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5월 22일 화요일

Jin과 Rage의 Malta & Istanbul 여행기 - 20171226 (2) : Mdina의 전망을 감상하라고 라자냐는 늦게 나왔나보다

임디나(Mdina)는 고대에서 중세시대까지는 수도 역할을 했다.
그러다보니 내부의 길들은 방어를 위한 목적으로
(앞이 제대로 보이지 않도록) 좁고 구불구불해서
주요 길 몇개를 제외하고는 차도 다닐 수 없다.
(예전에는 임디나 성에 차량진입 자체가 불가능했으나
지금은 주민들의 허락을 받고 가능해졌다고 한다.)


이정도면 임디나에서는 넓은 길이다


때때로 마차와 차가 서로 마주쳐 서로 조심스레 비켜다니기도 한다


작은 고성이지만 임디나에는 여전히 100여 가구 정도가 살고 있다

금강산도 식후경. 12시가 넘었으니 점심부터 먹어야지.
우리의 목적지는 폰타넬라 티 가든(Fontanella Tea garden).
북쪽 성곽에 위치해서 아름다운 경치로도 유명한 곳이다.


가게 이름의 기원은
이곳에서 발견된 17세기 분수(Fontanella)로부터 유래했다

폰타넬라 티 가든에 도착했더니 역시나 사람이 많다.
야외석에는 자리가 좀 있었지만 바람이 워낙 많이 불어서
어떻게든 실내에 앉아야겠다.

용케 빈자리를 구하고 앉았으나...
손님이 워낙에나 많아서 바쁜 것인지
몇번을 불러도 서버들이 주문을 받으러 오질 않는다. -_-;
어쨋건 겨우겨우 마실 것과 라자냐를 주문 성공.
이제 좀 여유를 갖고 전망을 즐겨볼까?


멀찌감치 바닷가까지 다 보인다. 오른쪽이 발레타 방향


벽이 통유리라서 실내에서도 전망을 즐길 수 있다

카페의 테라스에서 전망을 둘러보니
왜 임디나가 과거에 수도였는지를 알 수 있었다.
임디나는 고지대가 별로 없는 몰타에서 높은 편에 속하는 데다가
별로 크지 않은 섬의 한복판이다보니
이 곳에서 몰타 섬 전체의 감시가 가능한 것이다.

그나저나 주문을 한 지 한참 됐는데도 라자냐가 나올 생각을 않는다.
중간중간 서버에게 물어봤지만 곧 나온다는 얘기 뿐.


주문하고 30분이 지나서야 겨우 만난 라자냐

드디어 나온 라자냐.
불만이 쌓였던지라 맛도 별로면 기분을 망칠까봐 걱정했다만
다행히도 우려했던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기본적으로 느끼하거나 짜지 않은 점도 좋았고
흔하게 먹어본 라자냐들과는 달리 치즈가 녹아있지 않아서
진득한 대신 포슬하게 씹히는 치즈 식감이 재밌었다.
마치 라자냐가 아니라 미트 파이를 먹는 느낌이랄까?

이 좋은 곳에서 식사만 하고 갈 수 있나.
폰타넬라의 자랑 중 하나인 초코 케익도 먹자.


초코 케익은 언제나 진리지

배를 채웠으니 성 바오로 대성당(St. Paul Cathedral)으로 가보자.
몰타는 사도 바오로와 인연이 깊은데
사도 바오로가 순교전에 로마로 압송 당하던 중
폭풍을 만나 배가 난파되면서 몰타에 얼마간 머물렀다.
그리고 전설에 따르면, 사도 바오로는
그 당시 몰타의 로마 총독이었던 보블리오의 부친의 병을 치료했고
이에 감화한 보블리오의 개종을 시작으로 몰타에 기독교가 전파되었다.
(실제로 보블리오는 몰타 최초의 주교였고
후에 순교하며 성 보블리오(St. Publius)로 추대되었다.)
이러한 인연으로 사도 바오로는 몰타의 수호성인으로 여겨지고 있으며
몰타의 여러 지명에서 바오로의 이름을 볼 수 있다.


성 바오로 대성당

입장 티켓을 사고 먼저 성당 옆의 박물관부터 들렀다.
박물관에는 2000년 된 동전들, 렘브란트의 판화 등도 있지만
우리의 눈길을 끈 것은 화려한 금/은 세공품들.


엄청난 크기의 은 세공품





화려한 세공품들이 분명 좋은 볼거리지만
반면에 이 금/은을 위해 얼마나 많은 착취가 이뤄졌을지 생각하면
마냥 아름답게 보기에는 씁쓸한 기분도 든다.

10여분의 짧은 박물관 투어 후 이제는 본당을 구경할 차례.
성 바오로 대성당은 두번이나 재건축된 기구한 팔자가 있는데
성 보블리오의 집터에 지었던 성모에게 헌정되었던 성당이
9세기에 이슬람의 침략으로 파괴되었고
13세기에 지금의 이름으로 지어졌지만
이번에는 17세기에 있었던 대지진으로 다시 무너졌다.
지금의 성당은 몰타의 바로크 양식 건축가인
로렌조 가파(Lorenzo Gafà)에 의해 1702년에 다시 지어진 것.
그나마 다행히 제단의 뒤편은 지진의 피해를 받지 않았던지라
바로크 시대 화가 마티아 프레티(Mattia Preti)의 그림들인
위쪽의 프레스코화 '사도 바오로의 난파(St. Paul's shipwreck)'와
벽면의 '사도 바오로의 개심(Conversion of St Paul)'은 살아남았다.


제단 뒤편에 마티아 프레티의 그림들이 있다






빈틈없이 바닥을 채운 석관묘들


예배실에 전시된 마티아 프레티의 다른 작품들.
마티아 프레티가 몰타 기사단원이기도 했기 때문인지
몰타의 주요 교회들에 그의 작품들이 남아있다

성당은 전체적으로 보수가 너무 잘된 탓(?)인지
너무나 말끔한 느낌이 많이 나는지라
오래된 성당의 분위기는 느끼기 어려워서 아쉬웠다.

뭐...이제 발레타로 돌아가서 들를
세상에서 가장 화려한 성당으로 꼽히는 성 요한 대성당에서
그 아쉬움이 덜어지길 기대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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