알아 준다고 자살을 결심했던 베로니카는
최소한 한국에는 성공적으로 알린 것이려나?




방명록을 적고나니 아까 그 신혼부부네가 와있네.
번잡하니 피해야겠다 싶어서 문 밖으로 나서는데...
갑자기 이 신혼부부를 따라다니던 사진기사가 나한테
문 옆 창가에 둔 렌즈 못봤냐며 나한테 물어본다.
뭔 소리야? 하고 보니 이 사진기사의 카메라도 캐논.
왠 동양인이 캐논 DSLR에 커다란 백통 달고 다니는걸 보고는
내가 그 렌즈를 가져간 것인지 의심하고 있는 것 같았다. -_-;;;
우린 렌즈 본 적 없다고 얘기하니 알겠다곤 했지만
그 미심쩍어하는 표정이란...
하지만 얼마 후 자기 조수가 챙겨둔걸 몰랐다며 미안하다고 말하긴 했다.
평소같으면 의심받는게 불쾌했을 법 하지만
우린 여행중이니까, 즐거워야하니까 쿨하게 넘어가자.

성당에서 나와서 호수 너머 블레드 성을 바라보니
(오스트리아와의 국경인) Karavanke (영어로 Karawanks) 산맥과 어울려
그림같은 풍경을 보여준다.


성 뒤편은 만년설이 덮인 Stol 산 (일거다 -_-a)

다시 배를 타고 원래의 선착장으로 돌아가 블레드 성에 올라가보자.

@ 갔다온 후 찾아보고 알게 된 것.
블레드 호수에 있는 배는 플레트나(Pletna)라고 부르는데
18세기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 가문에서는 이곳이 알려지길 꺼려해서
플레트나 23척만을 띄울 수 있도록 제한했다고 한다.
그래서 지금까지도 그 전통에 따라 23척의 플레트나만이 호수 위에 있다.
거기다가 심지어 사공은 가업으로 전해지는 직업이란다.
(알바가 아니었군;;;)

나루터에서 20분 정도 걸으면 블레드 성에 오를 수 있다.
올라오는 길이 꽤 가파르네.
(나중에 알고보니 올라오는 버스가 있단다 OTZ)
블레드 성은 공식기록 상 슬로베니아에서 가장 오래된 성.
(1011년 5월 22일)
지금의 형태는 1700년 경에 재건된 것이라고 한다.
그렇지만 사실 우린 그런건 관심없고...... 경치!
성에서 내려다보는 블레드 호수는 일품이었다.


잘 안보이겠지만 섬 왼쪽 건너편에 티토의 별장이었던 Villa Bled가 있다

플레트나를 탔던 나루터 쪽. 뒤편에 블레드 시가 보인다

2014년 8월 21일 목요일

Jin과 Rage의 Croatia & Slovenia 여행기 - 20130620 (2) : 사공 총각, 노 좀 잘 저어봐

블레드(Bled)는 도시의 이름이다만
이곳을 찾는 여행객들은 블레드 호수를 보기 위해 온다.
블레드 호수는 티토 전 유고슬라비아 대통령의 여름 별장이 있었을 정도로
아름다운 풍경을 가지고 있는 곳.


파노라마 레스토랑에서 찍은 파노라마

호수 한바퀴를 걸으면 2~3시간 정도 걸리므로
트랙킹이나 자전거(대여점이 있다)로 돌아보는 것도 좋겠다.
(파노라마 레스토랑 앞에서 출발하는 관광 기차도 있다)

우선 점심부터 먹자.
우리가 여행오기 직전에 여기 왔다가신 분 한테서
파노라마 레스토랑(Restavracija Panorama / Panorama Restaurant)의
스테이크가 맛있다는 얘길 들었었다.
들어가서 주문을 하는데 스테이크 가격이 만만치 않네.
그래도 기왕 기분 내는거 라자냐 하나와, T-bone 스테이크 하나.


크고 아름다운 T-bone 스테이크

그런데 음식이 나오고 보니 이건 뭐...싸네! 스테이크 크기가 상당하다.
(곁들여 나온 감자도 양이 ㅎㄷㄷ)
양만 많은 것도 아니고 맛도 좋다.
미디엄레어 시켰는데 딱 좋게 구워져 나왔다.
감자나 야채도 잘 요리되었고.
딱 하나 아쉬운 점은 라자냐와 스테이크 모두 좀 짰다.
하지만 서구권 음식은 사실 느끼한 거 아니면 짠건 잘 알고 있으니 뭐.
(그래봤자 국물때문에 우리나라 음식의 나트륨 함량이 더 많겠지 -_-)

양이 상당히 많아서 결국 우리는 다 먹지도 못하고 나와야했다.
맛있는 음식을 남기는게 미안해서 눈치를 보는데
마침 옆 테이블의 백인들이 훨씬 더 많이 남기고 가기에
미안한 마음은 거둬들일 수 있었다. ㅋㅋ
(그 테이블 사람들은 둘이서 3인분 시켜놓고 1.5인분 정도 남기고 간 수준)

호수 안에는 블레드 섬이 있는데 이 섬은 슬로베니아의 유일한 섬이다.
(슬로베니아는 이스트라 반도에 아주 약간의 지역만 바다와 접하고 있다)
사공이 노 젓는 배를 타고 섬으로 갈 수 있는데
(호수 전체가 환경 보호 구역이라서 모터달린 배는 금지되어있다)
정해진 출발 시각이 없고 손님이 충분히 차길 기다렸다가 간다고 한다.


다른 손님이 아무도 없...

우리가 나루터에 갔을 때는 다른 손님은 전무한 상황.
무작정 기다리긴 심심하니 호숫가 근처를 산책하기로 했다.


맑고 투명한 호수 물


우리나라 백조는 겨울 철새인데...여긴 여름에 있네 -_-a

잠시 산책하다가 다시 나루터로 돌아가서
배삯을 내고 그냥 배 안에서 기다렸다.
다행히 잠시 기다리니 다른 손님들이 많이 와서 배가 출발했다.
보아하니 신혼부부와 하객들(아마도 가족들?)이 단체로 온 듯하다.


보다시피 우리가 탄 배가 제일 먼저 출발했었다. 그런데...

나루터에서 섬까지는 대략 30~40분 정도 걸렸다.
왜 30~40분이냐고 그러냐면 우리 뒤에 출발한 배들은 30분 만에 갔고
우리가 탄 배만 40분 넘게 걸렸기 때문이다 -_-;


나중에 출발한 배는 이미 섬 근처에 점으로 보일 정도...

하필 우리가 탄 배의 사공이 세 명의 사공들 중 제일 힘이 딸리나 보다. -_-
이봐 사공 총각 운동 좀 더 하셔야겠으...


어쨋건 블레드 섬에 거의 다 왔다

블레드 섬은 성모마리아 승천 성당(Cerkev Marijinega Vnebovzetja /
Pilgrimage Church of the Mary's Assumption)만 있는 조그만 섬이다.
참고로 이 성당에서 결혼식을 올리는 커플은
신랑이 신부를 안아 들고
성당으로 향한 99개 계단을 걸어 올라가야 한단다.
우리와 같이 배타고 들어온 신혼부부는 했을까?
(10분넘게 늦게 도착해서 알 수가 없었다)


이 계단이 아니고 섬의 반대편에 있는 계단이다

우리가 탄 호수 동쪽 나루터 말고 서쪽 편에 있는 나루터에서 배를 타면
99계단이 있는 성당 정문쪽에 내리고 배를 타고 가는 시간도 더 짧다.

어쨋거나 성당으로 가보자.
성당 안에서 꼭대기에 있는 종을 칠 수가 있는데
이 종을 3번 치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얘기가 있다.

2014년 8월 19일 화요일

Jin과 Rage의 Croatia & Slovenia 여행기 - 20130620 (1) : Sokol의 맥주는 So Cool!

전날 피곤했지만 아침 7시 좀 넘어서부터 잠이 깨서 말똥말똥...
그래서 아내를 깨워 아침 산책을 나섰다.


고요한 류블랴니차 강가 아침 산책

아내는 왠지 아침 산책을 하면
여행온게 아니라 거주민이 된 듯한 기분이라 좋단다.

아침 일찍부터 깨어서 걸으니 출출하다.
평소에는 잘 안먹지만 여행오면 안먹던 아침도 먹게 된다. ㅋㅋ
그런데 아침 9시도 안된 시간인데 연 가게가 있을까?
무작정 올드 씨티를 다니다보면 뭔가 있겠지란 생각으로 다녀봤다.
(그리고 다니다보니 생각보다 아침 하는 식당이 꽤 있다.)
마침 전날 숙소에서 안내 책자로 본 식당이 문을 열었기에 착석!
샐러드와 수프 하나씩 주문하고 나는 사과쥬스.
그리고 아내는 안내 책자에서 하우스 맥주가 맛있다고 나와있었던 지라...
수줍게 하우스 맥주가 되냐고 물어본다. ㅋㅋㅋ
나름 아침부터 맥주 시키는게 민망했던지 작은 거 한잔.
(닭살 돋게 할 말이지만, 이런 때 아내가 정말 귀엽다.)


이번 여행 첫 아침식사

수프도 샐러드도 무난하게 괜찮았다.
그리고 아내는 후회했다.

"왜 내가 큰 잔으로 안시켰을까!"

하고. ㅋㅋㅋㅋㅋㅋ
그래서 나도 약간 먹어봤는데......맛있다!!!!!! 이 맥주 진짜 맛있어!!!
류블랴나 가는 분은 Gostilna Sokol의 맥주 강추!

기분좋은 산책과 식사를 끝내고 숙소로 돌아온 다음 짐을 정리했다.
이제 블레드(Bled)로 가야지.
블레드까지 가는 시간 생각하면 점심식사가 늦어질 듯 하니
동네 빵집 들러서 빵 좀 사야겠다.


빵집 이름이 슬로베니아어로 비엔나(Dunajska) 베이커리(Pekarna)
우리나라로 치면 파리 바게뜨 같은 건가 -_-;


버스터미널 가는 길에 Gostilna Sokol에 다시 들러서 찰칵

류블랴나 시외버스 터미널은 기차역과 같이 있다.
블레드행 티켓 2장 사고 잠시 쉬었다가 버스 탑승.
버스로는 1시간 반 걸렸다.
블레드 호수 근처에 가면 버스가 곳곳에 서기 때문에 주의해야한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블레드 호수 정류소에서 내리기 때문에
눈치만 빨라도 된....)

버스에서 내렸으니 숙소를 찾아야지.
그런데 관광안내소에 주소로 물어보니 정확히는 모르겠단다 -_-;
믿을건 구글맵 뿐이군. 구글신 없었으면 어쩔...

그런데 우리 숙소가 버스 정류소에서 거리가 좀 되네.
더운 여름날에 짐끌고, 메고 계속 걷고 있자니 힘들다.
내가 힘들면 또 못된 버릇이 나오지. 짜증섞인 답변 -_-;
아내가 지도보면서 여긴가 저긴가 하고 있는걸 보면서
예약할 때 숙소 위치가 버스터미널에서 얼마나 먼지
확인 안했냐고 약간 짜증을 내버렸다;;;;;;
물론 짜증은 내놓고 스스로 아차 싶어서 말도 못하고 끙끙....
숙소 찾는데 걸린 10여분간의 아내와 냉랭했던 시간이
참으로 길게 느껴졌다 -_-;;;

그리고 왜이리 먼데 숙소를 잡았냐고 짜증낸게 무안하게도
Sobe Stojanovič (스토야노비치 민박)는 예뻤다;;;
죄송합니다, 아내님 OTZ (내가 가끔 까먹는데, 아내의 선택은 진리다)


숙소 2층에서 내려다본 풍경

숙소에 도착하니 주인 아주머니가 아직 정리가 덜됐다며
응접실에서 잠깐만 기다리란다.
1층 식당에서 좀 기다렸다가 2층에 있는 방으로 안내 받았다.
첫인상부터 그랬지만 이 집 주인 아주머님은
뭔가 아가사 크리스티 소설(특히 미스 마플 주인공인)에서 나오는
전형적인 수다스런 시골 아주머니 느낌.
집안일에 열심이면서 그 집안일들에 대한 얘기를 끝도 없이 하는...
아 뭐 그렇다고 불편했다거나 그런건 전혀 아니다.
친절했고, 집도 상당히 깔끔했다. 다만 끊임없이 얘기를 하실뿐.
(영어로. 하긴 영어를 못하시면 아예 얘기를 안하셨겠지 -_-;)

크로아티아어와 슬로베니아어 모두 Sobe는 방, room이다.
Sobe가 붙어 있는 집들은 일종의 민박을 하는 집이라 보면 된다.
Sobe Stojanovič는 3층까지 있는 집이었데
1층은 응접실, 부엌, 식당이 있었고
2~3층에 있는 방을 숙소로 쓰는 듯 했다.


우리가 묵은 방은 핑크 벽지가 인상적 ㅋ
인터넷에서 찾아보면 이 방 벽지 색이 다르다. 도배 새로 하신 듯

짐을 숙소에 내려놨으니 이제 블레드 호수로 가보자.
호수는 버스터미널 바로 옆이다.
(그래도 지금은 짐이 없으니 다행이다... 킁 =ㅅ=)


숙소에서 다시 버스터미널 방향으로... 블레드 호수가 보인다

2014년 8월 12일 화요일

Jin과 Rage의 Croatia & Slovenia 여행기 - 20130619 (4) : Ljubljana는 이름 처럼 예쁘다

삼중교를 건너 시청앞 광장(Mestni trg / Town square)을 지나
동쪽으로 조금만 걸어가보면 성 니콜라스 대성당
(Stolnica svetega Nikolaja / St. Nicholas' Cathedral)을 만날 수 있다.
이 성당은 두개의 청동문이 인상적인데
원래 나무문이었던 것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방문때 (1996년)
이를 기념하기 위해 지금의 청동문으로 바꿨다고 한다.


성당 역사상 중요한 6명의 주교들. 그런데 뭔가 좀 괴기스럽다 -_-;


정문의 가운데 맨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는 상이 요한 바오로 2세


길이 좁아서 성당 전체가 보이는 샷을 찍기는 무리

성당 내부로 들어가 구경을 해보았다.
경건한 분위기 속에 기도를 드리는 분들이 몇 분 보여
사진을 찍어도 되는지 신경쓰여 가만히 지켜보고 있는데
한 할머님께서 인자한 미소와 함께 다가오시더니 뭐라뭐라 얘기를 하신다.
그런데 영어가 아닌지라 (아마도 슬로베니아 말인 듯)
전혀 알아 들을 수 없어 그냥 미소로 화답했다.
우리는 아마도 내가 사진기를 들고 있고 하니
사진은 찍지 말고 구경하라는 얘기였겠지...
라고 생각하고 눈으로만 구경했다.
(그 때 다른 관광객도 거의 없어서 눈치를 볼 상황도 못됐다.)
그런데...나중에 알아보니, 플래시만 안쓰면 사진 촬영은 자유 -_-;
이게 아쉬운게, 찾아보면 알겠지만 성당 내부가 참 아름다웠기 때문이다.
(과연 그 때 할머님이 우리한테 하시던 말은 뭐였을까...)

어쨋건 아름다운 성당을 눈으로만 담고 류블랴나 성으로 향했다.
류블랴나 성으로 가는 엘레베이터를 타러 가는 길에는
푸주한 다리(Mesarski most / Butcher's bridge)라는 이름의 다리가 있는데
아마도 시장 바로 옆이라 붙여진 이름이 아닐까 싶다.
현실은 우리나라 남산처럼 연인들이 자물쇠 걸어놓는 그런 평범한 다리.


푸주한 다리 한편에 있는 작품 '아담과 이브'

엘레베이터를 타고 성으로 올라가보자.


류블랴나 성으로 올라가는 엘레베이터

그렇게 높지는 않아도, 올라오니 류블랴나 전경이 잘 보인다

류블랴나 성은 딱히 고풍스럽거나 한 면은 별로 없어 특별한 인상은 없다.
관광지라기보단 근린시설 같은 느낌이랄까?
우리가 갔을 때에도 공연 준비가 한창이었다.


성에서는 공연장 준비와 사운드 체크가 한창이었다

성 내에 있는 탑 꼭대기에 올라가 류블랴나 올드 시티를 둘러보자.


프레셰렌 광장과 삼중교


서쪽 강 건너편은 류블랴나 대학교와 도서관 등이 있다

다시 엘레베이터를 타고 내려와서 성의 서쪽에 있던
의회 광장(Kongresni trg / Congress square)에 있는
즈베즈다(Zvezda / Star) 공원으로 향했다.
방사형의 공원에 쭉쭉 뻗은 나무들이 시원한 느낌이 좋아서
잠시 앉아 더위에 지친 몸을 쉬게 했다.


공원 잔디밭에는 많은 사람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공원에서 바라본 류블랴나 성
공원과 류블랴나 대학 사이에서는 공연장이 준비되고 있었다

하루종일 이동하느라 피곤했던 우리는 숙소에 돌아가서 잠깐 쉬기로 했다.

저녁 느즈막히 다시 즈베즈다 공원으로 향했다.
공원 바로 옆에 디저트가 맛있다는
카페 즈베즈다(Kavarna Zvezda / Cafe Zvezda)를 들르기 위함이었다.
치즈 케익 한조각과 아내는 Lasko 맥주 한잔, 나는 아이스초코 한잔.


(아내) 여행오면 무조건 현지 맥주!

카페 즈베즈다는 관광책자등을 통해 많이 알려져서 항상 번잡하다.
그리고 날씨만 괜찮다면 실내보다는 야외 좌석이 훨씬 운치있다.
아내는 브랜드 맥주였고, 내 음료는 그냥그냥. 그래도 치즈케익은 맛나네.
한동안 카페에서 노닥거리고 놀다가 내일을 위해 숙소로 돌아가기로 했다.
그런데 마침 아까 준비가 한창이던 공연장에서 클래식 연주회를 시작했다.


공연 관람의 행운 :)

이런건 그냥 지나치면 안되지.
우리도 인파들 속에서 멈춰서서 구경을 했다.
방송용인지 방송 장비들도 여럿 보이네.

계속 서서 끝까지 듣고있기엔 피곤하고해서
두 곡 정도만 듣고는 소리를 뒤로하고 숙소로 돌아갔다.

2014년 8월 8일 금요일

Jin과 Rage의 Croatia & Slovenia 여행기 - 20130619 (3) : 이 곳 어디선가 베로니카는 웃고 떠들었겠지

식사를 마치고 숙소에 짐을 풀었다.
1인용 침대 2개와 2층 침대 1개가 있는 4인실에 배정되었는데
2층 침대는 먼저 들어와있는 사람들이 쓰고 있었다.
라커에 짐 넣어 자물쇠 채우고 이제 시내 구경을 나가자.

밥도 먹었고 짐도 내려놨으니 이제 홀가분하게 구경을 다녀보자.
숙소에서 나와 류블랴니차 강을 따라 걸어가다보니
제일 먼저 눈에 띈 건물은 성 야곱 성당
(Cerkev Sv. Jakoba / St. James Church).


성 야곱 성당이 멀찌감치 보인다.

그런데 아쉽게도 성당 문은 닫혀있었다.
그래서 문 창살 사이로 사진 한장만 찰칵



다시 강변을 따라 걸어가는데 재밌는 게 보인다.


시내 몇 곳에서 이렇게 신발들이 매달린 것을 볼 수 있었다

여행을 마친 후에 이래저래 찾아봤지만
무슨 연유로 저렇게 신발들이 매달려 있는지는 여전히 알 수 없다.
어쨋든 류블랴나 하면 생각날 것 중 하나.



강가를 계속 걸어 삼중교(Tromostovje / Triple bridge)가 있는
프레셰렌 광장(Prešerenov trg / Prešeren square)까지 왔다.
날도 더운데 광장 한켠에서 파는 젤라또가 눈에 들어온다.


맛있었던 젤라또

이탈리아 영향권이라 그런지
이후로도 젤라또 파는 집은 엄청 많이 만났다.
그것도 대다수의 간판에는 홈메이드라고 되어있다.

프레셰렌 광장에는 슬로베니아의 국민 시인으로 불리는
프란체 프레셰렌 (France Prešeren)의 동상이 서있다.
(슬로베니아는 독립 후에 국가의 가사로
프레셰렌의 시 '축배(Zdravljica)'를 사용했다)
류블랴나가 배경인, 파울로 코엘료의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에서
베로니카가 내려다보던 바로 그 광장이다.


프란체 프레셰렌 동상

프란체 프레셰렌은 율리아 프리미치(Julija Primic)란 여자를 사랑했는데
율리아 프리미치는 유부녀였기에 짝사랑이 될 수 밖에 없었고
그래서 프란체 프레셰렌은 평생 독신이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프레셰렌 동상은 그가 짝사랑한 율리아를 향해있다고 했다.
동상 맞은편을 찾아보니 한 여인상이 보인다.


2층 벽에 있는 흰 조각상이 율리아

프레셰렌의 짝사랑이었던 만큼
창에서 살짝 모습만 내비치는 형상으로 조각한 듯 하다.

그런데 말이다....
아무리 봐도 프레셰렌의 시선은 율리아쪽에서 좀 벗어나 있는거 같......


프레셰렌 광장의 프란치스코 수도원

광장의 프레셰렌 동상 바로 근처에는 붉은 색의 건물이 하나 눈에 띈다.
바로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에서 베로니카가 자살을 결심했던
프란치스코 수도원(Frančiškanski samostan / Franciscan monastery).
베로니카는 이 건물 어느 창에서 광장을 내려다보며 자살을 결심했을까?

광장 구경을 좀 하고는 다시 삼중교를 건너 올드 씨티 안쪽으로 들어갔다.
삼중교, 삼중교 하는데 무슨 뜻이냐고?
다리 세개가 겹쳐 있어서 삼중교다. 영어로 Triple bridge.


[www.hotelpark.si 펌] 위에서 내려다 본 삼중교

2014년 8월 5일 화요일

Jin과 Rage의 Croatia & Slovenia 여행기 - 20130619 (2) : 그 가게 Manna는 맛나

자그레브 역 앞 좌판에서 파는 체리를 사들고는 기차에 탔다.
기차는 각 방별로 6개의 좌석이 있으며
딱히 정해진 좌석이 없고, 아무 빈 자리나 차지하면 된다.
마침 빈 방이 보여서 들어가 자리를 잡았다.
둘이서 편하게 갔으면 싶었지만 잠시 후 다른 아저씨 한명이 더 들어왔다.
기차가 출발하고 이제 류블랴나로~

그런데...덥다!
(그리고 체리는 무지 시다 -_-)
기차 안에 에어컨 따위는 작동하지 않는다.
30도를 오르내리는 날씨에 바람 하나 없는 실내라니!
정말 땀이 비오듯 흐른다.
게다가 우리와 같이 가던 아저씨는 정말 안쓰러울 정도로 땀을 흘린다 -_-;


정말 더워서 너무 힘들었다 -_-;

30여분 쯤 갔을까? 국경지대에 도착했다.
국경지대에서는 당연히 모든 승객의 여권 검사를 한다.
그것도 크로아티아 쪽에서 한번, 슬로베니아 쪽에서 한번, 총 두 번.

흠... 무슨 문제가 있는걸까?
우리랑 같은 방에 있는 아저씨 여권 검사하는데 한참 걸리네.
(우리는 순식간에 끝났는데 -_-a)
여권을 보니 터키 사람이고 얘기하는걸 들어보니
대학교수인데다가 오스트리아까지 기차 여행중인 거 같던데
여권도 계속 뒤적거리고 이것저것 물어보면서
10분 정도를 붙잡고 있었다.
터키 아저씨는 묻는거에 답하기는 하는데 표정은 상당히 답답해보였다.
뭐 그래도 결국은 별 일 없이 패스.

차창 밖의 풍경은 참 예쁘다.
다뉴브 강의 지류인 사바(Sava)강이 류블랴나에서 자그레브로 흐르는데
기차길이 이 강을 따라가도록 만들어져 있다.


사바 강을 따라 계곡 속을 달리는 기차

2시간 여를 달려 드디어 류블랴나 역에 도착했다.
기차에서 역을 안내하는 방송이 나오긴 하는데
소리가 작기 때문에 주의깊게 듣지 않으면 놓치기 쉽겠다.


류블랴나 기차역 (Železniška Postaja Ljubljana / Ljubljana station)

이제 얼른 숙소로 가자. (Sax Hostel)
올드시티 쪽을 통해서 가볼까나?

역 맞은편에 보이는 길(Resljeva cesta)을 따라 걷다보면 다리가 보인다.


용다리 -_- (Zmajski most / The Dragon bridge)

이 다리의 용은 류블랴나의 상징.
다리를 건너면 올드시티로 들어서게 된다.
올드시티는 류블랴니차(Ljubljanica) 강에 둘러쌓여 있어서
곳곳에 올드시티로 들어가는 다리들이 놓여있다.
(류블랴니차 강은 사바 강의 지류)
대표적인 다리가 이 용다리와 삼중교(Tromostovje / Triple bridge).


류블랴나 올드시티 내의 한 골목

기차역에서 숙소까지는 걸어서 30분 거리.
거기다가 오후 4시가 다 되도록 점심을 못먹어서 꽤나 힘드네.
숙소 근처에 있는 Manna(만나) 레스토랑부터 들러 식사부터 하고 보자;;;
Manna 레스토랑은 꽤 많은 사람들이 맛있다고 추천하고 있었다.


Since 1827

봉골레 파스타 하나와 연어 샐러드 하나면 되겠지?
아내를 위한 맥주도 한잔.


배고팠음에도 남길 정도로 양이 많았다

식사 결과, 우왕 굳! 여러분 류블랴나 오면 만나 들러보세요.
아이 맛나~............(휘~잉-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