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날은 일찍 일어나야만 했다.
전세 노천탕을 아침 7시로 예약해놨기 때문이다.
후쿠다야에는 4개의 전세 노천탕이 있고
비는 시간이 있을 때 1시간동안 이용할 수 있다.
어쨋건 아침 식사 전에 전세 노천탕을 즐겨보자.
아내와 둘이서 온천욕을 같이 즐기기는 이번이 처음.
아담하지만 가족, 연인끼리 오붓하게 온천을 즐기기 좋다 |
온천욕을 마친 후에는 아침 식사를 할 차례.
전날 저녁도 그랬지만 후쿠다야의 음식들은
보통 일식에서 느껴지는 달짝지근함이 적어서
어지간한 사람들 입에는 다 잘 맞을 것 같다.
식사 후 방에 돌아가 짐을 싸고는 녹차 한 잔 하며
어제 늦게 와서 제대로 보지 못했던 바깥 풍경을 보니
무성한 나무들이 만드는 경치가 꽤 훌륭하다.
이제 로비로 내려가서 체크아웃을 하자.
어제 체크인 하면서 받은 할인 쿠폰으로
로비층 커피샵의 일리(Illy) 커피도 한잔씩.
머리에 꽃을 단 어느 부부... |
체크아웃을 한 다음 우선 숙소 근처의 운젠 지옥으로 향했다.
숙소에서 온젠 지옥까지는 걸어서 5분거리.
조금 걸어가니 금새 연기가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곳이 보인다.
유황 냄새와 열기로도 지옥을 연상시키는 곳이지만
실제로 이곳은 기독교를 탄압하던 때 순교지였던지라
한때는 실제로도 슬픈 이야기가 가득한 지옥이었다.
운젠 지옥 안으로 들어가보자.
각 지옥마다 이름이 붙어있다 |
지옥들 사이는 여느 산책길과 다를 바 없다 |
대절규 지옥 |
이름에 어울리게 입에서 연기 내뿜는 신을 찍고 싶었으나... |
산책로 정상에서. 마침 정면의 건물이 리모델링 중이라서 흉가처럼 나왔다 |
운젠 지옥 산책을 끝낼 무렵 기괴한 장면이 나타났다.
곳곳에 파이프로 온천수를 끌어 쓰고 있는 모습이 그것.
지옥의 악마가 오히려 사람들에게 삥 뜯기고 있는 거 같은 느낌이랄까?
산책로가 끝나는 지점에는 신사가 하나 있었다.
그 이름도 너무나 정직한 온천신사(溫泉神社).
신사 자체는 작고 그다지 볼만한 것은 없었다.
운젠 지옥 구경은 이제 끝났고
온천 지대에 왔으니 온천에 삶은 달걀은 하나 먹어야지.
달걀 파는 곳 옆에서 사람이 오가든 말든 널부러져 있던 길냥이(?) |
삶은 달걀을 먹은 후 다시 숙소로 돌아가서 주차해 둔 차를 가지고
근처의 오시도리노 연못(鴛鴦の池)으로 향했다.
후쿠다야에서 연못까지는 차로 5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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