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9월 26일 화요일

Jin과 Rage의 九州 북서부 여행기 - 20170430 (1) : 眼鏡橋 아래의 하트 스톤

아침 7시반 에어서울 비행기를 타기 위해 인천공항행 첫버스를 탔다.
새벽 일찍 공항행 버스를 탔는데 생각보다 사람이 많다.
심지어 한남동을 지날 무렵에는 만석이 되서 더 타지도 못했다.

공항에 도착한 후 형네 커플과 만난 뒤
아내는 예약했던 유심칩을 받으러 가고
나는 발권 카운터에 줄을 섰다.
나가사키가 흔하게 가는 곳은 아니라 한적할 줄 알았는데
발권 카운터 줄도 적잖이 길다.
보안검색도 만만찮게 사람 많겠군. 역시 황금 연휴다.

출국 심사를 끝낸 후에는 면세점 구매품 찾기.
공항을 찾은 사람이 많으니 여기도 대기줄이 길다.
비행기 타기 전까지 정말 커피 한 잔 마실 여유나 겨우 있겠다.
(그래도 결국 아침식사로 후다닥 국수 한그릇은 먹을 수 있었다.)

한시간 반 비행 후 나가사키에 도착했다.
국제선이라고는 딱 2개 노선(인천, 상하이)밖에 없는 작은 공항인지라
입국 수속하고 나오기까지는 금방이었다.
이제 렌터카를 찾으러 가야지.
예약했던 Times Car 렌터카 부스로 가서 물어보니
공항밖 대기장소에서 기다리면 픽업하러 온다고 한다.


손으로 그린 약도 하나 뿐이라 사진으로 찍어가란다

4월 마지막 날이지만 제주보다 남쪽이라 그런지
공항 밖으로 나오니 햇살이 꽤나 뜨겁다.
잠시 기다린 다음 픽업온 차량에 타니 다리를 건넌다.
나가사키 공항도 간사이 공항처럼 인공섬 위의 공항이기 때문.
렌터카 사무실에 도착해서 예약한 차를 찾은 후 이제 출발.
운전은 우선 형이 먼저 하기로 했다.
아, 사무실에 공짜 프링글스 칩이 있으니 두개 집어가야지. :)

렌터카 내의 네비게이션은 다행히 한국어 안내가 나왔다.
다만 차가 움직이면 곧바로 입력할 수 없게 되었다.
원리원칙에 철저한 일본 답다고 할까?
한국에서처럼 생각하고 이미 차로 출발을 한 데다가
와중에 고속도로로 진입한 지라 차를 세우기도 난감한 상황이니
우선 나가사키 시내까지는 구글맵을 이용해야겠다.

톨게이트에서 티켓 뽑는 방법을 몰라 잠시 헤맸던 것을 제외하고는
별 탈 없이 40여분간 달려 나가사키 시내에 진입했다.
한국에서 미리 찾아온 관광 안내 지도에는
시내 곳곳의 주차장들의 위치도 나와있다.
일본은 관광지도 무료 주차가 가능한 곳이 드물기 때문에
어짜피 유료 주차를 해야할거면 관공서가 싸지 않을까? 싶어서
나가사키 시민회관 주차장을 찾아갔다.
주차장을 시민회관으로 정한 이유는
우리의 첫 목적지에서 멀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우리의 첫 목적지는 메가네바시(眼鏡橋), 우리 말로 안경 다리.
1634년에 만들어진 일본 최초의 아치형 돌다리이다.
이름이 안경 다리인 이유는 물에비친 반영때문에
다리가 마치 안경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반영이 선명하게 나오진 않았지만 안경 모양은 나왔다.

날이 더우니 다리 옆 노점에서 아이스크림 하나 사먹자.
나가사키 유명 관광지 곳곳에서 파는
치린치린(チリンチリン) 아이스크림은
싸면서도(150엔) 예쁜 장미꽃 모양과 부드러운 맛이 훌륭하다.
50년 넘는 역사(1960년)가 괜한 것이 아니다.


훌륭한 가성비의 치린치린 아이스

400년이 다 되어간다고 해도 돌다리 만으로는 유명해지기 힘들다.
이 곳의 또다른 매력 포인트로 찾아가보자.
이를 위해서는 다리 아래편으로 내려가야한다.


메가네바시 아래 징검다리를 건너다 만난 거북이

이곳을 명소로 만들어주는 또다른 아이템은 바로 하트 스톤.
다리 아래편의 돌담 중간에 박혀있는 하트 모양의 돌이
사람들이 이 곳을 찾게 되는 또다른 명물이다.


아내의 손과 겹쳐 있는 하트 스톤. 다리 아래편으로 가면 쉽기 찾을 수 있다

이제 다음 목적지로 걸어가보자.
아침 식사를 공항에서 급하게 때우고 왔으니 간식거리를 먹을 겸
나가사키 특산물 가쿠니만쥬(角煮まんじゅう)를 사러 가자.

걸어가던 중 곳곳에서 고이노보리(鯉幟)를 볼 수 있었다.
고이노보리란 아이가 건강하게 자라길 바라면서 거는 잉어 깃발인데
어린이날(일본도 5월 5일이다)이 며칠 남지 않았다보니
많이들 내다 건 것 같다.


길을 걷던 중 만난 빌딩 벽면의 고이노보리

가쿠니만쥬 가게까지는 걸어서 10분 정도.
사실 가쿠니만쥬는 나가사키 시내에서 흔하게 살 수 있는 것이지만
기왕 사먹을 거면 유명한 가게에서 사먹어봐야지 않겠나.
우리가 찾아간 가게는 가쿠니야 코지마(角煮家こじま).



나가사키에는 일본에서도 손꼽히게 큰 차이나타운이 있는데
그 영향으로 만들어진 음식이 나가사키 짬뽕과 가쿠니만쥬다.
가쿠니만쥬는 간단하게 설명하면 동파육 찐빵.
자그마한 찐빵 속에 두툼한 삼겹살 동파육이 들어있다.


바로 먹을 것은 찜통에서 꺼내준다


[nagasaki-airport.jp 펌] 가쿠니만쥬

우리네 고기찐빵 같은 맛이 아닐까 예상했는데
밋밋한 찐빵과 동파육 특유의 짭짤하고 기름진 맛이 튄다.
특산물이니 한번은 먹어볼만 하지만
여러번 사 먹게 될지는 잘 모르겠다.

이제 다음 장소로 이동해보자.
다음 장소는 이번에도 걸어서 10분거리인 데지마(出島).

2017년 9월 21일 목요일

Jin과 Rage의 九州 북서부 여행기 - 출발전

1월애 시드니를 갔다온 후,
추석때 가족여행으로 타이페이 여행을 예약했다.
그러면 올해 해외에 두번 나가게 되니
이번 5월 황금연휴에는 해외는 참고 국내여행을 갈까?
그래서 울릉도, 덕산기 계곡, 제주도 등등을 살펴보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1주일 연휴가 있을 때는 해외를 나가야할 것 같다.
늦게 구하는 표니 비싼건 어느정도 감수해야겠지만
어짜피 제주도를 간다고 하면 그 비행기 표도 만만치 않다.
한번 비행기표를 알아볼까?
후보지는 나가사키(長崎)와 다카마쓰(高松).

비행기 표를 뒤져보니 나가사키는 예상보다 싸네.
에어서울로 1인당 30만원 정도. 여기로 가자.
기왕 나가사키에 갈 거라면 카스도스 사먹으로 히라도(平戸)도 가야지.
다만 히라도는 대중교통으로 가기 힘들기 때문에 차를 빌려야겠다.
그래서 렌터카 가격을 알아보던 중...
어짜피 렌터카를 빌릴 거라면 같이갈 일행을 더 구해볼까?
아무래도 4명이서 렌트하는게 돈이 덜 드니까.

지인들 단톡방에 나가사키 여행 얘기를 꺼내봤다.
마침 예전에 같이 밴드를 했던 형네 커플이 관심을 보였다.
그런데...여행이란게 스타일이 사람마다 다르니
일행이 늘어난 만큼 어디를 다닐지도 신경쓰인다.
이를테면 가기도 쉽지 않고 그야말로 시골 섬마을인 히라도는
사실 관광할 거리도 많지 않은 곳이고
오직 카스도스 하나 사려고 가려던 것이라
여기에 관심 없는 사람들에게 가자고 권하기는 애매하기 때문.
다행히 형네 커플은 우리에게 모든 계획을 맡겨줬다.

그래서 우리가 계획한 일정은
아침 비행기로 나가사키에 간 다음 첫날은 료칸에 가고
둘째날은 히라도, 마지막 날은 후쿠오카(福岡)에 가기로 했다.
3박 4일을 알차게 보내기 위해서는
저녁 비행기로 돌아올 수 있는 후쿠오카를 넣어야했다.
첫날 료칸은 우레시노(嬉野)와 운젠(雲仙)을 두고 고민하다가
좀 더 좋은 자연환경을 자랑하는 운젠으로 결정했다.
다만 형네 커플과 가능한 일정과 맞추다보니
비행기 표값은 조금 비싸졌네. (약 50만원)
숙소와 렌터카도 예약 완료.

나가사키를 갔다오겠다고 했더니
카스테라를 사와달라는 부탁도 많다.
사올 양을 생각해서 가방은 넉넉하게 큰 거로 가져가야겠다.

자 이제 나가사키로 갑니다.

2017년 9월 17일 일요일

Jin과 Rage의 Sydney 여행기 - 20170108 및 후기

오늘은 아침 8시 15분 비행기를 타야해서 택시를 5시에 예약해 뒀다.
10일동안 여러가지로 신세를 많이 진 이모부와 이모께 인사를 드리고
새벽의 쌀쌀한 공기를 가르며 공항으로 향했다.
차가 얼마 없는 새벽길이라 우리나라같으면 쌩쌩 과속할텐데
이 동네는 과속하는 차를 보기 힘들다.
결국 낮과 별 차이 없이 40여분 정도 걸렸다.

이른 새벽의 한적한 공항이자만 다행히 열고있는 카페가 있어서
레밍턴 케익을 사서 이모가 싸주신 과일과 함께 아침 식사 해결했다.


호주가 아니면 먹어볼 수 없으니까 마지막은 레밍턴

연착이 잦다는 얘기가 많이 들리는 중국남방항공사인데
우리가 광저우에서 체류하는 시간은 1시간반 남짓밖에 안된다.
시드니로 올 때 지연때문에 비행기표가 바뀌는 소동이 있었던지라
(물론 그 덕에 편하게 직항으로 왔지만)
돌아가는 비행기도 연착으로 문제될까 살짝 걱정이 됐다.
어쨋건 시드니에서의 출발은 다행히 정시 출발.

역시나 중국항공사 음식은 입에 안맞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 먹는 내가 가끔은 신기하다. -_-;
어쨋건 9시간의 비행 후 광저우에는 무사히 도착했다.
환승객이라도 보안검색이 까다롭던 베이징에서의 경험을 생각하면
1시간 반의 체류시간은 거의 여유가 없는 셈이다. 서두르자.

아이고, 환승하려는 사람도 많네...
어떻게든 비행기야 탈 수 있겠지만 역시나 한참 기다려야 하나?
...
하고 생각하고 있는데 갑자기 공항 직원들이 분주해지더니만
갑자기 외국인 환승객들은 따로 줄을 세웠다.
그리고 별 검색 없이 패스.
같은 중국이라도 어디냐따라 보안검색이 천차만별인 건가?
뭐 우리야 고맙다만.

이제 인천으로 갈 비행기 탑승구를 찾아보자.
그리고 우리가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인천행 비행기 출발 시각이 지연되었다는 것이었다. ㅋㅋㅋ
그래 뭐 시드니 출발이 지연 안된게 다행이지.

지연은 됐지만 그래도 인천공항에 무사히 도착했다.
새벽에 출발했건만 집에 도착하니 밤 11시다.

아내나 나나 둘다 한번씩 갔다와본 시드니지만
같이했기에 서로의 추억을 공유할 수 있어 또다른 느낌이었다.
계획했던 것을 모두 다 하지는 못했지만
어짜피 이곳에 친척이 있으니 다시 들를 이유로 남겨놓기로 하자.

아 이젠 시드니는 두번이나 갔으니 좀 다른데로 가봐야 하나?


이번 여행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오 페라 하우스에서

2017년 9월 3일 일요일

Jin과 Rage의 Sydney 여행기 - 20170107 (2) : 동생 생일을 위한 깜짝 이벤트

피자와 타코로 식사를 했지만 양이 살짝 아쉬웠다.
대신 후식으로 며칠 전에 들렀던 '락스 카페'에서 케익을 먹자.
그 때도 눈에 확 들어왔던 메뉴는 Mortal Sin.
케익 이름이 죽을 죄라니 기대되지 않는가?


왼쪽 케익이 Mortal Sin, 오른쪽은 레몬 머랭

보다시피 치즈 케익 위에 초콜릿 무스와 카라멜 크림까지 얹어있어서
한입 먹는 것 만으로도 다이어터들에게는 좌절을 안겨줄 메뉴.
엄청나게 달거나 한 것은 아니지만
계속해서 먹다보니 달고 느끼한거 잘 먹는 나도 부담스럽긴 하다.
실망스러웠던 '팬케익스 온 더 락스'의 Devil's delight에 비해
이름에 걸맞는 양의 칼로리 존재감이 느껴진다.

케익 흡입을 끝낸 후 다음 목적지를 정할 차례.
저녁 식사는 귀가해서 먹을 예정이니 먼 곳을 다녀오기는 그렇고
시내의 웬만한 장소는 다녀봤으니 이제 어딜 가본담?
아, 뉴 사우스 웨일즈 미술관 (Art Gallery of New South Wales)이 있지.
아까 오전에 그 미술관 앞을 지나쳤었는데
지금 다시 가게 된 삽질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말자. -_-;

땡볕에서 20여분간 걸어 미술관에 도착하니 땀이 흥건하다.
얼른 건물 안으로 피신하자.


마침 특별 전시회 주제가 누드...아 이게 아닌데...

이곳도 특별 전시관 이외에는 무료 관람이 가능하다.
유럽이나 미국의 유명 미술관들만큼은 아니라도
고흐, 루벤스, 로댕 등을 비롯한 유명작가들의 작품들도 꽤 있으니
미술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짬 날 때 들르는 것도 좋겠다.


고흐의 작품, 소작농의 초상


루벤스의 자화상


로댕의 칼레의 시민 축소판.
이 작품은 세계에 총 12가지 에디션이 있고
그 중 하나가 서울에도 있다


바톨로메오 디 지오반니의 세례자 요한


친숙한 서양 화가들 작품이 익숙하고 좋지만
그래도 호주의 대표적인 미술관인데
원주민 미술 작품들이 좀 더 많았으면 하는 생각은 든다


작품들만 예술인 것이 아니라 이곳에서 보는 시드니의 경치도 예술이다 

1시간정도 관람을 한 다음 귀가하기 위해서 기차역으로 향했다.
기차역으로 가던 중 멈춰선 곳은 시드니 병원(Sydney Hospital).
이 곳 앞에는 왜인지는 모르겠는데 멧돼지 동상이 있다.
그리고 더 왜인지 모르겠지만 이녀석 코를 만지면 복이 온다는 미신이 있다.
덕분에 멧돼지 코가 반질반질.
미신을 믿지는 않지만 그래도 좋은게 좋은 거라고
우리도 슬쩍 코를 만져보자. ㅋㅋ



시드니 시내는 곳곳에서 오늘부터 3주간 진행되는 축제를 알리고 있었고
하이드 파크 한편에는 아예 페스티벌 빌리지 구역이 마련되어 있었다.
아쉽지만 우리는 내일 떠나야하니 축제 구경은 못하겠네.






기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아직 이른 시각이지만 내일 한국으로 돌아갈 준비도 해야겠고...
사실은 오늘 동생 생일 깜짝 파티를 위한 것이기도 했다.
체력 약한 동생은 일찍 귀가하자는 말에 반대도 안했다. ㅋ
큰이모와 사촌형에게는 미리 언급을 해놨고
돌아가는 길에 사촌형에게 메시지를 보내 시간도 맞췄다.

이모님 댁에 사촌형네가 왔을 때만해도 그냥 그러려니 했던 동생은
케익과 조카가 전해주는 선물을 보고서야 이벤트임을 알았다.
먼저 미국으로 돌아간 사촌동생네가 미리 나한테 보내놔 준
조카들이 '해피 버스데이'를 외치는 동영상으로 이벤트 마무리.
대단한 거는 아니었지만 깜짝 이벤트는 나름 성공적.
그리고 시드니에서의 마지막 식사로
싱싱한 생굴과 연어회 비빔밥을 푸짐하게 먹을 수 있었다.




시드니에서 생일상으로 미역국 먹을줄 생각 못했겠지

사촌형이 마련해준 생일 케익

소소하지만 즐거웠던 이벤트가 끝나고
마지막 밤 산책을 다녀온 다음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내일은 아침 8시 15분 비행기를 타야하니
꼭두새벽에 공항으로 향해야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