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브리탄스키 광장(Britanski trg / British square)으로 향했다.
브리탄스키 광장에서 일요일마다 벼룩시장이 열리기 때문.
그런데 사실 이날은 토요일이라 어떨지 모르겠다.
평일에는 식료품 시장이라고 하는데...
조금은 한적했던 벼룩시장. 일요일에는 어떤 모습이려나? |
브리탄스키 광장에 도착해서 보니
토요일임에도 각종 잡동사니를 파는 사람들이 몇명 나와있었다.
아마도 일요일에는 훨씬 더 많은 잡동사니 상인들이 나오나보다.
잠깐 구경을 해봤지만 특별히 눈길을 끄는 것은 없네.
다시 옐라치치 광장 방향으로 돌아가는 길에
가이드북에 추천되어있는 엘리스 카페(Eli's Caffe)에 가서
모닝 커피를 한잔 마시기로 했다.
작지만 깔끔한 매장 한켠에 자리잡고 주문.
Caffelatte와 Marocchino |
맛있다!!!
전에도 말했지만 이때까지 여행중에 마셨던 모든 커피가 그저 그랬다.
그런데 마지막날 마지막으로 마셨던 커피 한잔이
그때까지의 모든 실망을 날려버릴 만큼 맛있는 한 잔이었다.
아내와 커피 맛에 감탄하고 있는데
바리스타 주인장이 왠 동양인 관광객 둘이 찾아온게 신기한 모양이다.
"커피 괜찮아요?"
"진짜 맛있네요!"
"어디서 왔어요?"
"한국이요"
"그런데 여긴 어떻게 찾아온거에요?"
"가이드 북에 소개가 되어있어서 왔어요."
"진짜? 나도 보여줘봐요."
주인장이 우리의 가이드북을 펼쳐보고는
(그 사람 입장에서는) 뭔지 모를 문자 속에 적혀있는 eliscaffe가 신기한 듯
상기된 목소리로 가게 다른 종업원에게도 가리키며 책을 본다.
"혹시 이 책 줄 수 있어요?"
"엄..."
우리가 잠깐 머뭇거리는 찰나 주인장은 말을 바꿨다.
"아니다. 이 페이지 사진 한 장 찍을게요."
사진 찍은 후 다른 추천 식당들(이름은 영어로 되어있으므로)을 보더니
몇몇군데를 괜찮은 곳이라며 얘기를 하다가
그 중 한 레스토랑을 가리키며 "여기도 좋은 식당이에요"라고 얘기를 했다.
그가 가리킨 식당은 보반(Boban).
그리고 그 식당의 주인장은
왕년 AC밀란의 축구 스타 즈보니미르 보반(Zvonimir Boban).
"헉 즈보니미르 보반의 레스토랑?"
"어? 축구 좀 봤나보군요. 내 친군데"
"오~"
(유럽 축구 잘 모르는 분을 위해 부연설명을 하자면
우리나라 어느 카페 주인장이 "나 홍명보 친군데"라고 하는 거랑 같다.
보반은 크로아티아의 1998년 프랑스 월드컵 4강 진출 때 팀 주장이었다.)
재밌는 시간과 맛있는 커피를 즐기고는 카페를 나섰다.
가이드 북을 주고 올걸 그랬나하는 후회는 약간 남았다만
나중에 한국 돌아가서 우편으로 부쳐주던가 하면 되겠지 뭐.
(라고 하고는 결국 귀찮아서 안보냈다 -_-)
카페에서 나와 지난번에 제대로 구경 못했던 돌라치 시장으로 향했다.
각종 농산물과 홈메이드 식품들을 많이 구경할 수 있었다 |
시장 구경을 잠시 하고는
자그레브 대성당 쪽에서 옐라치치 광장으로 향하는데
가는 도중에 자그레브 모형 지도가 있어서 구경을 했다.
한쪽 구석에는 여러나라 언어로 '환영합니다'가 새겨진 구가 있는데
누가 잘못 번역해준건지 아니면 조각가가 잘못 새긴건지
한글은 '흰영합니디'로 새겨져있다. -_-
'흰영합니디'라니;;; |
다시 옐라치치 광장을 지나 즈린스키 공원으로 향했다.
어제밤 춤판이 벌여졌던 즈린스키 공원이 오늘은 다른 행사가 한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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