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월 22일 목요일

Jin과 Rage의 Iceland 여행기 - 20140607 (4) : 남부 해안의 검은 해변

아이슬란드의 남부(쉬뒤를란트 Suðurland / Southern region)는
검은 모래의 해변들로 유명하다.
그 중에서도 손꼽히는 절경을 볼 수 있는 곳이 디르홀라이(Dyrhólaey).






레이니스피야라(Reynisfjara) 해변.
검은색, 파란색, 녹색의 대비가 아름답다

디르홀라이에는 코끼리 바위라고 불리는 아치형 바위가 있는데
해안가에 있는 아치형 바위는 어디서든 코끼리라고 별칭을 잘 붙이나보다.
아마도 아치의 한쪽을 코끼리 코,
나머지 한쪽을 코끼리 몸으로 상상하는 것이
세계 어디서나 공통된 생각인 것인지도 모르겠다.
(우리나라 서산 황금산, 프랑스 노르망디 등에도 코끼리 바위가 있다)


앞에 보이는 절벽이 코끼리 바위인데 우리쪽에서는 아치가 잘 안보였다


[www.orangecarrental.is 펌] 반대편 해안에선 본 코끼리 바위

디르홀라이의 해안 전망을 보는 곳이 두 군데가 있는데
하나는 우리가 간 곳,
그리고 나머지 하나가 저 코끼리 바위가 있는 곳이다.
코끼리 바위쪽에서는 수십km 펼쳐진 검은모래 해변이 보인다는데...


[구글맵 펌] 오른쪽 빨간 원이 우리가 간 곳

핸드폰 배터리 아낀다고 (이날 좀 간당간당했다) 근처 가서는
그냥 도로 안내표지판 보고 따라 가던 중
분기점에서 양쪽 다 디르홀라이로 나와
뭐지뭐지? 하면서 그냥 직진했다가 도착한 곳이
위 그림의 오른쪽 전망대인 것이었다.
그렇대고 해도 이쪽도 이쪽대로 절경이다.

디르홀라이에서는 바다제비나 갈매기 등의 바다새들이 많이 보였지만
정작 보고 싶었던 (그리고 종종 보인다던) 퍼핀은 보이지 않아 아쉬웠다.



바람이 거세 꽤 추웠던 디르홀레이를 다시 빠져나와
다시 차로 30분을 달려 바닷가 마을 비크(Vik)로 향했다.
공식 명칭은 비크 이 뮈르달(Vík í Mýrdal)인 이 마을은
인구 300명이 채 안되는 아이슬란드의 최남단 마을이다.
디르홀라이와 마찬가지로 아이슬란드 남부의 검은해안 절경이 유명하다.


곳곳에 루핀이 엄청 많이 자라고 있었다




루핀 꽃

사실 검은 모래 해변은 디르홀라이에서 봐서 그런지
해변 자체는 그다지 관심 가지 않았고
오히려 바닷가 가는 길에 펼쳐져있던 루핀 꽃밭에 정신이 팔렸달까?
양분이 부족한 현무암질 토양에 혹독한 기후까지
어떤 식물도 쉽게 자라지 못하는 척박한 땅이다보니
어디서든 잘 자라는 루핀만이 곳곳에 흐드러지게 피어있다고 한다.
(비크뿐만이 아니라 아이슬란드 곳곳에서 루핀밭이 펼쳐져 있었다.)


설산, 초원, 검은 모래 그리고 작은 마을 비크

잠깐의 비크 산책을 끝내고 오늘의 숙소로 향했다.
오늘 숙소는 달스회프디 게스트 하우스(Dalshöfði Guesthouse).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구글 맵에서 게스트 하우스로 가는 길이 안나온다. -_-


[구글맵 펌] 길이 안나온다;;;

어떻게든 수가 있겠지...생각하며 계속 차를 몰았다.
대충 1시간 정도 가야하니
가다가 그 근처쯤에서 들어갈 길을 찾으려 한 것.
그런데 30여분 달리니 어떤 마을과 인포 센터 표지판이 보인다.
(나중에 구글 지도로 찾아보니 우리가 들렀던 곳은
키르큐바이야르클라우스튀르(Kirkjubæjarklaustur)...라는 마을이었다)
시간이 늦었지만 (저녁 6시가 넘었었다) 혹시 모르니...
그런데 인포 센터는 여지 없이 닫혀 있었다. 어떡하지?;;;
그렇게 멘붕에 빠져 있던중 아내가 근처의 음식점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잠시후에 나오더니
"차로 1번국도 따라 25분 더 가면 왼쪽으로 들어가는 표지판이 보일거래!"
오오, 그래도 이제 추정할만한 근거가 하나 더 생겼으니 안심이다.

다시 출발.
그리고 20여분이 지난 다음 (시속 80km로 운전하고 있던) 내 눈에
거짓말같이 표지판의 Dalshöfði가 보였다!
눈이 나빠졌다고 해도 아직 동체시력이 꽤 쓸만하구나. 크하하


[구글 스트리트 뷰 펌] 빨간색 원 안의 표지판에 적힌 Dalshöfði

게스트 하우스는 표지판이 알려준 샛길로 들어가서
10여분을 비포장 도로를 달려서야 만날 수 있었다.
여하간 무사히 도착했으니 다행.


철문에 있는 Dalshöfði로 다시 확인

달스회프디 게스트 하우스는 농장 겸 게스트 하우스였다.
원래도 인구밀도가 최저 수준인 아이슬란드이지만
마을도 아니고 농장 한 가운데라 근처에 보이는 집이라곤 딱 2채 뿐.
그렇다고 시야가 막혀 있는 것도 아닌지라
정말 반경 수km 안에 아무것도 없는 것을 눈으로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아무 것도 없었다

짐을 푼 다음 저녁밥 지어 먹고 이제 내일을 위해 푹 쉬어야겠다.
내일은 2시간의 빙하 트래킹이 예정되어있다.
그런데....

왜 우리 방에는 천장에 창이 있는 걸까 -_-;
이 백야에.....

2015년 1월 20일 화요일

Jin과 Rage의 Iceland 여행기 - 20140607 (3) : May the Foss be with you

아이슬란드어로 포스(Foss)는 폭포.
앞으로 우리는 수많은 포스들을 만나게 된다.
첫번째 폭포인 셀리야란즈포스는
폭포 뒤쪽으로 들어가는 길이 포인트.
그런 만큼 흩날리는 물방을들 때문에 비옷을 입는 것이 좋다.
(우리는 한국에서 미리 챙겨 갔다.)


바람이 강해서 좀 추웠다. 아내 얼굴도 추워 보인다. -_-;

폭포 뒤편에 길이 나있다


한번 지나가 봅시다


잘 안보이겠지만 노란색 가방을 맨 사람이 나

차가운 바람때문에 춥기는 했다만
이번 여행 처음으로 마주한 아름다운 광경.
우리는 모두 들뜨기 시작했다.


이번에 처음 가져간 85.2L 렌즈도 써보자

하지만 파노라마는 무조건 아이폰이지 -_-乃

관광지라고 해도 골든 서클 외에는 이런 매점이 있는 경우가 극히 드물다

30분정도 돌아본 후 다음 장소로 출발했다.
역시 에이야피야틀라외쿠틀 화산에서 내려오는 또다른 폭포인
스코아포스(Skógafoss)가 다음 목적지. 거리는 차로 40분.
내가 살짝 졸려서 (졸음 운전도 했다 -_-) 운전은 다른 분과 교대했다.

그런데 아이슬란드에서 다니다보면 절대 목적지까지 그냥 갈 수가 없다.
관광지가 아님에도 그림같은 경치를 가진 곳을
정말 곳곳에서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셀리야란즈포스에서 출발한지 20여분 지났을 때
우리 앞에 가던 차 두대가 방향을 틀고는 주차하는 것을 보고
뭣모르고 우리도 "여기 뭐가 있나?"하는 생각에 따라서 주차를 했다.


아이슬란드의 (정말로) 흔한 풍경

딱히 아무것도 없었다. 하지만 정말 멋진 풍경.
그리고 이 멋진 풍경이 앞으로 흔해빠지게 구경하는 풍경이다.
아무것도 없음에도 자꾸 뒤돌아보게 되고
결국은 차를 세우고 구경할 수 밖에 없게 한다는 얘기가 농담이 아니다.

절벽 아래에 재미난 집들이 보여서 가봤다.



지금은 실제 거주하진 않고 창고로 사용중인 듯 했다

지붕위에 잔디가 덮여있는 아이슬란드 전통 가옥.
'겨울왕국'의 트롤로 변신할 거 같은 집들이다.
(북유럽 신화의 트롤은 사실 악당에 가깝지만 -_-a)
단열을 위해 흙을 덮고 잔디가 자라게 한 것이겠다만
뭔가 귀여우면서도 신비로운 신화적인 느낌이 들기도 한다.
지붕에 흙을 덮고 잔디를 키우는 것은
노르웨이 전통 가옥에서도 볼 수 있지만
노르웨이는 목재 가옥인 반면
나무가 자라기 힘든 기후라서 목재를 구할 수가 없는 탓에
아이슬란드의 전통 가옥은 석재 가옥으로 되어있다.
(인위적인 공원을 제외하면 정말 나무는 한 그루도 안보인다)

잠시 경로를 벗어났던 구경을 마치고 다시 스코아포스로 가자.
차로 10분을 이동하여 목적지에 도착했다.


스코아포스에 도착

여린 듯한 모습의 셀리야란즈포스에 비해
굵직한 폭포의 위력이 압도적인 스코아포스.



위 사진의 풍경이 낯익은 사람들도 있을 거 같다.
왜냐하면 iMac 레티나 5k 디스플레이 광고에 나온 바로 거기니까.


[apple.com 펌] 네, 같은 장소 맞습니다...OTZ

스코아포스는 폭포 오른편에 올라갈 수 있는 길이 나 있다.
어디 한 번 올라가 봅시다.


올라가다 보면 "좋아요" 바위가 있다

거의 정상에 올라와서
사진을 키워보면 절벽에 흰 점들이 보일텐데 모두 바대새들이다

이 물이 흘러서...

저기 앞 스코아포스로 떨어진다

다시 내려가자

스코아포스를 한번 올라갔다 온 후 다음 목적지로 향했다.
다시 차로 30여분을 달려 도착한 곳은 디르홀라이.

2015년 1월 19일 월요일

Jin과 Rage의 Iceland 여행기 - 20140607 (2) : Iceland에서의 운전

목적지인 셀리야란즈포스까지는 차로 2시간 반.
해안가로 가는 길이 조금 더 빠르다고 나오지만
(배터리 문제 때문에) 가급적 핸드폰 지도를 안보기 위해
레이캬비크까지 가서 1번 국도를 타고 가기로 했다.
(그렇게 해도 10여분 정도 더 걸릴 뿐이었다.)

잠깐 아이슬란드에서의 운전과 도로 사정에 대해서 얘기하자면
아이슬란드의 1번 국도는 아이슬란드 섬 전체를 한바퀴 도는 순환국도.
그래서 속칭 링 로드(Ring road)라고  부른다.
대부분의 여행객들은 섬 가운데의 하이랜드로 가지 않는 한은
이 링 로드를 따라 여행지를 찾아가게 된다.
워낙 고위도이다보니 겨울에는 눈때문에 고립되는 지역도 있고
내륙의 도로들은 상당수가 겨울에 폐쇄되어 사용되지 않기도 한다.
그나마 바다에 가까운 링 로드는 4계절 개통되어있지만
링 로드 마저도 겨울에는 일부 폐쇄되기도 한단다.
거의 모든 도로가 개방되는 때는 5~9월 정도.
거의라고 한 이유는 여름에도 사정에 따라 개방 안되는 도로도 있기 때문.
도로는 링 로드처럼 포장이 잘 되어있는 경우도 있지만
비포장 도로나 아예 자갈길 수준의 오프로드도 가끔씩 만난다.
(심지어 링 로드도 비포장 도로 구간이 가끔 있었다)


[pickupimage.com 펌] 이번 여행중의 90%는 이런 상황이었다

남한과 거의 같은 면적에 인구는 거의 1/150 수준이고
그나마도 거의 수도권에 80%가 살고 있다보니
수도권을 벗어나서부터는 마주치는 차 한대 보기가 쉽지 않은 정도라서
도로는 거~의 왕복 2차선도로로 되어있고
가끔 다리 같은데서는 한 차선밖에 없는 경우도 많다.
(1차선 다리가 2차선 다리보다 훨씬 많다)
이런 다리에서 양쪽에 서로 건너려는 차가 있는 경우에는
당연히 늦게 도달한 쪽에서 맞은편이 건너길 기다려줘야한다.



다리 길이가 긴 경우에는 다리의 중간중간에
옆으로 피해서 기다릴 수 있는 공간이 있다.



그리고 도로가 수평이 아니고 중앙선을 꼭대기 삼아
양쪽편이 약간 기울어져 내려가 있고
도로 바깥편으로 갈 수록 경사가 커져서
상황에 따라서는 차가 기울어진 거 같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이게 불안하게 느껴지면
다른 차가 없을 때는 그냥 중앙선 밟고 달려도 된다고 한다.
현지인들도 많이 그러는 편이란다.


대충 이런 느낌?

제한 속도는 대체로 시외 국도에서는 시속 90km이고
시내에서는 거의 시속 50km의 제한이 있다.
과속하다 걸리면 제한속도와의 차이에 따라 벌금은 매겨지는데
서구권에서 의례 그렇듯 몇십만원 단위의 벌금을 내게 된다.
찾아본 바에 따르면 한적한 교외에서도 가끔 단속하는 경우가 있다는데
나는 둘째날 이후로는 수시로 과속했음에도 불구하고
다행히도 걸리진 않았던 거 같다. ^^;;;
(단 시내에선 반드시 지켰다)

변덕스러운 날씨와 겨울의 기나긴 어두움때문에 그런지
대낮에도 주행중에는 헤드라이트는 반드시 키는 것이 법으로 정해져 있고
앞차에게 추월을 요청할 때는 헤드라이트를 두번 깜박이고 우측깜박이
뒤차에게 추월을 허용할 때도 역시 우측깜박이를 켠다.
다만 앞서 얘기했듯 거의 왕복2차선이라
추월할 때는 중앙선을 넘기 때문에 시야 확보가 되는 곳에서만 할 것.

그리고 만약 사고가 날 경우, 특히 사람을 치게 되는 경우에는
그 사람이 갑자기 튀어나왔건 자시건 100% 운전자 과실이다.

대충 이정도만 알면 크게 문제가 없을 듯 하다.
설명이 길었네. 다시 여행 얘기로 돌아가자.

차로 출발한지 1시간이 좀 넘어 셀포스(Selfoss) 마을을 지나갈 무렵
시간은 정오를 넘어 한창 점심먹을 시간이 되었다.
그 때 일행분 한분이
"여기서 혹시 KFC 보이면 내가 산다"
라고 하셨다.
아이슬란드는 레이캬비크 외에는 인구가 2000명 넘는 곳도 몇 없어서
프랜차이즈 음식점들을 기대하기 힘들다.
심지어 맥도날드마저도 2009년에 철수했다.
영화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에서 나온 파파존스 피자도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것이기에 욕을 좀 먹었다.
엉? 그런데 그 말이 나온지 10분도 안되서 보이는 커다란 간판은 뭐다?
KFC가 뙇! (어떻게 다른 브랜드도 아니고 마침 KFC가 그 타이밍에;;;)


[구글 스트리트 뷰 펌] 여기서 KFC를 만날 줄이야

운 좋게 만난 KFC에서 점심을 해결하고 다시 1번 국도를 따라 이동.
셀포스 이후로는 마을도 거의 안보인다.
끝없는 초원과 가끔 만나는 강이 전부.
그렇게 1시간여를 더 달리고 나니
깍아지른 절벽과 함께 산 하나가 보이기 시작한다.
바로 2010년에 폭발하여 유럽의 하늘을 마비시켰던
에이야피야틀라외쿠틀(Eyjafjallajökull) 화산.
그리고 그 산의 한 자락에
우리가 가려는 셀리야란즈포스(Seljalandsfoss)가 있다.


셀리야란즈포스에 도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