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는 길에 잠시 그르요우타그야우를 다시 들러서 족욕 한 번 더 즐긴 다음
뮈바튼 온천에서 두 분을 픽업한 뒤
뮈바튼 호수에 있는 회프디 공원으로 향했다.
뮈바튼 호수는 과거의 용암 분출로 인해 생성된
아이슬란드에서 4번째로 큰 호수.
남쪽 호수가에 만들어진 회프디 자연 공원(Höfði Nature Park)은
호수의 특징적인 경치를 구경하기 좋은 곳이다.
그리고...
이 곳을 갈 때에는 필수 아이템이 하나 필요하다.
방!충!망!
부영양화된 온천 호수라서 날벌레가 엄청나게 많은 곳이라고 한다.
뮈바튼이라는 이름 자체가 각다귀(뮈 Mý) 호수(바튼 Vatn)란 뜻. -_-;
(각다귀 : 모기 비슷하게 생긴 곤충)
양봉업자 부부? |
여행 출발 전에 준비해온 방충망을 머리에 쓰고
나무가 무성한 공원으로 들어섰다.
아이슬란드는 용암지대로 인한 척박한 토양과
고위도 지역의 특징인 사철 불어대는 강한 바람 등으로 인해
자생하는 나무가 거의 없다고 한다.
(여태껏 사진들 보면 알겠지만 이끼나 풀만 많지 나무는 거의 전무했다.)
현재 아이슬란드 내의 나무 대부분은 수입한 수목들이라나?
딱히 추위때문은 아닌 것이 아이슬란드의 해안지역은
고위도임에도 불구하고 영하 10도 이하로 내려가는 일이 잘 없고
훨~씬 추운 핀란드의 라플란드 지역같은데서도 나무는 잘만 자란다.
어쨋건 여태껏 다니면서 정말 숲은 커녕 나무 한 그루 볼 수 없었는데
회프디에서만은 우거진 나무들 속을 거닐 수 있었다.
공원 밖은 나무 한그루 보기 힘든 것을 보면 인공적으로 조성한 숲이 아닐까? |
공원에서 바라본 뮈바튼 호수 전경 |
공원 곳곳의 언덕에는 전망을 돌아볼 수 있는 뷰 포인트들이 있었다.
다만 길이 미로같아 방향감각이 안좋은 사람들은
지도도 없고 숲속길들이 다 비슷비슷해 보이니
나가는 길 잃어버리기 쉬울 듯.
중간중간 표지판이 있긴 하지만 딱히 도움은 안된다 |
길을 걷다보니 작은 화단을 가꾸는 인부들이 보인다.
이 분들도 방충망 뒤집어 쓰셨네.
도대체 벌레가 얼마나 많다고 이렇게 망 뒤집어쓰고 있냐고?
아래 사진의 아내의 표정이 모든걸 알려주고 있다.
쇼 하는게 아니다. 정말 우글우글;;; |
대체적으로 벌레들이 꽤 많기도 하다만
몇몇 장소에서는 정말 swarm이란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공중에 떠있는 새까만 덩어리같은 날벌레 떼가 보이곤 했다.
벌레라면 질색인 아내는 방충망을 쓰고도 멈칫멈칫.
아마 이거 없었으면 아예 공원에 들어오려고도 안했을 거다.
공원을 다니면서 마주친 다른 여행객들은 전부 맨 얼굴로 다니긴 하던데
다들 벌레를 내쫓느라 계속해서 팔을 휘적대고
방충망을 쓴 우리를 부러워하는 듯 했다.
(물론 그냥 단순히 괴상하게 본 걸지도 모르겠다 -_-;;;)
회프디에서 뮈바튼 호수가 쪽으로 걷다보면
마치 누가 한번에 칼로 도려낸 듯 비슷비슷한 높이의 용암 기둥들이
호수 내에 기이한 형태로 삐죽삐죽 서 있는 것이 눈에 띈다.
따뜻한 물에 많은 날벌레와 나무들 등등
새들에게도 꽤나 좋은 서식 장소라 특히 오리들이 많다는데
우리는 정작 오리는 못보고 숲속에서 작은 새 몇마리만 만났다.
이거 찍을 때 도망갈까봐 어느 노부부 관광객과 함께 조심조심 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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