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월 27일 수요일

Jin과 Rage의 九州 남부 가족 여행기 - 20150502 (3) : 縄文杉를 보고 오는 길에 木霊를 만나다

윌슨 그루터기가 유명한 것은 그 내부때문이다.
나무 속에 들어가 특정 장소에서 위쪽으로 사진을 찍으면
자연이 만든 예쁜 하트가 보이기 때문이다.



이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곳은 단 한곳.
그래서 나무 속에서 줄을 서서 기다려야만 했다.
얼마나 크기에 나무 속에서 줄을 서냐고?
윌슨 그루터기 속에서 찍은 아래 파노라마 사진을 보시라.


물론 이 사진은 파노라마라서 실제보다 더 넓은 느낌이 나긴 하다

구경을 마치고 다시 조몬스기를 향해 출발하자.
조몬스기까지는 이제 불과 2km 남짓.

지금까지는 거의 우리처럼 올라가는 사람뿐이었는데
이쯤되니 하산하는 사람들을 종종 마주치게 되었다.
그런데 재밌게도 마주치는 사람들마다
오하요~(おはよう)라고 인사를 한다.
(정말 대부분의 사람들이 인사를 건넸다.)
아마도 일본의 등산 문화가 그런 것인가보다.
그래서 이후로는 우리가 먼저 인사를 걸기도 했다.


조몬스기까지는 이제 1.9km 남았다



윌슨 그루터기에서 조몬스기로 가는 길 중간에는
다이오스기(大王杉), 후후스기(夫婦杉) 등을 만난다.


수령이 3000년이라는 다이오스기


아래쪽 굵은 가지 하나가 두 나무를 부부처럼 연결하고 있는 후후스기

조몬스기 근처로 가면 길 옆에 데크가 설치된 곳들이 종종 있어서
여러 사람들이 쉬거나 식사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단체 관광객이 쉬고 있던 한 데크를 지나치던 중
가이드인듯한 분이 우리가 입은 티를 보고는
(가슴에 커다란 가시복 그림이 그려져 있는)
"카와이~. 카와이 티 데스네~."라고 가리킨다.
커플티라서 더 눈에 띄었나보다.
개구진 표정으로 우릴 가리키는 그 분에게
웃음으로 화답하고 발걸음을 재촉했다.

윌슨 그루터기에서 출발한지 1시간 10분.
산행을 시작한지 4시간 반만에 드디어 조몬스기에 도착했다.


뒤에 있는 나무가 조몬스기

조몬스기는 뿌리의 보호를 위해 접근을 제한하고
관람 데크에서만 볼 수 있도록 했다.
떨어진 곳에서 보니 그 거대함이 그렇게 와닿지는 않아 살짝 아쉽다.
조몬스기는 최대 둘레 16.4m, 높이 25.3m의 거대한 나무다.
수령이 7200년 되었다는 말이 있지만 사실 정확한 나이는 모른다.
추정 방식에 따라 2100년~7200년까지 다양한 예상치가 있을 뿐.
관광객을 유혹할 스토리를 위해서
가장 큰 수인 7200년이 자주 언급되는 것일 것이다.
그렇지만 매끈한 다른 나무들에 비해 유달리 신비한 모양새가
7200년이라는 숫자와도 잘 어울리는 느낌이다.

목적지였던 조몬스기를 만났으니 이제 하산할 차례.
가져온 도시락으로 식사를 한 후 하산을 하자.

하산을 시작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또다시 사슴을 만났다.
이번엔 등에 하얀 털들이 점점이 나 있는 꽃사슴.




기묘한 삼나무 터널



습기로 인해서 길이 미끄럽기에 하산이 생각보다 더디다. 
조몬스기에서 오카부 보도 입구까지 걸린 시간이
올라갈때와 매 한가지로 2시간 가까이 걸렸다.
그래도 이제는 걷기 편한 철길이니 대략 안심. 


간이화장실. 다만 휴대용 변기를 직접 갖고 와야 한다

한창 하산길을 재촉하던 중에
코다마(木霊) 인형을 이끼 위에 놓고 사진 찍는 가족이 보였다.
그래서 나도 찍기위해 다가가니 우리를 보고는 웃으며 살짝 비켜준다.
알고보니 원래 있던 게 아니라 이분들이 사진찍기위해 일부러 가져온 것.
사진을 찍고는 감사 인사를 드리고 헤어졌다


크기가 아쉽지만 이 사진이라도 건진게 어디냐

[imgur.com 펌] 모노노케 히메에 나왔던 코다마

14시 30분쯤에 시라타니운스이 계곡으로 가는 갈림길을 다시 만났다.
시라타니운스이 계곡 앞에서의 마지막 버스는 16시 10분.
시라타니운스이 계곡쪽은 아라카와 등산로쪽과 같은 편한 길이 아니라
작은 야산 하나를 넘어야하는 산길이기에
지금처럼 방전된 체력으로 1시간반만에 가기는 무리일 것 같다.
정말정말 아쉽지만 다음 기회를 기약할 수 밖에.
계속해서 철길을 따라 아라카와 등산로 입구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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