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아침에 출국하므로 실질적으로는 마지막 날이다.)
오늘 들를 첫번째 코스는 남쪽으로 내려가서
흐베라게르디(Hveragerði) 마을 근처에 있는
레이캬달뤼르(Reykjadalur) 계곡.
보르가르네스를 떠나 링로드를 타고 남쪽을 향하다보면
30분쯤 지나서 해저터널을 만나게 된다.
(사실은 어제도 여기를 통과했다)
대략 7000~8000원(1000 ISK)의 통과 비용이 들지만 이 돈을 아끼려들다간
15분만에 안되서 갈 수 있는 거리를 45분이나 걸려서 돌아가야한다.
아이슬란드의 터널은 출발과 끝에서의 시간차로 과속여부를 체크하니
터널에서 만큼은 절대 과속 금물.
[구글맵 펌] 빨간색 길 15분, 파란색 길 45분 |
터널을 지나 계속 링로드를 달려 레이캬비크도 지나쳤다.
그런데 아침부터 날씨가 썩 좋지는 않았다만
레이캬비크를 지나서부터는 심한 안개가 시야를 가렸다.
동부 해안을 지날때 보다도 더 심하네. 10여 미터 앞이 겨우 보일 정도.
오히려 앞에 차가 있어서 앞차의 브레이크등이 보여서 다행이었지
아무 것도 보이는게 없었다면 오히려 무서워서 못달릴 것 같았다.
(다행히 수도 근처인지라 같이 달리는 차들이 여럿 있었다.)
그런데 이 안개 속에서도 과속 할 사람들은 다 하네;;;
어쨋건 출발한지 1시간 반이 좀 넘어서 무사히 흐베라게르디에 도착했다.
링로드에서 흐베라게르디에서 마을로 들어가는 길을 계속 직진하면
레이캬달뤼르 계곡 입구에 도착하게 된다.
트래킹을 하러 온 사람들이나 혹은 승마하러 온 사람들도 있었다만
우리는 이 계곡의 Hot river, 즉 온천 계곡물에 발 담그러 왔다.
(족욕 마니아 아내님)
관광객 뿐만 아니라 현지인들도 목욕하러 들르는 온천 계곡이라나.
주차를 하고 계곡쪽으로 걸어가니 조그만 개울이 보인다.
군데군데에서 수증기도 올라와 온천지대임도 느껴진다.
연기가 피어오르는 곳에서는 이렇게 진흙이 펄펄 끓고 있다
흘러가는 계곡물에 손을 살짝 대어보니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미적지근한 온도.
그리고 상류로 올라갈수록 수온은 따뜻해졌다.
약간 걸어올라가다가 웅덩이가 보여 다시 손을 담궈보니
여기는 완연히 따뜻한, 아니 살짝 뜨거울 정도의 온도.
전에 족욕을 즐겼던 뮈바튼 근처의 그르요우타그야우와 비슷할 듯.
쌀쌀한 날씨지만 넓은 초원에서 따뜻한 물에 족욕을 하니
기분이 나른해지며 1주일간의 여행 피로가 풀리는 느낌이다.
20여분간 물장구치며 즐겼던 족욕을 마치고
(사실은 뜨거워서 계속 담그고만 있을 수가 없었...)
이제는 마지막 여정지인 레이캬비크로 갈 차례.
흐베라게르디에 와서는 안개가 덜하길레 괜찮을 줄 알았더니
레이캬비크로 돌아가는 길은 여전히 짙은 안개속이었다.
(이봐 지금 낮 12시야;;;)
레이캬비크와 흐베라게르디 중간에 있는 고지대만 안개가 심한듯.
가다가 구불구불한 오르막길을 오르는데
앞에 공사 차량이 느릿느릿 길을 막아섰다.
그래서 추월을 하려고 마음 먹고 왼쪽 차선으로 들어섰다만
이거 구불구불한 산길에 안개가 심하니 엑셀을 막 밟기는 겁나고 그래서
(산길이지만 우리나라 같은 가드레일도 없다)
한동안 추월하지 못하고 나란히 달렸다.
마침내 조금 평탄한데서 추월은 했다만
내 뒤에 줄줄이 추월하려던 차량들은 나때문에 못하고 있었으니
지나가면서 내쪽을 쳐다보는게 느껴져 진땀이 흐른다.
그냥 난 얌전히 따라갈 걸 그랬나보다. ㅠㅠ
외지인 여행객입니다. 봐주세요 여러분들;;;
어쨋든 50여분을 달려 수도 레이캬비크(Reykjavík)에 들어왔다.
우선은 레이캬비크의 랜드마크인
하틀그림스키르캬(Hallgrímskirkja)부터 들르자.
사람 얼마 살지도 않는 나라지만
그래도 나름 12만명(수도권 전체로는 25만)이 사는 수도인지라
여태껏 경험할 수 없었던 교통혼잡(-_-)이 느껴진다.
주차할 곳을 찾느라 (잠깐이었지만) 뱅뱅 도는 것도 이번 여행에서 처음.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교회중 하나로 꼽히는 하틀그림스키르캬 |
아쿠레이리 교회와 마찬가지로 주상절리를 표현하고 있으나
훨씬더 미려하고 웅장한 하틀그림스키르캬는
아이슬란드에서 가장 유명한 17세기 시인이자 성직자인
하틀그리뮈르 폐튀르손(Hallgrímur Pétursson)의 교회라는 뜻.
(Hallgrím + s(의) + kirkja(교회))
교회 앞의 동상은 아메리카 대륙을 최초로 발견한 유럽인으로 여겨지는
아이슬란드 출신의 바이킹 레이퓌르 에릭손(Leifur Eriksson)의 동상.
그가 그린란드와 북아메리카(빈란드)를 탐험한 내용의 서사시가
중세 아이슬란드의 대표적 사가인 '빈란드 사가(Vinland Sagas)'다.
이곳은 마치 아이슬란드 역사의 자존심의 요약본같다.
교회 입구 위의 현판. 무슨말이려나? |
우리가 도착했을 무렵 교회에서는 장례식이 진행중이라
관광객은 오후 2시까지 입장이 금지되어있었다.
교회 종탑에 올라가 레이캬비크 전망을 볼 수가 있다는데
뭐, 나중에 다시 시내 들러서 생각나면 가보든가 해야겠다.
(라고 하고는 나중에 다시 안갔다 -ㅅ-)
다시 차를 몰고 길을 나섰다.
아직 숙소 체크인 시간이 채 되지 않았기에
하르파 앞으로 가서 주차장에 차를 세웠다.
여행 내내 볼 수 없었던 유료주차장을 레이캬비크에서 만나는구나.
그런데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보니 길 건너편에 핫도그 집이 뙇!
빌 클린턴이 먹고는 감탄했다는
바이야린스 베스튀 필쉬르(Bæjarins Bestu Pylsur).
여기서 우리의 점심식사를 해결하기로 즉석으로 결정했다.
핫도그는 양파튀김과 특제 겨자소스, 그리고 양고기 소시지로 만들었는데
단순하지만 바삭한 양파튀김의 식감,
그리고 소스와 고기의 어울림이 꽤 괜찮네.
가볍게 그리고 저렴하게 요기하기에는 안성맞춤.
단순한 핫도그 가게지만 80년 가까운 역사를 자랑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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