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첫 코스는 2팀으로 나눠 따로 움직이기로 했다.
일행 두분은 뮈바튼 온천으로 (Mývatn Nature Baths)
아내와 나는 후사비크에 들른 다음 다시 만나서 이동하기로 결정.
다만 차는 한대 뿐이므로 뮈바튼 온천에 우리가 픽업을 왕복해야했다.
먼저 두분을 뮈바튼 온천에 모셔다드린 후
87번 도로를 따라 고래 사냥으로 유명한 후사비크(Húsavík)로 향했다.
뮈바튼에서 후사비크으로 가는 87번 도로는
쌍봉 낙타 등 같은 언덕이 연속되는 구간이 있어서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기분이었다.
한동안 별 일 없이 가다가 간만에 맞은편에서 차량 한대가 온다.
그런데 그 사이에 있던 작은 새 두마리가 맞은편 그 차를 피한답시고
내 차 앞으로 걸!어!왔다. -_-
급제동!!! 그렇지만 속도가 있었던지라 살짝 불안하다.
잠시후 한마리는 날아가는게 보이는데 나머지 한마리는 안보인다.
혹시나 로드킬이라도 했을까 싶어 아내가 차에서 내려 확인했는데
차 주변에 다른 흔적은 없단다. 다행히 알아서 잘 피했나보다.
우리는 작은 새였다만 아이슬란드 전역에서 방목중인 양이나 말,
(양이 사람보다 흔하다. 80만 > 30만 -_-)
혹은 하이랜드에서 야생의 사슴(순록?)등이 길에 뛰어드는 경우가 있다.
잠시 놀란 가슴 쓸어내리고 길을 재촉했다.
그리고 뮈바튼 온천에서 출발한지 40여분만에 후사비크에 도착했다.
조그만 어촌 마을 후사비크 |
후사비크는 고래 사냥 기지로 유명하다더니
도심의 항구 근처에 고래 관광 표를 파는 곳이 눈에 띈다.
그리고...비린내!
여태껏 (그리고 앞으로도) 아이슬란드 어디서도 맡아보지 못했던
진한 비린내를 차에서 내리자마자 맡을 수 있었다. -_-;;;
마을은 작고 특별히 구경할만한 것은 많지 않았다.
대신 해안 마을이다보니 혹시나 하는 마음에 기념품 가게 주인에게
퍼핀 구경할 수 있는 곳이 주변에 있는지 물었다.
[animal.memozee.com 펌] 대서양 퍼핀(Atlantic Puffin) |
"혹시 근처에 퍼핀 서식지 구경할 수 있는 곳이 있나요?"
"음...아직 추워서(6월인데...) 활동이 많지 않아 보기 쉽지는 않을텐데
운 좋으면 해안 절벽 근처에서 볼 수 있을 거에요."
기념품 가게 주인 말로는 7월이 되야 좀 더 흔하게 보인단다.
특정 포인트를 알려준 것도 아니라 무작정 찾아다닐 수도 없어서 포기.
점심시간이 되어 식당을 찾아보았다.
TripAdvisor에서 후사빅의 추천 레스토랑으로 살카(Salka)가 보인다.
마침 우리가 있던 곳 바로 앞.
식당 앞에 메뉴판이 있어 읽어보았다.
퍼...퍼핀이라니;;; (메뉴판 왼쪽 아래) |
헐? 퍼핀이 메뉴로 나와있다;;;
서식지 관찰을 하고 싶었던 퍼핀을 여기서 다른 형태로 만나다니.
레스토랑 살카로 입장~ |
레스토랑에 들어가 메뉴판을 다시 읽었다만...
궁금해...궁금해...궁금해...퍼핀 고기 맛이 계속해서 궁금했다 -_-;;;
결국 나는 퍼핀, 아내는 바다메기(Catfish) 요리를 선택했다.
위쪽이 메기, 아래쪽이 퍼핀 요리 귀여운 퍼핀을 관찰하고 싶었지만 만날 수가 없어 이렇게라도... |
퍼핀 고기는 좀 텁텁해서 그다지 맛있지는 않았다.
그래도 아내의 메기 요리는 훌륭했다. 나이스 초이스.
후식으로는 커피 한잔과 루바브를 곁들인 스키르(Skyr)
스키르는 아이슬란드식 요구르트다.
크레마 가득한 커피와 스키르 |
아이슬란드 물가가 비싸다는 얘기는 여러번 했다만
예외가 있었다. 바로 커피 가격.
왠만한 단품 메뉴가 전부 20000~30000원 정도 하는데
(스키르도 10000원) 커피는 3000원 가량. 그리고 맛있다!
이런줄 알았으면 회픈이나 세이디스피외르뒤르같은데서도
커피 좀 사 마실걸. 여태 비쌀까봐 참았는데 말이지 ㅠㅠ
퍼핀 요리가 그저그랬다만
그래도 아이슬란드에서 처음으로 즐긴 레스토랑 식사는 만족스러웠다.
후사비크를 떠나기 전에 교회 건물 앞에서 사진 한 장.
아이슬란드에서는 당췌 교회 외에는 인상적인 건물을 보기 힘들다.
85.2L를 가져갔으니 써먹어야지 않겠나 |
다시 만나기로 한 시간이 되어간다.
뮈바튼 온천으로 돌아가 두분을 픽업한 다음 회프디로 가기 위해
비린내와 퍼핀고기가 인상적이었던 -_- 후사비크를 떠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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