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0월 31일 월요일

Jin과 Rage의 Sri Lanka 여행기 - 20160109 (2) : 마지막 순간에 눈뜬 우리의 코를 베어간 버스

슬레이브 아일랜드(Slave Island)는 과거 아프리카 출신의 노예들을
이곳에 끌고 왔던 것으로 인해서 붙여진 이름인데
현재는 콜롬보 내의 다문화가 공존하는 대표적인 지역이다.
불교 인구가 많은 스리랑카이지만
이 지역에는 교회와 이슬람 사원, 힌두교 사원등이 모두 있다.
우리가 가려는 곳은 힌두교 사원인
시바 수바라마니아 스와미 사원 (Sivasubramania Swami Kovil).


길을 가던 중 만난 슬레이브 아일랜드의 한 교회


슬레이브 아일랜드는 주요 상업지구이기도 하다


다양한 색의 주택들이 다문화 지역임을 나타내는 듯 하다

강가라마야 사찰에서 시바 수브라마니아 스와미 사원까지는
도보로 20여분이 걸리는 거리.
강가라마야로 갈때도 걸었다보니 슬슬 더위에 지쳐갔지만
우선은 사원까지 조금만 힘을 내서 걸어가보자.


사원에 도착했다


엄청나게 많은 신들이 조각되어 화려하다

도착하고보니 사원의 화려한 조각상을 보는 것으로도 눈이 즐거웠다.
하지만 사원 자체는 열려있지 않아서 들어가볼 수가 없네.
아쉽지만 밖에서 잠시 둘러보다 돌아설 수 밖에.
다만 더이상 걷기에는 더위에 지쳤으니
잠시 근처에 보이는 빵 가게에 들어가 요기를 하면서 쉬어가자.

점심 겸해서 빵과 음료를 먹으며 쉰 다음
뚝뚝이를 타고 다음 목적지로 이동하자.
그런데 이 뚝뚝이는 미터기가 달려있군.
여태껏처럼 요금 협상 실랑이가 필요 없어서 좋네.




다음 목적지는 기념품등을 사기 위해
쇼핑센터가 모여있는 Town Hall 근처.
먼저 들른 곳은 생활용품 디자이너 샾인 Paradise Road.



바디 용품들과 목제 식기류와 같은 생활용품 등등이 눈에 띄었지만
기념품으로 삼을 부담스럽지 않은 크기의 물건을 찾는 우리에게
딱히 관심이 가는 건 많지 않았다.
소장용은 아니지만 다양한 종류의 커리 가루들이나 사볼까?


그나마 이 목각 인형에 잠깐 눈길은 갔지만...

파라다이스 로드에서는 마땅한 걸 찾지 못해
근처에 있는 콜롬보 최고의 백화점 오델(Odel)로 향했다.
오델은 말 그대로 백화점이다보니 물건들은 다양하게 있었지만
오히려 기념품으로 살 용도로는 파라다이스 로드가 나은 듯 하다.
그래도 여러 홍차 브랜드들이 입점해 있어서
선물용 홍차는 오델에서 잔뜩 살 수 있었다.

소장할만한 기념품은 마땅히 고르지 못했었지만
집에 가져가서 요리에 이용할 커리 가루나 사야 겠다.
아이스크림 하나 사먹고 잠시 더위를 물리친 후
다시 파라다이스 로드로 돌아가자.


오델 백화점 옆에 있는 스리랑카 국립 병원
병원이라면 생각하는 흰색 건물이 아닌 화려한 외양이다

커리 가루 두 종류를 구매한 뒤
쇼핑몰 내 카페에서 음료를 마시며 좀 쉬었다.
아직 저녁 비행기 시각까지는 좀 멀었지만
딱히 뭔가를 하기도 애매하게 시간이 남았다.
그래, 그냥 일찍 공항에 가서 저녁도 먹고 쉬자.

호텔에 돌아가서 맡겨뒀던 짐을 찾고 공항으로 가는 버스를 탔다.
버스 요금은 버스를 타고 잠시 있으면 걷으러 온다.
그런데 아차...잔돈 계산을 안해서 2000 රු 지폐만 남았네.
안내원이 잔돈이 부족하며 나중에 주겠다고 한다.
그래 뭐 어디 도망가는 것도 아니고 기다려보자.

약간의 교통체증으로 인해서 
1시간이면 가야할 공항에 30분 정도 더 걸려서 도착했다.
버스에서 내려서 아까의 승무원에게 잔돈을 요구하는데
이 총각...눈치가 이상하다. 돈을 세는데 왜 두리번거리지?
그러더니 잔돈을 1000 රු만 준다.
분명 버스비가 1인당 100 රු인거 아는데
대놓고 이렇게 떼먹으려하니 황당할 노릇.
난 어이도 없고 어떻게 해야할지 머리만 굴리며 어버버하고 있는데
아내가 승무원에게 화를 내면서 이게 뭐냐며 더 달라고 따진다.
그러지 마지못해 200 රු를 더 주더니
그리고는 출발하려는 버스로 다시 타려고 한다.
그러자 다시 아내가 붙잡으며 "내놔!"를 시전.
그러자 이번엔 기사와 뭔가 말을 맞추더니
100 රු 더 주고는 후다닥 버스를 타고 버스는 곧장 떠나버렸다.

하필 여행 마지막 순간에 이렇게 눈뜨고 코를 베이다니.
여지껏 즐겁게 같이 여행했었던 아내가
다시는 스리랑카 안오고 싶다며 화를 낸다.
당차게 항의하는 아내를 두고 아무 말 않았던 내 모습이 더 미안했다.

이래저래 아내를 달래서 화를 가라앉히고
베이징에서 입을 겨울 옷을 꺼낸 후 체크인을 했다.
저녁은 공항 내 버거킹에서 해결.
이제 비행기를 타고 베이징으로 가자.

2016년 10월 17일 월요일

Jin과 Rage의 Sri Lanka 여행기 - 20160109 (1) : 미안, 우리는 보석 상점엔 관심 없어

스리랑카에서의 마지막 아침이 밝았다.
지금까지의 숙소들 아침식사도 좋았지만
아무리 뭐라해도 고급호텔 아침 뷔페와는 비교 불가지.
레스토랑으로 가서 스리랑카에서의 마지막 조식을 즐기자.
탁 트인 정원과 바다를 보며 식사하니 더위도 잘 안느껴진다.







다만 스리랑카 곳곳에서 그랬듯이 정원에 까마귀들이 돌아다니는지라
혹시나 이녀석들이 음식을 노릴까 싶어서
직원 한분이 새총으로 녀석들을 쫓아내고 있었다.


실제로 맞추는 건 아니고 위협만 하는 중

식사를 마친 후 짐을 정리하고 체크아웃을 했다.
짐들은 호텔에 맡겨두고 낮동안 콜롬보 시내 구경을 다녀보자.
우선 호텔에서 가까운 강가라마야(Gangaramaya) 사원으로 가볼까?

호텔을 나와서 사원쪽을 향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웬 현지인 한명이 우리에게 다가온다.

"안녕하세요. 어디 가시나요?"
"강가라마야 사원에 갈려고 그러는데요."
"아 그런데 사원은 점심시간때는 입장이 안되요."
"어, 그래요?"

사원이 무슨 가게도 아니고 이게 웬 날벼락인가 했는데
곧바로 이 남자의 의도가 드러났다.

"대신에 지금 Gem Bureau에 가면 행사중이기 때문에
보석들을 할인된 가격에 살 수 있으니까 거기 들렀다 가봐요."

너 삐끼였구나...
골 페이스 호텔에서 나오니 우리가 돈 좀 있어보였나?

홍차만큼이나 유명한 스리랑카의 산물은 보석,
특히 사파이어가 유명하다.
심지어 노상에서 즉석 감정하는 거리가 있을 정도로
콜롬보에서는 많은 보석이 거래되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보석에 관심이 없으니 어쩌랴. 삐끼 안녕~


사원으로 가는 길에 만난 Beira 호수

삐끼를 뒤로 하고 강가라마야로 향하는데
그래도 혹시나 진짜 그 사람 말대로 못들어가면 어쩌나 싶었다.
에라 모르겠다 만약 입장 안되면 그때가서 생각해야지.
호숫가를 따라 20여분 걸어서 강가라마야 사원에 도착했다.
입장 금지는 개뿔...삐끼말 무시하길 잘했네.


[Google 스트리트뷰 펌] 사원 입구

강가라마야 사원은 캔디의 불치사와 함께
스리랑카에서 가장 중요한 불교 사원중 하나다.
석가모니의 사리가 모셔진 사원일 뿐만 아니라
불교 교육의 장이자 관광객을 위한 박물관의 역할까지 하고 있다.


사원 한편에 있던 Moon stone


이곳에도 푸른 석상이 있네




스리랑카 불교 사원에서는 항상 볼 수 있는 보리수 나무


강가라마야 사원과 불치사 둘 다에서 볼 수 있었던 특징은
기부받은 다른 불교 문화권의 불상들을 같이 볼 수 있다는 것.
그래서 사원 내에 볼 수 있는 불상들의 모양이 제각각이다.
(한국 것임을 한눈에 딱 알아볼 수 있는 불상들도 있었다)
심지어 입구에는 불교와 상관없을 듯한 관우상도 있다.

강가라마야 사원을 나서서 앞에 있는 Beira 호수를 향했다.
호수에는 다리로 연결된 세마 말라카(Seema Malaka) 사원이 있다.
이곳은 주로 명상 장소로 사용된다는데
입장료를 따로 받기에 그냥 밖에서만 보고 지나치기로 했다.




그 옆에는 또다른 호수내의 섬인 강가라마야 공원이 있다.
여기도 잠시 들렀다 가볼까?




막상 다리를 건너 공원으로 들어가보니
이곳은 현지인들도 즐겨찾는 쉼터인지 사람들이 많아서
공원 내 벤치는 빈자리가 한 곳도 없었다.
(물론 공원이 매우 작기도 하다만)
날은 더운데 그늘진 쉼터도 없으니 머물기엔 무리겠다.

이제 다음 목적지를 향해 Slave Island 지역으로 가자.

2016년 10월 10일 월요일

Jin과 Rage의 Sri Lanka 여행기 - 20160108 (2) : '요리인류'가 인도한 식사

야외 수영장 옆에 있는 선탠 베드에 누워
인도양을 바라보며 휴식을 즐기자.




얼마간 누워서 쉬어보려 했지만
뜨거운 날씨를 도저히 이기지 못하고 결국은 수영장으로 풍덩.
더울때 시원하게 즐길 수 있는 오락거리는 역시 수영 아니더냐.
하지만 이번엔 체력이 안되서 수영도 금방 끝내고 다시 선탠 베드로...

수영장과 선탠베드에서 뒹굴거리고 나니 어느덧 저녁식사시각.
스리랑카에서의 마지막 저녁식사다.
그리고 이날을 위해 찾아둔 레스토랑이 있지.
우리가 묵고 있는 호텔에서 뚝뚝이로 30여분 정도 거리에 있는
Mount Lavinia 호텔의 레스토랑이 그 목적지.

멀리 떨어진 다른 호텔에 밥 한끼 먹으러 가기로 생각한 것은
TV 프로그램 '요리인류'의 스파이스 편을 보고 나서였다.
스리랑카 전통 음식으로 유명하다는 퍼블리스 다 실바 셰프가 소개되고
그의 요리 몇가지가 화면에 나오는 것을 보고는
꼭 저분의 레스토랑에서 식사한번 하고 오자고 아내와 얘기했던 것.


이게 꼭 먹어보고 싶었다

유일한 단서였던 셰프 이름


TV에선 단지 한글로 된 퍼블리스 다 실바라는 이름만이 나왔기에
이름의 영어 스펠링을 추측하고 어느 레스토랑인지 찾아봤는데...
생각보다 구글신도 처음엔 쉽게 알려주시질 않았다. -_-
하지만 검색된 글 하나하나 꼼꼼히 찾아가다보니
결국 Mount Lavinia 호텔의 셰프인 것을 알아냈다.
(심지어 위키피디아 영어 문서가 있을 정도로 유명인사셨다.)

뚝뚝이를 타고 가는 동안 기사 아저씨가 얘기를 하는데
Galle Face 호텔이 스리랑카에 생긴 첫 호텔이고
두번째 호텔이 Mount Lavinia 호텔이라고 한다.
나중에 더 찾아보고 알게된 재밌는 점은
Mount Lavinia 호텔이 훨씬 먼저 지어진 건물이라는 것.
다만 처음에는 영국 총독의 저택으로서 지어진 것이고
호텔로 영업을 시작한 것을 1877년부터라고 한다.


Mount Lavinia 호텔에 도착. 규모는 Galle Face 호텔보다 더 크더라
사진은 나올 때 찍은 거라 해가 지고 어둡다

호텔 로비에 가서 어느 레스토랑으로 가면 되는지 물어보자.

"실례합니다. 퍼블리스 다 실바 셰프의 명성을 듣고 왔는데
요리를 먹어보려면 어느 레스토랑으로 가야 하나요?"
"음, 그분은 저희 호텔 모든 요리를 총괄하는 분입니다만?"
"아 그렇구나. 그럼 게 커리를 먹어보려면 어디로 가야하나요?"
"게 커리나 기타 해산물 요리를 드시고 싶으신거면
저쪽복도 끝으로 나가서 바닷가에 있는 Seafood Cove에 가보세요."
"감사합니다~"

알려준 방향으로 돌아서고 보니 호텔 로비 한 구석에는
퍼블리스 다 실바 셰프가 쓴 스리랑카 전통 요리책이 전시되어 있었다.
호텔에서 그를 얼마나 자랑스러운 존재로 여기는지가 보이네.



로비에서 알려준 복도 끝의 문을 열고 나가니
어둑해지는 백사장에 예쁜 조명이 켜진 곳이 보인다.
식사 시작 시각이 19시인데 아직 20분이 남아있네.



식당 개시를 기다리며


파도소리를 들으며 19시가 되기를 기다린 후
주문을 하기 위해 메뉴와 식재료가 전시된 곳으로 갔다.


식재료도 직접 고를 수 있다

Sri Lankan style crab curry가 보인다

원래 먹으려고 생각했던 게 커리를 주문했다.
직원이 들어보이는 큼직한 게를 선택하고
자리에 돌아와 음식을 기다렸다.


주문한 음식이 나왔다

둘로 나누어진 큼직한 게를 각자 접시에 담고 식사 시작.
큼직한 크기만큼이나 살도 많고 맛있었다만
꽤나 매운 맛에 입안이 화끈거려서
(주문할때 직원이 'spicy한데 괜찮냐'고 물어보긴 했지)
덕분에 다 먹을 때까지 정신 못차리고 식사에만 몰두했다.

순식간에 식사를 마치고나니 약간 아쉬운 감이 있어서
후식으로 케익 & 아이스크림을 주문했다.
이걸로 자극되었던 혀를 달래주자.




스리랑카의 물가에 비하면 상당히 비싸지만
고급 호텔 레스토랑치고는 저렴한
5만원여(6500 රු)의 비용으로 맛있는 식사를 마치고는
다시 뚝뚝이를 타고 Galle Face 호텔로 돌아왔다.
철썩거리는 파도 소리가 밤이라 그런지 유달리 크게 들린다.
낭만적인 스리랑카에서의 마지막 밤이 그렇게 깊어갔다.
내일은 콜롬보 시내 구경을 한 뒤 베이징을 거쳐 돌아갈 예정이다.

2016년 10월 2일 일요일

Jin과 Rage의 Sri Lanka 여행기 - 20160108 (1) : 1000가지 중 하나, 그 특별함 속으로

골에서의 마지막 아침.
오늘 아침 식사에 대한 주문을 어제 하지 못했더니
서양식 조식 2인분이 나왔다.
정원에서 식사하는 것이 분위기는 좋지만
파리떼가 성가시게 구는 것은 크나큰 단점.

식사를 하던 중 앞쪽 주인집 지붕 위를 봤더니
공작새 두마리가 얼쩡거리고 있다.
스리랑카에선 공작새가 정말 흔한 것 같다.




식사 후에 짐을 가지고 골 기차역으로 향했다.
이제 콜롬보에서 마지막 1박을 보내야지.

골에 올때와 마찬가지로 3등칸을 타고 2시간. 콜롬보에 도착했다.
바로 숙소로 이동하자.
대미를 장식할 숙소는 Galle Face Hotel.
유명 여행 서적인 '죽기전에 가봐야할 1000곳'에도 등장하는 곳.
(이집트의) 수에즈 동쪽에서 가장 오래된 호텔 중 하나이며
마찬가지로 예전에는 수에즈 동쪽의 최고 호텔중 하나로 꼽혔다.
지금도 스리랑카 최고의 호텔로 항상 꼽히는 곳.


호텔 로비벽의 조각품

웰컴 아이스티와 과자

역시 비싼 호텔은 뭔가 다르다.
여지껏 웰컴티는 항상 따뜻한 차였는데 여기는 아이스 티.
차를 마시며 잠시 기다린 후 방을 안내받았다.


방 입구. 화려한 문양이 눈을 사로잡았다.
Sea View인 곳만 이런 입구로 되어있는 듯하다


방은 크진 않지만 고풍스러운 분위기가 상당히 마음에 든다





웰컴 프룻과 초컬릿


공짜 음료와 스낵. 고급 호텔치곤 보기 드문 후한(?) 인심

방에서 무엇보다도 마음에 들었던 점은 바로 전망.
바로 앞에 펼쳐진 Galle Face 해안을 내려다볼 수 있었다.
약간의 돈을 더 내고 Junior Suite Room을 잡은 보람이 있다.




짐 정리를 끝냈으니 다시 촌놈처럼 호텔 투어를 다녀보자.
유서 깊은 호텔임을 보여주는 박물관도 내부에 있다.
박물관으로 들어서면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남편인 필립공이
스리랑카에서 지낼 때 처음으로 몰았던 차가 전시되어있다.




또한 이 호텔을 방문했던 여러 명사들의 사진들도 전시되어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스팅, '스페이스 오디세이'의 작가 아서 클라크

위 사진 외에도 비비안 리, 듀크 엘링턴, 해리슨 포드,
체 게바라, 네루, 코난 도일 등등...
수십명의 명사 사진들의 전시를 통해
여기에 묵는 사람들에게 특별한 느낌을 주려 한 것 같다.


ESTD. 1864

박물관 구경을 마치고 호텔 외부 수영장으로 나가자.


큰 호텔인 것은 맞지만
파노라마라서 실제 크기보다 더 크게 느껴지게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