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6월 10일 일요일

Jin과 Rage의 Malta & Istanbul 여행기 - 20171226 (4) : 오늘도 다시 Cia~o, my friends!

어제는 닫혀 있던 시내 많은 가게들이 오늘은 열고 있다.
식료품 가게인 웸블리 스토어(The Wembley Store)에 가보자.
혹시나 간단하게 조리해먹을 만한 게 있으면
호스텔에서 사들고 가서 저녁으로 해 먹어야지.

별별 파테가 다 있다. 토끼 파테, 오리 파테, 사슴 파테...

아...그런데 웸블리 스토어는 파인 푸드 매장이구나.
덕분에 재밌는 소스나 재료들은 많이 구경했지만
(그리고 지하 와인 매장에서 아내의 눈도 좀 돌아가고...)
정작 우리의 저녁식사용으로 살만한 것은 없었다.
저녁 식사는 그냥 시내 식당에서 사 먹어야겠군.
(또다른 식료품 점을 찾아 헤매기는 귀찮았다. -_-;)

이번에는 쇼핑센터로 가볼까?
몰타는 다른 서유럽 국가들에 비해서는 물가가 싸다보니
옷도 상대적으로 싼 값에 살 수 있다고 한다.
우리가 준비해온 옷에 비해 날씨가 쌀쌀하니
괜찮은 옷 있으면 한두벌 사는 것도 좋지.
그래서 토미 힐피거 매장, 아웃렛 매장, 로컬 브랜드 매장을 들렀는데
...
그런데 싸도 결국 글로벌 브랜드 옷 가격 어디 안 간다.
우리나라에서 사 입는 것보다 10여% 싼 정도?
로컬 브랜드 옷들은 가격적인 면에서는 맘에 들었지만 
대신에 이번에는 디자인이 아내 눈에 차지 않았다.
너무 무난하고 심심한 느낌.
결국 옷 쇼핑도 실패.

점심을 적게 먹었던 탓에 좀 이른 시간이지만 배가 고프다.
가까운 리퍼블릭 광장에 있는
몰타에서 가장 오래된 카페인 코르디나(Caffe Cordina)로 가보자.
그런데...코르디나는 7시면 문 닫는 가게라서 그런지 벌써 폐장 분위기.
(아직 6시도 안되긴 했는데...)
뭔가 우리 발레타랑 원수진 일 있나? -_-;



뭐 오늘은 열고 있는 가게들 많으니
걷다가 눈에 들어오는 가게에 가보자.
...
그러나 역시 결정장애자들인 우리는
정처없이 이 가게 저 가게 기웃거리기만 할 뿐.
그냥 어제 갔던 빈티지 카페 갈까? 거기 피자도 있던데.
가서 어제 그 서버 아저씨 얼굴도 다시 볼 겸.

빈티지 카페도 어제보다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바쁜 와중에도 우리를 본 서버 아저씨는 반갑게 인사했다.
"챠~오, 마이 프렌즈(Ciao, my friends)."
우리에게 오늘도 커피 마시러 왔냐고 묻는 서버 아저씨.
오늘은 커피 말고 피자 한 판 먹으러 왔어요.


이탈리아 피자라기엔 도우도 두껍고 맛은 뭐 그냥저냥...

몰타에 사는 이탈리아 출신들이 많으니 피자 맛은 괜찮지 않을까했다만
아쉽게도 빈티지 카페의 피자 맛은 그냥저냥.
그래도 오늘도 어김없이 일하는 중간중간
유쾌한 웃음과 함께 얘기를 걸어주는 서버 아저씨 덕에
전혀 아쉬움 없이 웃으며 맛없는 피자를 먹을 수 있었다...읭?

우리가 이틀 연속으로 찾아와서 그런지
어제는 그저 장난스러운 넉살이 대부분이었지만
오늘은 아저씨와 나름 대화를 한동안 나누기도 했는데,
얘기하다보니 나름 여러나라에서 다니면서 살았던 데다가
돈에 쫓기는 삶에 대한 회의감까지 보헤미안 기질이 충만하신 듯.


오늘도 서비스로 디저트 빵을 선물받았다

저녁을 먹은 후 버스를 타고 숙소로 돌아왔다.
아직은 밤이 안늦었으니 주변에 바 같은 곳을 갈까 싶었지만
오늘도 우리 둘은 시차 부적응 탓인지 저녁 9시에 이미 꾸벅꾸벅.
그냥 일찍 자고 내일 고조섬으로 일찍 출발하는게 낫겠다.
굿나잇.

2018년 6월 2일 토요일

Jin과 Rage의 Malta & Istanbul 여행기 - 20171226 (3) : 화려한 금빛에 압도되다

임디나에서의 짧은 일정을 마친 후 버스로 발레타에 돌아왔다.
크리스마스였던 전날보다 훨씬 많은 인파가 북적이는 발레타.
이들에게 크리스마스는 가족과 함께 보내는 날인가 보다.



발레타에 도착한 시각은 오후 2시 40분.
성 요한 대성당(Kon-Katidral ta' San Ġwann / St. John's Co-cathedral) 개관 시각은 4시까지이니 얼른 성당으로 가야겠다.

역시나 오늘은 성당이 많은 관광객으로 북적였다.
표를 구매할 때 출신 국가를 물어보는데
마침 우리 옆줄의 아가씨도 한국에서 왔다고 답했다.
한국인 보기 드문 몰타임에도 불구하고
역시나 이 성당에서는 핵심 관광지답게 한국인을 만나게 되는구나.
(그리고 이 아가씨와 며칠 뒤 또 만나게 될 줄은 이 때는 몰랐지...)

비록 영어이긴 하지만 오디오 가이드는 무료로 빌려준다.
하지만 과연 내가 얼마나 알아 들을 수 있으려나...
뭐 그래도 없는 것 보다는 훨씬 낫겠지.

마지막으로 백팩은 앞으로 고쳐 멘 다음 입장~
그리고 성당 내부로 들어선 우리에겐 정말 놀라운 광경이 펼쳐졌다.


이제 내부에 한걸음 들였을 뿐인데 벌써부터 눈부시다



실내 전체가 온통 금빛으로 보일 정도의 금박 장식들과
천장을 빼곡히 채운 프레스코화 등,
밋밋한 바깥 모습과는 정말 극적으로 대비되는 실내는
이 곳이 세계에서 가장 화려한 성당중 하나로
괜히 꼽히는 것이 아님을 보여주었다.
세비야 대성당이나 밀라노 두오모 성당 등을 가봤던 아내도
이렇게 화려한 성당은 처음이라며 놀라워했다.



천장을 가득 채운 프레스코화들은 성당의 이름에 걸맞게
세례자 요한(St. John the Baptist)의 일생을 그린 것으로
임디나에서도 봤던 마티아 프레티(Mattia Preti)의 작품이다.
(세레자 요한에게 헌정된 성당인 이유는
몰타 기사단의 또 다른 이름이
성 요한 기사단(Order of St. John)이라는 것에서 알 수 있다.)


중앙 제단


몰타 기사단 십자가는 흔히 보던 것과 형태가 다르다

본당의 양 측면에는
성모 마리아에게 헌정된 곳과 행정 구역들의 이름이 붙은 8개 등
총 9개의 소예배당(chapel)이 있다.










성구 보관실

이제 마지막으로 이 성당의 또다른 자랑거리인
예배실(oratory)에 전시된 카라바조(Caravaggio)의 그림을 보러 가자.

서양 미술사에서 중요한 지위를 가진 미켈란젤로가 2명있는데
한명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르네상스 시대의 대표적 미술가인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Michelangelo Buonarroti)이고
나머지 한명이 카라바조라고 불려지는
미켈란젤로 메리시(Michelangelo Merisi)인데
그는 르네상스 시대를 끝내고 바로크 시대를 연 것으로 평가받는다.
예술가의 지위가 극상승했던 두 시대의 주인공이 모두 미켈란젤로인 셈.
바로크 시대의 미켈란젤로가 본인의 이름 대신에
그의 고향인 카라바조로 불려지는 이유는 명확하지 않은데
이 두 명의 활동기간이 몇십년 차이 나지 않기 때문에
구분하기 위해서 그런 것이 아니었을까?
(그의 서명이 있는 유일한 작품인 '세례자 요한의 참수'에는
미켈란젤로(Michelang.o)라고 되어있다.)

다만 카라바조는 역대급 망나니였던 이유로
20세기 이전에는 거의 언급되지 않기도 했다.
(수많은 폭행 사건과 아동 강간을 저지르기도 했고 살인 전과도 있었다.
그리고 그가 살인죄 때문에 도피생활했던 곳들 중의 하나가 몰타였다.)


다들 일시 정지된 것 처럼 그림을 보고 있었다


카라바조의 걸작 중 하나인 '세례자 요한의 참수'

카라바조(와 바로크 시대) 그림의 특징은
르네상스 시대 그림과 같은 화려한 색감 대신
어두운 배경과 밝은 중심인물의 극단적인 명암 대비로
작품 내 주요 부분을 부각시키는 것.
또한 한 곳에만 붉은 색을 사용하여 강렬함을 배가시켰다고 한다.




같이 전시된 카라바조의 다른 그림들

1시간 넘게 걸려 성당 구경을 마쳤다.
다시 발레타 시내로 나가보자.

2018년 5월 22일 화요일

Jin과 Rage의 Malta & Istanbul 여행기 - 20171226 (2) : Mdina의 전망을 감상하라고 라자냐는 늦게 나왔나보다

임디나(Mdina)는 고대에서 중세시대까지는 수도 역할을 했다.
그러다보니 내부의 길들은 방어를 위한 목적으로
(앞이 제대로 보이지 않도록) 좁고 구불구불해서
주요 길 몇개를 제외하고는 차도 다닐 수 없다.
(예전에는 임디나 성에 차량진입 자체가 불가능했으나
지금은 주민들의 허락을 받고 가능해졌다고 한다.)


이정도면 임디나에서는 넓은 길이다


때때로 마차와 차가 서로 마주쳐 서로 조심스레 비켜다니기도 한다


작은 고성이지만 임디나에는 여전히 100여 가구 정도가 살고 있다

금강산도 식후경. 12시가 넘었으니 점심부터 먹어야지.
우리의 목적지는 폰타넬라 티 가든(Fontanella Tea garden).
북쪽 성곽에 위치해서 아름다운 경치로도 유명한 곳이다.


가게 이름의 기원은
이곳에서 발견된 17세기 분수(Fontanella)로부터 유래했다

폰타넬라 티 가든에 도착했더니 역시나 사람이 많다.
야외석에는 자리가 좀 있었지만 바람이 워낙 많이 불어서
어떻게든 실내에 앉아야겠다.

용케 빈자리를 구하고 앉았으나...
손님이 워낙에나 많아서 바쁜 것인지
몇번을 불러도 서버들이 주문을 받으러 오질 않는다. -_-;
어쨋건 겨우겨우 마실 것과 라자냐를 주문 성공.
이제 좀 여유를 갖고 전망을 즐겨볼까?


멀찌감치 바닷가까지 다 보인다. 오른쪽이 발레타 방향


벽이 통유리라서 실내에서도 전망을 즐길 수 있다

카페의 테라스에서 전망을 둘러보니
왜 임디나가 과거에 수도였는지를 알 수 있었다.
임디나는 고지대가 별로 없는 몰타에서 높은 편에 속하는 데다가
별로 크지 않은 섬의 한복판이다보니
이 곳에서 몰타 섬 전체의 감시가 가능한 것이다.

그나저나 주문을 한 지 한참 됐는데도 라자냐가 나올 생각을 않는다.
중간중간 서버에게 물어봤지만 곧 나온다는 얘기 뿐.


주문하고 30분이 지나서야 겨우 만난 라자냐

드디어 나온 라자냐.
불만이 쌓였던지라 맛도 별로면 기분을 망칠까봐 걱정했다만
다행히도 우려했던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기본적으로 느끼하거나 짜지 않은 점도 좋았고
흔하게 먹어본 라자냐들과는 달리 치즈가 녹아있지 않아서
진득한 대신 포슬하게 씹히는 치즈 식감이 재밌었다.
마치 라자냐가 아니라 미트 파이를 먹는 느낌이랄까?

이 좋은 곳에서 식사만 하고 갈 수 있나.
폰타넬라의 자랑 중 하나인 초코 케익도 먹자.


초코 케익은 언제나 진리지

배를 채웠으니 성 바오로 대성당(St. Paul Cathedral)으로 가보자.
몰타는 사도 바오로와 인연이 깊은데
사도 바오로가 순교전에 로마로 압송 당하던 중
폭풍을 만나 배가 난파되면서 몰타에 얼마간 머물렀다.
그리고 전설에 따르면, 사도 바오로는
그 당시 몰타의 로마 총독이었던 보블리오의 부친의 병을 치료했고
이에 감화한 보블리오의 개종을 시작으로 몰타에 기독교가 전파되었다.
(실제로 보블리오는 몰타 최초의 주교였고
후에 순교하며 성 보블리오(St. Publius)로 추대되었다.)
이러한 인연으로 사도 바오로는 몰타의 수호성인으로 여겨지고 있으며
몰타의 여러 지명에서 바오로의 이름을 볼 수 있다.


성 바오로 대성당

입장 티켓을 사고 먼저 성당 옆의 박물관부터 들렀다.
박물관에는 2000년 된 동전들, 렘브란트의 판화 등도 있지만
우리의 눈길을 끈 것은 화려한 금/은 세공품들.


엄청난 크기의 은 세공품





화려한 세공품들이 분명 좋은 볼거리지만
반면에 이 금/은을 위해 얼마나 많은 착취가 이뤄졌을지 생각하면
마냥 아름답게 보기에는 씁쓸한 기분도 든다.

10여분의 짧은 박물관 투어 후 이제는 본당을 구경할 차례.
성 바오로 대성당은 두번이나 재건축된 기구한 팔자가 있는데
성 보블리오의 집터에 지었던 성모에게 헌정되었던 성당이
9세기에 이슬람의 침략으로 파괴되었고
13세기에 지금의 이름으로 지어졌지만
이번에는 17세기에 있었던 대지진으로 다시 무너졌다.
지금의 성당은 몰타의 바로크 양식 건축가인
로렌조 가파(Lorenzo Gafà)에 의해 1702년에 다시 지어진 것.
그나마 다행히 제단의 뒤편은 지진의 피해를 받지 않았던지라
바로크 시대 화가 마티아 프레티(Mattia Preti)의 그림들인
위쪽의 프레스코화 '사도 바오로의 난파(St. Paul's shipwreck)'와
벽면의 '사도 바오로의 개심(Conversion of St Paul)'은 살아남았다.


제단 뒤편에 마티아 프레티의 그림들이 있다






빈틈없이 바닥을 채운 석관묘들


예배실에 전시된 마티아 프레티의 다른 작품들.
마티아 프레티가 몰타 기사단원이기도 했기 때문인지
몰타의 주요 교회들에 그의 작품들이 남아있다

성당은 전체적으로 보수가 너무 잘된 탓(?)인지
너무나 말끔한 느낌이 많이 나는지라
오래된 성당의 분위기는 느끼기 어려워서 아쉬웠다.

뭐...이제 발레타로 돌아가서 들를
세상에서 가장 화려한 성당으로 꼽히는 성 요한 대성당에서
그 아쉬움이 덜어지길 기대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