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그런데....
원래 우리는 계곡을 내려가 저 아래 다리를 건너는게 목표였다.
그런데 저 다리(사진에서 왼쪽편)로 내려갈 길이 어딘거지?
아내가 티켓에 그려진 약도를 보면서 길을 찾아왔던지라
나는 그냥 아무 생각없이 따라가기만 했었다.
결국 (약간 지치기도 했고) 갈림길 놓친거 아니냐며 아내를 나무라고...
아내도 안그래도 힘들었던데다가
제대로 된 지도도 아닌 약도보느라 신경도 곤두섰고
거기다 길을 놓쳤으니 당황스러운데 내가 약간 짜증을 내니
아내님께서 폭발하셨다.......
오 마이...
이 쯤 되면 무조건 백기투항하고 땅바닥에 머리박고 사죄해야할 상황인데
나는 또 감정조절 못해서 그걸 바로 못한다. (문제다 이거...참)
결국은 다시 길찾아 되돌아 갔다가 계곡 밑으로 내려가서까지 20여분간
냉랭한 분위기 속에 터벅터벅 길을 걸었다. -_-;;;
결국 가던 길을 멈추고 벤치에 앉아 대화를 하고
서로 감정을 누그러뜨리긴 했다.
(그나저나 나의 신경질은 내가 생각해도 문제다 OTZ
이게 한번 터지면 뻔히 그러면 안되는걸 아는 짓거리들을 해대니;;;;;
좋은 곳에 여행와서 뭐하는 짓인지...
악마의 정원(플리트비체의 별명)에 사는 님프의 장난질에 당했나보다....)
여하간 다시 길을 찾아내려가 저 위 사진의 다리를 건넜다.
이쪽에서 다시 상류로 거슬러 올라가면
우리가 입장했던 P3가 나오기 때문이다.
상류 지역에 비해 작은 호수와 높은 폭포의 조합이 많은 하류 지역 |
P3로 돌아가기 전에 플리트비체 공원에서 가장 낙차가 큰 폭포인
벨리키 폭포 (Veliki slap / Veliki waterfall)을 만났다.
벨리키 폭포 |
이제 다시 P3로 나가 숙소로 돌아가자.
아까 지나온길을 맞은편에서 거슬러 올라가게 된다.
메인 스트림 외의 또다른 지류 계곡 |
아내와의 다툼은 저 흰 절벽 꼭대기에서 사진 가운데 보이는 굴로 내려가는 길을 못찾으면서 시작되었다 |
아무리 봐도 저 옥색의 물 빛깔은 예술이다 |
도합 4시간의 트랙킹을 마치고 숙소에 돌아왔다.
그런데...우리 숙소는 저녁을 제공하지 않는다.
가까이에 있는 Etno Houses at Plitvica selo의 레스토랑을 이용해야했다.
사실은 플리트비체 국립공원 지역 대부분의 상황이 비슷한데
민박(?) 급의 숙소들은 저녁 식사를 따로 제공하지 않고
그렇다고 주변에 식당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몇개 안되는 호텔들의 레스토랑을 이용하거나
미리 도시에서 사온 식자재들로 식사를 해결해야한다.
(식자재를 살 상점도 없기 때문이다)
당일치기로 들렀다 가면 상관없겠지만
우리처럼 1박이상 머물때는 주의할 점이다.
Etno Houses의 레스토랑도 늦으면 문을 닫기 때문에 얼른 서둘렀다.
Etno houses 레스토랑에서의 저녁식사 |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해가 져 칠흑같이 깜깜해졌다.
가로등 하나 없는 시골 숲길이니 당연하겠다만 살짝 무섭기도 했다.
그런데 공중에 뭔가 반짝이며 떠다닌다.
반딧불?
그런데 푸르스름한 빛이 늘상 밝혀진채로 돌아다니는
우리가 알고 있는 반딧불과는 달리
불빛이 깜박이면서 하늘하늘 날아다닌다.
벌레는 맞는거 같은데...
다행히, 아내는 벌레를 무서워함에도
시골길에서 반딧불(이라고 믿고 있는 벌레)을 만난 것은 즐거웠나보다.
돌아가는 발걸음이 가볍다.
플리트비체에서의 첫날밤이 깊어갔다.
많이 걸어 피곤하기도 하고, 내일 또 많이 걸어야하니 일찍 잠에 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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