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5월 28일 토요일

Jin과 Rage의 Sri Lanka 여행기 - 20160102 (4) : 외국인 4명의 대화꽃이 핀 담불라의 밤

왕궁에 올라와 둘러보고 쉬고 하다보니 30분이 흘렀다.
그리고 그 새 먹구름이 우리 머리위에 보이는 상황.
아니나 다를까 비가 한 두 방울씩 떨어진다.
얼른 내려가자.


아래를 내려다 보니 약간 아찔하다

아무래도 내려가는 길이니 훨씬 빠르다.
올라갈 때는 30여분이 걸렸지만 내려오는 건 15분.
내려오던 중에 다행히 비는 그쳤다.
아까 Robert 아저씨와 약속했던 장소로 가자.


코브라 후드 동굴. 위쪽의 바위가 머리를 치켜 든 코브라 같이 생겼다

주차장으로 가는 길에 (당연히 만나게 되는) 기념품점들이 보인다.
그리고 문득 눈에 띈 마그넷 하나.

"이거 얼마에요?"
"500 රු(4000원) 주세요."
"에...좀 더 싸게 안되요?"
"그럼 400 රු에 드릴게요"

조금 비싸다고는 생각했지만 모양이 너무나 마음에 들어 하나 샀다.
아저씨가 이 코브라 헤드 가면이 집을 지켜주는 것이라고 한다.
바가지를 조금 썼겠지만 그래도 기분좋게 하나 득템.
(그리고 나중에 다른 지역에 가서 보니
100 රු면 살 수 있는 것이었다. OTZ)


바가지는 썼지만 그래도 만족스러운 마그넷 득템


이제 Robert 아저씨 차를 타고 다음 목적지로 가자.
다음 목적지는 담불라 동굴 사원(Rajamaha Viharaya).
시기리야와 마찬가지로 유네스코 문화 유산이다.


황금색 불상과 탑이 눈에 띈다

도착하니 곧바로 눈에 띄는 것은 황금색의 거대한 불상과 탑.
그래서 별칭으로 황금 사원(Golden Temple)이라고도 불리긴 하는데
이 불상과 탑 그리고 건물들은 최근에 지어진 것들이고
(문화 유산으로 지정된 것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
진짜 문화 유산인 동굴 사원은 다시 언덕 위로 올라가야만 한다.
(오늘은 언덕을 오를 팔자인 것이다...)

10여분 정도 바위산을 오르니 신발 벗는 곳이 나왔다.
준비해온 비닐 봉투에 신발을 넣고 사원에 들어가려는 찰나
(신발을 돈 내고 맡기는게 꺼림찍 한지 두리번 거리고 있던 )
어떤 서양인 커플이 혹시 봉투 여분이 더 없냐고 물어 보네.
아내가 봉투를 2개 준비했던 덕에
우리 신발을 한 봉투에 모아 넣고 나머지 하나를 건네줬다.
불교 사원 앞에서 덕을 실행했으니 부처님이 똑똑히 보셨겠지? ㅋ

이제 사원으로 들어가자.


거대한 바위에 파져있는 홈을 따라 5개의 동굴들이 있다

거대한 바위 덩어리를 따라서 파져 있는 홈을 따라가면
5개의 동굴들을 만날 수 있는데
각각의 동굴들에는 불상들과 벽화들이 빼곡하다.






어두운 곳이라 사진을 찍기 쉽지 않은데
그러다보니 플래시를 터트려대는 관광객들이 많아 벽화들이 걱정된다.
(나야 카메라 ISO를 높여서 그냥 찍을 수 있었지만...)

구경을 마친 후 다시 밑으로 걸어내려온 다음
Robert 아저씨에게 전화를 했다.
(Robert 아저씨는 내일 개학하는 손녀 학용품을 사러 갔었다.)
아저씨의 차를 타고 이제 숙소로 귀환.
숙소 가는 길에 마트를 들러서 아내가 저녁에 마실 맥주를 하나 샀다.
저녁 식사는 어떻게 할까 하고 있는데
아저씨가 집에서 자기네가 요리해 줄테니 먹으라고 한다.
조금은 피곤하기도 해서 고민하기 싫었던 우리는 콜~

기다리고 있으니 마당에 있는 식탁에 새우 볶음밥이 차려졌다.
아이고 밥을 참 많이도 하셨네.




앉아서 밥을 먹고 있는 중 옆방에 묵고 있는 손님도 나왔다.
이탈리아에서 왔다는 이 아가씨도 우리와 함께 앉아 저녁 식사를 했다.
그리고는 Robert 아저씨와 함께 4명이서 얘기하던 중
낯선 곳에서 낯선 사람들과 얘기하는 것 또한 여행의 재미 아니던가.
참, 아내는 Robert 아저씨가 자기 맥주를 좀 뺏어먹어서
(그것도 너무 당당하게 -_-;) 조금 빠직(!)하긴 했다. ㅋ

얘기를 하던 중 Robert 아저씨가 전화를 받고 자리를 비우더니
터키에서 온 아가씨 한 명을 데려왔다.
이 아가씨는 오자마자 낯가림 없이 우리에게 얘기를 시작한다.
전날 다른 곳에서 묵었던 숙소가 아주 끔찍했다며
여기는 거기 비하면 훨씬 낫다고 하는데
우리는 여기도 솔직히 그냥 싼 맛에 선택했던 거라 상상이 안된다.
(하긴 숙박비가 1박에 1000 රු(8000원)도 안되는 곳이었다니...)

한참 얘기를 하다가 오늘 시기리야와 석굴 사원때문에
아내가 꽤 피곤했어서 우리는 먼저 잠을 청하러 들어갔다.

내일은 이제 캔디로 향할 차례다.

2016년 4월 30일 토요일

Jin과 Rage의 Sri Lanka 여행기 - 20160102 (3) : 사자 바위 정상에서 느끼는 새옹지마

바위 위로 오르기 위한 계단을 걷기 시작했다.
말이 좋아 산이지 가파른 절벽을 오르기 위한 계단이라서
위로 올려다보기만 해도 숨이 턱턱 막힌다.



무더운 기온에 가파른 계단길을 오르려니 금새 땀 범벅이 되었다.
걸어 오른지 10여분 지나 만난 쉼터에서
잠시 발을 멈추고 파노라마 한 컷.
끝없이 펼쳐진 푸른 숲이 장관이다.


불과 10여분 올라왔지만 시원한 바람이 더위를 조금 덜어 줬다

잠깐의 휴식 후 다시 출발.
잠시 걸으니 원통형 계단을 만났다.
이곳을 오르면 이곳을 유명하게 한 벽화
'시기리야의 숙녀들 (The Sigiriya Ladies)'을 관람할 수 있다.
스리랑카를 대표하는 미술 작품이니 지나칠 수 없지.

[wikipedia.org 펌] 절벽 가운데 검은 차양막으로 가려진 곳이
벽화가 그려진 곳이다

벽화가 있는 곳은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있어 눈으로만 관람하고
벽화는 sigiriya.org에서 퍼온 사진으로 대신한다.

[sigiriya.org 펌]

[sigiriya.org 펌]

그림이 아름다운 것도 대단하지만
1500년 전에 어떻게 이런 절벽에 그림을 그렸는지 자체가 신기하다.
원래는 500여명이 그려져 있었다고 하나 현재는 18명이 전부.
더이상의 훼손을 막기 위해 햇빛에 바래지 않도록
검은 천으로 가려둔 듯 하다.

벽화를 구경한 후 다시 원통형 계단을 통해 원래 길로 내려왔다.
벽화의 아래에는 거울벽(Mirror wall)이라고 불리는 회벽이 있는데
달걀 흰자, 꿀, 석회를 이겨서 칠한 이 벽에는
여러 서사시들이 새겨져 있다고 한다.
그런데 벽에 새겨진 시들은 희미해서 잘 보이지 않는다.


거울벽. 뭐가 새겨져 있기는 한데 희미해서 보이질 않는다

계속해서 걸어 올라 출발한지 30분만에
왕궁 입구인 사자문(Lion gate) 앞에 도착했다.
(시기리야의 의미가 '사자 바위'다.)


사자문. 아직도 올라갈 가파른 계단이 눈앞에 보인다


크릉~ (-_-;;;)

지금은 거대한 앞발 모양 조각만 남았지만
예전에는 사자 입을 통해서 들어가는 형태로 되어있었다고 한다.

[hannatravels.com 펌] 예전 모습에 대한 상상도

이제 정상이 얼마 남지 않았다. 얼른 올라가자.
사자문에서 5분만 걸으면 정상이다.


사자 바위 정상에 도착했다

사자 바위 정상에 오르니
밑에서 봤을 때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커다란 왕궁터가 나타났다.
가파른 바위 산 위에 계단식으로 이루어진 왕궁 터는
마치 마추픽추를 연상하게 했다.


평지에 우뚝 솟은 바위산이다보니 먼 곳까지 내다보인다


아까 들렀던 사원의 불상이 조그맣게 보인다


사방이 훤하게 트인 고지대라 그런지 바람이 거세다
그래서 눈도 제대로 못뜨고 있는 아내님


시기리야의 왕궁이 얼마나 터무니 없는 곳에 지어진 것인지는
항공사진을 보면 잘 느낄 수 있다.


[www.pearlceylon.com 펌] 비행기로 폭격하지 않는 한 난공불락일 듯

이런 곳에 왕궁이 만들어진 사유는
스리랑카 최고의 광인이라고 일컬어지는 카샤파(Kashyapa) 왕 때문이다.
(당연히 이런 곳에 왕궁을 지은게 정상인일 거 같지는 않다. -_-)
장남이지만 서자로 태어난 카샤파 왕은
적자인 동생 모갈라나(Moggallana)가 왕위를 물려받을 것을 시기하여
아버지인 다투세나(Dhatusena) 왕을 시해하였다.
하지만 이 때 모갈라나가 피신하여 인도로 망명하자
동생이 복수하러 돌아올 것을 염려한 카샤파 왕은
절대 함락되지 않을 듯한 이 곳으로 왕궁을 옮겼다.
하지만 인도에서 병력을 얻어서 돌아온 모갈라나에게
카샤파 왕의 군대는 무너졌고
그는 자결로 18년의 통치 기간을 마감하였다.

동생의 복수가 두려워 스스로를 고립시키기 위해 지은 곳에

1500년이 지난 지금 수많은 사람들이 찾아오고 있으니
이 또한 아이러니가 아닌가 싶다.

2016년 4월 3일 일요일

Jin과 Rage의 Sri Lanka 여행기 - 20160102 (2) : Robert 아저씨는 유쾌하기도 하지

Food Sales Centre에서 출발하고 10분 정도 지나서
Robert 아저씨가 커다란 불상이 서 있는 어느 사원 앞에서 차를 세웠다.

"여기 들어가려면 200 රු(1700원)를 내야하는데
그냥 굳이 안내고 밖에서 봐도 되니까 구경하고 오세요."

그렇다. 코스는 우리의 의지와 상관없이 정해지고 있다...
그래도 기왕 온 거 구경이나 해보자.
사원에 발을 들이니 입구에 서 있던 사람들이 곧장 입장료를 내라고 한다.


기부금으로 지어졌다고 적혀있지만 사실상 입장료 강탈...OTZ


이 곳 입구 오른쪽 하나만 파란색 석상이 있다


루완웰리사야에서도 그렇더니 (거긴 코끼리 석상의 눈이 그랬다)
여기도 사원 입구 오른편에 푸른 색의 석상이 있네.




혼자 검은 가사를 입고 있는 석상


크지 않은 사원이라 돌아보는데는 10여분에 끝났다.
이젠 제발 시기리야로 가주세요. Robert 아저씨...라고 생각만 했다.
그러나 다시 차로 몇분 이동해서 도착한 곳은 웬 호수.




저 멀리 우리가 가야할 시기리야가 보인다.
아저씨가 나름대로 사진 찍을 장소라며 우리를 데려온 것이었다.


하지만 역광때문에 우리는 시커멓게 나올 뿐이니...

시기리야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은 후 다시 차를 타고 출발.
그런데 얼마 안가서 아저씨가 나무 한 그루를 가리킨다.
자세히 보니 야생 공작새 한마리가 나무 가지 위에 앉아있다.
거리도 좀 되는 나무 속에 있는 공작새 한마리를
운전하면서 찾아내는 아저씨 시력이 보통이 아니다.


망원으로 찍어서 그렇지 상당히 떨어져 있었다

차를 다시 출발하고는 잠시후 다시 멈춘 아저씨.
이번엔 논 한가운데를 가리킨다.

"저기 가운데 있는 오두막에서 1박 할 수도 있어요.
내가 싸게 소개해 줄테니 생각있으면 얘기해요."

아하하...어느 순간에나 정열적인 영업맨 Robert 아저씨다.
(방심하면 낚인다. 파닥파닥.)


사진 가운데 조그맣게 보이는 나무 위 오두막

아저씨 이제는 제발 시기리야로 갑시다.

"오케이, 오케이. 손님들이 행복해야 나도 행복해요. Are you happy?"
"아..아하하하하..;;;; We're happy. ^^;;;"
(사실 수다쟁이 Robert 아저씨는
우리에게 이미 여러차례 "Are you happy?"라고 물어봤었다.)

다시 10여분 차를 타고 이동한 후에
이제는 정말로 시기리야(Sigiriya)에 도착했다.
Robert 아저씨는 가서 구경한 후에는 다른 주차장으로 나오라며
우리에게 갔다오는 길을 알려줬다.
2시간여 후에 봅시다~


나무들 틈으로 우리가 올라가야할 바위산이 보인다

시기리야는 5세기 무렵 카사파 왕조의 수도였던 곳이다.
즉 지금 우리가 볼 것은 그 당시 왕궁 터.


왕궁 터이다 보니 넓은 해자를 건너야 했다

지금은 흔적 뿐인 정원이지만 반듯반듯한 벽돌 구조물은 남아있다

한가로이 일광욕 중인 악어...;;;

왕궁 정원 터를 잠시 걷고 나니
우리가 올라가야 할 왕궁이 있는 바위산이 보인다.


저 바위산을 올라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