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월 16일 금요일

Jin과 Rage의 Iceland 여행기 - 20140606 (2) : 하늘을 우유에 적신 듯한 Blue Lagoon 온천

차를 빌리는 것 까지는 좋았지만 문제가 하나 생겼다.
GPS 네비게이션이 동이 나서 렌탈할 수가 없었던 것.
앞으로 1주일간 우리는 핸드폰의 구글 지도를 믿어야만 했다.

차를 몰고 공항을 벗어나자마자 믿기 힘든 풍경이 시작되었다.


우리가 탄 것이 비행기가 아니고 우주선이었던건가...

블루 라군으로 향하는 내내 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내가 지구에 있는 것이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
울퉁불퉁하고 황량한 벌판에 여름임에도 녹색은 한 점도 안보이는
검고 흰 얼룩만이 펼쳐진 광야에 아스팔트 도로가 한 줄 나 있었다.
그래서 네비가 없는 상황에도 길 헷갈릴 일 없이
무사히 30분만에 블루라군 클리닉 호텔에 도착했다.

블루 라군(Blue Lagoon)은 세계 최대 노천 온천이다.
공항에서 가깝고 아름다운 풍광 때문에 가장 인기 있는 온천.
우리는 이 곳의 블루 라군 클리닉 호텔에서 1박을 한다.
호텔이라고 하지만 방은 불과 15개 밖에 없는 곳.
그런데 성수기 방 2개를 예약하려니 힘들 수 밖에 없었다.
숙박 비용이 꽤 비싸지만 대신 온천 이용이 무료.
(온천 입장료가 35€, 성수기 더블룸 1박은 300€)


호텔에서 온천까지는 걸어서 5분 거리

얼른 방에 가서 짐을 풀자.


깔끔은 하지만 1박에 40만원짜리 방 치고는 훌륭하진 않다


발코니(?)에서 보이는 풍경은 '혹성탈출';;;


보다시피 이런 황무지 속에 저 작은 호텔 하나만 있다
(사실은 호텔 뒤편에 발전소도 하나 있긴 하다)

짐을 푼 뒤 저녁으로 간단하게 (한국에서 가져온) 컵라면을 먹고
블루 라군 온천에 몸을 담그러 출발.
(타월과 가운 등은 렌탈비가 비싸기 때문 직접 준비해가는게 좋다)



온천으로 걸어가면서 보니 이 황무지의 흰 얼룩은 이끼였다.
이끼가 흙처럼 퇴적되어 있는 것이라 밟으면 푹푹 꺼지기 때문에
길이 난 곳 이외에는 들어가지 말라고 표지판이 되어있다.

블루 라군 스파 근처에 가니
사진으로 보던 하늘빛 호수가 보이기 시작했다.



블루 라군에 가서 수영복으로 갈아입은 뒤 온천으로 입장~


Welcome to Blue Lagoon

온천으로 들어서니 파스텔톤의 희뿌연 하늘색 호수가 뙇!
여름이지만 쌀쌀한 기온과 바람때문에 얼른 물 속으로 들어가야했다.
하지만 물 안이 우리가 생각하는 온천처럼 따뜻하진 않았다.
미적지근한 정도?
하긴 아무리 뜨거운 온천이 펑펑 나와도 이 넓은 호수가 뜨겁기는 힘들지.


한쪽 구석에서 공급되고 있는 펄펄 끓는 온천수. 이 주변만 좀 따뜻했다

블루 라군의 온천수는 지열 발전에 사용한 바다 온천수를
이곳으로 보내 온천까지 하게 하는 것이다.
블루 라군에서 멀지 않은 곳(호텔 바로 옆)에 그 지열발전소가 있다.
그 곳에서 발전용으로 사용한 뒤에
이곳으로 흘려보내는데도 저렇게 뜨거우니
발전소에 들어가는 온천수는 얼마나 뜨거운걸까?

블루 라군에 오면 반드시 해야할 것이 있다. 바로 실리카 머드팩.
온천이 올라오는 곳의 뜨거운 열기때문에
흙 속의 실리카 성분이 진흙처럼 녹아나온 것을 모아서
온천 곳곳에 비치해두고 사람들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해놨다.


저 국자로 실리카 머드를 퍼내 얼굴과 몸에 바른다.

고운 실리카 머드가 각질제거에 좋다고 하니 우리도 해봐야지.


혐짤 주의 -ㅅ-

블루 라군과 클리닉 호텔, 그리고 면세점 등에서
이 곳의 실리카 머드를 베이스로 한 피부미용제품들을 팔고 있다.
가격이 꽤 되더라만은 그래도 양가 어머님들께 하나씩은 선물로 사가야지.

온천 자체는 물이 미적지근해서 조금 아쉬웠지만
그래도 아름다운 풍광속에서 실리카 머드 팩도 하며 즐거운 시간이었다.

아내와 나는 호텔에 먼저 돌아와
차 한잔 마시며 호텔 주변(의 황무지)를 구경했다.
블루 라군 온천은 밤 10시까지인데
호텔 내에 따로 마련되어있는 작은 온천은 11시까지.
온천에 담그고 몸이 팅팅 부는걸 좋아하는 사람은
호텔에 돌아와서 1시간 더 즐길 수 있겠다.

오늘도 내내 이동하느라 피곤했지만
내일부터 1주일간 매일 하루종일 운전하며 돌아다녀야한다. 일찍 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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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해가 안져!!!


밤 10시인데;;;

아...이게 말로만 듣던 백야구나.
밤 10시에도 해가지지 않다니...
그래도 워낙 피곤했고 온천욕까지 해서 노곤노곤했던지라
밖이 훤하든 말든(커텐이 얇아서 치나 마나였다) 상관없이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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