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새벽 일찍 일어나 곧장 목욕탕으로 향했다.
굳이 새벽 일찍 목욕탕으로 향한 이유는
어제의 여탕이었던 곳에서 폭포를 볼 수 있다는
어머니의 말씀이 있었기 때문.
(매일 탕이 바뀌므로 어제의 여탕이 오늘은 남탕이다.)
어제 들었던 물소리도 사실 그 폭포 소리였던 것.
노천탕으로 가보니 인공적으로 만든 댐의 폭포이긴 하더라만
녹음과 시원한 물소리가 함께 하니 기분은 좋더라.
인공이긴 해도 폭포 자체가 가진 시각적 시원함 덕에
전날 이용했던 탕보다 이 쪽이 좀 더 매력적인 것은 당연하겠다.
목욕을 마친 후 짐을 정리하고 식당으로 향했다.
은어구이와 수란(?)을 비롯한 정갈한 음식들.
간도 짜거나 단맛이 과하지 않아 좋네.
이 료칸 음식들은 확실히 평타 이상은 되는 듯하다.
(나중에 알고보니 다카마쓰 인근의 유명 료칸이자
요리로도 명성이 높은 고토히라 카단(琴平花壇)과 같은 계열사였다.)
식사후 체크아웃을 하고 이제 공항으로 갈 차례.
숙소에서 공항까지는 30분 거리지만 11시 비행기라 서둘러야겠다.
반납하기 전에 기름도 채워야지.
렌터카 사무실에서 받았던 반납 장소 근처의 주유소들 안내서를 보고
공항 근처에서 주유까지 완료.
보통 렌터카들은 연료를 다 채운 상태로 반납하기에
얼만큼 넣어달라는 얘기도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었다.
"만땅 구다사이~"
먼저 부모님을 공항에 모셔다 드리고
아내와 나는 차량 반납 장소에 가서 차를 반납한 후
렌터카 회사의 셔틀로 다시 공항에 도착했다.
이제 딱 2시간 전.
체크인 한 후 아내는 그냥 가기 아쉽다고
공항 2층의 무료 우동 국물을 한 번 더 먹으러 갔다.
출국 심사후 대기하면서 들른 공항 면세점은
공항 크기만큼이나 작아서 딱히 고를 것이 별로 없다.
다카마쓰 갈 분들은 가급적 시내에서 쇼핑 마치고 오시길.
인천에 도착해서 다시 우리집까지 콜밴 택시를 타고 돌아왔다.
그런데 가는 중간중간 아저씨 운전이 심상찮다.
아무래도 졸음 운전하시는 듯.
편하게 모시겠다고 부른 택시가 이러니
불안하기도 하고 불쾌도 하고, 인상이 찌푸려진다.
무사히 도착한게 그나마 다행.
즐겁게 여행한 후 마무리가 안좋을 뻔 했다.
...
전부터 가보고 싶었던 다카마쓰 우동 투어는
예상외의 소면이 승리한 것으로 끝났지만
사누키 우동의 특별함은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심지어 현지에서 사온 우동과 소면들 모두
집에서 요리해먹어도 만족스러운 쫄깃함을 자랑했다.
(물론 현지에서 먹던 것 만은 못했지만.)
이제 꽤나 알려진 다카마쓰 우동 투어이긴 하다만
어머니는 우리가 구성한 코스가 맘에 드셨는지 주변에 자랑을 하셨고
그 결과, 친구 어머님이 여행사에다 직접
우리 여행코스로 단체여행 가능한지 알아보셨다니
나름 매력적인 구성에 성공한 것 같아 기쁘다.
상당 부분의 여행 계획을 수립해준데다가
시부모님 모시고 가자는 얘기를 먼저 꺼내고
시부모님과 같은 방에서 자는 것도 감내했던 아내에게는
여러가지로 너무나 고마울 따름이다.
다음에 장모님도 이렇게 모시고 다닐 기회를 만들어서
내가 조금이라도 보답해야 면이 서겠다.
다음에 다카마쓰를 또 들르면
우동 버스 말고 우동 택시로 맛집들을 찾아다녀야지.
아, 어머니 힘드실 거 같아서 코스에서 뺀 고토히라 궁도 가야겠네.
(고토히라 궁은 산 위에 있는데다가 걸어 올라가야 해서
계단길이 힘든 어머니를 모시고 갈 수는 없었다.)
리쓰린 공원에서 와센을 타기 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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