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이 없어 걱정했더니만 아니나 다를까 밤에 더워서 잠을 못이뤘다.
일교차때문에 그래도 밤에는 괜찮을 줄 알았는데
보온이 잘된 OTZ 실내는 밤에도 더웠다.
결국 새벽부터는 잠을 설쳐서 한참 뒤척이다가
아침 7시에 아내와 함께 숙소 밖으로 나섰다.
나오니 바깥이 훨씬 시원하네 -_-;
기왕 잠 설친 거, 아침식사용 샌드위치 사들고 즈린스키 공원에 갔다.
파니니 샌드위치 냠냠 |
어디서든 빵집은 일찍부터 열고 있으니 아침은 간단히 해결.
샌드위치를 먹고 나서는 다시 산책 겸해서 옐라치치 광장 쪽으로 향했다.
옐라치치 광장 한편에서 노래부르던 가족(?) |
파장했던 전날 저녁에 비해 훨씬 활기 찼던 돌라치 시장 |
옐라치치 광장 근처에서 두리번 거리다가 한 카페에 앉았다.
그리고 카푸치노를 주문했는데 계피가루가 없다.
그래서 영어로 시나몬 가루 있냐고 물어봤는데 뭔지 못알아듣네...
구글번역기라도 써서 보여줘야하나 했지만 귀찮아져서 "never mind~"
그런데 슬로베니아나 크로아티아가 문화적으로도 그렇지만
음식에 있어서도 이탈리아 영향을 많이 받은 곳인데도 커피는 그닥이다.
(이때까진 그랬다. 하지만 진짜 맛있는 커피집을 마지막 날 알게 된다)
커피 한잔 마시고 다시 즈린스키 공원쪽으로 갔는데
웨딩사진을 찍고 있는 커플이 보인다.
이번 여행중엔 턱시도와 웨딩드레스 입은 사람들을 참 많이 만나게 된다 |
갑갑한 스튜디오나 과도한 컨셉 잡는 우리네 웨딩 사진에 비해
이런 모습이 훨씬 좋아보인다.
이제 오전 10시반 버스를 타고 플리트비체로 출발.
자그레브 버스 터미널에서 플리트비체까지는 대략 2시간반 정도 걸린다.
일정이 어그러지긴 했지만 전화위복이랄까?
원래대로 로비니에서 출발했다면 워낙 이동 시간도 길었던 데다가
중간에 버스도 한번 갈아타야해서
혹시나 버스 시각이나 티켓 문제로 곤란해지면 어쩌나 걱정했었는데
자그레브에서는 한번에, 그리고 시간도 훨씬 덜 걸리니
오히려 다행이라고 생각해본다.
(물론 이런 상황에 생각이 정지하는 내가 아닌 순발력 빠른 아내 덕)
기사 아저씨 고고씽~ |
출발하고 한시간 정도는 잤지만 그 이상은 긴장해서 잠을 잘 수 없었다.
버스가 우리네 직행 고속버스처럼 플리트비체로만 가는게 아니라
곳곳에서 서는 완행버스이고 플리트비체도 중간 정류장이기 때문에
혹시나 자다가 지나치면 낭패...
이기도 하지만 버스를 타고 가면서 보는 풍경들도 참 아름다웠다.
특히 플리트비체 도착 30분쯤 전에 지나간 슬루니(Slunj) 지역은
마치 작은 플리트비체를 연상시키는 계곡들이 보여서
아내와 같이 버스에서 와~하는 감탄사를 뱉을 수 박에 없었다.
(그래서 다음에 크로아티아 또 가게 되면 슬루니를 가볼 생각이다)
[photorator.com 펌] 얼핏 지나가며 본 슬루니는
이런 작은 폭포들이 아름다웠다
|
여하간 마침내 고대하던 플리트비체에 도착했다.
나는 누구 여긴 어디... |
이게 정류장의 전부. 왜소한 무인 정류장 그리고 저기 등을 보이고 있는 아저씨는 이틀 뒤에도 다시 만나게 된다 |
네 여러분, 여기가 국립공원 버스 정류장입니다. ;;;;;
말이 정류장이지 그냥 길가에 세워주는게 전부.
그래도 이곳 숙소에서 도착하고 전화하면 픽업 나온다곤 했으니 머...
그래서 기다린다만...감감무소식.
10여분 기다리다 다시 전화하니깐 기다리란다.
아들이 아까 데리러 나갔다고...
아들이 아까 데리러 나갔다고...
그렇게 20분 정도를 기다리고서야 픽업하러 온 낡은 승용차를 만났다.
기다리는동안 살짝 답답했지만 숙소를 가면서 보니 투정할 게 아니었다.
숙소가 버스정류장에서 진짜 차로 20분 걸리는 거리에 있었다. -_-;;;
그리고 이 점 (숙소가 버스 정류소에서 멀다는 것)이
오히려 굿 초이스였음을 깨닫는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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