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9월 26일 금요일

Jin과 Rage의 Croatia & Slovenia 여행기 - 20130621 (4) : 레고 지붕, St. Mark Church

산책로를 잠시 구경한 후 다시 원래 가던 길로 돌아가
성 마르크 성당(Crkva sv. Marka / St. Mark Church)으로 향했다.


언덕 꼭대기에 위치한 성 마르크 성당

성 마르크 성당은 마치 레고 조각으로 만든 것 같은 지붕이 특징.
남쪽 지붕의 왼쪽은 크로아티아, 슬라보니아, 달마티아의 문장 조합,
오른쪽은 자그레브의 문장이 표현되어 있다.


[구글 스트리트 뷰 펌] 성당 바로 왼편 건물이 뭐냐면...

성 마르크 성당으로 오는 길에서
귀에 무전기 이어폰을 착용하고 있는 경호원 같은 사람들이 한둘 보였다.
그래서 이 주변에 뭐가 있나? 궁금했는데...
나중에 찾아보니 크로아티아 대통령 집무실이란다.
가던 길목에 두명, 건물 입구에 한명, 총 3명의 경호원을 못봤다면
이게 그런 중요한 공관인지도 모를 정도.
담은 커녕 비슷하게 생긴 다른 건물들과 뒤섞여 있어
이게 공관이라고는 생각도 못했네.

이제 다시 옐라치치 광장을 향해 언덕을 내려가야겠다.
대신 오던 길과 달리 스톤 게이트(Kamenita vrata / Stone gate) 쪽으로.


노란 건물 아래쪽이 스톤 게이트. 앙증맞은 불 모양 같으니...

과거에는 이 그라데츠 언덕으로 올라올 수 있는 4개의 문이 있었는데

지금은 유일하게 남아 있는 것이 스톤 게이트란다.
다만 스톤 게이트도 1700년대의 화재로 목조 문은 유실되었고
이 때의 화마 속에서 아무런 피해 없이 발견된 성모상때문에
성모의 기적이 일어난 곳이라 여겨져
성모상과 함께 사람들이 기도를 드릴 수 있는 의자들이 놓여있었다.


스톤 게이트 앞의 성 게오르기우스 동상. 기독교 14성인 중의 한 명

10분정도 걸어서 옐라치치 광장으로 돌아왔다.


옐라치치 장군 동상 앞에서

요십 옐라치치(Ban Josip Jelačić)
토미슬라브가 처음 크로아티아를 만들고 1000년 가까이 지난 뒤
19세기 중반에 오스트리아로부터의 독립을 이루어낸 인물.
자그레브 구시가 가장 중심지에 그의 이름을 붙이는 것은 당연할 듯 하다.

옐라치치 광장 한편에는 눈에 띄지 않는 분수가 하나 있다.
바로 이 도시 이름의 근간이 된 우물, 만두셰바츠(Mandusevac)다.
어떤 장군이 이 곳을 지나다가 만다(Manda)라는 여인에게
물을 떠달라(zagrabi 자그라비)고 청했는데,
이 말이 자그레브라는 도시 이름으로 바뀐 것.
(지금도 크로아티아 어로 zagrabi = scoop up 이라나..)


아내님, zagrabi~


분수가 땅 아래를 파서 만들어 둔 형태라 무심코 지나치기 쉽다

해도 저물고 해서 슬슬 숙소로 돌아가야겠다.
그런데 옐라치치 광장에서 숙소방향으로 얼마 걸은 후 만난 공원이
그냥 지나칠 수 없게 아름다워서 휴식을 취할 겸 벤치에 앉았다.





공원 이름은 '니콜라 수비치 즈린스키' 공원.
(Trg Nikole Šubića Zrinskog / Park Nikola Šubić Zrinski)
간략하게 즈리녜바치(Zrinjevac)라고 불린다.
니콜라 수비치 즈린스키는 16세기 오스만 투르크와의 전쟁에서 승리한
크로아티아와 헝가리의 영웅.
(하지만 즈린스키 집안의 최후는 비극적이다.
기껏 지켜낸 땅을 신성 로마제국은 오스만 제국에 돌려주기로 결정하고
이에 분리 독립을 꽤하다가 즈린스키 집안은 멸문을 당한다.)

햇살 뜨거운 낮과는 달리 큰 일교차로 인한 시원한 밤공기에다가
커다란 나무와 분수가 아름다운 공원 속에 있으니 한결 상쾌하다.
거기다 다음날이면 이번 여행의 핵심 중 하나인 플리트비체로 향한다.
들뜬 마음이지만 피곤이 쌓이면 안되니 얼른 잠자리로 향해야겠다.


즈린스키 공원 옆에 있는 Croatian Academy of Sciences and Arts

2014년 9월 18일 목요일

Jin과 Rage의 Croatia & Slovenia 여행기 - 20130621 (3) : Kaptol 언덕과 Gradec 언덕

식사를 하고서는 근처에 있는 자그레브 대성당으로 향했다.
성당으로 향하는데 사제들을 비롯한 행렬이 저쪽에서 걸어온다.
오늘 성당에서 무슨 행사가 있는 건가?





그들이 온 방향으로 얼마 걸어가지 않아 성당 앞에 도착했다.
자그레브 대성당(Zagrebačka Katedrala / Zagreb Cathedral)의 첨탑은
근처 어지간한 곳에서 보일 정도로 높아서 지도 볼 필요 없이 찾기 쉽다.


자그레브 대성당

자그레브 대성당은 지어진지 900년이 넘은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그러나 그동안 여러 재해들의 피해를 입어왔고
성당의 탑은 1880년 지진으로 인해 파괴된 것을 아직도 복원중이다.
성당 앞 한편에는 그 당시에 멈춰버린 커다란 벽시계가 있었다.


화려하고 섬세한 조각들로 장식된 정문


100미터가 넘는 탑은 까마득해서 사진에 담기도 쉽지 않다

관광객들이 자유롭게 드나드는 상황이었지만,
성당 내부에서는 뭔가 의식이 진행되고 있었다.
덕분에 소심한 본인은 성당 내부를 찍지 못했다. -_-;;;
성당 내부의 13세기 프레스코 벽화와 화려한 스테인드 글라스
그리고 규모에 걸맞는 웅장한 분위기의 사진은...
찾아보면 많이 나온다 -_-;;;

아참, 건물 자체가 가진 문화재로서의 가치 외에도
(제단 쪽에는 중세시대 크로아티아 상형문자가 새겨진 벽도 있다)
2차 세계대전 때 나치의 괴뢰정권과 그 이후 유고 연방시절 초기때까지
억압받는 이들을 돕고 독재 정권에 저항하다 죽은
알로이지제 스테피나치(Alojzije Stepinac) 대주교에 대해서
공부하고 가면 더 좋을 듯 싶다.

자그레브 대성당의 수호성인 중에는 성모 마리아가 포함되어있다.
그래서인지 금으로 된 성모상이 성당 앞에 있다.


성모 마리아 상


아래에는 천사상들이 지키고 있다

성당 구경을 마치고 캅톨(Kaptol) 언덕에서
그라데츠(Gradec) 언덕 쪽으로 갔다.
그라데츠 언덕을 올라가면 성 마르크 성당을 만날 수 있다.

언덕을 올라가던 중 13세기에 지어진 로트르슈차크 탑을 먼저 만났다.


로트르슈차크 탑 앞에서 내려다본 자그레브 시내

로트르슈차크 탑(Kula Lotrščak) 앞에는
Strossmartre라고 적힌 간판이 보인다.
우리는 이게 street market의 크로아티아어인가? 생각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전혀 그런 뜻은 아니네.
(당장 street의 크로아티아어가 ulica이니...)
어쨋건, Strossmartre의 정확한 뜻은 여전히 잘 모르지만,
높고 푸른 나무들이 아름다워서 한번쯤 걸어다닐만하다.
이 길의 또다른 이름은 Strossmayer 산책로(Strossmayerovo šetalište)는
1800년대 크로아티아의 정치가이자 성직자인
요십 유라이 스트로스마이어 Josip Juraj Strossmayer의 성을 따온 것.
자그레브 시내에는 Strossmayer 공원도 있다.

여름동안 이곳에서는 많은 무료 공연들이 있는 듯 하니
아래 사이트를 참고하자.
(Ljeto na Strusu = Summer at Stross)


마치 벼룩시장 같은 입구


푸른 잎에 둘러 쌓인 큰 나무들이 쭉쭉 뻗어 있어 아름다운 길

2014년 9월 11일 목요일

Jin과 Rage의 Croatia & Slovenia 여행기 - 20130621 (2) : 수다스런 시골 할며니와의 기차 여행

자그레브로 향하는 기차에 타고보니
자그레브에서 탈 때와는 다르게 빈 방이 보이질 않았다.
그래서 할머니 한분만 있는 방에 앉아도 되겠냐고 물어보고는 합석.

(나도 그렇지만 아내도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말을 잘 거는 사람이 아니라)
처음엔 잠시 조용히 갔지만 얼마후 부터는 할머니가 우리에게 말을 건다.
자기는 크로아티아 사람인데 독일 남부에 있는 자식 집에 갔다가
집으로 돌아가시는 길이시라고 한다.
간단한 신변 잡기 얘기를 나눈 다음에 할머니가 본격적으로 꺼낸 얘기는
"유럽에서 벌들이 많이 사라지고 있는데 한국도 그러냐?"는 거였다 -_-;;;
한국도 벌이 많이 줄었다는 기사를 읽은게 있어 그렇다고 그랬더니
(전자파나 신종 전염병이 원인이 아닐까 추측중이라는 기사는 봤는데)
할머니는 이게 비행기가 너무 많이 날아다녀서 벌에 영향 미친거란다.
(유럽에서는 그런 설이 있는 건가?)
그러고는 '이번이 너희들 마지막 크로아티아 여행이 될지도 모른다'라고...
할머니 그런 무서운 얘기는 하지 말아주세요;;;

재밌게도, 공부하러 이곳저곳 유학도 다니시고 하셨다는 분인데도
(좌석에 올려둔) 내 카메라가 자신을 향해 있는것을 약간 꺼림직해하는
마치 근대 이전의 시골 할머니같은 분이었다.
하지만 당황스럽게도
자신의 똑딱이 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보여주기도 하셨다. -_-

나중에 자그레브에 도착한 뒤 플랫폼에 내린 우릴 보고는
차창 밖으로 몸을 꺼내고 손을 흔들며 작별인사를 해주신다.
(할머니는 자그레브에서 안내리심)
(이틀전에 경험했다시피) 찜통같은 기차안에서 더위를 식히기 위해
아내가 접이식 부채를 꺼내자 그걸 보고는 약간 신기해하셨는데
헤어지고 나서 아내와 둘이서 생각해보니
그 부채 드리고 올 걸 잘못했다 싶었다.

여하간 우선 숙소부터 결정한 뒤, 자그레브를 돌아다녀보자.
내일 플리트비체로 가야하니 역과 버스터미널 근처에서 찾아보자.
책에서 역 근처에 Omladinski Hostel이 소개되어 있기에 여기로 결정.
하지만 2인실로 달라고 했는데 그래서인지 그다지 싼편도 아닌데다가
방은 비좁고 시설도 낡았다. 결정적으로 에어컨도 없네...;;;
그래도 어쩌겠나. 오늘 하루만 견뎌봐야지.

숙소에 짐을 내려놓은 뒤에는 내일이 토요일이고 하니
혹시나 플리트비체로 가는 버스표를 미리 끊어놓기로 했다.
그나마 이 숙소가 갖는 장점은 교통.
자그레브 중앙역은 걸어서 5분, 버스터미널은 걸어서 15분에 갈 수 있다.

버스터미널 (Autobusni Kolodvor Zagreb)에 가서 내일 표을 끊은 뒤
인포센터에 가서 옐라치치 광장으로 가는 방법을 물었다.
옐라치치 광장(Trg Bana Jelačića, Ban Jelačić square)이
자그레브 관광의 중심지이기 때문이다.
버스터미널 앞에서 트램으로 한번에 갈 수 있다고 해서
가판대에 가서 일일권을 사고 트램 탑승.
(트램 표는 트램 정차역 근처 가판대에서 살 수 있다)


자그레브의 트램.
이 차는 비교적 신형이고 이보다는 낡은 트램이 더 많았다

트램 티켓을 찍는 기기 사용법을 몰라 두리번거리고 있으니
어떤 아주머님이 친절하게 알려주신다.
그런데 재밌는 것이 일일권을 매번 탈때마다 찍는게 아니라
처음 한번 찍고 24시간 내에는 다시 안찍어도 된다.
게다가 승무원도 따로 없기 때문에 얼마든지 무임승차도 가능할 듯 했다.
하지만 우리는 착한 여행객이니까
여행 마지막날에 다시 자그레브에 와서도 트램 표를 사야지.

옐라치치 광장에 도착한 후 우선
돌라치 시장(Tržnica Dolac/Dolac Market)쪽에서 저녁식사를 하기로 했다.
역시나 예정에 없던 상황이므로 책에서 추천하는 식당 중에
크로아티아 전통 음식이 괜찮다는 녹투르노(Nokturno)로 고고씽~

좁은 내리막 골목길에 좌석들이 놓여있고
그 가운데 우리의 목적지인 녹투르노가 있었다.


[구글 스트리트 뷰 캡쳐] 이 길 아래쪽에 녹투르노가 있다

건물이 아닌 길 가운데에 좌석이 있다보니
맞는지 아닌지 몰라 두리번거린 뒤,
그 다음엔 자리가 없어서 또 두리번 두리번. -_-;
그래도 다행히 얼마 안지나 자리가 나서 잽싸게 앉았다.
메뉴판을 받았는데 전통 음식이 당췌 어떤건지 모르니 대충 찍었다.
음료는 아내는 오주이스코(Ožujsko) 맥주,
난 세데비타(Cedevita)란게 있길레 시켜봤다.


헐, Cedevita가 물에 녹여먹는 비타민 음료였어 -_-


딱 보기만 해도 치즈 덩어리들

음료가 먼저 나오는데 세데비타가 물에 녹여먹는 비타민인걸 알고 헐~.
마셔봤더니 맛도 닝닝해서 좌절 OTZ
그리고 식사가 나왔는데.... 위에서 보다시피 치즈 덩어리들이다...
사진 오른쪽은 전통 빵이라는 설명을 보고 시킨건데
먹어보니 치즈 덩어리에 밀가루 옷 입혀놓은 느낌이랄까?
사실 하나하나는 괜찮은 맛인데
느끼한걸로만 두개를 시켜서 먹기가 상그러웠다.
종업원한테 추천을 받아볼걸 그랬다. 아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