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사카 신사(八坂神社)에서 하는 신년맞이 행사가 볼만하다는데
날이 춥기도 했고 피곤해해서 전날 일찍 잠들었다.
그러다 무슨 소리가 나서 잠에서 깼는데
0시 정각이라 사람들이 환호하는 소리였나보다.
(시계도 거의 정각이었다)
아내와 잠결에 Happy New Year를 얘기하곤 다시 꿈나라.
그리고 이제 2015년의 첫날.
우리는 아침 일찍 일어나 호텔을 나섰다.
호텔에서 15분 거리에 있는
후시미 이나리 타이샤(伏見稲荷大社)를 들르기 위해서다.
후시미 이나리 타이샤는 이나리 신을 모시는 신사들의 총본산.
교토역에서 나라선(奈良線)을 따라 3정거장 떨어져 있는
이나리 역 바로 앞에 있다.
이나리 역을 나서면 바로 커다란 도리이(鳥居)가 보인다 |
아침부터 사람들이 꽤 많다.
알고보니 이 신사가 간사이 지역 내에서는
새해 첫 참배객이 가장 많은 곳이다.
일본 전국으로 쳐도 3~4번째에 드는 곳.
그러니 새해 첫 날인 오늘 이렇게 사람이 많을 수 밖에.
본당 근처에 오니 손 씻는 곳이 보인다.
일본 신사는 참배 전에 손과 입을 씻는 것이 규율이다.
씻는 방법도 그려져 있는데
국자를 이용해서 왼손, 오른손을 각각 씻은 다음
깨끗해진 왼손에 물을 받아 입을 씻으면 된다.
(국자를 입에 대면 안된다)
손 씻는 방법 |
우리가 참배하러 온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경험상 따라보자.
날이 차니 손이 시렵네. -_-
이제 본당으로 입장~
모두 술이다 |
신사에 들어서니 바로 눈에 띄는 것은 엄청나게 쌓인 술들.
이곳에서 모시는 이나리 신은 곡물과 성공의 신인데
곡물로 술을 빚기에 술의 신으로도 여겨진다.
그래서 갖가지 술들이 이렇게 바쳐져 있는 것.
사실 우리가 후시미 이나리 타이샤를 들른 것은
다른 볼거리 때문이다.
앞서 얘기했듯이 이나리 신은 성공의 신이기때문에
수많은 기업 혹은 사람들이 성공을 기원하며
이곳에 수천개의 도리이들을 봉납했고
이 붉은 도리이들이 촘촘히 이어져
센본 도리이(千本鳥居)라고 불리는 터널을 만들었다.
[cine21.com 펌] 영화 '게이샤의 추억'에서도 볼 수 있다 |
센본 도리이(千本鳥居)의 시작 |
처음엔 약간 듬성듬성이었지만 이내 촘촘한 도리이 터널이 나타났다 |
붉은 터널 속을 걷고 있으니
많은 사람들 속에 있음에도 다른 세상에 온 듯한 느낌이다.
잠시 주변에 사람이 없기라도 하면
마치 꿈 속에서 도리이 터널 속을 걷고 있는 듯한 기분.
산 정상까지 도리이로 된 터널이 이루어져 있다 |
신사 뒤의 산 정상까지 도리이로 된 터널이 만들어져 있다.
이를 다 돌면 2시간 가까이 걸리므로 우리에겐 무리.
오쿠샤 호우하이소(奧社奉拝所)까지만 구경하고 돌아가자.
오쿠샤 호우하이소에서는 수많은 여우 팻말을 볼 수 있다.
이나리 신의 전령이 여우이기 때문에 여우 팻말에 소원을 적나보다.
중간에 '도박묵시록 카이지' 캐릭터가 보이지만 무시하자... |
본당쪽으로 와보니 또 다른 길이 있어 들러봤다.
아마도 센본 도리이쪽에서 내려오는 또다른 길인 듯하다.
가다보니 두 개의 여우 상이 보여서 찰칵.
그런데 두 여우가 물고 있는 것이 다르네. 뭘까?
다시 호텔로 돌아가기 위해 이나리 역으로 가는 길에
길에서 파는 야끼 우동으로 아침 식사를 대신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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