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사키 자동차 전용도로를 만난 뒤 북쪽으로 향했다.
운젠에서 히라도까지는 140km 정도의 거리이고
그 중에 80km는 고속도로를 타고 가게 된다.
그런데도 2시간 반이 넘게 걸리는게 이상해 보이겠지만
사실 일본의 고속도로를 우리나라의 고속도로처럼 생각하면 안되는게
일본의 상당수 고속도로는 제한속도가 80km/h 이하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도심을 지나거나 할 때에는 50~60km/h 이하인 경우도 있다.
거기다 혹시나 과속하다 걸리면 30만원 정도의 벌금을 내야 하니
다들 규정 속도도 잘 지키는 편이다.
그러다보니 한국에서보다 같은 거리도 훨씬 오래 걸리는 편.
규정속도 신경써야하지, 방향은 반대지, 전날 술은 많이 마셨지...
운전하는 형은 엄청 피곤할만 했다.
그런데 와중에 휴게소도 잘 보이질 않는다.
1시간 반이 넘어가면서 위태위태하던 형의 운전은
2시간이 지나 사세보(佐世保)를 지날 무렵 졸음 운전이 되었다.
계속 말도 걸고 내가 운전하겠다고도 했지만
술취한 사람이 자기 술 안취했다고 하는 것 마냥
이 형도 괜찮다며 교대를 안한다. -_-;;;
(사실 나도 장거리 운전할 때는 종종 그래서 이해는 한다만...)
결국은 고속도로가 끝난 후 한적한 길에서
인도에 부딪혀 휠에 기스가 나는 사고(?)가 난 후에야 운전 중단.
그나마 더 큰 사고가 나지 않은게 다행이었다.
우선 편의점이 나오면 음료수 하나 마시며 쉬어야겠다.
대중교통을 두고 왜 굳이 그렇게 힘들게 운전해서 가냐 싶겠지만 나가사키나 후쿠오카에서 대중교통으로 히라도에 오려면
기차든 버스든 사세보에 가서 버스를 타고 와야하니 복잡하다.
그래서 장거리임에도 차를 빌린 것인다.
사고 후 얼마 안가서 편의점을 만났다.
그리고 편의점의 한 구석에서 간이 그려져 있는 병을 발견.
뭔지 모르겠지만 간장약이 아닐까 싶어서
술과 피곤으로 지쳐있을 3명은 하나씩 마셨다. (난 술은 안마셨으니...)
그리고 이것은 이들에게 신세계를 열어주었으니...
간 그림이 그려진 음료 하나 마셨다고
다들 피곤과 숙취가 다 날아간 거 같은 플라시보를 체험했다.
나중에 알고보니 이들이 마신 것은 숙취해소 음료 헤파리-제였다;;; |
그렇다. 이후로 나를 제외한 3명은
이 음료와 술을 번갈아 마시는 신공을 펼치게 된다. -_-;
헤파리-제가 안보일때는 우콘노치카라를 마셨다 이것도 알고보니 일본 인기 1등 숙취해소음료 |
플라시보건 어쨋건 원기를 회복한 우리는
오바마에서 출발한지 3시간만에
무사히 히라도 카이조 호텔(平戸海上 Hotel)에 도착했다.
히라도 카이조 호텔의 외관 느낌은 딱 오래된 우리나라 온천 관광호텔.
주차요원들도 나이 지긋한 5~60대 분들이시다.
히라도는 사실 별로 유명하지 않은 시골 섬마을이다보니
숙소 선택의 폭이 상당히 제한적이다.
창은 낡아서 뿌옇지만 히라도 대교를 비롯한 근해의 경치가 좋다 |
방에 짐을 갖다둔 후에는 여지없이 목욕탕 행.
우리가 이 호텔을 선택했던 이유인 노천탕으로 가자.
이곳의 노천탕에서는 히라도 해협의 경치를 보면서 목욕을 할 수 있다.
확실히 운젠에 비하면 수질은 못한듯 하지만
그래도 좋은 경치를 보면서 목욕할 수 있어서 좋네.
목욕하는 도중에 커다란 독수리가 목욕탕 바로 앞을 지나가기도 해서
나름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었다.
목욕 후에는 유카타로 갈아입은 후
장난스런 포즈와 함께 사진을 남기는 것도
여행객이 즐길 수 있는 재미.
이제 저녁을 먹으러 호텔 레스토랑으로 가자.
일본 숙소에서의 저녁 정찬은 언제나 다양한 먹거리로 넘쳐난다 |
먹느라 음식 사진은 찍은게 별로 없네.
솔직히 운젠 후쿠다야에 비하면 약간 짜기도 하고
음식의 질이 조금 못하긴 했지만
신선한 회와 히라도 와규 요리를 비롯해 다양한 음식들로
만족스러운 저녁식사를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식사때 빠지지 않는 생맥주 또한 여지없이 등장.
거기다 옆 테이블에서 마시는 것을 보고는
지역 사케도 두 병이나 시켰다.
식사할 때 맥주를 마셨다고 음주가 끝날리 없다.
우리는 방으로 돌아와서 다시 맥주파티를 시작했다.
(그리고 난 또 여지없이 녹차 홀짝...)
히라도 카이조 호텔의 각 층에는 맥주 자판기가 있었는데
각 층별로 파는 맥주 종류가 달랐다.
그렇다보니 처음엔 1층에서, 그다음엔 2층에서...
그렇게 다들 어느정도 취할 때까지 맥주 파티는 계속되었다.
내일 또 다들 약발로 버티는 하루가 되겠구만. -_-;;;
이제 내일은 낮에 히라도 구경을 하고나서 후쿠오카로 가자.
이제 내일은 낮에 히라도 구경을 하고나서 후쿠오카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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