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그레고리 주교 (Grgur Ninski / Gregory of Nin) 동상.
(아내왈) 기다랗고 섹시한 손가락... |
그레고리 주교는 10세기에 크로아티아의 건국무렵
토미슬라브 국왕의 보호하에서
국가 내 기독교의 전파에 큰 영향을 미친 인물.
당시만에 라틴어로만 행해지던 종교의식을 자국어가 가능하도록 개혁해
크로아티아 왕국에 기독교가 뿌리내리는데 크게 일조한 반면
아이러니하게도 교황에 대립하는 주요 세력이었다고 한다.
이 동상을 만든 조각가는 이반 메슈트로비치(Ivan Meštrović)인데
20세기 가장 위대한 조각가들 중 한명으로 꼽힌다.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최초로 생존 작가로서 개인전을 한 인물.
그는 세계 2차대전 때 나치를 피해 미국으로 망명한 후
결국 공산주의에 점령된 조국에 돌아오지 못한채 사망했지만
자신의 작품들을 (당시 크로아티아가 속해있던) 유고 연방에 보내어
자그레브와 스플리트 도심에는 그의 작품들을 여럿 볼 수 있다.
그레고리 주교 동상을 보면 한 곳만 색이 다르다.
바로 만지면 행운이 온다는 미신이 있는 (특히 엄지) 발가락.
사진 찍은 뒤에는 나도 만졌다 ㅋ |
다음 목적지는 브라체 라디차 광장(Trg Braće Radića).
이반 메슈트로비치의 또다른 작품이 있는 곳이다.
크로아티아 르네상스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중세시대의 시인 마르코 마룰리치(Marko Marulić) 동상
광장 한편(사진 오른편)에 동상이 보인다 |
마르코 마룰리치 동상 |
정오가 되어가니 햇살이 따갑다.
아내는 더위와 갈증 해소를 위해 광장 한편에서 파는 모히또 한잔.
모히또가 맛있어서 표정이 밝아진 아내님 ㅋ |
모히또 한잔에 기운을 차린 아내가
아직 시간이 좀 있으니 마르얀(Marjan) 언덕까지 가보자고 한다.
(사실 그 때는 지명을 몰라서 그냥 '저~기 가보자' 라고만 했다)
20분 정도 걸어 마르얀 언덕을 올라가보니 궁을 바라보는 경치가 좋다.
여기까지 오자고 제안해준 아내에게 감사할 따름이다.
마르얀 언덕에서 바라본 경치 |
경치를 보고 있는데 어떤 외국인 아가씨가 '사진 찍어줄까?' 그런다.
내 카메라가 좀 무거운데다 똑딱이도 아닌데 잘 다룰려나 싶긴 했지만
아내와 같이 있는 사진 찍기가 힘드니 부탁했다.
역시나 아니나 다를까 초점도 안맞고, 얼굴이 어둡게 나왔지만
그래도 얘기도 안했는데 나서서 찍어주겠다는 친절함이 고맙다. :)
인물이 어둡게 나왔지만 뭐 어떠랴? 이것도 추억인 것을 |
이제 슬슬 배를 탈 준비를 해야겠다.
다시 언덕을 내려가서 아내는 그레고리 동상 앞에서 기다리기로 하고
나는 어제 잠을 잤던 숙소에 가서 맡겨뒀던 짐을 찾아오기로 했다.
아 참, 그 전에 점심부터 먹어야지. 점심은 길거리 조각피자 하나씩.
말이 조각이지 배부른 양이다 -_-; |
내가 짐 찾으로 갔다오는 사이 아내는 과일을 사놨다.
배타고 가면서 먹으면 되겠네...했다만
전에 자그레브에서 산 체리도 그렇더니
이것도 신 맛이 강해서 아내는 얼마 못먹었다. -_-
산딸기 비슷한데...무슨 과일이려나? |
이제 배 타고 흐바르로 갑시다.
우리가 타고 갈 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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