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아내를 깨워 아침 산책을 나섰다.
고요한 류블랴니차 강가 아침 산책 |
아내는 왠지 아침 산책을 하면
여행온게 아니라 거주민이 된 듯한 기분이라 좋단다.
아침 일찍부터 깨어서 걸으니 출출하다.
평소에는 잘 안먹지만 여행오면 안먹던 아침도 먹게 된다. ㅋㅋ
그런데 아침 9시도 안된 시간인데 연 가게가 있을까?
무작정 올드 씨티를 다니다보면 뭔가 있겠지란 생각으로 다녀봤다.
(그리고 다니다보니 생각보다 아침 하는 식당이 꽤 있다.)
마침 전날 숙소에서 안내 책자로 본 식당이 문을 열었기에 착석!
샐러드와 수프 하나씩 주문하고 나는 사과쥬스.
그리고 아내는 안내 책자에서 하우스 맥주가 맛있다고 나와있었던 지라...
수줍게 하우스 맥주가 되냐고 물어본다. ㅋㅋㅋ
나름 아침부터 맥주 시키는게 민망했던지 작은 거 한잔.
(닭살 돋게 할 말이지만, 이런 때 아내가 정말 귀엽다.)
이번 여행 첫 아침식사 |
수프도 샐러드도 무난하게 괜찮았다.
그리고 아내는 후회했다.
"왜 내가 큰 잔으로 안시켰을까!"
하고. ㅋㅋㅋㅋㅋㅋ
그래서 나도 약간 먹어봤는데......맛있다!!!!!! 이 맥주 진짜 맛있어!!!
류블랴나 가는 분은 Gostilna Sokol의 맥주 강추!
기분좋은 산책과 식사를 끝내고 숙소로 돌아온 다음 짐을 정리했다.
이제 블레드(Bled)로 가야지.
블레드까지 가는 시간 생각하면 점심식사가 늦어질 듯 하니
동네 빵집 들러서 빵 좀 사야겠다.
빵집 이름이 슬로베니아어로 비엔나(Dunajska) 베이커리(Pekarna) 우리나라로 치면 파리 바게뜨 같은 건가 -_-; |
버스터미널 가는 길에 Gostilna Sokol에 다시 들러서 찰칵 |
류블랴나 시외버스 터미널은 기차역과 같이 있다.
블레드행 티켓 2장 사고 잠시 쉬었다가 버스 탑승.
버스로는 1시간 반 걸렸다.
블레드 호수 근처에 가면 버스가 곳곳에 서기 때문에 주의해야한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블레드 호수 정류소에서 내리기 때문에
눈치만 빨라도 된....)
버스에서 내렸으니 숙소를 찾아야지.
그런데 관광안내소에 주소로 물어보니 정확히는 모르겠단다 -_-;
믿을건 구글맵 뿐이군. 구글신 없었으면 어쩔...
그런데 우리 숙소가 버스 정류소에서 거리가 좀 되네.
더운 여름날에 짐끌고, 메고 계속 걷고 있자니 힘들다.
내가 힘들면 또 못된 버릇이 나오지. 짜증섞인 답변 -_-;
아내가 지도보면서 여긴가 저긴가 하고 있는걸 보면서
예약할 때 숙소 위치가 버스터미널에서 얼마나 먼지
확인 안했냐고 약간 짜증을 내버렸다;;;;;;
물론 짜증은 내놓고 스스로 아차 싶어서 말도 못하고 끙끙....
숙소 찾는데 걸린 10여분간의 아내와 냉랭했던 시간이
참으로 길게 느껴졌다 -_-;;;
그리고 왜이리 먼데 숙소를 잡았냐고 짜증낸게 무안하게도
Sobe Stojanovič (스토야노비치 민박)는 예뻤다;;;
죄송합니다, 아내님 OTZ (내가 가끔 까먹는데, 아내의 선택은 진리다)
숙소 2층에서 내려다본 풍경 |
숙소에 도착하니 주인 아주머니가 아직 정리가 덜됐다며
응접실에서 잠깐만 기다리란다.
1층 식당에서 좀 기다렸다가 2층에 있는 방으로 안내 받았다.
첫인상부터 그랬지만 이 집 주인 아주머님은
뭔가 아가사 크리스티 소설(특히 미스 마플 주인공인)에서 나오는
전형적인 수다스런 시골 아주머니 느낌.
집안일에 열심이면서 그 집안일들에 대한 얘기를 끝도 없이 하는...
아 뭐 그렇다고 불편했다거나 그런건 전혀 아니다.
친절했고, 집도 상당히 깔끔했다. 다만 끊임없이 얘기를 하실뿐.
(영어로. 하긴 영어를 못하시면 아예 얘기를 안하셨겠지 -_-;)
크로아티아어와 슬로베니아어 모두 Sobe는 방, room이다.
Sobe가 붙어 있는 집들은 일종의 민박을 하는 집이라 보면 된다.
Sobe Stojanovič는 3층까지 있는 집이었데
1층은 응접실, 부엌, 식당이 있었고
2~3층에 있는 방을 숙소로 쓰는 듯 했다.
짐을 숙소에 내려놨으니 이제 블레드 호수로 가보자.
호수는 버스터미널 바로 옆이다.
(그래도 지금은 짐이 없으니 다행이다... 킁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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