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였던 전날보다 훨씬 많은 인파가 북적이는 발레타.
이들에게 크리스마스는 가족과 함께 보내는 날인가 보다.
발레타에 도착한 시각은 오후 2시 40분.
성 요한 대성당(Kon-Katidral ta' San Ġwann / St. John's Co-cathedral) 개관 시각은 4시까지이니 얼른 성당으로 가야겠다.
역시나 오늘은 성당이 많은 관광객으로 북적였다.
표를 구매할 때 출신 국가를 물어보는데
마침 우리 옆줄의 아가씨도 한국에서 왔다고 답했다.
한국인 보기 드문 몰타임에도 불구하고
역시나 이 성당에서는 핵심 관광지답게 한국인을 만나게 되는구나.
(그리고 이 아가씨와 며칠 뒤 또 만나게 될 줄은 이 때는 몰랐지...)
비록 영어이긴 하지만 오디오 가이드는 무료로 빌려준다.
하지만 과연 내가 얼마나 알아 들을 수 있으려나...
뭐 그래도 없는 것 보다는 훨씬 낫겠지.
마지막으로 백팩은 앞으로 고쳐 멘 다음 입장~
그리고 성당 내부로 들어선 우리에겐 정말 놀라운 광경이 펼쳐졌다.
이제 내부에 한걸음 들였을 뿐인데 벌써부터 눈부시다 |
실내 전체가 온통 금빛으로 보일 정도의 금박 장식들과
천장을 빼곡히 채운 프레스코화 등,
밋밋한 바깥 모습과는 정말 극적으로 대비되는 실내는
이 곳이 세계에서 가장 화려한 성당중 하나로
괜히 꼽히는 것이 아님을 보여주었다.
세비야 대성당이나 밀라노 두오모 성당 등을 가봤던 아내도
이렇게 화려한 성당은 처음이라며 놀라워했다.
천장을 가득 채운 프레스코화들은 성당의 이름에 걸맞게
세례자 요한(St. John the Baptist)의 일생을 그린 것으로
임디나에서도 봤던 마티아 프레티(Mattia Preti)의 작품이다.
(세레자 요한에게 헌정된 성당인 이유는
몰타 기사단의 또 다른 이름이
성 요한 기사단(Order of St. John)이라는 것에서 알 수 있다.)
몰타 기사단의 또 다른 이름이
성 요한 기사단(Order of St. John)이라는 것에서 알 수 있다.)
중앙 제단 |
성모 마리아에게 헌정된 곳과 행정 구역들의 이름이 붙은 8개 등
총 9개의 소예배당(chapel)이 있다.
성구 보관실 |
이제 마지막으로 이 성당의 또다른 자랑거리인
예배실(oratory)에 전시된 카라바조(Caravaggio)의 그림을 보러 가자.
서양 미술사에서 중요한 지위를 가진 미켈란젤로가 2명있는데
한명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르네상스 시대의 대표적 미술가인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Michelangelo Buonarroti)이고
나머지 한명이 카라바조라고 불려지는
미켈란젤로 메리시(Michelangelo Merisi)인데
그는 르네상스 시대를 끝내고 바로크 시대를 연 것으로 평가받는다.
예술가의 지위가 극상승했던 두 시대의 주인공이 모두 미켈란젤로인 셈.
바로크 시대의 미켈란젤로가 본인의 이름 대신에
그의 고향인 카라바조로 불려지는 이유는 명확하지 않은데
이 두 명의 활동기간이 몇십년 차이 나지 않기 때문에
구분하기 위해서 그런 것이 아니었을까?
(그의 서명이 있는 유일한 작품인 '세례자 요한의 참수'에는
미켈란젤로(Michelang.o)라고 되어있다.)
다만 카라바조는 역대급 망나니였던 이유로
20세기 이전에는 거의 언급되지 않기도 했다.
(수많은 폭행 사건과 아동 강간을 저지르기도 했고 살인 전과도 있었다.
그리고 그가 살인죄 때문에 도피생활했던 곳들 중의 하나가 몰타였다.)
다들 일시 정지된 것 처럼 그림을 보고 있었다 |
카라바조의 걸작 중 하나인 '세례자 요한의 참수' |
카라바조(와 바로크 시대) 그림의 특징은
르네상스 시대 그림과 같은 화려한 색감 대신
어두운 배경과 밝은 중심인물의 극단적인 명암 대비로
작품 내 주요 부분을 부각시키는 것.
또한 한 곳에만 붉은 색을 사용하여 강렬함을 배가시켰다고 한다.
같이 전시된 카라바조의 다른 그림들 |
1시간 넘게 걸려 성당 구경을 마쳤다.
다시 발레타 시내로 나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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