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7월 27일 토요일

Jin과 Rage의 Norge 여행기 - 20180717 (1) : 이틀째 트래킹 강행군은 Kjeragbolten을 향해서

꽤나 피곤한 상황이지만 아침 일찍 일어났다.
오늘은 쉐락볼텐(Kjeragbolten)으로 가기 위해서
버스터미널에서 7시 반에 버스를 타야한다.
오늘 목적지로 가는 버스 티켓은 GoFjords.com에서 예약했던 것.
간단하게 아침을 해먹고 짐을 챙겨서 버스터미널로 가자.
다만 지금 내 몸에 무거운 DSLR+렌즈가 든 가방을 메고
4~5시간 등반하기는 너무 힘들다는 것을 어제 느꼈으니
오늘은 카메라를 숙소에 두고 짐을 최소화하자.
(야쿠시마 때는 이걸 어떻게 메고 다녔나 모르겠다.)

어제 세탁기에 뒀던 등산복을 꺼내려는데...어라?
우리 방 문 앞에 등산복이 곱게 개어져 놓여있었다.
아이고 밤사이에 집주인이 직접 빨래해줬나보네.
숙소 이용에 불편했던 점들은 있었지만
그래도 이런 친절하심에 마음이 누그러진다.

버스터미널에 7시 조금 넘어 도착했다.
터미널 옆의 편의점에서 들러서 물과 바나나를 사던 중
갖가지 색의 액체가 든 조그만 플라스틱 병들이 보인다.


편의점 직원에게 물어보니 논알콜 샷 음료라고 하기에 한 개 구매했다.
무슨 맛인지도 모르고 우리가 고른 것은 PALÆO Fireball.
새콤달콤한 오렌지와 레몬 맛에 훅 치고 나오는 매콤한 고춧가루,
그리고 은근히 올라오는 생강 향이 우리를 그저 웃게 만들었다.
우리는 재밌게 즐기긴 했지만 누구한테 쉽게 권하진 못하겠네.
이제 버스 시간이 됐으니 타러 가자.

쉐락볼텐 트래킹 코스 입구인 외이가르드스퇼(Øygardstøl)까지는
버스로 2시간 반이 걸리는 거리.
여전히 어제의 피곤이 남아있는 터라 눈이라도 좀 붙여야겠다.
그런데 이거 가는 길이 너무 아름답네.
잠을 조금 포기하고라도 경치 감상을 좀 해야겠다.



졸다보니 어느새 목적지에 도착했다.
버스 기사가 16시까지 돌아와야 한다고 한다.
지금이 9시 50분이니 주어진 시간은 6시간.
트래킹 안내판의 예상시간이 5시간이니 여유있게 다녀오자.
그런데...야 이거 이 동네 트래킹 시작점은 경치가 뭐 이렇지?
트래킹 안 해도 되겠는데?


주차장 옆 쉐락 레스토랑



물론 그렇다고 3대 트래킹중 하나인 쉐락볼텐을 안 갈 수 없지.
얼른 출발하자......아놔 근데 길이 왜 이럼?
시작부터 가파른 바위를 쇠사슬 하나 붙잡고 올라야하다니.



사실 길의 가파름은 이미 안내판에서 알려주고 있었다.
중간중간 또 이런 가파른 길을 올라야하다니 아찔하군.



계속해서 이어지는 아찔한 경사길 탓에
경치고 뭐고 주변을 돌아볼 여유가 없었는데
한시간 반 정도 지나 오르막길이 끝날 무렵이 되니
발아래에 끝없이 뻗은 피요르드 협곡의 장관이 눈에 들어온다.


뤼세 피요르드(Lysefjord)의 끝에 있는 마을, 뤼세보튼(Lysebotn)

이제부터는 비교적 평탄한 고원지대라서 힘은 덜 들겠네.
그런데 이 고원지대의 고도가 1000m 정도 밖에 안됨에도
중간중간 눈이 쌓여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북유럽이니까 당연한 거 아니냐고 생각할 지 모르겠지만
한여름 이 지역 해수면의 기온은 20°C을 넘나든다.
(때때로 30°C에 육박하기도 한다.)
심지어 트래킹 중인 우리도 반팔 옷을 입고 다니는 중.
그런데도 이렇게 눈을 만날 수 있으니 신기할 따름이다.
아마도 겨울동안 여기 쌓이는 눈의 양이 엄청나기에
7월 중순이 될 때까지 다 녹지 못한 것 아닐까?


눈송이 같기도, 흰 솜털 같기도한 트래킹 도중에 종종 만난 꽃들

출발한지 2시간 반이 다되갈 무렵
좁은 골짜기를 따라 트래킹 코스가 이어진다.
이제 거의 목적지에 다 온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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