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2월 15일 일요일

Jin과 Rage의 Iceland 여행기 - 20140610 (3) : 전세내고 족욕하기

마치 조화처럼 매끈하게 반짝거리던 야생 꽃잎


온천물 들이키는 듯한 개그씬을 찍고 싶었지만...


여기도 곳곳이 부글거리는 진흙 구덩이

입구 근처에서만 잠깐 구경하고 어슬렁거리고 있으니
계속해서 지나치는 다른 관광객들이
"쟤들은 뭔데 저러고 있지?"하는 표정으로 쳐다보고 지나가는 것 같다 -_-;

그러다 어떤 관광객 커플이 사진 찍어달라해서 찍어주고
대신에 우리도 커플샷 한 장 부탁


역광이라 어둡게 나왔다 -_-;

그런데 헤어지고 시간이 꽤 지난 거 같은데 두분은 감감 무소식이다.
이 산이 그리 크지 않기 때문에 이제는 돌아오실 때가 된거 같은데...
1시간이 되도록 돌아오시는 기미가 없다.
설마...나가는 길이 따로 있나? -_-;;;

결국 어쨋든 차로 돌아오게 되어있으니 주차장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그래서 눈+진창 길을 지나 주차장으로 돌아가는데
우리가 갔던 길이 아닌 다른 쪽에서 사람들이 나오는 것이 보인다.
그리고 주차장에 도착하니 역시나...
두 분은 아까 나와서 우리가 왜 안오나 그러고 기다리고 계셨다 -_-;;;
괜히 추운데서 덜덜 떨며 기다렸네.

다시 차를 타고 뮈바튼 호수쪽으로 이동.
그런데 다음 목적지였던 나우마프얄(Námafjall) 표지판을 지나쳐버렸다.
처음에는 '뭐 지나쳐버렸으니 그냥 가자' 하고는 그대로 계속 갔다.
그런나 몇분 못가서 만난 지열발전소의 못에서 멈춘 후
아쉬움을 떨치지 못한 아내 전 상사분께서
다시 나우마프얄로 방향을 돌리셨다.
(이 때는 내가 운전을 쉬던 중)


나우마프얄의 끓어오르는 샘(흐베리르 Hverir / Spring)

나우마프얄은 부글부글 끓는 거대한 진흙구덩이가 장관인 지열지대.



구덩이에선 섭씨 200도가 넘는 진흙이 부글부글 끓어오르고
자욱한 유황 냄새와 주변은 풀 한포기 없는 황무지.
우리가 알고있는 지옥의 풍경과 다를 바 없다.
아마도 누군가가 이런 모습을 보고 지옥을 상상했던 것이 아닐까?

잠시 나우마프얄을 구경하고는 다시 차를 뮈바튼 쪽으로 향했다.
이번에 갈 곳은 아내가 이번 여행에서 가장 가고 싶어하던 곳.
동굴속 온천에서 족욕을 즐길 수 있는 그르요우타그야우(Grjótagjá).



무너진 지반 아래에 온천이 있어서
이 지역 사람들의 목욕 장소로 애용되었다는 곳이란다.
한 때는 화산 폭발때문에 수온이 섭씨 50도 넘게 상승했지만
지금은 섭씨 43~46도를 유지하고 있다나.

우리가 도착해서 보니 관광버스도 와있고
동굴 앞에 다른 관광객들이 여럿 서 있었다.
'헉, 이거 사람이 너무 많아서 기다리고 있는 건가?'
이 때까지 아이슬란드에서 한번도 겪은 일 없었던
인파 문제를 우려하며 동굴로 가봤으나...정작 동굴 안에는 아무도 없네?
이거 들어가도 되는 건가 머뭇거리는 사이
진격의 아내님이 먼저 동굴 아래로 내려갔다.




아래로 내려가니 예닐곱명 정도 앉을만한 공간이 있었고
수심은 꽤나 깊어보여서 바위에 걸터앉아 발만 살짝 담궈야 했다.
그런데 또 수온은 발을 계속해서 담그고 있기에는 뜨거워서
넣었다 뺐다를 반복.




결국 우리가 10분정도 족욕을 즐기는 동안
다른 관광객 두 명이 내려와서 구경을 하긴 했지만
우리끼리 거의 전세 내다시피 했었다.
피곤해서인지 약간 짜증이 올라오려던 아내는
자기가 가장 와보고 싶었던 장소에서 편안한 족욕을 즐겨서인지 대만족.

족욕 후에는 다시 차를 몰고 오늘과 내일 묵을 숙소가 있는
아이슬란드 제2의 도시 아쿠레이리(Akureyri)로 향했다.
인구가 18000명이 채 안되지만
그래도 나름 제2의 도시 답게 마트 규모는 크네.
(언제나 도시에 들르면 마트 들러서 식료품 사는게 정해진 코스. -_-)

장을 본 다음 숙소로 향했다. 오늘의 숙소는 37 Apartments.
예약할 때 숙소가 참 예쁘다는 평도 많았으나
반면에 찾기가 어렵다는 얘기도 종종 있었다.
그리고 아니나다를까......
구글맵에서 연결된 길이 안나온다. -_-;
어째어째 찾아가봤는데...뭔가 여기가 아닌 거 같고...

결국은 아내가 주인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랬더니 주인장 왈 메일 보냈는데 안봤냐고...
그래서 메일을 봤더니 우리 한창 여행하던 중에 메일이 왔었네.
아놔 우리가 예약을 몇달전에 했는데 미리 좀 보내주지.
여행 중에 메일 보지 못할 수도 있는데 어쩌라는 거냐...
라고 (아내가) 성질내며 따지고 싶었지만
네, 저희 그런 얘기 할 정도로 영어 할줄은 모릅니다. -_-;

그런데 말이다...
우여곡절 끝에 숙소를 찾아낸 다음에
우리의 불만은 어디론가로 쏘~옥 사라져 버렸다.
집도 꽤나 특이하고 예쁜데...
경치가 아주 그냥......


아쿠레이리의 평범한 숙소 앞 풍경


네, 이렇게 좋은 숙소를 내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희가 잘못했네요.
그냥 얌전히 잘 쉬다 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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