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일찍 일어나 짐을 싸고 숙소를 나섰다.
이른 시각이긴해도 백야 덕분에 이미 밖은 훤하다.
선착장에 갔더니 배가 없다.
아직 5시 40분도 안되서 그런가 싶긴 하다.
혹시나 우리가 승선 위치를 잘못 알았나 싶었지만
안내소에 물어본 결과 다행히 그런 것은 아니었다.
그리고 얼마간 기다리니 작은 페리 한 척이 들어왔다.
워낙 이른 시각이라 다른 여객이 없는 거 아닌가 싶었지만
그래도 몇명은 더 배에 탑승했다.
배는 정시를 살짝 넘어서 출발했다.
그 뒤에 곧바로 연계해서 탈 버스 시각에 늦을까봐 약간은 예민해진다.
(오늘 워낙에나 시간 맞춰 타야할 상황이 많아서 말이지.)
자그마한 일반 여객 페리지만
수려한 송네 피요르드 경치를 보면서 가다보니
관광 크루즈를 탄 것 같은 기분이다.
그런데 때 맞춰 거대한 크루즈 선이 우리 배 옆을 지나 플롬으로 간다.
배 크기가 너무 비교된다. 좀 전 말 취소.
누가봐도 여기는 레이캉에르 |
한적한 아침의 레이캉에르 |
배는 세 곳의 선착장을 거친 후 레이캉에르에 도착했다.
예정 시각보다 살짝 넘겨서 도착하긴 했지만
그래도 버스 시각에는 다행히 문제가 없겠다.
이제 선착장 앞에서 버스를 타고
30분 거리의 송달 터미널(Sogndal skysstasjon)까지 가자.
어제 산 빵으로 아침식사하며 기다린 후 버스를 탔다.
아침 일찍 일어나 그런지 버스에 타자마자 졸음이 쏟아졌다.
송달에서 내리는 것도 아내가 깨워준 덕에 겨우 내렸다.
송달 터미널에서 10분 정도를 기다린 후
이번엔 오늘의 중간 목적지인 롬(Lom)까지 가는 버스에 탔다.
이제 롬까지는 3시간 거리.
그리고 예상대로 나는 버스에서 코마에 빠졌다.
정말 정줄 놓고 쿨쿨 잤다.
(그리고, 내가 자는 동안 깨어있던 아내 버전)
3시간이란 긴 시간 동안 버스를 타고 갔지만
계속해서 만나는 경치들이 워낙에나 멋져서
그다지 지루할 틈도 없었다.
바닷가를 지나 산으로 들어서면서 펼쳐진 녹지,
그리고 고도가 올라가니 여름임에도 남아있는 만년설.
그런데 이 좋은 경치를 혼자 보기 아쉬워
흔들어 깨워보지만 도무지 깨지 않는 남편.
에효, 어쩔 수 없네. 나중에 사진으로라도 같이 봐야지.
고도가 높아지니 만년설도 군데군데 보인다 |
정말 정줄 놓고 쿨쿨 자다보니 어느새 롬에 도착했다.
깨어있던 아내가 아니었으면 난 못내렸을지도...
우선 짐을 끌고 인포메이션 센터부터 찾았다.
여기서 잠깐 구경을 다닐 건데 짐을 계속 끌고 다닐 수는 없으니
혹시 어디 라커같은 거가 있을지를 물어봐야 할테니까.
버스 정류장 근처의 노르웨이 산악 센터(Norsk fjellsenter)에 가서
혹시 근처에 잠깐 짐 맡길 만한 곳이 있는지를 물어봤다.
그랬더니 그냥 여기에 맡기고 다녀오라고 한다.
유료 라커라도 있었으면 했는데 공짜라니. 개꿀~
그럼 무거운 짐을 털어놨으니 이제 롬에 온 본 목적을 달성해야지.
산악 센터 길건너의 롬 통널 교회(Lom stavkyrkje)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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