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모르고 깊이 잠들어 있는 새벽에 아내가 나를 깨웠다.
부시시 일어난 내 손을 잡고 아내가 이끈 곳은 창가.
그리고 창밖에선 마침 먼동이 훤해지고 있었다.
계획했던 것은 아니었지만 운좋게 일어난 아내 덕에
수평선에서 떠오르는 해를 볼 수가 있었다.
잠이 채 못깬 상태로 일출을 본 우리는 다시 침대로 직행.
아직은 새벽 5시 40분. 좀 더 자고 일어나야지.
다시 잠을 좀 자고나서 일어나 아침 식사를 하러 갔다.
뷔페 식의 아침 식사 음식들은 그저 그런 편.
식사를 한 후에는 실내탕으로 아침 목욕을 하러 갔다.
히라도 카이조 호텔의 실내 목욕탕은 반원형인데
(즉, 남탕과 여탕을 합치면 원의 형태가 된다.)
그 외곽 테두리를 따라 조성되어있는 수족관이 특징인데
유유히 헤엄치는 물고기들과 커다란 바다거북을 구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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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hiradokaijyohotel.co.jp 펌] |
목욕을 끝낸 후 짐을 챙겨나와 체크아웃을 했다.
전날에는 잘 못봤었는데 프론트에 놓여있는 사진을 보니
왜 이 호텔의 이름이 해상(海上 카이조) 호텔인지 알 수 있었다.
지금은 메워지고 호텔 앞쪽에 방파제까지 있지만
이전에는 바다 바로 위에 지어진 호텔이었던 것이었다.
이제 히라도 시내로 나가보자.
우선 첫번째 행선지는 히라도 성.
호텔에서 히라도 성까지는 10분이면 갈 수 있는 거리.
차를 주차해두고 성으로 올라갔다.
히라도 성의 규모는 얼마 되지 않아서 혼마루 정상까지는 금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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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라도 항 전경. 과거에 히라도 번주가 이렇게 내려다 봤을 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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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이 망루는 외부 경계용이였겠지? |
히라도와 규슈의 해안과 바다, 녹지가 만들어낸 경치가 훌륭하다.
그런데 그리 높지 않음에도 천수각 꼭대기에서는 바람이 세차게 분다.
전날 호텔에서 목욕할때 독수리 한마리가 지나가서 놀랐는데
이 곳에서 보니 주변에 여러마리의 독수리들이 날아다니고 있다.
이 근방이 독수리들의 주요 서식지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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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본 것만으로도 6~7 마리는 된 듯 |
천수각에서 내려와서 성 이곳 저곳을 돌아보던 중
재밌는 비석 하나를 볼 수 있었다.
새겨진 글을 보니 일본 최초 담배 종자가 도래된 곳이라는 것.
히라도는 유럽과의 무역이 이루어지던 곳이다보니
빵, 카스테라, 별사탕, 고구마, 담배, 맥주, 페인트, 서양 의학 등
많은 서양 문물이 처음으로 들어온 곳이다.
성에서 내려온 후 우리는 자비에르 기념교회로 향했다.
성 바오로 이후 가장 많은 사람들을 입교시켜서
외국 선교의 수호성인으로 여겨지는
프란시스코 자비에르(Francisco de Xavier) 신부가
일본에 처음으로 기독교를 전했음을 기리기 위한 교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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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조각 하나 없이 매끈해서 마치 조립 장난감 같았던 자비에르 기념 교회 |
교회 내부는 촬영 금지.
사실 문 바로 앞까지만 들어갈 수 있어서
내부 구경 자체가 제약이 있었다.
자비에르 기념교회 주변에는 불교 사찰이 3개나 있어서
사찰과 교회가 같이 보이는 풍경으로도 알려져 있다.
우리가 차를 주차해둔 곳이 그 풍경을 볼 수 있는 쪽과 다른 곳이라
미처 보지 못하고 돌아서야 했지만...
이제 히라도 항구 근처로 가자.
항구 근처에는 팔탕과 족욕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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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라도 온천 팔탕, 발탕(うで湯・あし湯) |
보통 족욕탕이야 많이 볼 수 있지만 팔탕은 뭘까.
어떤 건지 궁금했다. 그런데 도착하고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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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가운대 보이는 분수대(?)가 팔탕 |
알고보니 팔을 담글 수 있는 분수대(?)가 팔탕이었던 것.
매일 온천 목욕을 하고 있지만 기왕 왔으니 팔과 발을 담궈보자.
나름 방석도 구비되어 있는 등 이용객들에 대한 배려가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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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쨋건 족욕이라면 신나는 아내 |
이제 아내와 내가 히라도를 오기로 맘먹게 했던
진짜 이유를 찾으러 가야겠다.
바로 츠타야(蔦屋)의 카스도스(カスドー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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