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2월 8일 월요일

Jin과 Rage의 Croatia & Slovenia 여행기 - 20130625 (4) : Malaga와 서울, Hvar에서 만나다

스플리트에서 배를 타고 흐바르 섬으로 가는 방법은 두가지가 있는데
흐바르 타운으로 가거나 스타리 그라드(Stari Grad)로 가는 방법이 있다.
전자가 흐바르 요새와 시가지 구경을 하기에 좋은 반면
후자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스타리 그라드 평원을 가기에 좋은 곳.
우리는 흐바르 타운으로 향했다.
(스타리 그라드는 배로 1시간, 흐바르 타운은 2시간 정도 걸린다)

심하진 않았지만 파도가 약간 있어서
막판에 아내는 멀미 기운으로 고생했는데
오히려 평소 멀미가 심한 나는 별 탈이 없었다.
(옆자리에 다른 승객은 멀쩡해 보이더니만 도착 직전에 구토 -_-;;;)


아내가 고생은 했다만 어쨋건 무사히 도착한 흐바르 항

이제 숙소를 찾아가야 하는데 가지고 있는 것은 주소 뿐.
인포메이션 센터를 찾아가 어디로 가면 되는지 물어봤다.
하지만 거기도 잘 알지 못해 대충 알려준 지역쪽으로 향했다.
구글 맵에도 나오지 않는 골목길들 속에 위치해 있어서
대충 비슷한 방향으로 나 있는 길을 따라 가는 수 밖에 없었다.


저 언덕의 건물들 중 어딘가에 우리의 숙소가 있다 -_-

그래도 우여곡절 끝에 주소의 도로명과 같은 길을 찾아냈고
그러고나서는 어렵지 않게 숙소를 찾을 수 있었다.


꽃이 화려하게 피어있던 숙소 앞

오늘의 숙소는 Apartments Jakov and Antonia.
친절해보이는 아주머니가 우리를 맞아들이고는 방을 안내해주는데...
음, 우리는 분명 sea view 방을 예약했는데
바다쪽 방이 아닌 뒤쪽 방으로 안내하네? -_-a


오른쪽에 보이는 바닷가 쪽이 아닌,
사진에 안나온 뒤쪽의 방인데 sea view라니

우리가 sea view 방을 예약했는데요...라고 머뭇거리니
아주머니는 당황하면서도 "여기 테라스에서 바다 보이잖아" 그러신다;;;
아 네...테라스에서 보이긴 하죠;;;
그리고 사실 테라스라기 보다는 건물 옥상.
숙소 방이 있는 곳만 2층이 있고 위 사진 찍은 곳은 1층만 있어서
우리 방보다 더 큰 공간의 테라스가 있으니 좋은거 아니냐...라는게
주인 아주머니의 말 뜻인 듯 했다 -_-;;;

이렇게 적긴 했다만
예쁘게 꽃이 피어있던 숙소의 입구나
흐바르 동네 골목들의 아기자기함 때문인지
딱히 짜증나거나 그러진 않아서 그냥 'I see~'하고 넘어갔다.
(사실 멀미와 집을 찾는게 힘들었어서
그냥 더이상 신경쓰기 싫었던 걸지도 모르겠다.)
내부도 깔끔하고 괜찮으니 더이상 불만갖지 말자.

짐을 푼 뒤에는 흐바르의 아름다운 전경을 볼 수 있는
스페인 요새(Tvrđava Španjola / Spanish Fortress)로 향했다.
우선 다시 항구 쪽으로 내려왔다가 요새가 있는 언덕으로 올라간다.
흐바르는 옛날부터 좋은 와인과 라벤더, 대리석 산지였기에
이곳을 차지하기 위한 분쟁이 많았다.
지금 찾아갈 요새는 중세시대 베네치아 공국 시절에
오스만 투르크의 침략을 막기 위해 세운 요새이다.


항구 바로 앞에 있는 성 스테파노 광장
(Trg Sv. Stjepana / St. Stephen square)


언덕위에 요새가 목적지


흐바르는 라벤더 밭으로도 유명하다

요새쪽을 안내하는 표지가 따로 보이지는 않았지만
어짜피 눈으로 목적지가 보이니 적당히 오르막길을 따라 올라갔다.


골목길을 따라 무작정 올라가보자


언덕이 많이 높지는 않아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겠다


이제 거의 요새 입구까지 올라왔다

20여분을 걸어 올라가니 요새에 도착할 수 있었다.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흐바르 항구는 그야말로 한폭의 그림이었다.


요새에서 찍은 흐바르 항 파노라마


요새에는 여전히 대포가 전시되어 있다

나름 언덕 위라 그런지 요새에서는 꽤나 강한 바람이 불어댔다.
어쨋건 걸어올라오느라 고생했으니 음료 한잔씩 마시며 휴식~
아내는 오주이스코(Ožujsko) 라들러(레몬 맥주), 나는 레모네이드.


카메라만 없어도 올라오기 훨씬 수월했겠다 -_-

휴식을 취한 후 다시 숙소에 돌아가 잠시 눈을 붙였다.
해가 지기 전에 요새에 올라오기 위해서
멀미기운이 남아있는 상태로 걸었을 아내는 꽤나 힘들었을 거다.
숙소 들어가는 길에 작은 상점에서 다음날 아침으로 먹기 위해
빵과 프로슈토, 버섯등을 구매했다.

잠시 눈 붙인 뒤 일어나 다시 타운으로 가서 저녁식사를 할 식당을 찾았다.
저녁시간에 타운의 식당들은 상당히 북적이는 편이었고
자리가 없어 줄서서 기다리는 곳도 많았다.
우리가 점찍은 달마티노(Dalmatino) 레스토랑도
대기를 걸어두고 1시간 정도 기다려야했다.
성 스티예파나 광장 주변 골목을 잠시 돌아다니다와서 겨우 착석.
이번엔 해산물 요리들로 주문해보았다.


내 쪽의 생선 및 감자 요리가 상당히 맛있었다.
문어 샐러드도 괜찮았지만 드레싱에 신 맛이 강해서
아내는 많이 먹지는 못했다

식사를 하고 있는데 옆좌석의 노부부가 갑자기 말을 건넨다.
"댁들은 어디서 오셨나?"
"저희는 한국에서 왔습니다"
"아 그렇군. 댁들이 일본인도 중국인도 아닌거 같아 아내랑 둘이서
어디서 왔는지 궁금해 했다네."
"^^"
"난 미국인이고 아내는 스페인 사람인데 지금은 같이 스페인에서 살아"
"아 그러시군요"

그리고는 간단하게 서로 어떤 일 하는지 (영감님은 부동산 업자셨다)
크로아티아에 몇일간 여행했는지 등등의 간단한 얘기를 나눴다.
영감님은 마지막으로 명함 한장을 주시며 말라가로 초대하셨다.
"혹시 말라가 놀러올 일 있으면 연락하게나."

(솔직히 다시 뵙기는 힘들 것 같지만)
여행지에서의 이런 낯선 인연은 언제나 흥미롭다.
온화한 미소의 노부부와의 인연과 함께
아름다운 흐바르에서의 밤은 깊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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