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2월 18일 일요일

Jin과 Rage의 臺北 가족 여행기 - 201701001 (3) : 十分의 천등이 가족 모두의 바램을 이루어주기를

차를 타고 가던 중 대시보드가 눈에 들어왔다.
대시보드 커버 한 구석에 가오나시 캐릭터가 있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때문에 지우펀(九份)을 가는 사람이 많으니
이런 사소한 것도 신경을 썼나보다.
아 물론 기사 아저씨가 만화 팬일 수도 있긴 하지.


오늘이 일요일이라 그런지 스펀으로 가는 길도 중간중간 막힌다.
역시나 억지로 스펀 폭포를 고집했다간 일정이 꼬였겠다.

1시간 좀 넘어 스펀 기차역에 도착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과 스펀의 상징인 천등들도 보이기 시작했다.


기차길 곳곳에서 사람들이 천등을 날리고 있었다

스펀에 오긴 했지만 사실 직접 천등 날릴 생각은 별로 없었는데
천등 가게에서 호객행위를 하니 부모님께서 우리도 해보자고 하신다.
그래서 우리도 아버지부터 천등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


아버지는 붓을 아내에게 건네주었고
받고나서 망설이던 아내는 부모님의 부추김으로 받고는
가족들 캐리커처 그림으로 한 면을 채웠다.


아내가 그림을 완성하고 어머니가 붓을 이어받을 때
갑자기 주변이 소란스러워지며 사람들이 피신을 했다.
기차가 지나갈 시간이 되었구나.
우리도 얼른 선로 옆으로 피하자.

기차가 코 앞에서 지나간다

기차가 지나간 후 다시 어머니가 붓을 드셨다.


이제 천등의 남은 한 면은 나와 동생이 같이 채우자


네 면을 모두 채운 후 기념 사진을 찍고
등에 불을 붙여서 띄워보냈다.


천등은 생각보다 빠른 속도로 날아갔다.
가족들끼리 서로를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서였을까?
어째보면 참 별 거 아닌 과정인데
등을 날려 보낸 후 가족들의 표정이 밝고 즐거워 보인다.
아내와 둘이서 왔으면 하지 않았을 것 같은데
여럿이서 같이 하는 재미가 확실히 있는 것 같다.

천등을 날린 후 택시 기사님이 우리를 스펀 역 맞은 편으로 이끌었다.
사람들 틈을 비집고 앞장선 기사님이 안내한 곳은 이 곳의 명물,
류거샤오카오지취바오판(溜哥燒烤雞翅包飯)의 닭날개 볶음밥.



뼈를 발라낸 닭날개 속을 볶음밥으로 채운 이 요리는
간편하게 먹기 좋은 길거리 음식이 되겠다.
진리의 치느님과 볶음밥의 만남이니 맛은 보장되겠지.
맛은 매운 김치 취두부 맛과 순한 햄계란 맛 두 가지인데
(한국인이 얼마나 많이 오길레 김치 취두부 맛이 있는 걸까?)
우리가 갔을 때에는 매운 맛이 동나서 순한 맛만 먹어야겠다.
그런데...
의외로 맛이 밋밋해서 꼭 먹어봐야할 것인지는 모르겠다.
매운 맛을 먹어 볼 수 있었으면 평가가 달라질 수 있을까?

닭날개 볶음밥을 먹고 기차역을 나서려는데 간판 하나가 눈에 띄었다.
영어로 타이완 버거, 한글로 고기만두라고 적힌 사진속의 음식이
나가사키 여행 때 봤던 가쿠니만쥬(角煮まんじゅう)와 너무나 닮았다.
나가사키 음식이 차이나 타운 영향을 많이 받았다는 증거가 되려나?

스펀 역에서 본 타이완 버거

[nagasaki-airport.jp 펌] 가쿠니만쥬

스펀 역을 벗어난 후에는 지우펀으로 향할 줄 알았는데
이번엔 택시 기사님이 우리를 징안교(靜安橋)로 이끌었다.
출렁이는 현수교에서 보는 푸른 계곡의 경치가 예쁘긴 하네.
건너편에는 낡은 마을이 보이는데 아마도 예전 탄광촌의 잔재겠지.



지금까지 다니는 동안 기사님은 자기가 가지고 온 카메라로
곳곳에서 우리 가족의 인증샷을 찍어주셨다.
우리에게 추억을 남기는 선물도 되겠고
아마도 손님들을 제대로 모시고 다녔다는 증빙용이기도 하겠지?
징안교에서 몇장을 사진을 찍은 후에는
차량 앞과 안에서 마지막 사진이라며 한장씩 찍었다.

차량 내 사진은 기사님이 조리개를 조이지 않고 찍어서
초점이 앞쪽만 맞고 뒤쪽은 날아갔네

이제 마지막 목적지 지우펀으로 가자.
스펀에서 지우펀까지 다시 차로 40여분을 가야한다.

2018년 2월 17일 토요일

Jin과 Rage의 臺北 가족 여행기 - 201701001 (2) : 30년만에 다시 찾은 野柳地質公園

바닷가로 빠져나와 예류 지질공원(野柳地質公園)으로 갈 수록
차들이 많고 정체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30년전이나 지금이나 역시 예류는 타이페이 근교의 대표적인 관광지.
그런데 30년 전에 왔을 때엔 어리기도 했지만 워낙 날씨가 안좋았어서
비바람 거센 바닷가의 추운(1월이었다) 날씨 만이 머리속에 남았었다.

30년전 예류의 비바람은 초딩 5년차에겐 너무나 거셌다

반면에 오늘은 날씨가 좋아도 너무 좋아서 문제.
어제 낮에도 그랬듯이 찜통 더위가 우리를 힘들게 했다.

그늘도 하나 없으니 땀은 엄청 흘리겠구나

너무 더워서 많이 힘들게 예상되는지라
부모님은 그나마 그늘이 있는 공원 초입에서 쉬고 계시기로 하고
아내, 동생과 셋이서만 안으로 들어갔다.

예류 지질공원의 버섯머리 기암괴석들

나는 희미하게나마 몇몇 장소들이 기억났지만
동생은 하나도 생각나는 게 없단다.
어째 집에 남아 있는 사진에서도 나만 사진이 있고
동생은 여기서 찍은 게 하나도 없는 걸 보면
춥다고 아예 동생은 못나오게 했었을 지도 모르겠다.

30년전에 찍었던 하트 바위에서

이번엔 아내와 동생을 모델로 찍어보자

낙타 머리 모양

예류 지질공원의 많은 기암괴석 중에서도
단연 인기스타가 따로 있으니 그것은 바로 여왕머리 바위.
20여년 정도 밖에 남지 않은 수명때문인지
유달리 여기서 사진을 찍기 위해 줄을 선 사람들이 많다.
줄이 엄청 긴 건 아니었지만
사진 찍자고 2~30분을 무더위 속에서 기다리고 싶지는 않으니
멀리서 사진이나 한 번 찍고 지나가자.
어쨋건 우린 없어지기 전에 봤잖아?


망원렌즈가 있으니 이용을 해야지

예류 지질공원은 바다쪽으로 길게 뻗은 반도라서
기암 괴석이 아니라도 좋은 경치를 가지고 있다.
타박타박 걸어가며 바다바람을 맞으면 좀 시원...은 무슨. 덥다. -_-
결국 우리는 어느정도 걸어가다가 공원내 카페에서 멈추고
버블티 하나씩 사들고는 부모님이 기다리고 계신 쪽으로 돌아왔다.
어짜피 기사님과 약속한 한시간이 벌써 다 되기도 했네.

덥지만 않으면 저기 끝 절벽까지 가보겠다만...

부모님과 만나서 다시 주차장으로 돌아왔다.
우리 마실 거는 아까 사왔다보니
공원 입구 근처에서 부모님 드실 차를 샀는데
아주머니가 맛있다면서 권한게 되려 밋밋한 맛이라서 실패했다.

아지메...맛있다면서요...차가 닝닝해...

기사님을 다시 만난 다음 이제 스펀(十分)으로 갈 차례.
그런데 기사님이 잠깐만 스케줄 문제로 얘기할 게 있다고 한다.
예약할 때 예류스펀스펀 폭포지우펀(九份)을 얘기했는데
스펀 폭포 입장이 4시반까지라서 시간 맞추기가 힘들다는 것.
(예류에서 출발할 때가 이미 3시15분이었다.)
처음엔 스펀 폭포를 일정에 넣기는 했지만
어머니가 힘들어하시는 걸 보니 아무래도 신경이 쓰여서
우리도 흔쾌히 일정에서 빼겠다고 답했다.

그럼 이제 스펀으로 출발~
예류에서 스펀까지는 차로 1시간 거리다.

2018년 2월 13일 화요일

Jin과 Rage의 臺北 가족 여행기 - 201701001 (1) : 정신은 없었어도 맛 만은 진짜였던 海龍珠活海鮮

둘째날 아침이 되었다.
어제 오후부터 내내 숙소에서 계속 쉬었던 덕인지
어머니 컨디션도 조금은 괜찮아지신 것 같다.
오늘 아침 식사는 어제 까르푸에서 사온 컵라면.


이름이 무려 만한전석(滿漢全席)을 연상시키는 만한대찬(滿漢大餐).
소고기 육개장 비슷한 맛에 고기 건더기가 많아서 다들 맛있어했다


짜장라면 같은 이 라면은 좀 짜서 별로...

어제 훠궈에 이어 컵라면과 (역시 까르푸에서 사온) 인스턴트 밀크티까지
아버지도 먹거리는 계속해서 만족스러워 하시는 것 같다.
(아참 곱창 국수는 별로라고 하셨지...)

아침 식사 후에는 어제 어머니만 구경 못했던 까르푸 구경을 할 겸
시먼딩 근처의 85도씨 소금커피 카페를 가기로 했다.
타이페이 관광 안내 책을 찾아보면 늘 까르푸가 소개되서 의아했는데
간단한 먹거리나 선물 사기도 좋고 24시간 운영이다보니
결국은 우리도 자주 찾아가게 되더라.

까르푸를 간단히 둘러보면서 몇가지 먹거리를 더 산 후
시먼딩 쪽으로 걸어가 85도씨 카페에 도착했다.
아직은 아침이라 그나마 어제 낮만큼 걷기에 덥지는 않네.



가게가 작아서 앉을 자리가 얼마 없었는데
다행히 얼마 기다리지 않고 운좋게 5자리를 구했다.
이제 커피를 주문하자.
메뉴판에 떡하니 적혀있는 Sea salt(海岩) 커피.
커피에 소금이라니 도저히 상상이 안된다만
오히려 그 호기심 때문에 가족들 모두 와보고 싶게 했다.
역시 우리 가족에게는 음식이 최고의 미끼......



소금 커피는 라떼 스타일로 나왔다.
그리고 한모금 마셔보니...야...이거 별미인데?
짭짤한 소금맛이 라떼의 단 맛을 살려준다. 그야말로 단짠의 정석.
솔티드 카라멜이나 수박에 소금쳐서 먹는 걸 생각하면 되겠다.
게다가 소금기가 고소함도 더 살려주는 듯도 하다.
가족들 모두 맛보면서 매력 있다는데 동의.
85도씨 카페는 체인점이라 대만 곳곳에 많이 있으니
어디든 보이는 데로 가보길 추천한다.

커피를 마시고는 다시 숙소로 돌아갔다.
오늘 오후는 택시 투어로 타이페이 외곽의
예류(野柳), 스펀(十分), 지우펀(九份)을 다닐 예정이다.
대만은 한국의 국제면허증으로 렌터카를 빌릴 수가 없기 때문에
(대만 현지 면허증을 별도로 취득해야하는 귀찮은 과정이 필요하다)
자유여행객이라 해도 택시투어를 많이 이용하는 편이다.
택시투어는 8시간짜리 전일 투어와 4시간짜리 반나절 투어가 가능한데
예약할 때 우리가 저녁에 지우펀으로 갈 계획을 얘기하니
택시투어 회사에서 12시 출발 8시 종료로 추천을 해주더라.

숙소에서 잠시 쉬다가 11시 50분 쯤 되니 밴 한대가 도착한게 보였다.
이제 출발합시다~
첫 목적지는 예류 근처의 식당 하이롱주 훠하이시엔(海龍珠活海鮮).
(어째 오전 내내 먹는 얘기만 계속 나오는데 신경 쓰지 말자.)




숙소에서 출발해서 50분쯤 지나 식당 앞에 도착했다.
큰 식당이지만 단체 관광객들도 많이 와서 입구가 상당히 번잡하다.
아내가 얼른 가서 번호표를 받았는데 50번대.
그런데 우리 택시기사 아저씨도 따로 들어가시더니 번호표를 받아온다.
아내에게 몇번을 받았냐고 물어보시며 보여주시는데 5번.
...
택시기사 아저씨도 어이없어하며 웃더라.
투어 가이드 쪽에 뭔가 프리미엄이 있는 거겠지하고 이해하련다.
까딱했다간 한시간은 기다릴 뻔.

몇분 기다리자 우리 차례가 되어 들어갔다.
기사 아저씨께도 같이 식사하길 권했지만
손님 모시고 오면 자기는 가게에서 따로 식사를 준다고 사양하셨다.

메뉴판에 한국어가 적혀는 있지만 번역기를 돌렸는지 뭔가 어색하다.
하지만 우리가 먹으려고 생각한 메뉴를 주문하기엔 어렵지 않았다.
시아쏭(蝦鬆)과 물고기 갈비튀김인 유빠이치(魚排刺)를 주문하고
탄수화물을 위한 볶음밥과 반찬 삼을 야채 요리까지 추가해서 주문 완료.


새우와 양파등 볶은 것을 양상추와 밀전병에 싸먹는 시아쏭

볶음밥은 양이 많으므로 주문할 때 주의해야한다

갈비만 남긴 생선 튀김, 유빠이치

사람이 많아서 시끌시끌하고 복잡한지라
밥이 귀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모를 상황이었지만...
그래도 맛있다!
시아쏭은 새우의 고소함과 양파 단 맛의 조화도 좋지만
이를 아삭한 양상추에 싸서 시원한 맛이 더하니 더더욱 좋다.
다만 밀전병은 개인적으로 뭔가 맛을 가로막는 느낌이 나서
빼내고 양상추만 싸먹게 되더라.
그리고 앙상한 갈비만 있어서 뭔맛일까 싶은 유빠이치도
튀김과 뼈에 붙은 건 다 맛있다는 진리를 확인시켜줬다.
분명히 먹기 불편한데 계속 애를 쓰고 발라먹게 된다.
볶음밥과 야채요리도 괜찮았지만 이 둘이 확실히 인상적이다.
부모님도 맛있게 드셨다니 대성공.
5명이 배불리 먹은 식사의 가격은 불과 830 TWD (약 3만원).
다른 건 몰라도 대만의 식당 물가는 확실히 우리보다 싸다.

식사가 끝날 무렵에는 후식으로 조그만 아이스캔디를 준다.
이건 뭐 맛이 별로지만 식사를 싼 값에 맛있게 했잖아?



든든히 배를 채웠으니 본격적으로 관광을 갈 차례.
행선지는 차로 15분 거리에 있는 예류 지질공원(野柳地質公園)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