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월 25일 일요일

Jin과 Rage의 Iceland 여행기 - 20140608 (1) : 예약을 안 한 덕에 들른 스바르티포스

전날 밤도 시차+백야 탓에 자다 깨다를 반복했다.
그래도 그 덕에 아내는 새벽녁의 게스트 하우스 파노라마 사진을 찍었다.


나름 분위기 있게 나와서 아내가 스스로 만족스러워 한 사진


결국 아침 7시 무렵에는 완전히 잠에서 깨어버려서
게스트 하우스 주변을 산책하기로 했다.
우선 게스트 하우스 뒤편의 언덕으로 올라갔는데
밭인 것 같은 정돈된 토지에 상당히 깊은 인공 석조 수로(?)가 인상적.
(사진을 안찍었네...구글맵 위성 사진으로 보면 알 수 있다)
깊이가 최소 몇미터씩 되어보이는 도랑이
아마도 겨울에 내린 눈때문에 그런 것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런데 언덕쪽으로 갈 수록 언젠가부터 새 한마리가 시끄럽게 울어댄다.
우리가 자기네 영역을 침범하는 것이라 여긴 걸까?
워낙에나 시끄럽게 울어대던 탓에 아내가 살짝 겁을 먹기도 하고해서
다시 왔던 길을 돌아 이번에는 게스트 하우스 아래쪽 벌판으로 향했다.
(그리고 우리가 돌아내려가자 새의 울음소리는 멈췄다. -_-;)

뒤쪽 언덕은 사람의 손길로 정돈된 농장임을 쉽게 알 수 있었지만
앞쪽의 벌판은 거의 사람 손이 닿지 않은 그냥 자연 벌판.
(일부 농기계가 보이는 것이 조만간 손질을 할 것은 같더라 만은)


땅인 것 같지만 이끼가 퇴적된 곳이라 밟으면 발이 푹푹 꺼지곤 했다


길이 나 있는 곳도 약간 진창이고 풀밭처럼 보이는 곳도 이끼 퇴적층이라
등산화를 신고 오지 않았다면 낭패였을 것 같다.


화산섬임에도 곳곳에 적지 않은 수량의 하천이 상당히 많다


부지불식간에 그래도 꽤 걸어나왔네

달스회프디 게스트 하우스는 이번 여행에서 지내는 숙소중에
몇 안되는 아침식사가 제공되는 숙소였다.
물론 빵과 치즈, 햄, 약간의 과일이 전부이지만
물가를 생각하면 비용 부담없이 배부르게 먹을 수 있는 거 자체가 장점.





식사를 마친 후 짐을 싸고 곧바로 게스트하우스를 떠났다.
오늘 오전은 빙하 트래킹을 할 예정.
30여분 차를 몰아서 스카프타페틀(Skaftafell) 방문자 센터에 도착했다.


스카프타페틀 방문자 센터에는 두개의 빙하 트래킹 업체가 있다

바트나외쿠틀 국립공원 방문자 센터 (Vatnajökulsþjóðgarður)


보통 우리나라 사람들 블로그나 여행사 정보들을 보면
거의 스카프타페틀 국립공원으로 알려져 있는데
정확하게는 바트나외쿠틀(Vatnajökull) 국립공원의
스카프타페틀 방문자 센터가 정확한 명칭.
바트나외쿠틀은 유럽 최대 규모의 빙하(jökull(외쿠틀) / glacier) 지대이며
이 지역의 남쪽에 있는 아이슬란드에서 가장 높은 산인
흐반나달스흐누퀴르(Hvannadalshnúkur)에서 내려오는 빙하들 중 하나가
스카프타페틀 빙하(스카프타페틀스외쿨 Skaftafellsjökull)이고
우리가 들른 곳은 그 빙하 옆의 방문자 센터.
(아이슬란드어 지명들은 정말......
유럽에서도 어렵기로 손꼽히는게 바스크어와 아이슬란드어라고 한다 -_-)

설명이 길었다 -_-;
트래킹 업체를 찾아가 가능한 시간을 물어봤다.
그런데 2시간짜리 코스는 11시에야 가능하다고 한다. (그 때가 9시 무렵)
(빙하 트래킹은 난이도에 따라 2시간, 4시간, 6시간 등의 코스가 있다)
한국에서 찾아봤을 때 예약을 할까 말까 고민하다가
그냥 현지 가서 다시 고민해야지 하고는 그냥 왔더니 이렇게 되는구나. -_-

2시간 남짓의 시간이 있으니 뭘 할까 고민하는데
보니까 이곳에서 스바르티포스(Svartifoss)로 가는 트래킹 코스가 있다.
왕복 1시간 남짓이라고 하니 시간 보내기 딱 좋을 거 같다. 출발~


가는 길에 만난 휜다포스(Hundafoss)


길 안내 표지판

20분 쯤 걸으니 저 멀찌감치 스바르티포스가 보인다.


저기까지 10여분이면 가나보다

스바르티포스는 검은 폭포(Black Waterfall)란 뜻이란다.
검은 현무암 주상절리 틈으로 떨어지는 폭포의 모습에 붙은 이름.
폭포뿐만이 아니라 주변에 굴러다니는 각진 현무암 바위들이 인상적이다.


스바르티포스에 도착


뭔가 재밌는 샷을 찍고 싶었다만...실패 OTZ

폭포 구경을 한 뒤 다시 30여분간 왔던 길을 돌아갔다.
(예약을 안 한 덕분에 오히려 구경을 할 수 있었던 전화위복)
돌아가면서 보니 멀리 있는 흐반나달스흐누퀴르 산에 구름이 자욱하다.
트래킹하는데 문제는 없으려나?


하산합시다



스바르티포스 트래킹 코스 입구는 캠핑촌이다

구름을 걱정하며 걸어내려오는데
불과 4~5분 사이에 구름이 상당히 걷혀가는 것이 보인다.
역시나 변화무쌍한 아이슬란드 날씨.
그리고 구름 바로 아래에 흰 빙하가 보인다.
아마도 저 빙하는 지도상 위치를 봤을 때 스카프타페틀 빙하인 듯 하다.


사진 중앙 왼편에 하얀 언덕길 같은 것이 빙하


망원으로 최대한 당겨 찍어본 빙하

트래킹을 다녀오고도 시간이 남아 잠시 빈둥거리며 기다렸다.
그리고 11시가 거의 다되어 출발할 차례.
각자 아이스 액스와 발 사이즈에 맞는 아이젠을 지급받은 뒤
차를 타고 빙하로 향했다.


이제 빙하 위를 걸으러 가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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