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은 커녕 자연 바람도 없이 더운 차 속에 오래 있다보니
졸면서 가서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도 모르겠다.
여하간 그렇게 한참을 달려 어느덧 목적지에 도착했다.
아무런 이정표 없는 막막한 모래밭만이 펼쳐진 사막 한가운데.
여기가 우리의 목적지. 기사들은 이곳을 어떻게 찾아오는 걸까? |
도착해서는 현지인 운전수 둘과 공차고 놀았는데
우리나라 바닷가 모래사장에 비해서 모래가 워낙 곱다보니
발이 빠지는 느낌이 덜하고 뛰는게 덜 힘들었다.
고운 만큼 모래가 빽빽하게 다져져 있나보다.
공차기는 다른 남자 일행분이 찬 공이
하필 한 여자 분 얼굴을 맞추면서 종료되고 -ㅅ-;
(이 분 결국 눈에 멍 들었다 ;;;)
우리나라에서 볼 수 없는 광경을 담기 위한 사진 찍기를 재개했다.
In this lonely world... |
저마다 사진기 들고 구경하며 사진 찍는데 열중이다 |
곱디 고운 전인미답의 사막 |
한창 밝아보이지만 사실은 어느새 해가 질 무렵이 되었다.
거대한 사구(대략 높이가 20여m는 될 듯) 위에서 일몰을 바라보았다.
바람에 의해 만들어진 사구 위에 올라가서 |
사진으로 짐작이 갈 지 모르겠다만 상당한 크기의 사구였다. 사하라 사막 내 최대 크기라나? |
다 같이 일몰을 바라보며... |
해가 진 후로는 당연히 빛이라곤 하나 없으니 촬영 불가 -ㅅ-
대신 해가 지고 나서 하늘을 빽빽하게 채운 별들을 감상하는 것도
하나의 즐거운 일이었다. (마침 하늘도 옅은 구름 한점 없었다.)
천문관측 동아리 활동 하던 시절의 실력으로
사람들에게 이것저것 별자리도 알려주기도 하고.
그런데 현지인 운전수 한명이 뭔가를 빼먹고 왔다면서 어디론가 향했다.
알고보니 요리하기 위해 불을 지필 장작을 안가져 온 것 -_-;
이정표가 될만한 것도 하나 없는데다가 칠흙같이 어둡기만 한 밤에
어딘가를 갔다가 다시 돌아온다는게 놀랍기만 했다.
(그리고 그 기사는 어김없이 장작을 들고 돌아왔다)
아참 여기는 야생의 사막.
아무것도 없는 것 같지만 나름대로 적응해 사는 생물들은 있다.
특히 사람들이 뭔가를 먹고난 자리에는 사막여우가 종종 나타난다.
그런데 간혹 사막여우가 조심스럽게 접근해와서 음식물을 뒤지는다가
간혹 신발을 물어갈 때가 있다고 한다. -_-;;;
바로 이놈 말이다. 사막여우. 페넥 팍스(Fennec Fox) |
그런 얘기를 하며 웃던 찰나...뭔가 내 발 앞에서 반짝이는 게 보였다.
결코 양반은 못되는 사막여우의 눈이었다!
도망갈까봐 얼른 플래쉬를 이용해서 찍어보려 했지만
사람이 뭔가 움직이는 낌새가 보이자 녀석은 후다닥 도망가버렸다.
같이 간 일행들 중에서도 3~4명밖에 보지 못한
사하라 야생 호랑....아니 -_-;;; 사막여우였다.
현지인 운전수 아저씨가 가져온 시샤(물담배)도 한번 빨아봤다.
물을 통해 한번 연기가 걸러지고 향료냄새가 더해지니
일반 담배보다도 훨씬 연하고 독특한 향도 있었다.
하지만 시샤의 물이 일반 시중 담배의 필터에 비해서
독성물질을 거르는 능력이 떨어진다고 하니 알아두시라.
노래하고 웃고 떠들다 보니 하나 둘 씩 침낭 속으로 들어갔다.
사막의 밤은 은근히 추웠다.
다들 길대장님과 김태엽씨의 도움으로
침낭위에 모포를 두어장씩 두르고 자야할 정도였다.
그렇게나 덥던 낮과는 너무나도 대조적이었다.
그렇게 사막에서의 하루가 끝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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