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7월 17일 일요일

Jin과 Rage의 上海 여행기 - 20190302 (4) : 上海에서 즐기는 변검 공연

오늘 저녁 식사를 할 식당은 바궈뿌이(巴国布衣).
파촉(巴蜀)이라고도 불리는 스촨 지방 요리, 즉 사천요리로도 유명하지만
사실 그보다도 변검 공연을 구경할 수 있는 곳으로 더 유명한 곳이다.
예전에 상하이에서 변검을 구경했던 아내가 나와 다시 보고 싶어 예약한 것.
사실 바궈뿌이 식당은 프랜차이즈라서 상하이 내에도 몇 곳이 있지만
시내에 있는 지점은 예약이 이미 다 차서
부득이하게 약간 외곽에 있는 지점을 찾아올 수 밖에 없었다.

전철을 타고 1시간 정도 이동한 우리는
징안다롱청(静安大融城)이라는 큰 쇼핑몰에 도착했다.
쇼핑몰 규모 자체는 크지만 빈 점포도 듬성듬성 보인다.

크고 아름다운 MS Windows 화면

식당 입구


전반적으로 한산한 쇼핑몰이지만
식당에 들어가보니 그래도 여기는 손님이 좀 있다.
안내를 받아 자리에 앉았으니 이제 요리들을 골라보자.
우선 식당의 대표 메뉴인 돼지고기 요리(晾干白肉 량간바이러우)와
충칭식 매운 닭볶음(重庆辣子鸡 충칭라즈지)을 메인으로 하고
곁들여 먹을 야채 요리인 보보칭차이(钵钵青菜)도 주문하자.
물론 밥이랑 아내가 마실 칭다오 생맥주도 포함해야지.



충칭식 닭볶음은 보기만 해도 속이 아리는 비주얼이다 -_-

량간바이러우는 얇게 썬 삼겹살과 오이를
매콤한 소스에 찍어먹는 일종의 냉채요리.
고소한 삼겹살과 기름기를 씻어주는 오이,
그리고 심심한 맛을 채워주는 소스의 조화가 훌륭하다.
아내가 예전에도 먹어보고 추천했었던지라 믿고 먹는 메뉴.
문제는 충칭라즈지인데...맛은 있다. 맛은.
하지만 맵기로 유명한 사천요리답게 엄청 맵다.
보통 맛있는 매움이 중독적인 부분이 있지만
이건 너무 매워서 계속 먹기가 힘들다. -_-;;;
전분 물에 데친 야채가 들어있는 보보칭차이가 아니었다면
정말 계속 먹기를 포기했을 거다.
......그런데 맛있긴 하다. 내일 화장실 좀 가겠네. ㅠㅠ

처음 우리가 도착했을 때는 빈 자리가 좀 있었는데 어느새 거의 만석이다.
그말인 즉 이제 공연이 시작할 시간이라는 것.
(그리고 예약이 헛되지 않아서 대략 안심)



얇은 비단 가면을 순식간에 하나씩 벗겨내는 비결이
혹시나 핸드폰 슬로모션으로 찍으면 나오지 않을까 싶었지만
결국 슬로모션으로도 가면이 순식간에 바뀐다는 것만 확인할 수 있을 뿐.
뻔한 듯 하면서도 보면 경탄할 수 밖에 없는 기술이다.
원래 변검은 천극이라고 하는 연극에 사용되는 기술인데
그 화려함 때문에 오히려 천극자체보다 더 유명해진 것.
나중에 언젠가 사천지방에서 천극 공연을 통해
기술로서가 아닌 스토리가 있는 변검을 한 번 쯤은 봐야겠다.

공연이 끝난 후 변검술사와 함께

식사와 공연이 모두 끝나고 식당을 나섰다.
오늘은 상하이에서의 마지막 밤. 그냥 숙소로 들어가기는 아쉽다.
그래서 로컬 브루어리를 즐기는 아내를 위해 Dr. Beer라는 펍으로 고고.


자주 올 수 있는 것도 아니니 아내의 선택은 당연히 샘플러 ㅋ.
마침 에일 종류들이 쌉쌀하고 바디감 있는 맛을 즐기는 아내에게 잘 맞아서 
상하이에서의 마지막 밤을 즐겁게 마무리할 수 있었다.

내일은 아침에 버스타고 우젠(乌镇)으로 간다.
짧지만 즐거웠던 상하이 안녕~

2022년 7월 2일 토요일

Jin과 Rage의 上海 여행기 - 20190302 (3) : 커피 한 잔을 찾아 어슬렁거리는 여행객을 본 일이 있는가...

쇼핑몰 허탕을 친 우리는 커피나 한 잔 마시기로 했다.
중국도 근래 들어서 커피 소비량이 많이 늘고 있는데
이에 맞춰 윈난(云南)성에서는 커피 재배가 진행중이고
이 윈난성 커피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카페들 또한 생겨났다.
우리가 가려는 Seesaw Coffee도 그 중 하나.
시소 커피의 여러 지점 중 우리가 찾아간 곳은 인민광장 근처.
공산국가에서 인민이란 이름이 가지는 의미를 생각한다면
이 지역이 중심지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을 터.
공원 주변은 상하이 시 정부와 박물관, 고급 호텔과 대형 백화점 등이 있다,
아까는 서울의 DDP 같은 분위기였다면
이번에는 명동의 거대화 버전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다.

인민 광장 앞은 인파로 북적였다. (상하이에서 처음으로 인파를 경험한다.)
지도상 위치는 쇼핑몰로만 나와서 무작정 들어가는 수 밖에 없겠다.
그런데 뭔가 여기는 커피샵이 있을 것 같지 않은 분위기.
결국 GG 치고 쇼핑몰 안내 직원을 찾아 물어봤더니 이 건물이 아니란다.
알고보니 같은 이름의 쇼핑몰 건물이 여럿.
어쩐지 화장품과 명품 상점들밖에 안보이더라 -_-;;;

앞서 안내 직원이 알려준 다른 건물로 가보자.
여긴 또 입구에서 바로 에스컬레이터 타고 위층으로 가게 되어있네?
어쨋건 들어가서 찾아보면 나오겠지...했지만 이번에도 헤매는 우리.
내려와보면 다른 길이 안보이고, 올라가봐도 카페가 안보이고,
카페 하나 찾자고 이게 뭐하는 삽질인지 미치고 팔짝 뛸 노릇.

결국 다시 (다른) 안내 직원 붙잡고 물어봤지만
이 직원도 카페 위치를 정확하게 모른다.
그래도 자기가 뭔가를 찾아보더니 이래저래 가라고 설명을 하는데...
문제는 이 직원 영어가 미숙해서 어디로 가라는 건지 잘 못알아듣겠다.
어차피 계속 붙잡고 있어봐야 서로 힘들기만 하니
대충 알아 들은 정보를 토대로 다시 찾아봐야지.

그러나 1층에 카페 가는 길이 있다는 안내에도 무색하게
우리의 헤맴은 여전히 계속되었다.
그런데 한참 헤매다가 이제는 거의 포기할까 싶었던 순간
(사실 이미 포기하고 싶었는데 오기를 부리고 있었던 것)
알고보니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 뒤편으로 작은 틈이 있다.
하아......저 길을 발견 못해 몇 번을 헤맸던 건가......
여하간 그 조그만 샛길로 들어가니 시소 커피가 뙇.

어렵게 어렵게 찾아낸 카페에서 커피 주문을 하려다가
정작 커피가 아닌 다른 곳에 눈이 돌아가버렸다.
매장 한편에 커피 맥주가 전시되어 있는 것.
커피도 맥주도 좋아하는 아내가 그냥 지나칠 리가 없다.
결국 주문은 커피 하나, 맥주 하나 (합쳐서 76元)



바깥 날씨는 쌀쌀한데 (솔직히 3월의 상하이가 이렇게 추울 줄 몰랐다)
계속 걸어다닌데다가 따뜻한 커피 한잔까지 하니 살짝 땀이 난다.
(사실은 그냥 실내가 따뜻한 거겠지? -_-)
지금 시각은 오후 4시. 날씨가 좋다면 인민광장 산책이라도 하겠는데
쌀쌀한 날씨와 우리의 피로가 도저히 그럴 맘이 들지 않게 한다.
그러고보니 저녁 식사 예약한 식당까지 거리가 좀 있으니까
어짜피 지금 이동해야 늦지 않게 가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