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기차를 타고 플롬(Flåm)으로 갈 예정이다.
7시에 일어나서 바로 역으로 가다보니 식사를 못해서
가는 길에 빵을 사서 역으로 들고 가야겠다.
숙소에서 추천하는 빵집은 고트 브뢰드(Godt Brød).
처음에는 동네 빵집인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노르웨이 전국 곳곳에 있는 프랜차이즈다.
뭐 어쨋건 빵만 맛있으면 되지.
사실 여태 노르웨이에서 먹은 모든 빵들의 맛이 별로였다.
그나마 고트 브뢰드에 전시된 빵들은
여태껏 식당들에서 만난 빵보다는 훨씬 맛있어 보인다.
그럼 아침 식사용 샌드위치랑 간식용 빵 두 개를 사볼까?
180 kr(약 25000원)...아 진짜 물가...1주일이 넘었지만 적응 안된다.
베르겐 기차역 |
기차표를 산 다음 벤치에 앉아서 샌드위치를 먹기 시작했다.
오...그나마 이건 좀 괜찮네.
솔직히 한국에 가져오면 어디가서 맛있다고 말하지는 못할 정도지만
하도 맛이 별로인 빵들만 줄창 먹었더니 이나마도 감지덕지.
(그리고 여행 끝날 때까지 고트 브뢰드의 빵이 제일 나았다, 젠장. OTZ)
베르겐에서 플롬까지는 바로 갈 수 없고
중간에 뮈르달(Myrdal)에서 기차를 한 번 갈아타야 한다.
베르겐에서 뮈르달까지는 2시간 거리.
기차에서 만난 풍경 |
뮈르달까지 가는 동안 몇몇 역을 거치긴 했지만
도시는 커녕 마을도 보기 힘들었다.
2시간 내내 창밖 풍경은 푸르른 자연 풍경.
뮈르달에 도착한 후
바로 맞은편 플랫폼에 서 있는 플롬행 기차로 갈아탔다.
플롬행 기차는 일반 여객기차가 아닌 관광기차.
기차 내부에서는 여러가지 언어로 안내가 나온다.
그런데 한국어로도 안내가 나온다고 들었는데
한국어 안내는 전혀 듣질 못했다.
혹시 한국어 안내가 나오는 기차편 시간이 따로 있는 걸까?
뮈르달에서 출발한 기차는 몇 분 안지나 폭포 앞에서 멈춰섰다.
키요스포센(Kjosfossen)은 그 자체로도 장관인 폭포이지만
이 곳에서는 늘 기차가 들를 때마다 짧은 공연이 펼쳐진다.
잠시 후 있을 공연을 보기 위해 기차에서 내린 사람들 |
폭포를 구경하며 잠시 기다리고 있으니
음악소리가 나면서 공연이 시작되었다.
마치 신출귀몰하는 요정인 것처럼
여러명의 무희가 번갈아가면서 등장했다 사라진다.
어디서 나타나는지 찾는 것도 재미 중 하나.
몇분 안되는 짧은 공연이 끝나고 다시 기차에 올라탔다.
우리의 목적지인 플롬까지는 40여분을 더 가야한다.
베르겐에서 출발한지 3시간이 넘어서
마침내 오늘의 목적지 플롬에 도착했다.
기차에서 내리니 여태 노르웨이에서 본 적 없는 인파로 복잡하다.
한국인 단체도 많은지 가끔씩 우리 말도 들린다.
플롬은 송네 피요르드(Sognefjord) 관광의 중심지라서
사진에서 보다시피 크루즈 선도 정박하는 지역이다.
송네 피요르드는 세계에서 두번째로 긴 피요르드인 만큼
많은 사람들이 관광하러 오는데
그들 중 대다수가 플롬을 들르니 성수기에 복잡한 것은 당연.
당장 오늘 내가 기차역에서 본 사람 수만해도
플롬의 인구(플롬의 인구는 350여명)를 한참 넘을 것 같다.
우선 숙소에 체크인부터 하자.
오늘의 숙소는 플롬 캠핑 앤 호스텔(Flåm Camping & Hostel).
노르웨이의 많은 캠핑장들은
호스텔이나 캐빈(cabin)도 같이 운영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이런 시골에서는 숙소를 찾을 때 캠핑장을 찾아보는 것도 좋다.
우선 뭣보다도 비용이 제일 저렴한게 장점.
Booking.com을 비롯한 예약대행 사이트에서는
이미 매진 된 것으로 나왔지만
혹시나 하고 직접 캠핑장에 이메일 문의를 했더니
숙박 가능한 캐빈이 있다고 해서 예약할 수 있었다.
그런데 플롬와서 이 작은 마을을 들른 수많은 사람들을 보니
이렇게라도 우리가 숙소를 구한게 행운이다 싶다.
사람이 많을 줄 몰랐다기보다는
플롬이 이렇게 작은 마을인 줄 몰랐지...
(당연히 캠핑장비가 없는) 우리는 캐빈 2인실이라서
주방과 샤워실, 화장실은 공용 시설을 이용한다.
(도미토리 형태나 별채 캐빈 등도 있으니
원하는 유형에 따라 예약하면 되겠다.)
샤워실과 화장실이 다른 건물에 있어 약간 불편은 하지만
그래도 호스텔 방 치고는 넓고 깨끗해서 다행이다.
대충 짐 정리를 하고 빨래를 코인 세탁기에 돌린 다음
(숙소의 인포 센터에서 세제도 1회분으로 판다.)
다시 기차역으로 향했다.
(어짜피 모든 상점은 기차역 주변에 있다.)
아까 기차역에서 어떤 한국인 단체 관광객 가이드가
플롬 베이커리의 시나몬 롤이 명물이라고 얘기하는 것을 들었다.
그렇다면 하나 또 사봐야하지 않겠나?
많이들 사러 오다보니 줄을 서야 한다 |
보기는 그럴 듯 하다 |
시나몬 롤과 바닐라 크림 빵을 사들고 나온 다음
그다음 쇼핑은 플롬의 브루어리.
아내의 로컬 맥주 사랑을 어떻게 하겠나?
바닷가 근처의 플롬스브뤼가 호텔(Flåmsbrygga)에 있는
에이기르 브루어리(Ægir microbrewery)로 가서
앰버 에일과 블론드 에일 한 캔씩 득템.
이제 슈퍼마켓으로 가서 버섯과 파프리카 등을 사고 숙소로 돌아가자.
노르웨이 전통 교회 양식의 건물인 에이기르 브루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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