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2월 11일 목요일

Jin과 Rage의 Croatia & Slovenia 여행기 - 20130626 (2) : 아주 잠깐의 Bosnia & Herzegovina 방문

이미 얘기했듯이 크로아티아에는 직행버스라는 개념이 없다.
스플리트에서 두브로브닉 행 버스를 타면
이 버스가 그 중간에 만나는 어지간한 마을들을 다 들렀다 간다.
심지어 원래 가야할 길에서 빠져나와
10여분 이상을 가야하는 마을도 들렀다가 나온다.
(즉 왕복 30여분을 원래 가던 방향과 상관 없는 쪽으로 쓰는 셈)
그래서 230km 정도의 거리를 6시간이나 걸려서 가게 되는 거다.
그나마 우리가 스플리트에서 탔으니 6시간인거지
이 버스는 사실 자그레브에서부터 출발한거다.
기사들은 자그레브에서 두브로브닉까지 11시간의 운행을 해야한다.
(버스 한대에 기사가 2명이 교대로 운전한다)


아내가 달리는 버스에서 찍은 풍경

그래도 예상보다 6시간이 지루하지만은 않았다.
(물론 지루하긴 했다. 어디까지나 예상보다는 덜 지루했다는 거다)
하얀 석회질 바위로 된 산맥과 푸른 아드리아해,
그리고 간간히 나오는 조그만 마을들로 이루어진 풍경들이
다음번에 이 곳을 온다면 반드시 렌트카로
직접 운전해서 달리고 싶은 아름다운 모습들이었기 때문이다.
특히나 구불구불한 해안 절벽길은 너무나 경치가 예뻐서
기사한테 세워달라고 부탁하고 싶을 정도.

4시간 정도 버스를 타고 가면 갑자기 여권 검사를 한다.
이는 크로아티아의 특이한 지형으로 인한 것인데
두브로브닉이 보스니아 & 헤르체고비나를
(Bosnia & Herzegovina. 이후 간략하게 보스니아라고 쓰겠다)
거쳐야만 갈 수 있는 월경지이기 때문이다.


현재 지나는 곳은 보스니아 땅

버스는 두번의 여권검사 구간 사이에 있는 보스니아의 유일한 해안마을
네움(Neum) 인근 휴게소에서 잠시 정차를 하기 때문에
우리는 보스니아 땅을 잠시나마 밟아볼 수 있었다.


보스니아의 유일한 해안 마을 네움

아주 잠깐의 보스니아 출입국 이후 다시 2시간 가까이 버스를 타고 가서야
우리는 마침내 두브로브닉에 도착할 수 있었다.
두브로브닉 버스 터미널에 도착했을 때에는 이미 저녁 9시를 넘긴 상황.
버스 터미널에서 호텔까지 대중교통으로 어떻게 갈지를 고민하기에는
기나긴 이동 시간때문에 피곤하기도 했고 길도 너무 어두웠다.
편하게 그냥 택시를 타자. "엑셀시오르(Excelsior) 호텔로 가주세요"
(이전에 찾아봤을 때 그다지 멀지 않은 것 같았기에 택한 방법이기도 하다)

택시기사 아저씨가 말을 건다.
"어디서 왔어요?"
"한국이요"
"한국 어디? 아, 나 예전에 선원이어서 한국에 몇번 간 적 있어요"
"아 그러시구나. 서울서 오긴 했는데 고향은 부산이에요."
"부산 가봤죠. 인천도 몇번 갔구요. 인천 알죠?"
"그럼 인천은 저희보다 더 잘 아시겠는데요? ㅎㅎ"

기사 아저씨의 얘기는 엑셀시오르 호텔 칭찬으로 넘어갔다.
"엑셀시오르 호텔, 참 좋은 호텔이에요. 거기서 보는 성의 경치가 best죠"
"아하!"
"내 아들이 그 호텔에서 일하고 있어요. ㅎㅎ"
아들 직장 자랑이셨군요. ^^;;;

한창 얘기를 하다보니 금새 엑셀시오르 호텔(Hotel Excelsior)에 도착했다.
(아직 자그레브에서의 1박이 남아있긴 하지만) 두브로브닉에서의 2박은
여행 막바지이니 좋은 숙소에서 지내자는 내 의견에 따라 예약했던 곳.
이 때(2013)가 100주년이었던 유서 깊은 호텔이며
여러 사회적 명사들이 들렀다 간 호텔이기도 하다.

체크인을 하고 안내를 받아 들어갔다.
특이하게도 프런트가 꼭대기층, 객실은 그 아래에 있다.
(나중에 알게 되지만 절벽에 자리잡고 있어서 그렇다.)
방은 훌륭하면서도 예상보다 컸다.




응접실과 침실이 따로 나뉜 방

특가(1박에 40만원 정도)로 나온게 있어서 예약을 했는데
이거 알고보니 작은 방이 아니었네? 우왕~
거기다 나중에 보니 더 작은 방들은 바닷가 쪽이 아니다.
Lucky!


테라스에서 바라본 두브로브닉 성

버스 타고 오느라 먹지 못한 저녁식사를 해야겠다.
이미 밤 10시인지라 식당을 나가서 찾아 다니기는 무리일 것 같아서
비싸겠지만 그냥 호텔 내의 레스토랑에 가기로 했다.
(다행히 호텔 내의 식당은 밤 늦게까지 하네)

레스토랑이 야외석으로 되어있었다.
(위 사진의 오른쪽 아래 구석에 보이는 자리)
주문한 요리가 나오고 식사를 시작했다.


갖가지 조개 요리와 스테이크는 맛있었다만...

요리는 맛있었다. 그런데 흠잡을게 있었다.
뭐냐면 야외 바닷가 좌석이다보니 바람이 꽤나 많이 부는데
테이블 보가 마구 뒤집혀 요리를 덮치는 -_- 상황이 계속되는 것.
(바닷가에 있는) 자다르나 스플리트, 흐바르 등에서 본 많은 식당들이
야외석에는 집게로 테이블 보를 고정을 시키고 있던데
오히려 고급 호텔 레스토랑이 그런 준비가 안되어있다니.
뭐 그래도 음식이 맛있고 호텔 방이 생각보다 좋아 모든 걸 용서하겠다.

오늘은 피곤한데다가 이미 밤이 늦었으니
거품 목욕 한번 하고 푹 잔 뒤 내일을 기약하자.
Have a sweet n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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