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마르크 성당(Crkva sv. Marka / St. Mark Church)으로 향했다.
언덕 꼭대기에 위치한 성 마르크 성당 |
성 마르크 성당은 마치 레고 조각으로 만든 것 같은 지붕이 특징.
남쪽 지붕의 왼쪽은 크로아티아, 슬라보니아, 달마티아의 문장 조합,
오른쪽은 자그레브의 문장이 표현되어 있다.
[구글 스트리트 뷰 펌] 성당 바로 왼편 건물이 뭐냐면... |
성 마르크 성당으로 오는 길에서
귀에 무전기 이어폰을 착용하고 있는 경호원 같은 사람들이 한둘 보였다.
그래서 이 주변에 뭐가 있나? 궁금했는데...
나중에 찾아보니 크로아티아 대통령 집무실이란다.
가던 길목에 두명, 건물 입구에 한명, 총 3명의 경호원을 못봤다면
이게 그런 중요한 공관인지도 모를 정도.
담은 커녕 비슷하게 생긴 다른 건물들과 뒤섞여 있어
이게 공관이라고는 생각도 못했네.
이제 다시 옐라치치 광장을 향해 언덕을 내려가야겠다.
대신 오던 길과 달리 스톤 게이트(Kamenita vrata / Stone gate) 쪽으로.
노란 건물 아래쪽이 스톤 게이트. 앙증맞은 불 모양 같으니... |
과거에는 이 그라데츠 언덕으로 올라올 수 있는 4개의 문이 있었는데
지금은 유일하게 남아 있는 것이 스톤 게이트란다.
다만 스톤 게이트도 1700년대의 화재로 목조 문은 유실되었고
이 때의 화마 속에서 아무런 피해 없이 발견된 성모상때문에
성모의 기적이 일어난 곳이라 여겨져
성모상과 함께 사람들이 기도를 드릴 수 있는 의자들이 놓여있었다.
스톤 게이트 앞의 성 게오르기우스 동상. 기독교 14성인 중의 한 명 |
10분정도 걸어서 옐라치치 광장으로 돌아왔다.
옐라치치 장군 동상 앞에서 |
요십 옐라치치(Ban Josip Jelačić)는
토미슬라브가 처음 크로아티아를 만들고 1000년 가까이 지난 뒤
19세기 중반에 오스트리아로부터의 독립을 이루어낸 인물.
자그레브 구시가 가장 중심지에 그의 이름을 붙이는 것은 당연할 듯 하다.
옐라치치 광장 한편에는 눈에 띄지 않는 분수가 하나 있다.
바로 이 도시 이름의 근간이 된 우물, 만두셰바츠(Mandusevac)다.
어떤 장군이 이 곳을 지나다가 만다(Manda)라는 여인에게
물을 떠달라(zagrabi 자그라비)고 청했는데,
이 말이 자그레브라는 도시 이름으로 바뀐 것.
(지금도 크로아티아 어로 zagrabi = scoop up 이라나..)
아내님, zagrabi~ |
분수가 땅 아래를 파서 만들어 둔 형태라 무심코 지나치기 쉽다 |
해도 저물고 해서 슬슬 숙소로 돌아가야겠다.
그런데 옐라치치 광장에서 숙소방향으로 얼마 걸은 후 만난 공원이
그냥 지나칠 수 없게 아름다워서 휴식을 취할 겸 벤치에 앉았다.
공원 이름은 '니콜라 수비치 즈린스키' 공원.
(Trg Nikole Šubića Zrinskog / Park Nikola Šubić Zrinski)
간략하게 즈리녜바치(Zrinjevac)라고 불린다.
니콜라 수비치 즈린스키는 16세기 오스만 투르크와의 전쟁에서 승리한
크로아티아와 헝가리의 영웅.
(하지만 즈린스키 집안의 최후는 비극적이다.
기껏 지켜낸 땅을 신성 로마제국은 오스만 제국에 돌려주기로 결정하고
이에 분리 독립을 꽤하다가 즈린스키 집안은 멸문을 당한다.)
햇살 뜨거운 낮과는 달리 큰 일교차로 인한 시원한 밤공기에다가
커다란 나무와 분수가 아름다운 공원 속에 있으니 한결 상쾌하다.
거기다 다음날이면 이번 여행의 핵심 중 하나인 플리트비체로 향한다.
들뜬 마음이지만 피곤이 쌓이면 안되니 얼른 잠자리로 향해야겠다.
즈린스키 공원 옆에 있는 Croatian Academy of Sciences and Art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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