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1월 5일 일요일

Jin과 Rage의 九州 북서부 여행기 - 20170502 (1) : 한적한 동네 풍경만큼이나 수수했던 平戸의 유적들

여행 세번째 날.
세상 모르고 깊이 잠들어 있는 새벽에 아내가 나를 깨웠다.
부시시 일어난 내 손을 잡고 아내가 이끈 곳은 창가.
그리고 창밖에선 마침 먼동이 훤해지고 있었다.
계획했던 것은 아니었지만 운좋게 일어난 아내 덕에
수평선에서 떠오르는 해를 볼 수가 있었다.


잠이 채 못깬 상태로 일출을 본 우리는 다시 침대로 직행.
아직은 새벽 5시 40분. 좀 더 자고 일어나야지.

다시 잠을 좀 자고나서 일어나 아침 식사를 하러 갔다.
뷔페 식의 아침 식사 음식들은 그저 그런 편.
식사를 한 후에는 실내탕으로 아침 목욕을 하러 갔다.
히라도 카이조 호텔의 실내 목욕탕은 반원형인데
(즉, 남탕과 여탕을 합치면 원의 형태가 된다.)
그 외곽 테두리를 따라 조성되어있는 수족관이 특징인데
유유히 헤엄치는 물고기들과 커다란 바다거북을 구경할 수 있다.

[www.hiradokaijyohotel.co.jp 펌]

목욕을 끝낸 후 짐을 챙겨나와 체크아웃을 했다.
전날에는 잘 못봤었는데 프론트에 놓여있는 사진을 보니
왜 이 호텔의 이름이 해상(海上 카이조) 호텔인지 알 수 있었다.
지금은 메워지고 호텔 앞쪽에 방파제까지 있지만
이전에는 바다 바로 위에 지어진 호텔이었던 것이었다.


이제 히라도 시내로 나가보자.
우선 첫번째 행선지는 히라도 성.
호텔에서 히라도 성까지는 10분이면 갈 수 있는 거리.

차를 주차해두고 성으로 올라갔다.
히라도 성의 규모는 얼마 되지 않아서 혼마루 정상까지는 금방.

히라도 항 전경. 과거에 히라도 번주가 이렇게 내려다 봤을 듯

아마도 이 망루는 외부 경계용이였겠지?

히라도와 규슈의 해안과 바다, 녹지가 만들어낸 경치가 훌륭하다.
그런데 그리 높지 않음에도 천수각 꼭대기에서는 바람이 세차게 분다.

전날 호텔에서 목욕할때 독수리 한마리가 지나가서 놀랐는데
이 곳에서 보니 주변에 여러마리의 독수리들이 날아다니고 있다.
이 근방이 독수리들의 주요 서식지인가 보다.

대충 본 것만으로도 6~7 마리는 된 듯

천수각에서 내려와서 성 이곳 저곳을 돌아보던 중
재밌는 비석 하나를 볼 수 있었다.
새겨진 글을 보니 일본 최초 담배 종자가 도래된 곳이라는 것.
히라도는 유럽과의 무역이 이루어지던 곳이다보니
빵, 카스테라, 별사탕, 고구마, 담배, 맥주, 페인트, 서양 의학 등
많은 서양 문물이 처음으로 들어온 곳이다.


성에서 내려온 후 우리는 자비에르 기념교회로 향했다.
성 바오로 이후 가장 많은 사람들을 입교시켜서
외국 선교의 수호성인으로 여겨지는
프란시스코 자비에르(Francisco de Xavier) 신부가
일본에 처음으로 기독교를 전했음을 기리기 위한 교회이다.

화려한 조각 하나 없이 매끈해서
마치 조립 장난감 같았던 자비에르 기념 교회

교회 내부는 촬영 금지.
사실 문 바로 앞까지만 들어갈 수 있어서
내부 구경 자체가 제약이 있었다.

자비에르 기념교회 주변에는 불교 사찰이 3개나 있어서
사찰과 교회가 같이 보이는 풍경으로도 알려져 있다.
우리가 차를 주차해둔 곳이 그 풍경을 볼 수 있는 쪽과 다른 곳이라
미처 보지 못하고 돌아서야 했지만...

이제 히라도 항구 근처로 가자.
항구 근처에는 팔탕과 족욕탕이 있다.

히라도 온천 팔탕, 발탕(うで湯・あし湯)

보통 족욕탕이야 많이 볼 수 있지만 팔탕은 뭘까.
어떤 건지 궁금했다. 그런데 도착하고보니...

사진 가운대 보이는 분수대(?)가 팔탕

알고보니 팔을 담글 수 있는 분수대(?)가 팔탕이었던 것.
매일 온천 목욕을 하고 있지만 기왕 왔으니 팔과 발을 담궈보자.
나름 방석도 구비되어 있는 등 이용객들에 대한 배려가 눈에 띈다.

어쨋건 족욕이라면 신나는 아내

이제 아내와 내가 히라도를 오기로 맘먹게 했던

진짜 이유를 찾으러 가야겠다.
바로 츠타야(蔦屋)의 카스도스(カスドース)!

2017년 10월 29일 일요일

Jin과 Rage의 九州 북서부 여행기 - 20170501 (3) : 숙취해소 음료의 위력

어제 지나왔던 길을 다시 거슬러 가서
나가사키 자동차 전용도로를 만난 뒤 북쪽으로 향했다.
운젠에서 히라도까지는 140km 정도의 거리이고
그 중에 80km는 고속도로를 타고 가게 된다.
그런데도 2시간 반이 넘게 걸리는게 이상해 보이겠지만
사실 일본의 고속도로를 우리나라의 고속도로처럼 생각하면 안되는게
일본의 상당수 고속도로는 제한속도가 80km/h 이하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도심을 지나거나 할 때에는 50~60km/h 이하인 경우도 있다.
거기다 혹시나 과속하다 걸리면 30만원 정도의 벌금을 내야 하니
다들 규정 속도도 잘 지키는 편이다.
그러다보니 한국에서보다 같은 거리도 훨씬 오래 걸리는 편.

규정속도 신경써야하지, 방향은 반대지, 전날 술은 많이 마셨지...
운전하는 형은 엄청 피곤할만 했다.
그런데 와중에 휴게소도 잘 보이질 않는다.
1시간 반이 넘어가면서 위태위태하던 형의 운전은
2시간이 지나 사세보(佐世保)를 지날 무렵 졸음 운전이 되었다.
계속 말도 걸고 내가 운전하겠다고도 했지만
술취한 사람이 자기 술 안취했다고 하는 것 마냥
이 형도 괜찮다며 교대를 안한다. -_-;;;
(사실 나도 장거리 운전할 때는 종종 그래서 이해는 한다만...)
결국은 고속도로가 끝난 후 한적한 길에서
인도에 부딪혀 휠에 기스가 나는 사고(?)가 난 후에야 운전 중단.
그나마 더 큰 사고가 나지 않은게 다행이었다.
우선 편의점이 나오면 음료수 하나 마시며 쉬어야겠다.

대중교통을 두고 왜 굳이 그렇게 힘들게 운전해서 가냐 싶겠지만 나가사키나 후쿠오카에서 대중교통으로 히라도에 오려면
기차든 버스든 사세보에 가서 버스를 타고 와야하니 복잡하다.
그래서 장거리임에도 차를 빌린 것인다.

사고 후 얼마 안가서 편의점을 만났다.
그리고 편의점의 한 구석에서 간이 그려져 있는 병을 발견.
뭔지 모르겠지만 간장약이 아닐까 싶어서
술과 피곤으로 지쳐있을 3명은 하나씩 마셨다. (난 술은 안마셨으니...)
그리고 이것은 이들에게 신세계를 열어주었으니...
간 그림이 그려진 음료 하나 마셨다고
다들 피곤과 숙취가 다 날아간 거 같은 플라시보를 체험했다.


나중에 알고보니 이들이 마신 것은 숙취해소 음료 헤파리-제였다;;;

그렇다. 이후로 나를 제외한 3명은
이 음료와 술을 번갈아 마시는 신공을 펼치게 된다. -_-;


헤파리-제가 안보일때는 우콘노치카라를 마셨다
이것도 알고보니 일본 인기 1등 숙취해소음료

플라시보건 어쨋건 원기를 회복한 우리는
오바마에서 출발한지 3시간만에
무사히 히라도 카이조 호텔(平戸海上 Hotel)에 도착했다.



히라도 카이조 호텔의 외관 느낌은 딱 오래된 우리나라 온천 관광호텔.
주차요원들도 나이 지긋한 5~60대 분들이시다.
히라도는 사실 별로 유명하지 않은 시골 섬마을이다보니
숙소 선택의 폭이 상당히 제한적이다.


창은 낡아서 뿌옇지만 히라도 대교를 비롯한 근해의 경치가 좋다

방에 짐을 갖다둔 후에는 여지없이 목욕탕 행.
우리가 이 호텔을 선택했던 이유인 노천탕으로 가자.



이곳의 노천탕에서는 히라도 해협의 경치를 보면서 목욕을 할 수 있다.
확실히 운젠에 비하면 수질은 못한듯 하지만
그래도 좋은 경치를 보면서 목욕할 수 있어서 좋네.
목욕하는 도중에 커다란 독수리가 목욕탕 바로 앞을 지나가기도 해서
나름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었다.

목욕 후에는 유카타로 갈아입은 후
장난스런 포즈와 함께 사진을 남기는 것도
여행객이 즐길 수 있는 재미.





이제 저녁을 먹으러 호텔 레스토랑으로 가자.


일본 숙소에서의 저녁 정찬은 언제나 다양한 먹거리로 넘쳐난다





먹느라 음식 사진은 찍은게 별로 없네.
솔직히 운젠 후쿠다야에 비하면 약간 짜기도 하고
음식의 질이 조금 못하긴 했지만
신선한 회와 히라도 와규 요리를 비롯해 다양한 음식들로
만족스러운 저녁식사를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식사때 빠지지 않는 생맥주 또한 여지없이 등장.
거기다 옆 테이블에서 마시는 것을 보고는
지역 사케도 두 병이나 시켰다.

식사할 때 맥주를 마셨다고 음주가 끝날리 없다.
우리는 방으로 돌아와서 다시 맥주파티를 시작했다.
(그리고 난 또 여지없이 녹차 홀짝...)
히라도 카이조 호텔의 각 층에는 맥주 자판기가 있었는데
각 층별로 파는 맥주 종류가 달랐다.
그렇다보니 처음엔 1층에서, 그다음엔 2층에서...
그렇게 다들 어느정도 취할 때까지 맥주 파티는 계속되었다.
내일 또 다들 약발로 버티는 하루가 되겠구만. -_-;;;

이제 내일은 낮에 히라도 구경을 하고나서 후쿠오카로 가자.

2017년 10월 27일 금요일

Jin과 Rage의 九州 북서부 여행기 - 20170501 (2) : 雲仙의 또다른 온천 마을 小浜

오시도리노 연못은 댐으로 만든 인공 연못이다만
푸른 녹지와 물이 만들어내는 경치는 꽤나 훌륭하다.
차를 댐 근처에 세워두고 산책을 가보자.







10여분간 산책한 후 이제는 운젠 온천을 떠날 시간.
점심은 산 아래 바닷가 마을인 오바마(小浜)에 가서 먹자.
올라갈 때도 그랬듯이 20여분의 꼬불길을 가다보니
살짝 멀미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_-;

우리가 찾아간 가게는 무시가마야(蒸し釜や).
각종 야채와 해산물들을 직접 고르면
온천 열기를 이용한 찜 요리를 먹을 수 있는 곳이다.


온천 찜기


요리할 재료들은 직접 집어가야 한다


큼직한 굴은 안먹을 수 없지


찜 이외에 튀김과 생선 조림도 맛있었다

신선한 재료 덕분인지 온천 열기로 찜을 해서 그런지
맛이 좋아서 다같이 폭풍 흡입했다.
그리고 식사할 때 맥주는 이제 너무나 당연한 것.

맛있게 점심을 먹은 다음 후식 먹을만한 곳으로 가보자.
마침 바로 옆에 오렌지 젤라또(ORANGEジェラート)라는 가게가 있다.
가게 이름과 어울리게 젤라또 2개와 커피 2잔을 먹자.
그리고 내 눈에 띈 아이스크림 센베이(煎餠)도 하나.
이 가게는 온천수를 졸여 얻은 소금을 이용해서
단짠 젤라또를 만들었다고 한다.


하트 모양 아이스크림 센베이


쫀득한 느낌은 덜하지만 그래도 괜찮은 젤라또인 편
다만 커피는 비추

후식까지 먹은 후 소화도 시킬 겸 오바마 마을을 둘러보자.
젤라또 가게에서 다시 바닷가쪽으로 나왔다.
바닷가 제방쪽에는 조그만 노천 온천욕장이 있다.
입장권은 근처의 자판기를 이용하면 된다고 한다.
그런데...


해상노천탕의 위치가 어디냐면


무려 방파제 위가 되겠다. -_-;

바다 경치를 보면서 온천욕을 하는 건 좋다만
그게 하필 방파제 위라니 굳이 여기서 하는 사람들이 있을까 싶다.
어쨋건 온천수가 남아도는 곳이니 재밌는 발상을 한 듯 하다.

바닷가를 따라 북쪽으로 조금 걸어가면
일본 최대의 족욕탕 호또후또 105(ほっとふっと 105)가 나온다.
이름 그대로 105m짜리 족욕탕 (Hot Foot의 일본식 발음...OTZ).



족욕탕의 한쪽 끝에는 무시가마야에서 본 것과 같은 온천 찜기가 있다.
200엔을 내면 30분동안 사용할 수 있고
계란, 감자, 고구마 등은 바로 앞의 가게에서 살 수 있다.
우리는 배가 부르니 그냥 구경만 하자.


계란(たまご) 8~10분, 감자(じゃがいも) 20~30분 등이 적혀있다


찜기 뒤편에서는 온천수가 뜨거운 열기를 내뿜고 있다

이제 다음 목적지를 향해 출발하자.
다음 목적지인 히라도(平戸) 섬은 차로 2시간 반을 가야 하는 먼 거리.